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야』 는 좋아하는 영화와 전공한 컴퓨터 공학을 융합하여 진로를 선택한 카이스트 문화대학원 노준용 교수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청소년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현실에서 조화롭게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멘토링한 책이다. 노준용 교수는 영화를 만드는데 수학이 왜 필요하고, 예술과 공학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에 대해서 알려준다. 청소년들이 수학과 과학을 공부하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했다. 또한 자신의 전문 분야인 컴퓨터 그래픽 시각 특수효과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면서 할리우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프로정신, 그리고 혼자서는 불가능한 것을 협업을 통해 성과물을 만들어내는 법, 모든 분야에 마음을 열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인공지능보다 사람이 더 잘하는 것에 대해서 들려준다.
교수님이 처음 영화에 흥미를 갖도록 만들었던 감명 깊게 본 영화는 무엇이었나요? 청소년들이 꼭 봤으면 하는 영화 두 편만 추천해 주세요.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영화 보는 걸 굉장히 좋아해서 보는 영화들마다 신나지 않는 작품이 없었어요. 그래서 한두 개를 뽑는 것이 쉽지 않은데요. 아주 어렸을 때 보았던 <벤허>의 전차 경주 장면의 감동은 아직도 살아 있구요. <빽 투 더 퓨처>를 보았을 때 느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스토리의 짜임새와 영화 곳곳에 숨어 있던 소소한 재미 요소들도 여전히 기억이 납니다. 책으로 읽었던 <쥬라기 공원>이 영화가 되어 감독의 시각으로 재연된 공룡들과 내가 상상했던 모습들을 비교해 보는 것도 정말 좋았구요. <스타워즈>와 같이 아주 먼 미래 또는 과거의 일들을 영화를 통해 간접 경험해 보는 것도 아주 가슴 뛰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영화 한편이 아니라 영화라는 장르 자체가 나에게 큰 감명과 감동을 주어왔던 것 같습니다.
청소년들이 꼭 봤으면 하는 영화는요… 글쎄요, 스토리가 좋았던 영화를 추천하기보다는 최신의 기술이 집약된 영화를 추천해 보고 싶어요. 내가 어렸을 때 첨단 기술이 가마된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보면서 영화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던 것처럼 이제는 몰입감을 극대화시켜주는 ‘스크린 엑스’라는 더욱 진보된 플랫폼 위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을 학생들이 경험해 보면 좋을 것 같아서요. 그런 관점에서 최근 개봉된 <킹스맨> 이나 <블랙 팬서> 등의 스크린 엑스 버전을 권합니다. 물론 앞으로는 스크린 엑스 기술이 더욱 진보적으로 접목된 영화들도 더욱 많이 나오게 될 거예요. 그런 영화들도 놓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교수님은 청소년 시절에는 어떤 꿈을 가지고 있었나요?
청소년기의 나의 꿈은 어른이 되었을 때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하면서 살고 싶었어요. 남들에게 구애 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내 마음대로 결정하고 추진하면서 살려면 나에게 커다란 파워가 있어야 되겠죠. 그런 면에서 큰 부자가 되고 싶기도 했고, 나의 전문분야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가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걸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했지요. 어렸을 때부터 머리 좋다라는 얘기는 많이 들었었는데요, 어느 순간부터는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더 똑똑한 건 괜찮은데, 누가 나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면 그건 자극이 되고,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최근 들어서 드디어 내가 하고 싶은 연구나 기술 개발, 활동 등을 자유롭게 하게 되고 더 나아가 일과 일상의 균형도 어느 정도 맞추는 삶을 살기 시작했어요. 이걸 이루기 위해서 몇 년 전까지도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으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하실 때도 영화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그때 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다른 고민은 없으셨는지요?
내가 공학을 전공할 것이라는 결정은 사실 영화에 대한 관심보다 먼저였던 것 같습니다. 공학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멋진 학문의 영역이에요. 공학과 수학적 지식들이 쌓이면 쌓일수록 연장을 수없이 많이 구비한 능력 있는 장인처럼, 살면서 만나는 어떠한 문제라도 척척 풀 수 있게 되잖아요. 공학적 지식을 가지고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발전시킬 수 있는 신기술들을 개발하는 것이 어렸을 때부터의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영화라는 아주 신나고 재미난 응용 분야를 만나게 된 것이구요.
요즘 청소년들 중에 ‘수포자’들이 많이 있거든요. 수학이 자연과학 계열의 대학 입시 용도로만 여겨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책에서 이미 예술과 수학의 상관관계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예술이나 디자인 등 다른 분야에서 수학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으며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뭔지 인터뷰를 읽는 독자들을 위해 말씀해 주세요.
