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와 서점을 운영하며 생긴 마음
낭만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무지개> 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가슴은 뛴다.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며 늙어도 그러하니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우리, 일상이 고되고 힘들수록 소소한 낭만을 챙기며 살아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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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갓 내린 커피의 그윽한 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감미로운 음악이 기분 좋게 몸 안으로 스며든다. 서가에는 인생을 바꿀지도 모르는 책들이 가득 꽂혀 있다. 책들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저자가 운영하는 북카페&서점 〈헤세처럼〉은 시와 그림과 음악과 자연을 사랑한 헤르만 헤세의 삶에 공감하여 ‘시(책), 그림(또는 사진), 음악, 자연’의 네 가지 콘셉트로 꾸며져 있다. 『당신에게도 낭만이 필요합니다』에서는 낭만이 있는 머물고 싶은 카페 이야기, 아름다운 인생의 비법이 담긴 서점 풍경, 삶의 향기가 감도는 사람 이야기, 일상예술가의 소소한 여행법 등을 담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다. 북카페&서점 〈헤세처럼〉의 소소한 일상을 기록한 ‘사진 일기’는 덤이다.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교육 현장에서 특수교사로 21년간 근무했고, 명예퇴직 후 2018년 5월에 북카페&서점 <헤세처럼>을 오픈했습니다. 북카페&서점의 운영 경험과 일상예술가로서의 삶을 담은 책 “당신에게도 낭만이 필요합니다”를 2020년 6월에 출간했습니다. 원래는 제가 사진찍기와 여행을 좋아해서 3년 후쯤 포토 여행 에세이를 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출판사에서 북카페 관련 책 출간 제의를 했을 때, 선뜻 수락하기 어려웠어요. 보통 책 한 권을 내기 위해 몇 년을 습작에 몰두하는 작가나 쟁쟁한 글쓰기 고수들 사이에 글쓰기 초보자가 책을 내놓는다는 게 내키지 않았어요. 며칠 동안 고민했죠. 

카페와 서점을 직접 운영하며 경험하고 느꼈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면 될 거 같았어요. 북카페나 서점을 꿈꿨던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겠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페를 오픈하면서 인스타에 올렸던 사진과 짧은 글들은 이 책의 글감이 되었어요. 덕분에 책을 출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북카페&서점 <헤세처럼>을 소개해주세요. 

북카페&서점, <헤세처럼>은 시와 그림과 음악과 자연을 사랑한 헤르만 헤세의 삶에 공감하여 시(책), 그림(또는 사진), 음악, 자연의 4가지 컨셉트로 공간을 꾸몄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쉼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문화충전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지요. 북카페를 오픈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원과 서재는 북카페의 콘셉트가 되었는데요. 서가에는 수많은 책으로 채우고, 실내 곳곳에는 크고 작은 화분으로 자연의 느낌을 살렸습니다. 외부 데크는 ‘헤세의 정원’이라 칭하고 제법 정원 흉내를 냈지요. <헤세처럼>의 복층(2층)은 뮤직룸&갤러리 공간으로 꾸며서 그림과 사진을 전시하고 음악과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어요. 

<헤세처럼>은 북카페이면서, 문학(시, 소설, 에세이), 예술, 자연, 여행, 인문학을 중심으로 하는 큐레이션 서점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커피와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원했어요. 작가와의 만남, 워크샾, 출판기념회, 강연 및 동아리 활동, 독서모임, 영화 및 음악 감상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했습니다. 

책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 북카페를 열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가 있나요? 

북카페 창업 면에서 본다면 기본적으로 카페의 위치 선정, 장비 선택, 인테리어, 메뉴 개발 등 알아야 하는 일들이 많죠.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겠지만, 저는 카페 운영 시 주인장의 마음가짐 면에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흔히들 카페 운영자를 잔잔한 호수 위의 백조로 비유하곤 하죠. 여유롭고 우아해 보이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쉼 없이 발을 젓고 있지요.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현실에서의 밥벌이는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아요. 치열하죠. 처음엔 좋아서 하는 일이므로 의욕이 넘치겠지만, 육체의 고단함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오래 지속하기 힘들어요. 지속 가능한 북카페 운영을 위해서 일상에서 자신만의 소소한 ‘낭만 찾기’를 권하고 싶어요. 

제목이 『당신에게도 낭만이 필요합니다』잖아요. 살면서 필요한 게 많은 데 그 중 낭만이 필요하다고 하신 이유는요?

