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독자가 선택한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의 작가 이도우의 두 번째 장편소설은
이종사촌 자매인 둘녕과 수안, 두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잊고 살아온 유년의 기억, 혹은 경험해보지 못한 시절에 대한 향수를
아련히 떠올리게 하는 아프고 아름다운 성장소설
『잠옷을 입으렴』의 이도우 작가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Q 10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에 이어서 두 번째 작품인 『잠옷을 입으렴』 역시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실제로 초고는 『잠옷을 입으렴』을 먼저 쓰셨다구요? 두 소설의 순서가 뒤바뀐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A. 『잠옷을 입으렴』은 23살때 초고를 썼어요. 확실히 어린 나이여서 그런지 부족한 부분이 많이 눈에 띄어서 서랍속에 보관해두었어요. 그러다보니 30대 초반에 쓴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 먼저 나오게 됐죠.
Q 소설 속 어린 수안과 둘녕이 처음으로 잠옷을 갖게 되었을 때의 이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어린 시절, 또 지금의 작가님에게 잠옷은 어떤 의미인가요?
A. 저희 엄마와 이모가 세 자매인데 항상 사이가 좋으셨어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도 방학때에는 항상 외가에 모였어요. 그때 엄마가 같은 디자인의 잠옷을 사서 저를 비롯한 사촌자매들에게 입혔어요. 그걸 입고 자매들과 즐겁게 놀았는데 기억에 참 많이 남아 있어요. 우리끼리의 공감대를 형성하게 해준 매개체였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일종의 유년의 유니폼이었던 것이죠. 그 기억이 소설을 쓰는데 모티브가 되어준 것 같아요.
Q 둘녕과 수안의 유년시절은 80년대쯤으로 짐작이 되는데요, (요즘 응답하라 1988도 시작되었고^^) 그 시절을 경험한 세대들에게는 굉장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들이 끊임없이 등장을 합니다. 용각산, 원기소, 뉴슈가, 빙초산 등등 마치 80년대를 재연해 놓은 박물관같은 느낌이었어요. 특히 계몽사 소년소녀 세계문학전집, 클로버문고, ABE문고 같은 책, 그리고 그 책속 이야기들이 소설 속에서 중요한 소재로 등장을 하는데요, 작가님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녹아있는 만큼 이런 기억들 역시 작가님의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어떤가요?
A. 일부러 과거의 소재들을 가져와 추억을 불러 일으키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다만 저는 어릴때부터 옛날 이야기를 잘하는 아이였고, 과거에 잘 사로잡히는 취향을 가지고 있기도 했어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SF소설을 쓰게 된다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먼 미래에 가서 그 전의 과거를 돌아보는 소설을 쓸 것 같아요. 그정도로 돌아보고 회상하는 코드가 저에게 잘 맞는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독자들을 대신해서 여쭤보려고 하는데요, 작품마다 텀이 꽤 긴 편이시잖아요.^^ 다음 작품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하구요, 사랑이야기, 성장소설에 이어지는 세 번째 작품은 어떤 이야기를 구상하고 계신지(혹은 쓰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사실 쓰고 있는 작품이 있어요. 원래라면 이 책이 먼저 나왔어야 하는데 시기상 그러지 못했고, 내년에 발표하게 될 것 같아요. 이 소설은 약간 다크한 사랑 이야기라고 줄여서 소개하고 싶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산문집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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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옷을 입으렴이도우 저 | 예담
라디오 작가 공진솔과 PD 이건의 쓸쓸하고 저릿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소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로 20여 만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작가 이도우의 두 번째 장편소설 『잠옷을 입으렴』이 예담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이종사촌 자매 수안과 둘녕의 성장과 추억을 그린 『잠옷을 입으렴』은 우리가 잊고 살아온 유년의 기억을, 혹은 경험해보지 못한 시절에 대한 향수를 아련히 떠올리게 하는 아프고 아름다운 성장소설이다.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