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젊을 때부터 은퇴가 아닌 금퇴를 준비해야 하는 100세 시대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 한창 일하고 있을 3040 때부터 은퇴를 준비하면 더욱 풍요로운 노후를 맞이할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은퇴를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한데 여기 당장 실천 가능한 다양한 금퇴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 있다. 주식, 부동산뿐 아니라 다양한 금융 상품 관련해 분야별 재테크 고수들의 비법을 취재, 한 권의 책에 담은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소개한다. 저자는 현재 동아일보 금융부 차장으로 일하는 중에 있으며 여러 금융 기관을 출입하며 쌓아온 내공을 살려 한 권의 책이 좋은 재테크 플랫폼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 40대 워킹맘으로 은퇴가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을 저자와 서면으로 만났다.
100세 시대, 은퇴를 언제부터 준비해야 할까요?
이제 은퇴 준비는 자산형성을 시작할 때부터 서두를수록 좋습니다. 시대가 정말 많이 변했기 때문이죠. 저성장 추세 속에 기업들 이익이 잘 늘질 않으니 내 월급은 시간이 갈수록 늘기가 쉽지 않습니다. 초저금리는 심화돼 어디에든 돈을 굴려도 이자가 잘 붙지도 않습니다. 들어오는 돈도 시원치 않은데 있는 돈을 굴려봤자 쏠쏠한 재미를 보기도 어렵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의 노후는 부모 세대보다 가난하기가 쉽다고 합니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는 이미 2016년 ‘부모보다 더 가난하다(Poorer Than Their Parents)’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가구들의 실질 시장소득이 줄어드는 추세란 내용입니다. 돈 모으기가 팍팍한 이런 환경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같이 우리 경제를 흔드는 위기는 언제 닥칠지 모릅니다. 예기치 않게 일자리를 잃을 수 있고 내 사업의 수익이 반 토막 날 수 있는 일입니다. 은퇴를 고려해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게 여느 때보다도 중요해졌습니다.
은퇴를 금퇴로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은퇴 이후에 ‘꾸준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후엔 자녀교육비 등 목돈 지출이 줄어드니 목돈이 없더라도 꾸준한 현금 흐름만 유지되어도 든든합니다. 소액이라도 꾸준하게 돈이 들어오면 돈을 생활비로 쓰고, 가끔씩 아껴 쓰고 모아둔 돈으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생기게 되죠. 하나금융 100세 행복연구센터가 2020년 발표한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 보고서에 따르면 퇴직자들은 은퇴 후 월 400만 원가량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직장이 없어도 월 400만 원가량의 현금 흐름을 유지하려면 어찌해야 할까요? 이렇게 풍족한 현금을 매달 손에 쥐려면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에 제대로 가입해 월 보험금을 꼬박꼬박 잘 받아야 합니다. 이 외에 소소하더라도 정기적으로 돈이 생기는 ‘인컴형 상품’에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컴형 상품에는 따박따박 배당을 주는 배당주, 부동산에 간접 투자하는 리츠, 채권 등이 있습니다.
요즘 주식시장이 활황이라 많이들 투자에 뛰어들었는데, 2021년 상반기 추천 투자 상품은 뭐가 있을까요?
은행 PB들은 ‘주도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합니다. 물론 주도주가 항상 승승장구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곳에든 변수는 있기 마련이죠. 주도주에만 의존하기 불안하다면 주도산업을 정해 그 산업 안에서 분산 투자를 해보면 좋습니다.
왜 주도산업, 주도주가 힘을 받고 있을까요. 코로나19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이 많이 참여하며 ‘잘 나가는 놈이 계속 잘 나간다’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 투자자에 비해 참고할 지표가 많지 않기 때문에 대표적인 종목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계속 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주도산업으로는 온라인 유통, 정보기술(IT), 바이오, 그린뉴딜 산업 등이 꼽힙니다.
주식투자 초보자들이 주식을 하며 유의해야할 점을 알려주세요.