중ㆍ고등학교 때뿐만이 아니라 대학에서 수학을 배우면서도 이게 도대체 왜 중요하길래 내가 배워야 하나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알고 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이 집약된 대부분의 발명품들이 다 수학적으로 최적화된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에요. 디지털 아트의 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제작에도 수학이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캐릭터의 얼굴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모션 캡쳐 기술을 활용하여 배우 얼굴의 특징점들의 움직임을 3차원으로 추적하구요. 다양한 얼굴의 타깃 캐릭터에 조건부 확률을 이용하여 매핑을 시켜주는 방식으로 고품질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냅니다. 옷이나 머리카락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스프링 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하기도 하구요. 이미지나 동영상에서 물체를 추출하거나 합성할 때에는 2차함수를 미분해서 결과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에러가 최소화된 자연스러운 결과(y)를 주는 이미지의 색깔 값(x)은 무엇일까를 y에 대한 x의 2차함수의 형태로 표현한 후 미분하면 답이 나오는 식이죠. 금융이나 경제에서, 또는 도시 설계 정책을 결정할 때도 대부분 에러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정답을 찾아내지요. 어떠한 영역에서든 세상을 최적화된 방식으로 바꾸고 싶다면 수학이 필요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요즘 청소년들 중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학생들도 많거든요. 그런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 학과 공부 중에서는 어떤 과목이 가장 흥미로운지, 또는 어떤 분야의 책을 읽을 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었는지, 어떤 운동, 어떤 활동을 할 때 가장 신이 났었는지 등을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하지만 모두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이 시간이지요. 그 시간을 과감히 투자해도 전혀 아깝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사람들은 누구나 평생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면서 살아갈 텐데요. 그 일을 잘하려면 자신이 느끼기에 신나고 재미있어야 하겠지요. 관심이 있고 재미있는 분야라면 하루 종일 생각이 나고,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고, 가끔은 일인지 놀이인지 구분이 안 될 때도 생기구요. 무슨 일이든 그런 일을 하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내가 흥미롭게 느끼지는 않지만 어른들의 권유로 또는 남들이 좋다고 하니깐 등의 이유로 자신의 전문 분야를 선택 하고 나면, 어쩔 수 없이 재미없는 일을 평생하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인공지능은 우리보다 훨씬 더 열심히 공부할 거예요. 우리가 자는 시간에도 노는 시간에도 끊임없이 공부를 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양의 지식을 쌓은 후, 그 지식을 활용하여 우리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적재적소에서 정해진 답을 찾아줄 겁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인공지능과 경쟁을 하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지요. 마치 모든 것이 기계화가 되던 산업 혁명 시대에 체력을 키워서 기계와 경쟁하려는 것과 같이요. 이제부터 중요한 건 똑똑한 인공지능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활용하면서 인공지능이 못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에요. 즉 공부해서 알게 된 정해진 답만을 제시하기보다는 더 좋은 새로운 답을 제시할 줄 알아야 하고 배우지 않은 내용도 응용을 통해 창안에 낼 수 있어야겠지요. 화가라면 새로운 화풍을 만들 수도 있고 음악가라면 새로운 장르의 음악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정책을 결정하거나 집행하는 사람이라면 규정과는 달라도 상황에 맞게 새로운 해석을 하면서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 줄 수도 있구요. 기존에는 없었던 획기적인 기획을 통하여 세상을 발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정리해 보면,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에서 충분한 도메인 지식을 쌓되 그 지식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수님도 자녀가 있으시다고 들었는데요, 교수님 자녀들의 진로나 꿈에 대해 부모로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리고 다른 부모님께도 아이들 교육에 대해 한말씀해주세요.
제가 바라는 우리 아이들의 최종 목표는 무엇을 하든 자신이 좋아 하는 일을 잘하면서 행복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필요한 준비를 해야겠지요. 몇몇 가지 제가 강조하는 것을 나열해 보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어렸을 때 투자하는 시간이 어른이 돼서 투자하는 시간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다. 경쟁의 대상은 자기 자신이니 주변 사람과는 경쟁하지 말고 가능한 협업을 해라, 베풀고 공유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리더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인이라는 틀 안에 갇혀 있기보다는 지구인이 되어 다른 나라의 문화와 환경을 존중하고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과 친구가 되기 위하여 노력해라. 힘을 키우고 많이 가지기 위해서 노력하되 사회에서 나보다 뒤처진 사람들을 포함하여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모든 사람들은 존중해라… 등입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잘 기억한다면 자신과 세상을 위해 올바른 판단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부모님들은 자녀 교육에 큰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습니다. 단지 부모의 아바타가 된 아이들이 부모가 조종하는 대로 지식과 스펙을 쌓아 좋은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까지에만 교육의 목표를 잡기보다는, 궁극적으로 우리 아이들과 동 시대의 사회 구성원들 모두가 같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교육의 목표가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잡힐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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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야노준용 저 | 특별한서재
영화를 좋아하는 청소년이나 진로의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에게 경계나 틀에 스스로를 가두지 말고 자유롭게 호기심을 펼치며 꿈꾸고 도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