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봐봐
인생의 고통도 잠깐이다. 한여름 밤의 꿈이다. 순간이라도 해도 좋으니 이런 꿈에 젖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기꺼이 달려들겠다. 감탄사 ‘맘마미아’를 연발하면서.
글ㆍ사진 정은숙(마음산책 대표)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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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맘마미아 2>의 한 장면

 


오 마이 맘마미아! 나의 특별한 감탄사가 섞인 또 하나의 특별판 추억 영화를 마음속에 품게 되었다네. 2008년 <맘마미아>가 10년 만에 돌아왔는데, 돌아온 <맘마미아 2>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보았으니, 특별할 수밖에.
 
작년 런던의 맘마미아 전용 극장에서 뮤지컬을 보았다. 중견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실력에 반하고, 그리고 관객 모두 일어나 함께 춤을 추었을 때, 이제 내 인생의 <맘마미아>는 이렇게 저장되는구나 싶었다.
 
지난 토요일 밤 9시, ‘영화의전당’ 중극장의 큰 화면으로 일반 극장보다 저렴하게 볼 수 있었던 <맘마미아 2>. 부산이었던 건 내가 집행위원장 일을 맡고 있는 <2018 책의 해> 행사가 3일간 ‘영화의전당’ 광장에서 펼쳐졌기 때문이다. 해운대에 있었으나 바다에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해변가도 거닐지 못한 출장이었다. 행사장에서 바닷바람을 느끼며 <맘마미아 2> 포스터를 본 순간, 바로 상영관으로 올라갔다.
 
<맘마미아 2>는 엄마 도나가 세상을 떠난 후 딸 소피가 ‘호텔 벨라 도나’를 재개장하면서 시작된다. 속편이면서 프리퀄, 도나가 어떻게 그리스 칼로카이리 섬에 정착하고 댄싱퀸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병행되며 젊은 도나-젊은 소피, 모녀의 사랑과 인생 노래가 교차 편집된다.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맘마미아>의 도나를 기억하는 나로서는 젊은 시절 도나 역의 릴리 제임스가 영 낯설었다. 활력이 넘치고 매력 있는 배우였지만, 메릴 스트립의 인상과는 사뭇 다른. 그러다가 문득 메릴 스트립이 나타나 를 부르는데, 너무 좋아 소름 촥. 그리고 뮤지컬 영화의 에센스, 출연진 군무 신에서 메릴 스트립이 또 한 곡 를 부르는데 눈치 안 보고 어깨 고개 모두 흥취했다. 두 곡만으로도 충만하다. 메릴 스트립이고, 또 아바의 노래니까.
 
각본가 리처드 커티스가 그랬다지 않은가. 올 파커 감독에게 <맘마미아 2> 작업을 제안하면서 첫 번째 질문이 “아바를 좋아하세요?”. 이런 아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나. 영상으로든 무대에서든 내 가슴을 울리는 건 아바 노래. 스웨덴의 전설적인 그룹 아바의 노래가 부산 해운대의 ‘영화의전당’ 극장에서 울려퍼지고, 나는 한여름 밤의 꿈을 움켜쥐고 파도처럼 마음껏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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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맘마미아 2>의 한 장면


 

<맘마미아 2>에는 악인이 한 명도 없다. 인생의 고통도 잠깐이다. 한여름 밤의 꿈이다. 순간이라도 해도 좋으니 이런 꿈에 젖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기꺼이 달려들겠다. 감탄사 ‘맘마미아’를 연발하면서.
 
딸 소피는 호텔 재개장 파티 준비를 하면서 엄마 도나의 영원한 친구 타냐와 로지를 맞이하고 엄마의 숨겨진 비밀과 추억을 들여다본다. 싱글맘 도나, 용감한 도나의 피가 흐르는 자신을 돌아본다. 때마침 도나가 자신을 임신했던 그 장소에서 자신도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 것.
 
주크박스 뮤지컬 <맘마미아 2>는 노래 편편, 따라 부를 수 있다. 가사는 정확히 모른다 해도 모두 흥얼거릴 수 있다. 관람석의 호흡이 그렇다. 영화의 완성도는 그저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다. 맘마미아니까, 아바니까, 메릴 스트립의 영화니까. Oh, see that girl! 그녀를 봐봐.
 
덧 1 : 할머니 루비는 뜬금없다지만 70세 넘은 가수 셰어의 등장이 재미짐.
덧 2 : 엔딩 자막이 다 올라간 뒤 부두 경찰의 귀여운 모습이 담긴 쿠키 영상은 웃음 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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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 2 #벨라 도나 #메릴 스트립 #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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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숙(마음산책 대표)

<마음산책> 대표. 출판 편집자로 살 수밖에 없다고, 그런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일주일에 두세 번 영화관에서 마음을 세탁한다. 사소한 일에 감탄사 연발하여 ‘감동천하’란 별명을 얻었다. 몇 차례 예외를 빼고는 홀로 극장을 찾는다. 책 만들고 읽고 어루만지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