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토론 전문 학원을 운영해 오신 남숙경 선생님을 중심으로 세 분의 선생님이 공저한 『파워풀한 교과서 과학 토론』은 토론은 물론이고 과학, 논술이 어려운 초중고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는 책입니다. 우선 요즘 가장 주목받고 있는 12가지 이슈가 단번에 눈길을 끕니다. 원자력발전, 재생에너지, 지구온난화, 미세먼지, 빛공해, 해양오염, GMO (유전자 변형 생물체), 맞춤아기, 인공지능, 과학자 윤리, 지진, 바이러스. 과학기술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피해갈 수 없는 논제에 대해 질문하고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과학에 찬반 토론이 왜 필요한지 남숙경 선생님께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계기로 토론에 관심을 갖게 되셨어요?
원래 아이들에게 독서법을 지도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오지 않는 아이들은 수업의 방관자로 있어서 큰 고민이었습니다. 그러던 중‘모든 아이들이 책을 읽어올 수밖에 없는 그런 프로그램은 없을까?’에 대해 질문을 하게 되었고 그룹, 경쟁, 참여 3요소가 있는 토론이 그에 대한 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룹을 지어 토론하는 디베이트는(교육용 토론) 팀워크를 통해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으며 팀 간의 경쟁은 수업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듭니다. 이런 장치들은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해요.
토론을 가르치면서 선생님이 가장 어려운 점은 뭔가요?
학생들은 선생님께서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수동적 교육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토론 수업은 참여자 수업으로 전 과정을 본인이 직접 참여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책을 읽을 후 스스로 주장을 찾고 그 주장을 토대로 팀원들과 토의를 통해서 팀의 주장을 정해야 합니다. 그후 입론서를 작성해서 각자 맡은 역할대로 토론에 참여합니다. 이 과정이 학생들에게는 주변에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식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시장에 가서 재료를 사와서 요리를 하게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되어지며 불필요하게 느낍니다. 학생들은 힘들지 않는 강의식 수동적 수업을 선호합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다양한 관점에서 질문을 던져 호기심을 이끌어 내고 깊은 생각을 하는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것이 어렵습니다.
배우는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점은요?
국어의 기본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입니다. 하지만 듣기, 말하기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학생들은 토론의 과정에서 특히 상대방이 주장하고 있는 내용에 대한 비판적 듣기와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비판적 듣기를 통해 상대방이 주장하고 있는 내용은 무엇이며 근거는 적절한지, 근거로 제시하는 내용에서 오류는 무엇인지, 인정할 내용과 인정할 수 없는 내용은 무엇인지 비판하며 듣고, 이에 대해 그룹을 형성한 개인이 자신의 의사를 발표하고 이를 경청하며 상대방 의견에 대하여 질문과 반론을 제기한 것입니다.
토론 수업이 가장 필요한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일까요?
토론은 모든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수업입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과정에서 명시한 교육적 목표는“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 기술 창조력을 갖춘 창의 융합형 인재 양성”입니다. 이런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상황에 대해 질문과 호기심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세대인 요즘 학생들은 점점 생각이 단순화되어가고 깊게 생각하기를 너무 싫어합니다.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료를 찾아서 읽고(독해력), 이 중에서 디베이트 주제와 관련하여 자신의 주장의 근거로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을 분석, 요약한 후(분석력)이를 글로 정리해야 합니다(표현력). 그 과정에서 자신의 주장에 맞는 예를 적절히 생각해 내고 상대방의 반박에 대한 재반박까지 생각하는, 창의적인 사고까지 해야 합니다(창의력). 이런 과정은 학생들의 다양한 영역을 활성화 시켜 주고 깊고 지진하게 생각하게 해줍니다.
토론 수업을 하면서 가장 변화가 많았거나 인상적이었던 경우를 이야기해주세요.
초등학교 5학년에 들어와 현재까지 다니고 있는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있습니다. 처음 들어왔을 때는 자신감이 없어 수업에 전혀 참여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토론을 하려고 하면 아이들은 같은 팀을 하기 싫다고 은근히 눈치를 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독서와 토론의 중요성을 알기에 투정을 부리는 아이를 1년이나 다독거리며 수업에 참여를 시켰습니다.
