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의 세계일주
앨버트 포델 저/이유경 역 | 처음북스(CheomBooks)
미국의 언론인이자 여행과 탐험에 관한 다양한 글을 쓴 앨버트 포델의 저서입니다. 이 책은 여행 안내서가 아닙니다. 제목 그대로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해냈던 여행에 관한 자유분방한 기록을 담은 책입니다.
저자는 이 책이 시작된 계기를 잭 캐루악의 소설 『길 위에서』를 읽고나서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저자는 대학원생이었던 시절 『길 위에서』를 삽시간에 읽은 후, 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났다고 하는데 무려 50여년에 걸쳐 모두 72번 해외여행을 떠났다고 합니다. 직접 여행한 국가만해도 무려 196개국이라고 하네요. 책에는 이렇듯 포델의 흥미진진한 여행 에세이가 담겨 있기도 하고, 후반부에서는 여행에 관한 자문자답을 하기도 합니다. 예를들면 가장 아름다운 경치의 나라, 가장 친절한 나라, 음식이 가장 맛있는 나라 등을 뽑는 내용인데요. 여행이 곧 자신의 삶이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는 책으로 보입니다.
잔혹함에 대하여
애덤 모턴 저/변진경 역 | 돌베개 | 원서 : On Evil
미국의 철학자 애덤 모턴의 책입니다. 이 책의 목적은 인간이 저지르는 끔찍한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홀로코스트 등 20세기에 들어서 벌어진 악의 문제를 직면한 이들의 저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히고 있죠. 애덤 모턴은 철학자로서 이러한 기록들을 살펴보며 우리 주변의 잔혹한 행위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것에 대한 대응방법은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가에 대해 깊이있게 숙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자는 악과 잘못을 왜 구분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묵직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서술 방식 자체는 어렵지 않아서 내용이 또렷이 잘 전달되는 책으로 보입니다.
여자와 책
슈테판 볼만 저/유영미 역 | 알에이치코리아(RHK)
독일의 슈테판 볼만 작가의 책입니다. 슈테판 볼만은 지난 10여년간 여성과 책이라는 주제로 많은 저서를 발표한 작가죠. 이 책의 부제는 '책에 미친 여자들의 세계사'라고 다소 자극적으로 붙여져 있습니다. 18세기 까지 독서는 전형적인 남성적 행동이었다는 것이죠. 그러다 지난 300여년 동안 서서히 변해서 이제는 독서가 여성적인 삶의 형식으로 자리잡은게 아닌가 하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형서점의 독자들을 분석한 것을 보면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기도 하죠. 팟캐스트만 해도 정치 분야 등의 팟캐스트는 남성 청취자가 많은 반면에 책과 관련된 팟캐스트는 여성 청취자가 더 많다는 것도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 책은 시낭송회가 처음 탄생했던 마그데부르크와 취리히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마릴린 먼로와 수전 손택, 그러다 마지막에는 『그레이와 50가지 그림자』의 이야기까지 여성과 독서란 주제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Closing Poem
135회 - 몰라서 가는 길 by 김혜자 / 136회 - 삶에 끌린 한 남자 한 여자 by 후안 헬만
BGMs
오프닝 : Carcass (by NarcissCreativeLab)
내가 산 책 : 아침 공원에서 (by 심동현)
책, 임자를 만나다 : 우리가 함께라면 (by 좋은친구)
에디터스 통신 BGM : 나의 목소리 너의 메아리 (by 스프링 필드)
로고송 : 요조(YOZOH) / 캐스커(융진)
소리나는 책 : 일곱 번째 여름 (by 스프링 필드)
세리가 만난 사람 : 벚꽃의 거리 (by 심태한)
클로징 BGM : first kiss in the rain (by 스프링 필드)
이달의 Book Trailer
세상이 조용하다고 생각한 소녀가 있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원래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한 소녀는 나중에야 자신만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싶었던 소녀는 자신 대신 소리를 들어줄 귀가 큰 토끼 ‘베니’를 그리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자신이 만들어낸 토끼 ‘베니’와 함께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한 소녀에 대한 희망과 그림에 대한 것이다.
그녀가 잘할 수 있는 일은 그림을 그리는 일뿐이었다. 조금씩 자신의 그림을 알리고 유명해지기도 한 그녀는 자신 대신 많은 일을 해주는 토끼 ‘베니’에게 감사해하며 유쾌하게 살아간다. 그렇지만 몇 년 전, 그녀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전적 병인 이 병은 점점 시야가 좁아지는 병으로 결국에는 아예 보이지 않게 되며 아직까지 치료법도 없다고 한다. 세상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금씩 맺어가던 그녀는 이제 자신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는 것에 슬퍼하지만 그 안에서 다시 희망을 찾는다.
언제나 유쾌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는 매일매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행복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많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 빛이 완전히 사라져도 그녀는 계속 그림을 그릴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그녀는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다.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