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웹툰 『소녀의 세계』 가 완결됐네요! 축하드립니다. 마지막 마감을 하신 다음 날에는 뭘 하면서 지내셨나요?
마감을 보통 금요일에 하는데요. 마지막 마감을 끝내고 금, 토, 일 이렇게 3일 동안은 침대에서 계속 뒹굴뒹굴 지낸 거 같아요. 근데 사실은 그 시간들이 뭔가 기억에서 사라졌나 봐요. 겨우 몇 주 지났을 뿐인데, 가물가물하네요.
마지막 화가 올라가고 독자들의 아우성이 엄청났죠. 댓글 지분율이 오열 40%, 현실 부정 40%, 그 와중에 침착하게 시즌 2를 기다리겠다는 댓글 20%. 평소 독자님들 댓글을 꼼꼼히 보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상 깊었던 댓글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마지막 회에 나오는 나리와 친구들의 추억 사진들을 보고 ‘그때 그랬었지’ 하면서 찡했다는 댓글들이 많았어요. 저도 그리면서 마음이 찡했기 때문에 독자님들이 같은 감정을 느끼신 게 너무 고마웠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유나가 비행기를 타는 장면에서는 퍼스트클래스가 아니라 이코노미석을 타서 조금 깬다는(?) 댓글들도 많았어요. 이런 디테일한 부분을 더 신경 써야 할 거 같아요.
독자님들이 정성껏 후기도 남겨 주셨는데요. 이제 월요일이 되면 『소녀의 세계』 가 올라오지 않으니 당분간 마음이 허할 것 같다고 벌써부터 우울해하는 분들이 많아요. 위로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래 음식도 아껴뒀다 먹으면 더 맛있는 법입니다! 잘 준비해서 시즌 2로 돌아올게요!
이제 작품 얘기를 해 볼까요? 『소녀의 세계』 주인공들이 마치 내 친구들 같다거나, 웹툰 내용이 내 얘기 같아서 더욱 공감된다는 독자들이 유독 많은 것 같아요. 작가님도 작품을 그리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시나요?
저는 등장인물들과 나이 차이가 좀 많이 나서 그런지 내 친구 같다는 느낌보다는 조카들이나 조금 더 가자면 딸 같다는 느낌으로 그리고 있어요. 그래서 악역들도 저 나이대는 원래 미숙하지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있어요. 그래도 전체적인 감정선은 저 역시 학창 시절에 느꼈던 것들이고, 최대한 이런 느낌을 작품에 녹여내려고 노력했어요.
요즘은 웹툰이 책,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재탄생되는 경우가 많죠. 모랑지 작가님의 작품 『소녀의 세계』 도 단행본으로 출간이 되었어요. 웹툰으로만 있을 때와 책으로 만들어지는 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은데요. 책으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의 기분이나 출간 소감이 궁금해요.
처음에 김영사로부터 출판 제의를 받았을 때는 사실 마감에 치여서 어떤 기분이었는지 가물가물하네요. 근데 요새 책장에 꽂힌 책들을 보면 진짜 뿌듯해요. 호랑이가 가죽을 남기듯이 뭔가 해낸 기분.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세요. 친척들한테도 전부 다 돌리시고요.
혹시 웹툰에서 나오지 않은 작가님만의 캐릭터 설정이나 비하인드가 있다면 살짝 소개해 주세요.
웹툰에 아예 나오지 않았던 건 아닌데 일단 나리가 ‘단소 영재’인 거요. 약간 단소 부심도 있고요. 미래는 밥보다는 젤리나 과자 같은 간식을 더 좋아하고 스트레스에 취약해서 위가 아주 약해요. 선지는 네 명 중에서 힘이 제일 세고 의외로 손재주가 좋은 편이고요.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지만 자기 밥벌이는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친구죠. 마지막으로 유나는 미래가 고교동물극장에서 자기랑 박명수 아저씨랑 말투가 똑같다고 한 게 유성현 일 다음으로 기분 나빴어요. 하지만 너무 싫은 티를 내면 쿨하지 않아 보일까 봐 애써 참은 거였어요!
말씀을 들어 보니 주인공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 것 같아요. 만약에 나리, 유나, 미래, 선지에게 각각 카톡으로 한 문장만 보낼 수 있다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으세요?
나리 : 나리야, 나는 정말 너 같은 딸이 딱 한 명만 있었으면 좋겠다.
유나 : 유나야, 이미지에 너무 신경 쓰지 말렴. 적당히 망가져 있는 게 사는 게 더 편해.
미래 : 미래야, 너는 정말 만화에 센스가 있어.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읽고 적당히 공부도 좀 하렴! 젤리는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선지 : 선지야, 앞으로 인생에 큰 결정을 내리거나 특히 계약할 때엔 꼭! 반드시! 친구들과 상의를 해야 해!
『소녀의 세계』 를 보면 정말 빵 터질 때가 많아요. 작가님 유머 센스가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평소 성격도 재밌으신가요? 이른바 ‘인싸’ 성격인지 정말 궁금해요!
저 MBTI에서 infp유형 나왔어요. 같은 유형의 성격 캐릭터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슬픔이랑 <반지의 제왕> 프로도가 있고요. 한마디로 ‘아싸’입니다. 사람들 만나는 건 좋아하긴 하는데 외향적이진 않은 거 같아요. 그리고 유머는 사람들 앞에서는 잘 안 하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웃는데 만화로 그렸을 때 많은 분들이 재미있다고 해 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웹툰을 보는 입장에서는 마음 편하게 즐겁게 감상했지만, 작가님은 창작의 고통에 힘드셨을 것 같아요.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마감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내가 마음에 안 들고 재미가 없어도 일단 그려야 하는 거요. 제가 너무 재미없게 그렸다고 생각하는 회차가 올라갔을 때 독자님들 반응 보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모랑지 작가의 작업실
마지막으로 2015년 첫 연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온 작가님 자신에게 한마디 해 주세요.
네가 정말 시즌 1을 해냈구나! 나는 솔직히 끝까지 못 올 줄 알았어. 그래서 연재 시작하고 반년 넘게 주위 사람들한테 연재한다고 알리지도 않았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았고, 아직까지도 이게 현실인지 믿기지가 않아. 하지만 아직 다 끝난 건 아니니까 시즌 2 마지막 장면 끝마칠 때까지 계속 긴장 풀지 말자!
*모랑지
2015년 네이버 웹툰에 데뷔했다. 사춘기 여고생들의 일상과 고민을 다룬 인기 웹툰 『소녀의 세계』를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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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세계모랑지 글그림 | 온다
얼굴도 예쁘고 집안도 완벽한 엄친딸, 임유나. 모델 같은 외모의 혼혈 미소녀, 서미래. 순정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청순녀, 임선지. 초절정 미소녀 3명과 얼떨결에 친구가 된 오나리까지. 여고생들의 풋풋한 일상과 남모를 고민을 다룬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xenosis1
2019.10.24
독자로써...한마디.. 사실 어닐때 나의 학창시절과 또 지금 나의 딸의 학창시절을 생각해가면서 매주 월요일을 기다리면서 봤던 웹툰입니다. 그리고 나의 딸이 소녀의 세계에서(제목 너무 좋음) 힘들때도 있겠지만 주인공처럼 씩씩하게 이겨내길 바랍니다. 모랑지 작가님 넘 좋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