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첫 책을 냈으니 이제 데뷔 2년 차인 셈인가? 지난해와 올해, 느낌이 남다를 것 같다.
많이 다르다. 작품 홍보도 많이 됐고, 강연도 많고, 북토크도 늘었다. 독자들을 만나는 자리가 많아진 점도 좋다. 계약된 책들이 있어서 바쁘지만, 열심히 시간을 쪼개는 중이다.
작가 천선란에게 SF라는 장르가 먼저 손을 내민 건지, 장르를 찾아간 건지 궁금하다.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까지 문학 공부를 했는데, 2018년 중반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뭘까?’ 생각했고, SF 장르라고 결론 내렸다. 좋아하는 걸 써보자고 시작했으니 SF 장르를 찾아간 셈이다.
SF 관련 문학상 수상자 명단에 이름이 빠지는 경우가 없더라. “정세랑의 다정함과 문목하의 흡인력을 두루 갖춘 역대급 신인 괴물 작가”라는 심사평 역시 인상적이다.
사실 지난해 응모한 공모전에서는 모두 떨어졌다. 그 이전 문학 공모전도 다 떨어졌고. 마지막으로 냈던 게 한국과학문학상에 응모한 『천 개의 파랑』이다. 오랫동안 쉬지 않고 뭔가를 썼던 게 심사위원들이 보시기에 탄탄해 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올해는 『오늘의 SF』라는 전문지 창간 등 SF 장르에 축복 같은 한 해가 아닌가 싶다. SF 작가 입장에서 어떤 느낌이 드나?
이전에는 SF 장르가 어땠는지 분위기를 잘 몰랐다. 문학 공부 하면서 서점 매대에 올라온 책은 빠짐없이 읽었는데, 솔직히 SF를 달고 나온 건 안 읽었다. 같은 신에 들어오니 독자도 많고, 동료 작가 작품이 많이 읽히는 것을 보면 마냥 좋다.
‘아포칼립스’ 장르를 좋아한다고 들었다.
책 이전에 SF 영화를 많이 봤다. 그중 지구 멸망, 환경문제, 재난 등을 다룬 이야기를 좋아했다. 극한의 상황에 직면한 인간의 모습을 장르에서 보여준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세상을 알아갈수록, 지구는 엉망진창’이 천선란 작가의 명제라는 평가도 있던데, ‘천선란표 SF’의 인장 같은 요소가 있을까?
그 명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웃음) 굳이 언급하면, 안드로이드 로봇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지구 등을 좋아해 작품에 많이 등장시킨다.
연대의 의미로 관심을 가지고 보는 동료 SF 작가가 있다면?
모두 다! 나이대가 비슷한 작가들에겐 마음이 더 간다. 김초엽, 심너울, 박해울, 황모과 작가.
지금 지구 바깥의 행성으로 날아가는 티켓이 주어진다면 어느 행성을 선택할까?
항상 그런 가설을 세운다. 만약 누가 나에게 우주로 나갈 기회를 편도로 준다면? 결론은 똑같다. 가장 멀리 은하 끝, 태양계를 벗어난 행성 어디라도.
SF 신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꼽는다면?
김보영 작가님의 모든 작품. 읽고 나면 뭔가 마음에 많이 머무르고, 소설 읽는 경이감 역시 오래 머무르더라.
내년 계획이 궁금하다.
장편소설 한두 권이 나올 예정이다. SF 공부는 기본,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동물권과 환경도 공부하면서 작품에 반영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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