공격적으로 투자하더라도 만고불변의 법칙은 ‘분산투자’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장이 출렁이고 또 어떤 변수가 터질지 불안한 시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공격적으로 투자하려는 사람일수록 분산투자의 원칙을 공식처럼 여겨야 하죠. 워런 버핏의 스승이자 ‘현대적 투자기법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벤자민 그레이엄의 말을 되새겨봐야 합니다. “일반인은 금융 자산의 25%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전문가라도 50% 이상을 투자하지 말라.” 야성 넘치는 증권사 PB도 자산의 절반 정도는 안전한 자산에 꼭 투자하길 권합니다.
짧고 굵은 투자 상품 vs. 안전한 장기 투자 상품 각각 추천해주세요.
짧고 굵게 수익을 낼 땐 보통 주식과 채권에 직접 투자를 하죠. 직접 계좌 개설을 하고 투자를 해보면 됩니다. 펀드로 운용할 때보다 수수료를 줄일 수 있고 매입, 매도를 시장 흐름에 맞게 탄력적으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주식은 앞서 간단히 얘기를 했고 채권을 한번 볼까요. 요즘 같이 저금리에 불확실성이 많을 땐 자산의 절반은 현금성 자산과 단기채 중심으로, 나머지 절반은 만기 3년 이상의 장기채로 투자하란 조언이 많습니다. 장기채는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을 대비해 묵혀두는 것입니다.
안전한 장기 투자 상품으로는 아무래도 주식과 채권을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펀드겠지요. 주식에 간접적으로 투자할 땐 상장지수펀드(EFT)를 연습 삼아 시도해볼 만 합니다. ETF는 주식처럼 사고 팔수 있으면서 펀드 내에 여러 종목을 담아 분산투자할 수 있습니다. 채권형 펀드로는 국채형 펀드가 안정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미국이나 신흥국 국채, 채권형 펀드에 투자할 때는 꼭 환차익과 환차손 여부를 따져봐야 합니다. 수익이 나더라도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가 하락해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투자만큼은 정말 조심하자! 리스크 줄이는 꿀팁이 있을까요?
지나친 ‘빚투(빚내 투자)’는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요즘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어서 금리 인상기 빚 상환 부담이 커질 거란 얘기가 많죠. 무리한 대출은 자제해야겠습니다. 자신의 상환여력을 따져보고, 투자처의 미래가치를 면밀히 잘 따져봐야 합니다. 분위기에 휩쓸려 ‘패닉 바잉’하는 건 후회를 남길지 모르는 일입니다.
대출을 일으킬 땐 급하다고 돈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곳을 찾기 보단 시중은행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 신용이 확 떨어져 추가 대출 길이 막힐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은 회사 급여 통장이 있는 은행의 금리 조건이 좋은 편이죠. 마이너스 통장은 만들어두고 쓰질 않아도 추가 대출을 받을 때 한도가 줄어들 수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요?
요즘은 정말 재테크를 잘 모르면 투자 타이밍을 놓쳐 ‘벼락 거지’가 되는 세상이 됐죠. 아는 사람들은 민첩하게 움직여 돈을 벌고 말입니다. 문제는 앞으로 저금리가 길어져 돈 벌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 보니 이렇게 아는 사람만 돈 버는 현상이 심각해질 것 같단 점입니다. 그럴수록 ‘재린이(재테크 어린이)’들도 부지런히 공부하고 투자를 실행에 옮겨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 부모 세대야 고성장기에 우리를 키웠으니 월급만 잘 저축해도 돈을 모으고 교육을 시켰죠. 하지만 이젠 다른 세상이 됐음을 깨달아야겠습니다. 저성장 추세가 심해져 월급은 잘 안 늘고, 저축해도 금리는 0%에 가깝죠. 그런데 집값은 상상 이상으로 뛰어버렸습니다. 금퇴 공부가 절실한 때입니다.
*조은아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나와 2005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주로 경제·산업부 기자로 활동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경제부 차장으로 근무 중이다. 2018년 한국 금융시장의 문제를 지적한 ‘강한 금융이 강한 경제 만든다’ 시리즈와 2019년 저금리 시대의 대안을 제시한 ‘제로 이코노미 시대 변해야 살아 남는다’ 시리즈로 씨티대한민국언론인상을 두 차례 받았다. 2017년 국제부 기자로서 미등록 아동의 인권 침해를 고발한 ‘그림자 아이들’ 시리즈로 이달의 기자상, 인권보도상 대상, 한국기독언론대상 최우수상, 만해언론상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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