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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민 “차기 소설을 위해서 인터뷰 좀 할 수 있을까요?”

첫 장편소설 『콘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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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는데, 배운 적이 없으니 쉽게 봤습니다. 그래서 시작하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쓰다 보니 엄청난 작업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쓸 때는 머리를 쥐어 뜯어가며 작업했는데 끝나고 보니 소설 쓰는 일이 더 즐거워졌습니다.(2020.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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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한 심리 묘사와 뛰어난 플롯, 그리고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묵직한 서사까지 첫 장편소설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하승민 작가의 미스터리 스릴러 장편소설 『콘크리트』 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음모와 배신, 집착과 욕망이 뒤엉킨 변두리 도시에서 벌어진 의문의 연쇄실종 사건과 아들을 지키기 위해 떠밀리듯 사건을 뒤쫓게 된 전직 검사 세휘, 그리고 이를 둘러싼 수많은 인물들. 선과 악, 욕망과 배덕, 광기와 이상 심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보적 캐릭터를 구축하며 한국 스릴러 소설의 새로운 기대작으로 관심을 모은 『콘크리트』 는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에 연재되었으며, 저자 특유의 농밀한 문장과 예리한 시선 등 단단한 필력으로 편집부 추천작에 올라 주목받았다.

 

소설가 하승민는 댄서를 꿈꿨고 때때로 록밴드를 했다. 극단을 어슬렁거렸으나 공연기획자로서의 삶은 길지 않았다. 돈은 필요한데 정장을 입는 건 싫어서 IT 회사를 다녔다. 『콘크리트』 는 세상에 내놓는 첫 소설책이다. 20세기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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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어요. 음악도 소설도 그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에 어울리는 이야기가 있고 소설에 어울리는 이야기가 있는 것이죠. 소설은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는데, 배운 적이 없으니 쉽게 봤습니다. 그래서 시작하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쓰다 보니 엄청난 작업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세 번 정도 뒤집고 다시 썼어요. 배경만 남겨놓고요. 쓸 때는 머리를 쥐어 뜯어가며 작업했는데 끝나고 보니 소설 쓰는 일이 더 즐거워졌습니다.


이제는 글도 쓰고 음악도 할 수 있다 생각하니 세계가 좀 더 넓어진 느낌이 들어요. 아마 이 기분을 느끼고 싶어 소설을 쓰기 시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처음 『콘크리트』 를 접했을 때, 작품이 가진 무게감에 깜짝 놀랐습니다. 특별히 작품을 집필하면서 참고하셨던 책이나 작품이 있으셨는지요?

 

특별히 참고한 작품은 없었는데요, 평소에 좋아하던 소설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던 것 같습니다. 요 네스뵈나 스티그 라르손 같은 작가를 좋아합니다. 북유럽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회 고발성 소재나 지역 특유의 분위기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그 소설들이 가지고 있는 이국적인 묘사가 소설의 배경을 만드는 데 많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장르소설은 단순한 사건을 다루는 게 아니라 시대나 사회성을 담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건을 통해 이면에 존재하는 부조리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는 오히려 신문 기사나 뉴스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흔히들 우발적 범죄라고 얘기하는 사건들에도 이면에는 여러 층위가 존재하고 있었어요. 사건이 현상이라고 하면 현상 너머에 있는 배경에 더 큰 흥미를 느낍니다. 뉴스를 보면서 그 일이 벌어지게 된 경위를 분석하거나 상상해보는데요, 그런 과정에서 콘크리트라는 소설의 정체성이 조금씩 형성됐습니다.

 

초반의 안덕이라는 도시에 대한 짧은 서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쇠락한 도농복합도시에 바다까지 연결되어 있다니, 쉽사리 떠올릴 만한 지역이 없는데 집필하실 때 혹시 참고한 지역들이 있으신가요?

 

안덕은 구단지와 신단지로 나뉘어 있는 지역입니다. 구단지는 한때 융성했지만 지금은 쇠락한 지역이고, 신단지는 몰락한 안덕이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지역이지요. 구단지 사람들은 가끔 그 곳을 벗어나 신단지에 거취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많은 묘사가 되어있지는 않지만 군데군데 두 지역의 갈등도 표현되어 있습니다. 안덕에는 맹티고개라는 언덕도 있습니다. 안덕을 길게 가로지르는, 넘기가 쉽지 않은 같은 곳이에요. 바닷가가 지척에 있는데도 버스를 타고 빙 둘러 가는 게 편할 정도죠. 그 언덕을 넘으면 바다가 나옵니다. 안덕의 바다는 더 넓은 곳으로 나가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닙니다. 오히려 밖으로 나간 것들을 끝없이 돌려 보내는 곳이에요. 말하자면 안덕은 구단지와 신단지로 경계가 나뉘어 있는, 섬처럼 폐쇄적인, 한 때는 철공소 같은 공업이 발달했던, 그리고 바다 지척에 위치한 언덕이 있는 곳입니다. 글을 쓰면서 독자분들 중에 이 상징을 찾아내는 분이 있을지 궁금했는데요. 안덕은 어떤 도시가 아니라 한반도를 생각하며 썼습니다. 맹티고개는 태백산맥인 셈이지요.

