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여러 걱정을 안고 있지만, 특히 아이가 먹는 음식에 대해 걱정한다. 건강한 식품 섭취는 아이의 건강뿐 아니라 두뇌?인성?집중력까지 결정하기에, 그 중요성은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그러나 정작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식품들 중 어떤 것이 ‘좋은 식품’인지는 알기 어렵다.
이에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식품영양학 박사이며, 12년 차 의학전문 기자인 저자는『나 없이 마트가지 마라』 를 통해 ‘식품성분표’를 선택의 기준으로 제안한다. 더불어 어떤 것들을 살펴 식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어떤 성분과 꼼수를 피해야 하는지 등 ‘아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정보’만 선별해 담았다. 매일 아이들의 먹거리를 선택하며 고민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되어 줄 것이다.
먼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올해로 12년째 의학 기사를 쓰고 있는데, 그동안 다양한 분야의 건강 기사를 취재하고, 글을 쓰면서 저만 알고 있기 아까운 정보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첫째를 출산하고 나서는 2년 정도 ‘우리 아이 건강 다이어리’라는 칼럼을 신문에 연재했는데, 이때 아이 건강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권위자들과 인터뷰 하면서 고급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건강을 위해서는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었기에, 이와 관련된 기사들을 많이 썼어요. 기사를 쓰고 나서 좋은 내용들은 친한 지인이나 친구들에게만 조언을 해주기 시작했죠. 그러다 더 많은 분들이 이런 내용들을 잘 알고 실천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나 음식은 조리법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식재료를 고르는 게 우선이거든요. 그래서 안전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고르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것, 속기 쉬운 함정들을 묶어서 책을 내게 됐습니다.
특히 0-5세 아이들의 식품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요.
아이에게 5세까지는 정말 중요한 시기에요. 성장이 가장 급격하게 이뤄지는 시기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엄마가 아이의 행동반경을 통제할 수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도 중요해요. 아이를 키우다 보니까, 적어도 4~5세까지는 어린이집에서도 사탕과 과자 등을 주지 않을뿐더러 어린이집을 제외하고는 엄마 또는 보호자와 하루 종일 있으니까 어떤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통제가 가능해요. 그런데 6세가 넘으면 언니?오빠, 형?누나들이 많은 유치원 뿐 아니라 여러 기관을 다니면서 불량 식품을 접할 기회가 많아져요. 자기 생각과 주장도 강해지고요. 그래서 이때부터 식습관을 잡으려고 하면 조금 늦습니다. 노력도 몇 배로 들고 시간도 훨씬 더 많이 걸려요. 그래서 태어날 때부터 미각, 식습관, 영양 교육을 시작해서 늦어도 5세까지는 ‘건강 입맛’을 확고하게 만들어놔야 6세 이후에도 아이가 좋은 식습관을 꾸준히 가져갈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식품을 먹이는 것은 왜 중요할까요? 작가님께서는 건강한 음식 섭취가 아이의 몸 뿐 아니라 인성과 두뇌까지 좌우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맞아요. 저는 그 이유를 장 건강과의 관련성에 주목해서 찾았어요. 장은 몸의 다른 기관에서 만들어진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기관이에요. 전체 면역세포의 약 80%가 장에 있는 유익균에 의해 활성화됩니다. 그런데 장의 유익균 수가 줄면 면역세포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몸은 점점 허약해집니다. 같은 바이러스나 병균에 노출돼도 유난히 병에 잘 걸리는 아이가 있다면 장 문제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요. 또 유익균은 아이들의 감정에도 관여하는데요,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은 뇌에서 10%가 만들어지고 나머지 90%는 장의 유익균 활동에 의해 생성돼요. 그런데 우리가 소위 말하는 ‘나쁜 식품’은 이런 장내 유익균을 크게 감소시킵니다. 유익균의 비율을 줄이는 식품이 바로 설탕, 탄수화물 등이 가득한 과자류?음료류입니다. 화학조미료?첨가물?농약 등의 화학물질, 항생제가 들어간 계란이나 고기, 우유 등도 유익균을 줄입니다.
때문에 유익균의 비율을 줄이는 식품을 피하는 게 유아기 식생활의 키포인트에요. 이 책을 잘 읽으면 어떤 식품은 피하고, 어떤 식품을 골라야 하는지, 또 같은 식품군 중에서도 어떤 브랜드를 골라야 하는지 감이 오실 겁니다.
좋은 식품을 고르는 눈은 ‘식품성분표 읽기’에서 시작된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식품성분표 읽기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식품 뒷면을 보면 두 가지 표가 보이는데요, 원재료명 박스와 영양성분표에요. 이 둘을 합쳐 식품성분표라고 하는데요. 원재료명은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 알려주는 것이고, 영양성분표는 나트륨, 지방, 탄수화물, 당류, 콜레스테롤 등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알려주는 표에요. 사실 우리가 식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은 이 두 곳뿐이라서, 여기를 잘 읽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있는 그대로 보면 안돼요. 식품업체들은 합법 아래 여러 가지 ‘꼼수’를 쓰거든요. 마케팅 기법들을 통해 사실을 왜곡하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그런 꼼수들을 잘 피해 가려 읽을 수 있는 법을 알려드리려고 애썼어요.
식품성분표를 읽고 싶어도 너무 어려워서 쉽지 않잖아요. 쉽게 읽는 포인트가 있을까요?
