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본능
크리스토프 드뢰서 저/전대호 역 | 해나무 | 원제 : Der Musikverfuhrer
독일의 과학 저널리스트 크리스토프 드뢰서의 책입니다. 이 책의 부제는 '우리는 왜 음악에 빠져들까'인데요 저자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뇌과학, 진화생물학, 심리학, 해부학 등 다양한 학문의 성과를 동원해가면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책에 담긴 연구 성과가 2000년 이후에 발표된 연구 자료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이 부제의 질문을 제목이 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제목처럼 음악본능 때문에 음악에 빠져든다. 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인 것 처럼 읽힙니다. 기본적으로 음악이 인간의 생존에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주장인것이죠. 그리고 저자는 음악이 천재적인 재능의 산물이라는 말을 거부하고 있기도 합니다. 오히려 저자는 모차르트 같은 인물조차 집중적인 교육과 투자를 염두에 둔다면 능력이 늦게 발현된 인물이라고까지 말하고 있죠.
개인적으로도 음악을 좋아해서 이 질문에 큰 관심이 가는 것이 사실인데요. 비슷한 주제를 다룬 다른 책들보다 확실히 읽기 편하게 다가옵니다.
에리직톤의 초상
이승우 저 | 예담
이승우 작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작품을 놓치지 않으셨을 겁니다. 바로 <에리직톤의 초상>인데요 이번에 재출간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1981년에 있었던 교황 저격 사건, 그리고 그리스 신화 속 에리직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아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소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척이나 묵직한 형이상항적인 주제를 놓고 흥미진진하고 치열하게 파고든 작품이죠.
이 작품은 제가 처음으로 접한 이승우 작가의 작품이기도 한데요. 어린 시절 이 작품을 보고 단번에 이승우 작가의 작품세계에 빠져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처음 접하고 나에게 있어 이 작품이 어떤 운명적인 조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저에게 있어 의미가 깊은 책입니다.
그런 개인적인 감회를 제외하고라도 <에리직톤의 초상>은 이승우 작품세계의 원류이자 반복적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어떤 귀환점이라는 느낌을 주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파울 페르하에허 저/장혜경 역 | 반비
벨기에 정신분석하자 파울 페르하에허의 책입니다. 저자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잔혹한 사건들을 예로 들면서 왜 그런 사건들이 일어나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간은 정체성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파격적인 주장을 하는데요. 이와 더불어 우리가 어떤 존재가 되는지는 환경에 달려 있다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 있어서는 그런 환경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그때문에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이라는 것이 저장의 견해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변화하는 환경은 상당부분 신자유주의의 확산과 관계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신자유주의가 우리 주변을 둘러싼 모든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이 책의 제목처럼 신자유주의가 괴물로 만들어나간다는 것입니다.
Closing Poem
149회 - 오래 기다리면 오래 기다릴수록 by 신대철 / 150회 - 묵화 by 김종삼
BGMs
오프닝 : Carcass (by NarcissCreativeLab)
내가 산 책 : 아침 공원에서 (by 심동현)
책, 임자를 만나다 : 우리가 함께라면 (by 좋은친구)
에디터스 통신 BGM : 나의 목소리 너의 메아리 (by 스프링 필드)
로고송 : 요조(YOZOH) / 캐스커(융진)
소리나는 책 : 일곱 번째 여름 (by 스프링 필드)
세리가 만난 사람 : 벚꽃의 거리 (by 심태한)
클로징 BGM : first kiss in the rain (by 스프링 필드)
이달의 Book Trailer
세상이 조용하다고 생각한 소녀가 있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원래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한 소녀는 나중에야 자신만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싶었던 소녀는 자신 대신 소리를 들어줄 귀가 큰 토끼 ‘베니’를 그리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자신이 만들어낸 토끼 ‘베니’와 함께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한 소녀에 대한 희망과 그림에 대한 것이다.
그녀가 잘할 수 있는 일은 그림을 그리는 일뿐이었다. 조금씩 자신의 그림을 알리고 유명해지기도 한 그녀는 자신 대신 많은 일을 해주는 토끼 ‘베니’에게 감사해하며 유쾌하게 살아간다. 그렇지만 몇 년 전, 그녀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전적 병인 이 병은 점점 시야가 좁아지는 병으로 결국에는 아예 보이지 않게 되며 아직까지 치료법도 없다고 한다. 세상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금씩 맺어가던 그녀는 이제 자신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는 것에 슬퍼하지만 그 안에서 다시 희망을 찾는다.
언제나 유쾌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는 매일매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행복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많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 빛이 완전히 사라져도 그녀는 계속 그림을 그릴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그녀는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