연극 수업이 개정 교육 과정으로 들어오며 많은 교실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인물의 삶을 간접 경험 하며 자기 내면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수업을 통해 교육 현장에도 활기가 더해졌다.
동시에 선생님들의 고민도 깊어 갔다. 완성도 높은 수업을 하고 싶지만 무대 장치, 의상 등을 골고루 갖추기는 어려웠고 세심하게 연출하며 지도하는 데에도 부담이 컸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대사와 동선 암기, 무대와 소품 준비 등 공연을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오프라인 수업이 불가능할 때에는 연극 수업에도 새로운 방식이 필요했다. 『학교에서 낭독극하기』는 연극 수업을 둘러싼 교육 현장의 고충을 단번에 씻어 줄 책이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드는 낭독극이라니 궁금합니다. 낭독극이라는 장르가 학교에서 주목받게 된 배경을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연극 공연은 좀 어렵고 제약도 많은데 낭독극은 연극적 재미를 살리면서도 무대, 조명, 음향 등을 체계적으로 갖춰야 한다는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요. 연극보다 공간의 제약이 적어 더 쉽게 해 볼 수 있는 장르이지요. 초등 교육 과정에는 교과서에도 낭독극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중고등학생들과 낭독극을 하며 문학 작품을 각색하고 공연하는 과정까지 거치면 작품감상은 물론 공연을 했다는 즐거움도 큽니다. 그래서 수업이나 학교 공연에 동화, 청소년소설, 소설, 시, 영화를 낭독극으로 공연하는 과정에 관을 설명하고 대본 11편을 실었어요.
교육 과정에 들어 있는 ‘연극 단원’을 가르치려면 준비할 것이 많아 선생님들이 부담스러워하실 것 같은데요. 낭독극 수업이 그런 부분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궁금해요.
연극 단원 수업을 하다 희곡이 나오면 그냥 배역을 정해 입체낭독(배우가 목소리, 표정, 간단한 동작으로 제자리에서 극을 이어가는 형태)하는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요. 장면을 재연하기에 공간적 시간적 제약이 커서 엄두를 내기 어렵고요. 낭독극은 적절한 해설로 극을 이끌면서 주요 장면에서 절제된 연기를 곁들여 제약 없이, 즐겁게 공연을 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죠. 또한 텍스트를 깊이 있게 감상하는 데에도 잘 맞습니다.
낭독극은 주로 ‘목소리’를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장르인데 『학교에서 낭독극하기』는 ‘보여 주기’를 결합한 낭독극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흔히 낭독극 하면 라디오 드라마를 많이 연상하는데요,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연기 등 연극적 요소를 경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배우가 대사나 해설을 목소리로 표현하면서 연기가 필요한 장면, 극적인 부분을 몸짓으로 보여 주면 재미와 집중을 끌어 올릴 수 있지요. 절제된 연기는 배우나 관객 모두 더 흥미진진하게 몰입할 수 있게 합니다.
선생님들께서 이 책을 수업에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안내해 주세요.
교사들이 낭독극 수업을 해 볼 수 있도록 초중고 교과와 연계한 수업 차시별 구성안을 제시하고 있어요. 또 선생님들이 문학 작품, 영화를 원작 삼아 실제로 활용한 낭독극 대본을 수록했습니다. 대본을 배역별로 읽기만 해도 즐거운 수업이 될 수 있어요. 원작인 동화나 청소년 소설, 소설과 시로 온작품 읽기를 먼저 하고 대본을 참고해 간단한 공연을 한다면 최고의 ‘한 학기 한 작품 읽기’ 활동이 될 겁니다.
학생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았던 낭독극 수업 사례를 하나 꼽아 주신다면요?
저는 낭독극을 접한 이후 3년 동안 문학 시간에 문과반 모두와 낭독극을 해 봤어요. 학생들이 가장 기억나는 수업으로 꼽았습니다. 연극동아리 학생들과 단편소설이나 시를 각색하고 발표하는 것을 일상 활동으로 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소나기」나 「메밀꽃 필 무렵」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좋아했지요. 초등 아이들과 『화요일의 두꺼비』 낭독극을 해도 좋고, 선생님들이 공연을 준비해 학생들에게 보여 줘도 좋습니다. 책에 인천 대건고의 낭독극 수업 지도안과 학생들의 평가가 실려 있는데요. 낭독극이 문학 수업에 얼마나 긍정적인 도움을 주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극이나 낭독극에 익숙하지 않은 선생님도 무리 없이 할 수 있게 낭독극 기본 이론과 구체적인 연출 노트, 완성형 대본까지 수록된 이 책이 좋은 길동무가 되어 주리라 믿습니다.
낭독극 수업을 이끄신 교사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이시영 시인의 시 「공사장 끝에」를 원작으로 삼은 낭독극, 곽재구 시인의 시 「사평역에서」와 그 시가 모티프인 임철우 소설가의 단편 「사평역」을 연결한 낭독극 「사평역」이 기억에 남아요. 산업화의 그늘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어떤 형태로 드리우는지 생생하게 보여 주는 작품이라 아이들에게도 유익했고요. 학생들과 단편소설 25편을 낭독극으로 만들고 학교 공연을 거쳐 대본집 『연극, 소설을 만나다』를 묶어 내고 출판기념회를 했던 순간도 매우 보람 있었습니다.
저자 선생님들이 소속된 전국교사연극모임 활동이 궁금합니다. 연극놀이연구소에 직접 찾아가서 배우기도 하셨고, 소모임처럼 지역별로 교사극단도 운영되고 있고요.
전국교사연극모임은 ‘연극으로 학교를 즐겁게’를 모토로 1992년에 창립했어요. 각종 연수, 워크숍, 교육연극 연구, 관극 등을 해 왔고 자체 회지 『몸짓』을 계간으로 발행하고 있고요. 서울, 인천, 부산, 충남, 충북, 광주, 강원, 제주 등 전국 14개 지역 모임이 학생연극동아리 지도, 지역 공연, 공동학습과 연수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의 결과물로 『학교야 학교야 뭐 하니? 연극한다』, 『1주일 만에 뚝딱 연극 만들기』 ,『우리 연극해요1, 2』 등을 출판하기도 했지요.
마지막으로 연극 수업으로 고민이 많은 선생님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각 지역 교사 모임에 나가서 함께 경험을 나누고 직접 연극도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여름과 겨울에 4박 5일 전교연 전국 연수가 개최되는데 한번 참가하시면 연극이 부담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느껴지실 겁니다. 현장에서 연극을 하며 고민되는 것들 질문을 모아서 『학교야 학교야 뭐 하니? 연극한다』에 Q&A 형식으로 정리했으니 같이 봐도 도움이 될 수 있고요. 이번 책 『학교에서 낭독극하기』를 보셔도 연극 수업을 쉽게 시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단 한번 해 보시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것이었구나’ 싶을 거예요.
*전국교사연극모임 연극으로 학교를 즐겁게’를 모토 삼아 1992년에 창립된 이후 연수, 워크숍, 지역 공연, 교육연극 연구, 회보 『몸짓』(계간) 발행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인천 ‘나무를 심는 사람들’, 부산 ‘조명이 있는 교실’, 충남 ‘초록칠판’, 제주 ‘책상밀락’ 등 전국 열네 개의 교사극단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성장해 왔고, 개인 회원 300여 명도 활발히 활동 중입니다. 연극으로 즐겁고 자유롭게 놀고 싶은 누구나 환영하며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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