돌이켜 보면 힘들 때 일수록 제게 ‘낭만 찾기’는 그 시기를 견뎌내는 삶의 동아줄 같은 것이었어요. 고단해서 달갑지 않았던 젊은 시절에도, 지리멸렬한 삶의 연속일 때도 그랬죠. 희한하게도 막연한 긍정심이 솟아나곤 했어요. 현실의 상황이 어떠하든 더 아름답게 살아내는 원동력이 되더라고요. 잠시라도 분주한 일상의 속도를 낮추고, 한 줌의 낭만을 이야기하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낭만은 고급스러운 호텔에서 마시는 칵테일 한잔이라기보다 오히려 호젓한 바닷가에서 파도 소리와 함께 마시는 커피 한잔이 아닐까요? 


혹시 다음 책에 대한 계획이 있으신지? 또는 다른 인생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북카페&서점을 운영하면서 우연히 단행본 ‘내 삶에 스민 헤세’의 필진으로 참여했고, 북카페&서점 에세이까지 출간하게 되었는데요. 원래는 3년 정도 준비 기간을 두고 포토 여행 에세이를 쓰고 싶었어요. <헤세처럼>을 오픈하기 전에는 교직 생활을 하면서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사진여행을 다니곤 했거든요. 다음 책은 아마도 사진과 여행이 테마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 후엔 드로잉여행 에세이를 쓰고 싶어요. 지금부터 슬슬 준비해야겠죠? 앞으로의 인생은 ‘배움과 나눔’을 실천하며, 때로는 정원과 서재에서 때로는 여행길에서 ‘읽고 쓰고 그리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리고 가끔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헤세처럼> 같은 작은 문화공간도 계속 있었으면 좋겠고요. 지금처럼 밥벌이가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책에 담지 못한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담지 못한 에피소드는 많은데요. 두 가지만 말씀드릴게요. <헤세처럼>이 TV에 나왔답니다. 품격있고 이성적 논리와 감성적 표현으로 다가서는 에 말이에요. 촬영을 위해 프로그램의 감독, PD, 스텝 등 8분이 오셔서 <헤세처럼>을 가득 채웠어요. 이렇게 가까이서 TV 방송 촬영을 구경하기는 처음이었지요. 소년법 전문가이신 경기대 한영선 교수님이 나오셔서 책을 읽고 인터뷰하는 장면이었어요. 총 3번에 걸쳐 나왔는데요. 특히 마지막 엔딩 장면에 <헤세처럼>이 배경으로 멋지게 나왔답니다. 

<헤세처럼>은 벽면을 책으로 가득 채운 책장이 외부에서 훤히 들여다보여요. 요즘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책으로 가득한 공간이 궁금하긴 하나 봐요.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어요. 종종 지나가는 사람들이 간판을 쳐다보며 "허세? 허세처럼?!" 하면서 키득거리는 겁니다. 처음엔 그럴 수도 있겠거니 했어요. ‘설마 헤르만 헤세를 모르고 한 말은 아니겠지? 유머겠지?!’ 유머로 치부하기엔 목격되는 빈도가 너무 잦았어요. "헤세가 뭐 한 사람인데요? 어디서 들어 본 이름 같기도 하고..." 정말 ‘헤르만 헤세’를 모르는 젊은이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런 와중에 반전 사건(?)이 생겼어요. 지인이 공방 거리 초입에 있는 안내 지도를 사진 찍어 보내 주셨는데요. 거기에 ‘허세처럼’이라고 씌여 있는 게 아니겠어요? 너무도 또렷하게 ‘허!세!처!럼!’이라고. ‘이 모든 해프닝이 잘못 쓰인 안내 지도 때문이란 말인가? 설마 안내지도 제작자도 <헤세처럼>을 ’허세처럼‘이라고 생각했을까?’ 저는 그것이 알고 싶었어요. 북카페&서점 이름을 누가 '허세처럼'이라고 하겠냐고요? 웃픈 이야기였죠.

『당신에게도 낭만이 필요합니다』를 좋아해 주시는 독자님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아 있다면요?

이 책에는 북카페&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쥔장의 희로애락과 운영 노하우가 담겨 있어요. 북카페&서점의 소소한 일상을 기록한 사진 일기도 옮겨 놓았지요. 북카페나 서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그 안에서 일어난 이야기와 정보를 충실히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북카페&서점 이야기를 낭만적 상상으로만 기대하셨다면 이 책을 읽고 실망하셨을 수도 있어요. 실상은 북카페&서점을 운영하면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꼈던 날들의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안에서 저만의 방식으로 낭만을 챙기려 애썼던 시간들이었지요. ‘낭만은 나의 힘!’ 뭐 이런 정신으로요. 낭만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무지개> 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가슴은 뛴다.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며 늙어도 그러하니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우리, 일상이 고되고 힘들수록 소소한 낭만을 챙기며 살아요!



당신에게도 낭만이 필요합니다
당신에게도 낭만이 필요합니다
정슬 저
S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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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