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MD 전성배 “과일 먹으며, 이런 질문 해보셨나요?”
농부라는 직업은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책에도 썼지만. 변덕스러운 땅을 상대하는 일이거든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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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는 농산물 MD인 저자가 작물을 판매하면서, 또 농부들을 만나면서 배운 것을 사계절의 흐름에 따라 풀어둔 책이다. 물론 제철 과일이 사철 과일이 된 지 오래라 목차에 꼭 맞게 출하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한 알의 작은 생명에도 대자연의 큰 이치가 담겨 있다는 사실. 씨앗이 자라 마침내 열매가 되듯, 이 소박하고 따뜻한 에세이가 독자분들의 마음에 떨어져 행복의 새싹을 틔우길 희망한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출간 소감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전성배입니다. 스물셋에 시장에서 과일 장사를 배웠고, 지금은 매년 제철 과일을 온라인으로 소비자분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철마다 사람들에게 주목 받는 농산물을 주제로 여건이 되는 한해서 최대한 많은 농부님의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그렇게 브런치에 발행한 글을 보고 편집자님이 연락을 주신 것이 출간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예전에 전차책을 발행한 적은 있지만 종이책 출간은 처음이라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스스로 부족함을 깊이 깨닫는 시간이었고, 저를 믿고 출간에 힘써주신 많은 분께 보답하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작업했습니다.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의 챕터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어디인가요?

개인적으로 계절은 겨울을 가장 좋아하지만,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에서는 ‘가을’ 챕터를 가장 좋아합니다. 봄, 여름, 겨울의 작물에도 무한한 애정을 품고 있지만, 가을의 작물들에 애정을 한 스푼 더 넣었습니다. 과일 장사꾼에게 있어 여름과 가을은 정신없이 쏟아지는 제철 과일에 빠져 사는 계절입니다. 당연히 봄이나 겨울보다 추억이 더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게는 특히 가을이 그렇기에 여러 추억을 떠올리면서 즐겁게 썼습니다.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과일을 비롯해 ‘생물’을 파는 일은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제철 과일을 파는 일은 사람들에게 계절의 도착을 알리는 신호탄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과일의 맛을 기준 삼아 맛이 좋으면 비로소 계절이 왔다고 표현합니다. 지금은 많은 품목이 제철에서 사철로 바뀌었지만, 각각의 과일을 제철에만 즐길 수 있었던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통용되는 사실입니다. 편집자님이 저의 글 전반에 깔린 이러한 정서를 캐치해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라는 예쁜 제목으로 제안해 주셨습니다. 

책에서 사계절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하셨는데요, 이런 때에 우리가 가져야 하는 마음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많은 매체에서 나온 말이라 지겨우시겠지만, ‘나부터’라는 말을 새겨야 할 것 같습니다. 작은 실천이라도 나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테니까요. ‘나 하나쯤이야’라는 이기심이 모여 지금의 세상이 된 것 같아요. 어릴 적 학교에서 우리나라의 특징이 ‘사계절이 뚜렷한 것’이라고 배웠는데 나중에는 그 말이 사라질 것만 같네요. 제철 과일을 판매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한 인간으로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학자들은 망가진 환경을 완전히 되돌릴 수는 없을 거라 합니다. 하지만 진행을 늦출 수는 있다고 하니, 아름다운 사계절을 위해 저도 여러분도 같이 노력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실천 방법들은 이미 다들 알고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농부라는 직업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셨고, 또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과일 장사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농부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진 것 같아요. 그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과일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였고요. 농부라는 직업은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책에도 썼지만. 변덕스러운 땅을 상대하는 일이거든요. 수십 년 농사를 지어도 자연의 크고 작은 재해 앞에는 좀처럼 노하우가 생기지 않아요. 그럼에도 그들은 미련할 정도로 올곧습니다. 저는 일생을 다해 그들을 응원하고 그들이 겪는 기쁨과 슬픔을 많은 분께 전하고 싶습니다. 농부는 정말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직업입니다. 나아가 기회가 된다면 영역을 확장해 과일뿐만 아니라 채소, 축산, 수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물을 기르는 분들에 관해 공부하고 싶습니다. 

과일을 판매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책을 통해서 이미 조절할 수 없는 맛을 파는 일에 대한 고충을 이야기했습니다만, 여기서는 실무적인 답변을 드릴까 합니다. 보통 농산물을 팔려면 농부(개인)에게 접촉해야 하고 뜻이 맞으면 위탁 관계가 성립됩니다. 하지만 작황이나 농부님의 개인 사정으로 올해의 위탁 관계가 다음 해에도 이어지리라는 보장이 없어요. 상품 수급이 늘 일정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지요. 그래서 매년 또 다른 위탁처를 찾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답니다. 현재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도매 시장의 상품 수급도 일부 수용하여 공급을 이원화하고 있지만, 저에게는 여전히 상품 공급이 가장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를 읽으실 독자들에게 한마디! 

이 책이 언뜻 보기에는 과일을 파는 사람의 에피소드를 엮은 것 같이 보이지만, 잘 들여다보면 반복적으로 농산물과 우리의 삶이 밀접하다는 걸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농산물은 인간이 평생에 걸쳐 먹는 것인데, 생각보다 모르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귤을 먹으면서 이 귤의 품종이 무엇이고, 지금 귤은 맛있는데 저번 귤은 왜 맛이 없었는지 등에 물음을 갖는 분들은 드뭅니다. 홍시를 만드는 감과 단감이 다르다는 사실, 무화과가 예전만큼 맛있지 못한 이유, 대저 토마토의 짭짤한 맛의 정체 등에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익숙하고 당연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농산물 이야기지만 가장 가깝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몰랐던 관계들에 관한 이야기로 넓힐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에서 말씀드렸듯, 지금이 한라봉의 제철입니다. 명절 연휴에 가족들과 상큼한 제주의 맛을 즐기시면서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를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전성배

계절에서 인간과 작물의 순환을 배웠다. 땅에서 나고 자라는 모든 것에 애정이 생겼고 농부를 존경하게 되어 기꺼운 마음으로 장사꾼이 되었다. 현재는 온라인으로 과일을 판매하면서 농부와 소비자 사이를 연결하고 있다. 앞으로는 단순히 작물을 파는 것을 넘어 땅에서 나고 자라는 생명들의 소중함과 농부들의 마음을 전하는 글을 쓰면서 살고 싶다.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전성배 저
큐리어스(Qr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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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