 

주인공인 세휘의 설정이 이채롭습니다. 이혼과 퇴직, 아들을 홀로 데리고 낙향하였지만 어머니의 병환. 게다가 미스터리한 사건에 휘말리기까지 하고. 실제로 서울지검 검사 출신이 이렇게 몰락한 삶을 살기가 쉽잖아 보이는데요, 세휘라는 인물 창안시 주안점을 알 수 있을까요?

 

콘크리트는 몰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역의 특색이 그렇고, 모든 등장인물의 운명이 그렇습니다. 세휘도 그 맥락을 함께 하는 인물이지요. 몰락할 것 같지 않은 인간이 가장 몰락하게 되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점이 없어 보이는 인물이라야 했고요. 범법을 저지르는 것도 개의치 않는 초반의 행동도 그런 의도가 반영된 장면입니다. 거리낄 것이 없어야 했고, 그런 강단있는 인물이 작은 도시에 들어가 새로운 세계의 영향력에 휩쓸려 무력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이 조금만 프레임을 바꿔 바라보면 전혀 다른 기준에 놓이게 된다는 것을 세휘를 통해 나타내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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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으로 좌천된 지 5년이나 된 기자 한병주의 이야기는 작중에서 가장 직업적인 부분에서 사실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많아 흥미롭습니다. 취재를 통해 창안된 이야기인지요?

 

취재는 거의 하지 못 했어요. 아무래도 책 한 권 못 내본 사람이 소설 쓰겠답시고 다른 사람들 시간 뺏는 게 미안했거든요. 기자 쪽 이야기가 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던 건 아무래도 대학 전공 때문이 아닐까 싶고요. 덕분에 기자로 일하고 있는 지인들이 몇 명 있고, 평소에 들었던 현장 이야기를 글로 옮겨 봤습니다. 기자들에게는 분노와 안쓰러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요. 평소에 관심이 많은 업계이기도 하고요. 신입 기자 생활을 하게 된 지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다른 나라 소식인 것처럼 흥미로웠어요. 기자 생활을 하며 가치관이 변해가는 모습도 지켜봤고요. 조직이 개인의 정체성까지 바꿔버리더라고요. 여담으로 콘크리트가 출판된다는 소식을 듣고 앞으로는 글 쓰기 전에 취재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콘크리트라는 책을 쓴 사람인데, 차기 소설을 위해서 인터뷰 좀 할 수 있을까요?" 하고요. 정말 좋네요.

 

실종사건마다 범인이 손가락을 남겨둔다는 설정은 꽤 충격적인데요, 손가락을 남겨두는 의미나 의도된 바가 무엇이었을까요? 또한 반드시 방화를 저지르는데 이는 범행에 대한 흔적을 지우기였을까요?

 

범인에게 손가락이라는 건 다음 사건을 의미합니다. 손가락은 다섯 개니까 다섯 개의 사건이 일어날 거라는 암시지요. 그 과정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심어주는 거예요. 손가락마다 가지고 있는 상징도 담겨 있습니다. 엄지손가락부터 새끼손가락까지요. 권력, 지시, 비난, 결속, 약속. 이건 안덕의 악인들이 가지고 있던 속성이기도 하고, 범인이 처단하거나 이용하려는 속성이기도 합니다. 챕터의 제목이 각각의 손가락을 의미하는데, 독자분들이 이걸 눈치채셨는지 궁금하네요.


화재는 흔적을 지우기 위한 방법이 맞아요. 범인이 복잡한 방법으로 현장을 은폐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짧은 시간 안에 피해자를 처리하고, 손가락을 남겨놓고, 흔적까지 지워야 하니까요. 흔적을 지울 가장 쉬운 방법이 뭘까 고민한 결과가 방화였어요.

 

작품의 결말이 이르면 왠지 후속작을 암시하는 느낌도 보입니다. 혹시 후속작 혹은 마지막에 밝혀진 흑막을 토대로 시리즈물에 대해 염두해 두고 계신 게 있는지요. 아니면 아예 새로운 작품을 준비중이신지요.

 

후속작에 대한 생각도 해봤는데, 이쯤에서 열린 결말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시리즈물이라면 악인이라도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어야 할 텐데, 지금은 마땅히 그럴 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거든요. 무엇보다 앞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안덕은 여기까지! 새로 준비하는 작품은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린 스릴러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억과 자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도시가 배경이고요. 40년에 걸쳐 한 사람에게 새겨진 트라우마,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자아를 다시 찾는 내용이에요. 개인의 기억을 더듬는 동시에 근현대의 기억을 더듬어 나가려 합니다. 역시 쉽지 않은 작업이라 배경 조사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어요. 올해 안으로 완결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하승민 저 | 황금가지
음모와 배신, 집착과 욕망이 뒤엉킨 변두리 도시에서 벌어진 의문의 연쇄실종 사건들과 선과 악, 욕망과 배덕, 광기와 이상 심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보적 캐릭터를 구축하며 한국 스릴러 소설의 새로운 기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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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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