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미 “4년 만에 두 번째 그림책 『개미 요정의 선물』 출간”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어른들이 더 감상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쓰고 그린 책이에요. 그리웠던 시간을 돌아보는 동시에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을 더 많이 봐 주었으면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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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개미 요정의 선물』 은 2016년 출간된 『한밤중 개미 요정』(창비)에 이은 동양화가 신선미의 두 번째 작품이다. ‘개미 요정’은 작가의 어린 시절 상상 속 친구이자 순수한 어린이의 눈에만 보이는 존재이다.『한밤중 개미 요정』 은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그 아이를 통해 자신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개미 요정을 만나게 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출간 즉시 아름다운 동양화와 사랑스러운 판타지로 평단과 독자의 관심을 모았으며, 예술성과 문학성이 뛰어난 책을 선정하는 독일 ‘화이트 레이븐스’에 이름을 올렸다. ‘개미 요정’ 두 번째 이야기,『개미 요정의 선물』 에는 모자간의 사랑을 넘어 할머니, 엄마, 아이로 이어지는 가족 삼대의 따스한 사랑을 담았다. 전작보다 더욱 섬세하면서도 풍성해진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또 한 번 특별한 시간을 선물한다.


신선미 작가는 울산대학교 동양화과와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2003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상 이후 한일 교류전(2007), 한국 국제 아트 페어(2008), 뉴욕 스코프 아트 페어(2009)에 참여하며 국내외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2006년부터 다수의 전시를 통해 작품 ‘개미 요정’ 시리즈를 발표했다.



『개미 요정의 선물』 은 4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창작 그림책입니다.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2016년 「한밤중 개미 요정」 이후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 활동도 해야 했고, 그림책 작업과 같이 걸음 맞추려다 보니 시간이 좀 걸린 것 같아요.

지금 하고 있는 전통 방식의 그림이 이어져 갔으면 하는 바람을 그림책으로 풀었던 것 같아요. 호감을 가지고 지켜봐 주는 대중이 있어야 계속 이어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림책과의 만남은 저에게 큰 의미가 있어요. 기존의 작품 활동과 경계를 두지 않고 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두 번째 그림책을 내면서 제가 가는 길에 더 확신이 들었어요. 『개미 요정의 선물』 은 저에게도 큰 선물이 되었네요.

소중한 순간으로 되돌아가게 해 주는 ‘투명 장옷’과 시간을 되돌리는 개미 요정의 시계처럼 전통과 판타지의 절묘한 만남이 인상적입니다. 이러한 상상력의 원천이 궁금해요. 전통 복식과 문양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서 출발한 생각하면 될지요?

한복을 차려입고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장면에서 마지막 옷이 결정적 판타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려면 일반적인 옷보다는 요술 망토처럼 보이지 않는 옷을 생각했죠. 그래서 색을 비워 냈어요. 선으로 표현된 장옷이 투명한 게 맞을까도 싶어 처음엔 선도 그리지 말까 고민도 많이 했어요. 그래도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욕심대로 다 하진 못했는데 다른 시리즈를 그릴 땐 색을 다 비워 볼까 해요.


문양이야기4 ©신선미 2013

문양이야기 7 ©신선미 2015


시간을 되돌리는 개미 요정의 시계는 제가 기존에 그려 온 문양 시리즈의 연결 작이에요. 한복을 그리다가 자연스레 전통 문양과 패턴에도 관심이 생겨 시작된 시리즈예요. 요리조리 관찰하다 보니 문양을 만든 사람의 생각과 스토리가 그 안에 다 담겨 있더군요. 그래서 저 공간 속에 나의 이야기를 담아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그림책에서도 ‘개미 요정’이 눈길을 끕니다. 투명 장옷을 입고 가장 그리운 시절에서 다시 만난 엄마와 아이 곁에도 개미 요정들이 있어요. 어떠한 마음으로 요정들을 그리셨는지 궁금해요.

『한밤중 개미 요정』 에서 아이와 요정들이 친구가 되고 엄마도 저와 같은 어린 시절이 있었음을 알게 되죠. 엄마가 요정을 기억해 내면서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면 그 시절의 엄마의 엄마도 만날 수 있겠지요. 『개미 요정의 선물』 은 사랑하는 이들을 다시 소환하는 이야기로 개미 요정들이 그곳에서 함께해 주길 바랐어요.

전통 채색화 기법은 매 단계마다 섬세하게 공을 들여야 하는 수고로운 작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점을 유의하면서 작업하셨나요? 

전통 채색화는 기법 하나하나 섬세하지 않은 것 없어요. 한지에 아교반수(*색이 번지지 않도록 아교, 백반, 물을 섞어 장지에 바르는 작업)하고 고정시키는 것부터 예민한 작업이죠. 아교반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분채(*가루 물감)가 고루 쌓이지 않아 원하는 색을 표현하기 힘들고, 한지를 합판에 고정시킬 때 일정한 힘으로 당겨 붙이지 않으면 점점 주름이 생겨 한지가 터지기도 해요. 그만큼 기초 밑 작업이 중요하죠. 그다음 먹선을 긋고 채색을 시작해요. 채색은 물들이듯 연하게 여러 번 쌓아야 담백한 색이 표현되고, 머리카락 표현은 오직 먹선으로만 쌓아 올려 밀도감을 주는 것으로 마무리해요. 

배경을 과감히 생략하여 만들어진 여백이 멋집니다. 배경을 생략하신 이유가 있다면 듣고 싶고요,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동양화의 멋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학생 시절엔 배경을 꽉 채운 그림들을 많이 그렸어요. 공모전 때문이기도 했고 학생다운 성실한 그림을 많이 그리려고 했던 것 같아요. 대학원 진학 후 조금씩 배경을 생략하다가 나중엔 중요한 인물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경을 다 비워 냈어요. 꼭 여백의 미를 고집해서라기보다는 배경을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둔 거죠. 제가 생각하는 동양화의 멋은 서양의 원근법과 다른 2차원 구도예요. 그곳에 그것이 있다는 것에 집중해 화폭을 채워 나가는 방식이죠. 그래서 사진과 같은 리얼함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작가가 화폭에 무엇을 담고자 했는지를 알고 감상하면 그림 속 숨은 의미를 찾을 수 있어요.

『개미 요정의 선물』 을 읽었거나 앞으로 읽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지요?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어른들이 더 감상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쓰고 그린 책이에요. 그리웠던 시간을 돌아보는 동시에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을 더 많이 봐 주었으면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작업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개미 요정들을 계속 만날 수 있을까요? :)

당분간 지금처럼 「나는 당신이 그립습니다」 시리즈를 더 그려볼 생각이에요. 기법의 변화보다는 그림 속 스토리가 조금씩 달라질 것 같아요. 물론 개미 요정 이야기는 계속 이어질 거고요. 사실 책의 출간과 맞추어 국내외 전시도 같이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 사태와 여러 사정으로 미뤄지거나 취소해야 했어요. 8~9월에 전시할 예정이니 그때도 지금처럼 반겨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개미 요정의 선물
개미 요정의 선물
신선미 글그림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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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