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비룡소 블루픽션상, 제5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한 이진 작가가 새로운 청소년소설 『카페, 공장』을 출간했다. 해마다 인구가 줄고 있는 지방 소도시를 배경으로 우연히 버려진 공장에서 카페를 운영하게 된 네 소녀가 우정을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며, 이상과 한계를 오가면서 좌충우돌하는 과정을 씩씩하게 그려 낸 작품이다. 소설 속에서 네 소녀는 빈 공장을 자신들의 삶으로 차곡차곡 채운다. 누군가는 그들의 도전이 무모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진 작가는 ‘함께라서 가능했던 멋진 도전’을 응원하며 환상과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법을 소설 속에 담았다.
이번 소설에서 네 명의 청소년이 카페를 차리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는데요,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나요?
SNS에서 ‘지방러의 슬픔’이라는 주제로 서울 바깥 지방에 사는 10대들이 고충을 토로하는 현장을 본 적이 있습니다. 서울 친구들과 만나려면 꼭 자기들이 시간을 내서 서울에 가야만 하지, 서울 친구들이 자기들 동네까지 놀러 오는 법은 절대 없다는 ‘서울 중심주의’의 불공정함을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그런 현실을 비틀어 서울 사람들이 지방으로 찾아오게 되고, 그러한 상황을 지방 출신 청소년들이 주도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소설을 구상하면서 청소년들끼리 카페 창업을 한다는 설정의 비현실성을 지적 받기도 했지만, 놀거리도 일거리도 서울 아이들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지방 청소년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자영업자 친구들에 따르면 개인 소자본 창업은 말 그대로 비현실을 현실로 만드는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작가님의 전작인 『아르주만드 뷰티살롱』 『원더랜드 대모험』 『기타 부기 셔플』을 살펴보면 지방의 중소도시나 변두리가 소설의 배경이 되는데요, 특별히 이런 공간에 관심을 두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독자로서 소설을 읽을 때면 언제나 미지의 시공간에 매료되고는 합니다. 내가 이미 아는 시공간보다는 모르는 시공간, 모르는 타인의 삶을 소설로 이해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치유를 얻습니다. 쓰는 입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고요.
『카페, 공장』의 배경 역시 지방 소도시인 오동면인데요, 어디를 모델로 삼으셨나요?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면들이 모델입니다. 이 소설을 구상하면서 포천시의 고등학교 선생님께 인터뷰를 요청하고, 자료조사차 답사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네 아이들이 무허가 카페를 차리는 폐공장 일대도 실제로 있는 공간이에요. 물론 카페는 없지만 종종 ‘힙한’ 패션화보나 영상의 촬영지로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독자들의 리뷰를 찾아보시나요? 기억에 남는 『카페, 공장』의 리뷰가 있다면요?
그럼요. 아침마다 눈곱 떼기도 전에 책 리뷰부터 찾아봅니다. 최근 처음으로 자영업을 시작하셨다는 분께서 네 아이들이 처음으로 서로 다투는 대목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셨다는 리뷰와, 오동면과 비슷한 읍에 사시는 분께서 오동면처럼 남아도는 땅이 아깝다며 상세한 지역 관광자원 개발안(!)을 피력해 주신 리뷰가 기억에 남아요.
작가님은 블루픽션상과 수림문학상을 수상하셨잖아요. 청소년문학과 일반문학을 넘나드는 묘미가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그리고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청소년문학도 성인문학도 전달하려는 이야기의 근본은 같지만 풀어나가는 방식을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즐겁습니다. 통념과는 달리 청소년 소설을 쓸 때 좀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리는 느낌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여고생으로 대변되는 여성 청소년들끼리 뚝딱 사고치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어차피 현실에서는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것 투성이니까, 적어도 소설에서만큼은 뭐든지 일단 저지르고 볼 수 있으면 좋잖아요.
『카페 공장』의 네 아이들처럼 직업이나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나요?
만화 ‘은수저’를 추천합니다. 농업고등학교 학생들의 이야기인데, 농축산업에 관한 방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직업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가르침을 주는 작품입니다. 덧붙여 저처럼 농사일과는 전혀 인연 없는 사람도 엄청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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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