책에서는 A부터 Z까지 아주 자세하게 설명을 했는데요, 축약해서 말씀드리면 우선 영양성분표에서는 한 가지 기준을 알아두면 좋아요. 원재료명 표에서 언급된 성분을 ‘내가 지금 마트에서 살 수 있냐, 없느냐’로 따지면 쉽습니다. 예컨대 애들 반찬에 쓸 간장을 고른다고 하면, 뒷면 원재료명 표기에 어떤 건 콩, 소금, 물만 적혀 있어요. 그런데 어떤 제품에는 탈지대두, 소맥, 과당, L-글루타민산나트륨, 파라옥시안식향산에틸 등이 쓰여 있죠.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시는 분들이 있으실 테고, 유해한지도 잘 모르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그럴 때 해당 재료들을 마트에서 살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거죠. 살 수 없다면 그냥 첨가물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비싼 원재료 대신 싼 재료를 넣고, 맛이 없으니 여러 부수적인 화학물질로 맛을 보완한 제품인 셈이죠. 물론 유해한 첨가물 종류를 다 외우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니 저는 보다 실용적으로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이 책에서는 그렇게 식품 성분표를 쉽게 보는 방법을 정리해 놓았습니다. 그래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하시는 분들을 위해 꼭 주의해야 할 첨가물 몇 가지는 리스트는 따로 뽑아 설명을 했어요.
영양기준표 읽는 법도 단계별로 설명을 했는데요, 딱 하나만 고르라면 영양성분표 안에 있는 ‘1일 영양성분 기준치에 대한 비율(%)’ 항목을 잘 봐야 합니다. 특히 당류, 나트륨, 콜레스테롤, 지방 성분이 1일 기준치 대비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해요. 여기에서도 식품업체가 쓰는 ‘꼼수’가 있는데, 이들 내용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유기농, 친환경 등 좋은 말로 포장된 식품들도 많은데요. 이런 식품들은 어떤 점에 유의해 선택해야 할까요?
우선 친환경 표시는 ‘유기농’과 ‘무농약’ 두 가지 인증 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친환경 미나리‘라고 써있는 제품에 유기농 또는 무농약 마크가 없으면 허위 광고에 해당하죠. 또 아이들 식재료는 무조건 유기농이나 무농약을 골라야 하는지 질문하는 분도 많아요. 저도 많이 고민했던 부분인데요, 일단 사실만 말씀드리면 일반 채소보다는 무농약, 무농약 보다는 유기농이 좋아요. 하지만 가격 차이만큼 품질 차이가 크지는 않습니다. 요즘에는 일반 제품도 농약을 기준치 이하로 잘 관리하고 있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저는 다른 관점에서 될 수 있으면 유기농이나 무농약 제품을 선택했으면 합니다. 농약을 많이 치는 환경이 되면 땅이 피폐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에게 돌아가죠. 소비자들이 되도록 친환경 작물을 구매해줘야 친환경으로 재배하는 농가가 늘어나 환경이 오염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정의 수입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비싼 친환경 제품을 선택할 수 없는 분들도 많지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 식재료 종류에 따라 농약을 많이 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유기농으로 선택해야 하는 품목, 원래부터 농약을 많이 치지 않아 일반 제품을 골라도 되는 것 등을 정리해 소개했습니다.
실생활에서 조금 더 유용하게, 아이들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길러주는 작가님만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또 마지막으로 독자들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말씀해 주세요.
아이가 소위 ‘나쁜 식품’을 접하게 되었을 때, 식품 뒷면 영양성분표를 먼저 읽어보게 해요. 이 때 주의할 점은 가르치려 들지 말고 놀이처럼 생각하게 해야 한다는 거예요. 예컨대 누가 요구르트를 주시면 “00야, 여기엔 각설탕 몇 개가 들어 있지? 저번에 엄마가 알려주긴 했는데 지금은 헷갈리는데...”하면서 물어보면 아이가 신나서 “3개요!” 하고 대답해요. 그 다음엔 “아, 그렇구나. 그럼 설탕을 이만큼 많이 먹으면 어떻게 되지?”하면 “이가 썩고 뚱뚱해져요”라고 대답해요. 자기가 그런 걸 안다는 게 자랑스러운가 보더라고요. 최근에는 가공 식품 속 과도한 설탕과 지방이 핏속을 끈적끈적하게 한다는 개념까지 설명해줬더니 의외로 잘 알아듣더라고요. 또 이런 식품은 가장 친숙한 ‘과학, 한글 학습 도구’가 될 수가 있어요. 식품 성분표를 읽으면서 한글도 공부하고, 과학 개념까지 알려주면서 건강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눌 수 있죠. 그렇게 알아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가 좋지 않은 음식을 멀리하더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이런 방법이 6살 아이에게 통할까?‘라고 생각했는데, 통하더라고요. 단, 모든 양육 부분에서 그렇듯, 부모님의 인내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목이 좀 아프더라도 아이에게 천천히, 재미있게 식품성분표를 알려주려는 노력만 있으면 아이도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현대인의 병의 대부분은 먹는 것으로 인해 생긴다고 하죠.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식습관을 길러주는 것, 그리고 좋은 식품을 먹이도록 애쓰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요. 아이의 평생 ’건강 입맛‘을 길러주기 위해서 꼭 정독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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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없이 마트가지 마라배지영 저 | 21세기북스
어떤 성분과 꼼수를 피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식품영양학 박사이며, 12년 차 의학전문 기자인 저자이기에 ‘아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정보’만 선별해 담았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