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일러스트레이터 이공의 첫 번째 컬러링 엽서북이 초판 한정 크리스마스 에디션으로 출간됐다. 이공은 유년시절을 모티브로 제작된 캐릭터를 기반으로, 함께 추억할 수 있는 굿즈와 문구용품을 제작하고 연구하여 13만 팔로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탠다드러브댄스 컬러링 엽서북 반짝반짝 나의 하루』는 이공이 창조한 사랑스러운 캐릭터 체리파이(Cherrypie), 레빗걸(Rabbitgirl)의 다정한 일상을 담고 있으며 「OOTD(Outfit of the day: 오늘의 패션)」, 「크리스마스」, 「인형의 집」, 「베이킹」, 「회전목마」, 「셀카」 등 엽서북 그림을 한 장 한 장씩 보고 있으면 어렸을 적 순수했던 시간으로 돌아가 마치 핑크빛 추억을 소환한다.
드디어 두 번째 책을 출간하셨는데요, 첫 책도 두 번째 책도 모두 ‘반짝반짝’이라는 단어를 선택하셨어요. 이 단어와 이공님만의 인연이랄까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라 자연스럽게 책 제목에 사용된 것 같아요.?반짝인다는 표현은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잖아요??저는 특히나 '아련한 기억'에 반짝인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걸 좋아해요.?물론 시각적으로 반짝이는 것도 좋아해서 굿즈를 제작할 때 많이 고려하기도 합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둘러싸인 소녀들의 무표정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느껴져요. 보통 소녀 캐릭터라고 하면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표현할 텐데, 무표정 캐릭터인 이유가 있나요?
표정은 곧 감정을 나타내는 것처럼 항상 환하게 웃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내 감정에 따라, 내 기분에 따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체리파이와 레빗걸다운, 그리고 저다운 그림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표정보다는 말똥말똥한 눈망울에 더 초점을 맞추어 그리는 편이에요. 동그랗고 큰 눈으로 씩씩하고 맑은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요. 워낙 동그란 눈이다 보니 눈만 여러 번 그리기도 할 만큼, 눈 그리기에 공을 많이 들이는 편입니다.
전체적인 무드랄까요, 이공님 그림들의 중심 컬러는 핑크색인 것 같아요. 무수한 색깔들 가운데 왜 핑크를 선택하셨는지 궁금해요. 흔히 말하는 ‘소녀=분홍분홍’ 같은 일차적인 이유가 아닐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제가 핑크 컬러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핑크색을 유독 좋아하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지금 좋아하는 컬러가 맞습니다. 저는 변덕도 심하고 좋아하는 컬러도 너무 많아요. 한때는 민트색에, 또 한때는 초록색에 꽂혀서 지겨울 정도로 한 컬러만 사용하기도 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핑크 컬러를 접하게 되었는데 다른 컬러에 비해 까다로운 컬러라고 느껴지더라고요. 다른 컬러가 조금만 섞여도 보라색이 되거나, 주황색이 되어버리는 핑크색이 까칠하고 예민하게도 느껴졌어요. 이런 부분이 제 성격과 비슷하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신중을 기하여 내가 생각하는 정석의 핑크색을 만들어 냈을 때, 정말 너무도 뿌듯하고 만족스럽더라고요. 다른 컬러에 비해 까다롭고 예민할 수 있는 컬러라 더 알아가고 싶고, 잘 다루어보고 싶은 욕심나는 컬러인 것 같아요. '소녀 = 핑크'라는 수식어보다는 '이공의 예민함을 담은 컬러'라고 생각해 주시면 더 기쁠 것 같아요.
“REMEMBER YOUR GIRLHOOD”가 이공님의 작업 모토라고 들었습니다. 우리의 과거가 즐거웠던 것은 아니잖아요. 어떨 때는 성적이나 친구 관계 등이 몹시 괴롭기도 했을 거고, 힘들 때도 분명히 많았을 거예요. 이공님 작품의 팬들이나 독자들에게 어떤 뜻으로 이 모토가 받아들여지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게 있으신가요?
맞아요. 추억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을 거예요. 저 역시도 어린 시절 이야기를 베이스로 작업을 하고 있지만 마냥 좋았던 기억만 있던 건 아니거든요. 저는 정말 단순하게, 제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더 진하게 기억하고 싶어요. 어린 시절을 기억하다 보면 순수하게 내가 좋아했던 것, 좋아했던 일을 알 수 있어요. 저 역시도 그 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요.저는 지금 이 순간도 제 인생에서의 소녀 시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유년시절이 만족스럽지 못했다면 지금부터 새로운 추억을 만들면 된다고 생각해요. 또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은 추억으로 살아간다는 말에 점점 공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더욱 과거가 되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소중하게 보내고 싶어요.
이제 당신의 어린 시절이 현재의 당신에게 무슨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이공님에게 과거, 그리고 그 과거에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추억은 어떻게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모든 건 결핍으로 시작된 것 같아요. 저의 어린 시절을 한 단어로 이야기해보자면 '결핍'이라는 단어가 떠올라요. 저는 어릴 적, 공상도 많이 하고, 호기심도 많고, 특히 그림 그리기를 정말 좋아했었어요. 하지만 상황 때문에 또는 현실적으로 가지지 못하거나 이루지 못하는 것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항상 상상 속으로 꿈을 이루곤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생긴 결핍 때문일까요, 어른이 되어서도 마음 한구석에 그때의 꿈들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 못다 한 꿈들을 어른이 된 지금에서라도 신나게 즐기고 싶어요. 그래서 그림을 그리게 된 것도 있고요. '결핍'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분위기도 있지만, 저에게만큼은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어요.
이제는 그림을 그리는 1인 창작자도 정말 많고, 그렇게 되려고 하는 학생들도 정말 많습니다. 이것만은 꼭 해라, 또는 이것만은 꼭 지켜라 등의 조언을 한다면요?
조언을 부탁하시니 부끄럽기도 하고, 제가 과연 조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잠깐 생각했어요. 조언보다는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살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해드리자면 “꾸준해야 한다는 것”인 것 같아요. 물론 그림을 잘 그리기도 해야겠지만, 꾸준히 성실하게 그림 그리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느껴요. 이건 비단 그림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마찬가지이지만, 꾸준한 사람은 못 이기는 것 같아요.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1인 창작자로 변신하고 이제는 CEO가 되었고, 작가가 되었어요.
앞으로 이공님의 앞에는 또 어떤 단어가 붙게 될까요?
글쎄요, 앞서 말씀해 주신 직업들 모두 제가 상상도 못했던 직업들이라 지금도 참 신기한데요. 앞으로도 상상하지 못했던 타이틀이 생기게 될 건 분명한 거 같아요. 왜냐하면 전 항상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기를 좋아하고,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새로운 일을 벌일 게(?) 분명하거든요. 어떤 타이틀이 생기든, 늘 즐겁게 그리고 행복한 작업을 하고 싶어요.
*이공 일러스트레이터. ‘REMEMBER YOUR GIRLHOOD’라는 슬로건 아래, 추억하고 회상하는 그림을 그린다. 일기장을 바탕으로 그려내는 그림 속에는 매 순간의 향기와 아련한 핑크빛 그리움을 함께 담아낸다. 그녀의 그림에 자주 등장한 그림들을 캐릭터화하여 체리파이(Cherrypie), 레빗걸(Rabbitgirl)을 탄생시켰다. 그녀의 캐릭터를 기반으로 기업 콜라보레이션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이공 일러스트 굿즈 브랜드인 [스탠다드러브댄스]를 운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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