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소확행’, ‘워라밸’이 사회적인 트렌드가 되면서 취미활동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하지만 먹고 살기에 바빴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갑자기 주어진 자유시간은 막막하기만 하다. 이 책은 바느질, 뜨개질, 펠트에서 가죽 공예, 피규어 제작, 레터프레스까지 각종 취미를 섭렵한 ‘취미 수집가’의 취미 탐구 에세이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10여 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고,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김은경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빡빡한 일상의 숨구멍이 되어주었던 소소한 취미와 그에 얽힌 행복들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이번에 출간하신 책이 첫 책이라고 들었습니다. 첫 책을 출간하신 기분이 어떠신가요?
프리랜서에겐 포트폴리오가 필요한데, 포트폴리오를 만들다 보면 가끔은 구색을 맞추느라 집어넣은 2% 부족한 결과물이 있거든요. 책은 쓰고, 그리고, 만드는 모두를 제 손에서 나온 결과물로 채웠기 때문에 버리고 싶은 것이 하나도 없는 포트폴리오를 갖게 된 기분입니다.
취미에 관련된 에세이를 쓰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취미는 가장 오랫동안 싫증 내지 않고 한 일인 동시에 일상의 여러 화두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생업으로 하던 일을 그만둬야 하는 날이 닥쳤을 때 밥벌이가 되어줬으면 하는 생각으로 배웠으니 수입에 대한 고민과 이어지기도 하고, 무언가를 만들어서 선물할 때는 누구에게 주느냐 하는 인간관계와도 연결되는 것 같고요.
정말 다양한 취미를 가져보신 것 같은데, 그중 가장 오래 하신, 자신 있는 취미는 무엇인가요? 반대로 나와는 잘 안 맞는다고 느낀 취미는?
대부분의 취미가 입문단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기도 했고 만들다 보면 정석에서 벗어나 제멋대로의 방식으로 만들기도 해서 딱히 자신 있는 것이라고 콕 집을 수 있는 것은 없어요. 그래도 가장 오래 해온 만들기 하면 역시 바느질이 아닐까요?
반대는 목공이에요. 목공을 꼭 하고 싶었는데 체력이 너무 딸려서 포기한 전적이 있습니다. 하고 싶었는데 못 했으니까, 아쉽지만 잘 안 맞았던 것 같아요.
책에서는 손으로 하는 취미만 다루고 있는데, 수영이나 마라톤같이 그 외에 다른 취미가 혹시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혹은 없으시다면) 그 이유는?
체력을 기르고 싶어서(이왕이면 살도 빼고요(웃음)) 태극권과 검도를 시도한 적이 있는데 취미가 되지는 못했어요. 몸을 움직이거나 땀을 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실패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본문에서 ‘배워두면 언젠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시작한 취미들’이 있다고 읽었는데, 실제로 취미로 인해 덕을 본 경험이 있나요? 아니면 반대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컸던 취미는?
‘언젠가는 내가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면 좋겠다’라는 의미로 썼는데 그 의도로 보자면 덕을 본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취미는 취미로만 남았고 지금도 디자이너로 돈을 벌고 있으니까요.
반대의 취미는 가죽 공예입니다. 다른 활동에 비해 갖춰야 할 공구도 많고 재료의 금액대도 천차만별이어서 구색을 갖추기 위해 꽤 쏟아부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본전은 뽑지 못했으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걸로 치면 가죽 공예가 딱 그러네요.
취미로 다양한 물건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선물은 무엇인가요?
어떤 물건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선물 받은 사람이 제가 만들어준 선물을 주구장창 썼다는 걸 알게 된 적이 있어요. 꼬질꼬질해진 데다 언제 줬는지도 어렴풋한데 그렇게 잘 쓰이는 걸 보니 너무 뿌듯하고 고마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취미를 가지고 싶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살짝 맛보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은 원데이 클래스처럼 관심이 가는 일을 한 번쯤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도 했고요. 언제든 그만둬도 된다는 마음으로 일단 시작해보면 나에게 맞는 게 무엇인지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또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조금 다르게 내 스타일로 만들어보는 것도 나만의 취미를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은경
프리랜서 디자이너. 존재감 없는 범생이로 순순히 점수 맞춰 대학에 입학했다가 졸업할 때쯤 돼서야 ‘이건 아니구나’를 깨닫고 디자인학과에 다시 들어가는 인생 최대의 삽질을 감행했다. 그렇게 배운 재주로 취직해 십여 년을 일했다. 한 평짜리 파티션 속에서 모니터와 태블릿을 벗 삼아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이걸로 먹고살 때가 오겠지’라는 마음으로 가죽 공예에서 뜨개질, 제과제빵까지 짬짬이 다양한 일들을 짬짬이 시작했다. 하지만 그 일로 밥을 벌어먹진 못한 채 취미로만 즐기고 있고, 여전히 디자이너로 일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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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쓸데없는 것을 만들었습니다김은경 저 | 북라이프
이 취미 저 취미 잠시 발을 담가보았지만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담았다. 독자들이 실제로 따라해볼 수 있도록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재료와 방법을 설명한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