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을 망가뜨리는 작지만 중요한 신호들
마틴 린드스트롬 저 | 어크로스
모든 회사는 크고 작은 고장을 겪고 있다. 다만 고장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혹은 당장의 성장에 취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이 책 『고장 난 회사들』은 ‘사소한 내부 문제에 안일하게 대응하는 사이 멀쩡하던 회사가 어떻게 비상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지’ 실감나게 보여준다. 고객과 직원을 속 터지게 하는 사례를 수도 없이 제시하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회사의 고장을 즉각적으로 감지하는 것은 바로 고객이라는 것, 고객의 시선에서 회사를 밖에서 안으로 바라보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 누구나 알고 있는 듯한 메시지를 유머러스하면서도 서늘하게 전하며,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했음을 체감케 한다. (김성광 MD)
고민이 없으면 지혜는 태어나지 않는다
이케가야 유지 글/요시타케 신스케 그림/엄혜숙 옮김 | 블루무스어린이
도쿄 대학에서 뇌의 구조를 연구하는 이케가야 유지가 어린이들이 평소 생활하면서 알쏭달쏭했던 것들에 대한 질문을 받고, 뇌 연구자의 입장에서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답한다. 천진난만한 질문부터 제법 심각하게 느껴지는 고민까지, 다양하고 엉뚱한 질문을 과학으로 설명하면서 요시타케 신스케의 익살스러운 삽화를 곁들여, 자칫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전문적인 내용을 한결 가볍게 전달한다. 어린이들의 무궁무진한 질문을 책 한 권으로 다 답해줄 수 없겠지만, 고민과 궁금증을 품고 질문한다는 것이 얼마나 근사한 일인지 깨닫게 하는 책이다. (김현기 MD)
아름다운 그림으로 만나는 오케스트라
아발론 누오보 글, 데이비드 도란 그림 | 찰리북
악기, 구성과 배치, 연주자, 대표곡 등 오케스트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보여주는 그림책. 바이올린 같이 친숙한 악기부터 클라리넷, 팀파니 같이 비교적 낯선 악기까지, 다양한 악기의 구조와 연주 원리를 그림을 통해 자세히 설명한다. 작곡가, 지휘자, 연주자가 어떻게 어우러지는 소리를 만들어내는지, 그렇게 연주된 곡이 영화, 뮤지컬 등 다른 예술 작품에는 어떻게 쓰이는지, 오케스트라 음악이 만들어지고 연주되고 사용되는 여정을 보여준다. 여성 작곡가와 흑인 음악가 소개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색감과 시원한 구성으로 눈이 즐거워진다. (이정연 MD)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면
가바사와 시온 저 | 북라이프
유명한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유튜브 채널에서 매일 수십 건의 질문을 받는데, 질문의 90%는 예전에 받은 것과 똑같은 것이다. 이미 답변한 적이 있지만, 고민의 소용돌이 속에 있거나 구렁텅이에 빠진 사람은 차분하게 알아볼 여유조차 없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에게 접수된 대표적인 고민들과 해결책을 담고있다. 끊임없이 스트레스와 피로와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종합 처방전 같은 책이다.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기본 전략부터 인간관계, 직장생활, 몸 건강, 마음 건강 측면에서 ‘마음 편히’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총망라했다. (강현정 MD)
이 시들로 나는 별것과 농담 사이를 오간다
민구 저 | 아침달
이 크고 또 작은 세상에서 어떤 일은 대단히 별것이었다가 어느 순간 문득 소소한 농담이 되어버리기도 하는데, 이 시집을 읽으면서 나는 별것과 농담 사이를 오간다. 이곳은 ‘과수원은 사과 안에 있’고, ‘백조는 호수를 삼키고’, ‘물 한 방울에는 해변이 있’는 세계. 손바닥에는 나의 일생이 어제의 일기에는 나의 내일이 그려져 있고, 그것은 심각할 것 없이 심란할 것 없이 그저 한 편의 시가 되어 여기 있다. 계절과 계절의 사이, 시간과 시간의 틈에서 주변을 환기하는 시, 이 시들로 우리 보통의 이야기들이 새삼스러워진다. (박형욱 MD)
문장이 거니는 곳에
박솔뫼 저 | 문학동네
숨이 막힐 것 같은 폭발적인 전개의 소설이 유달리 힘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시를 읽듯 문장이 부유하는 책을 찾게 된다. 박솔뫼 작가의 소설에는 비문인 것 같다가도 이 문장들의 짜임이 마음을 잡아 당기는 묘한 리듬이 있다. 플롯에 빠져 든다기 보다는 문장의 보폭을 따라가면 이야기가 연결되어서, 어느덧 어딘가에 닿아 있는 산책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두 개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복잡한 구성에도 자연스레 스며든다.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을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사건 자체의 비중은 크지 않으니 무거운 마음은 풀어도 좋다. 문장들 사이를 거닐다 ‘미래’, ‘산책’, ‘연습’ 이 세 단어에 닿기만 해도 기뻐질 테니. (이나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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