6학년 초 학교 국어 수업 시간에 토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하고 상대방의 주장에 반론과 교차질의를 짜임새 있게 했던 여학생은 반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샀고, 이는 자신감을 찾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후 학교에서 수업 참여도가 높아지고 성격도 활발하게 바뀌게 되었습니다. 점점 성적이 상승하였고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서 치른 첫 중간고사 시험은 반 1등을 했습니다. 더 당당해진 아이는 말에 힘이 생기고 학교생활을 즐겁게 잘하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 중에 과학 이슈를 주제로 한 이 책을 쓰시게 되셨나요?
꽤 오랜 시간 학생들에게 인문학을 주제로 독서토론을 지도해왔습니다. 그러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과 그에 따른 문제점들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실제로 2018년은 탈원전,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플라스틱 해양오염 등과 같은 과학적 이슈가 화두가 되어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파워풀한 교과서 과학 토론』 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실생활 및 미래에 발생되는 문제 상황에 대해 스스로 탐구 문제를 발견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고 과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과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 쓰게 되었습니다.
과학 찬반 대립 토론이 왜 필요할까요?
첨단 과학기술이 우리에게 편리한 삶과 더불어 지대한 영향을 끼침 것은 사실이나 꼭 긍정적인 영향만 끼친 것은 아닙니다. 과학기술 시대인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단 하루도 과학기술을 떠나서는 살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생명 윤리와 맞춤아기, GMO 완전표시제, 플라스틱 해양오염 등 뜨거운 이슈들과 쟁점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현대 사회는 과학기술의 시대인 동시에 그로 인한 사회적 리스크를 짊어져야 하는 시대입니다.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다양한 논제들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과 토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 책은 교과서를 근거로 과학 주제를 선정했다고 했는데요, 어떤 식으로 교과서에서 주제를 뽑았나요?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1~3학년’ 과학 교과서와 [교육부 고시 제2015-74호] ‘과학과 교육과정’을 비교해서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 12개를 선정했습니다.
『파워풀한 교과서 과학 토론』 이 책은 어떻게 활용하면 효과적일까요?
첫째, 먼저 책에서 제시한 12가지의 과학 주제 중 ‘관심 있는 주제’를 선택합니다. 둘째, 해당 주제가 교과서의 어느 부분에 수록되어 있는지를 확인한 후 학습 목표에 대해 이해합니다. 셋째, 주어진 논제를 읽고, 이 논제가 왜 성립되는지 그 배경을 살펴봅니다. 넷째, 생각을 확장하기 위해 제시된 추천도서를 읽어봅니다. 다섯째, 추천도서를 읽는 동안 어려운 용어는 책의 제시된 용어사전과 리서치 자료를 활용하여 이해합니다. 여섯째, 관련 과학자와 논의 할 수 있는 다른 토론 가능 논제에 대해서도 살펴봅니다.
여기까지가 해당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하기 위한 배경지식을 쌓는 과정입니다. 본격적으로 깊어지고 확장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쓰기과정’에 돌입합니다.
첫째, 해당 논제에 대한 책에서 제시된 찬성, 반대 마인드맵을 그려봅니다. 이 과정에서 책에서 제시된 것 외에 자신만의 주장들을 찾아 함께 적어봅니다. 둘째, 책에서 제시해준 찬성측, 반대측 입론서 예시안을 참고하여 나만의 입론서를 작성합니다. 셋째, ‘과학토론대회 예상 논제’를 읽어본 후 직접 개요서를 작성해봅니다. 넷째, 마지막으로 책에서 제시된 관련 영화, 참고도서 및 동영상 등을 보며,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생각을 정리하고, 적용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책은 토론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친절한 책입니다. 이 책 한 권 이면 토론대회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라 안개 속을 헤매던 친구들도 토론대회를 준비할 수 있으며, 학교 수행평가 시 글쓰기를 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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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풀한 교과서 과학 토론남숙경, 이승경, 이은주, 안수영 저 | 특별한서재
토론은 질문을 매개로 답을 찾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문제의식을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정리하게 된다.
사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