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랑과 뒤틀린 욕망이 벌인 살인 - 뮤지컬 <쓰릴 미>
잘못된 욕망과 감정이 부른 희대의 살인 이면에 감춰진 속내를 말하다.
글ㆍ사진 이수연
202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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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는 강렬한 피아노 소리가 먼저 등장한다. 극이 진행되는 내내 피아노는 두 배우의 감정의 결을 그대로 표현하며 배우들과 합을 이룬다. 감옥에 갇힌 ‘나’ 네이슨의 회고로 시작하는 뮤지컬 <쓰릴 미> 는 나와 그가 저지른 34년 전 사건을 통해 두 인물의 내면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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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전을 회고하는 살인자의 담담한 고백


감옥에 갇힌 네이슨은 일곱 번째 가석방 심사를 받으며 34년 전 사건을 회고한다. 심문자는 줄곧 살인을 저지른 진짜 이유를 묻는다. 사건 당시 ‘나’는 살해 동기는 없었으며 단지 즐기기 위해 저지른 일이었다고 말한다. 일곱 번째 심사에서 네이슨의 회고를 통해 관객은 살인을 저질렀던 34년 전으로 초대된다.


스무 살이 된 네이슨은 새를 관찰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조용한 공원에서 새를 관찰하고 있는 네이슨에게 리처드가 다가온다. 네이슨은 리처드가 반갑기만 하다. 리처드는 오랜만에 본 네이슨에게 ‘아직도 유치하게 새나 보고 있다’며 구박한다. 함께 있고 싶다는 네이슨에게 니체의 철학을 공부하러 가야 한다고 매몰차게 떠난다.


첫 만남에서부터 두 사람의 상하 관계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사랑을 갈구하는 네이슨과 자신의 이상만을 좇는 리처드의 모습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극대화된다. 네이슨은 리처드의 사랑만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그의 말에 복종하고, 그가 하고자 하는 일에 도구로 쓰인다. 리처드는 니체의 초인론에 푹 빠져 자신은 우월한 인간이며 그에 걸맞은 일들을 저질러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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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는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방화와 도둑질을 일삼는다. 불에 타는 창고를 바라보며 낄낄거리고,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며 희열을 느낀다. 이 모든 현장에 네이슨이 함께한다. 리처드는 범죄를 저지를 때만 ‘우리’라는 것을 강조하며, 네이슨을 끌어들인다. 일만 잘 성사된다면 네이슨이 원하는 사랑도 줄 수 있다고 꼬드긴다.


범죄는 점점 강도가 세진다. 리처드는 위대한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살인을 계획하고, 네이슨은 이번에도 함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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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와 피아노, 조명과 색으로 욕망을 표현하다


뮤지컬 <쓰릴 미> 는 1924년 완벽한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소년을 살해한 네이선 레오폴드와 리처드 로엡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2003년 뉴욕에서 초연되었으며, 국내에서는 2007년 초연했다.


초연 이후 배우들의 표현 방식에 따라 극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두 배우의 합만큼 피아노와의 조화가 극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무대 위에 피아노가 배치되어 때로는 배우와 피아노가 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네이슨은 남색, 리처드는 밤색 수트를 입고 등장한다. 수트의 색은 두 사람을 대표하는 색으로 활용된다. 두 사람의 대립이 극대화되는 장면에서 파란 조명과 은은한 호박색 조명이 무대를 비춘다. 조명이 차지하는 면적으로 관계의 대립과 힘의 쏠림 등이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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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관계는 처음부터 끝까지 리처드가 네이슨을 이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마지막 반전을 통해 네이슨의 다른 면모를 보여 준다. 리처드가 범죄를 저지를 때마다 겁에 질려 몸을 웅크리던 네이슨은 가석방 심사에서 자신의 연출을 담담하게 고백한다.


‘누가 누굴 조종했는가’는 뮤지컬 <쓰릴 미> 가 던지는 오래된 질문이다. 극은 ‘나’의 회고를 통해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무엇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기 때문에 끝까지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뮤지컬 <쓰릴 미> 는 3월 1일까지 예스24 스테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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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재미가 없는 사람이 재미를 찾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