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미나즈, 힙합으로의 복귀를 선언하다
현시대, 여자 래퍼들 중 최고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제이 지의 < The Blueprint >가 명반이 되었듯 < The Pinkprint >도 역사에 남을 수 있을까요?
글ㆍ사진 이즘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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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미나즈(Nicki Minaj) < The Pinkprint >

 

니키 미나즈(Nicki Minaj)는 3집 < The Pinkprint >로 고공 행진을 계속한다. 지난 5월에 공개한 앨범의 리드 싱글 「Pills n potions」가 빌보드 싱글 차트 24위, 영국 싱글 차트 31위에 오르며 성행의 연속을 알리는 축포를 쐈다. 보이 원더(Boi 1da), 히트 보이(Hit-Boy) 등 현시대 힙합, R&B의 유행을 이끄는 스타 프로듀서들이 비트를 제공했으며, 이름이 브랜드가 되는 쟁쟁한 동료 가수들이 목소리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댄스 팝, 일렉트로니카 양식을 대거 취했던 < Pink Friday: Roman Reloaded >와 달리 신작에서는 힙합에 집중하겠다고 예고했기에 전작과 구분되는 변신도 기대감을 증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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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2집과 확실한 선을 긋는다. 앨범의 문을 여는 「All things go」는 미니멀한 리듬으로 음울함과 무게감을 발산하고, 문장의 끝 부분을 올리는 플로가 재미를 주는 「Want some more」는 단음계의 건반 연주와 트랩 비트가 둔탁함을 낸다. 짧게 반복되는 신시사이저와 읊조리는 듯한 훅이 중독성을 내는 「Four door aventador」, 서 믹스 어 랏(Sir Mix-A-Lot)의 「Baby got back」을 차용해 역동성을 확충한 「Anaconda」 등으로 니키 미나즈는 힙합으로의 복귀를 선언한다. 그러면서도 일렉트로팝의 인자를 품은 「I lied」, 애잔한 선율의 「Grand piano」 등 싱잉에 초점을 둔 노래들도 담음으로써 R&B 보컬리스트로서의 면모도 함께 드러낸다. 래핑과 싱잉에 모두 능한 빼어난 재주꾼임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동료 뮤지션들과의 콜래버레이션은 앨범에 화려함과 즐거움을 더한다. 「Get on your knees」는 팝의 요정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와 기승전결이 뚜렷한 주고받기를 연출했으며, 트랩과 지 펑크의 요소를 결합한 「Feeling myself」는 비욘세(Beyonce)의 은은한 코러스가 곡을 고혹적으로 꾸민다. 제레마이(Jeremih)의 건조한 목소리가 노래의 냉기를 멋스럽게 증가시키는 「Favorite」, 박력 있게 쏘아 대는 니키 미나즈의 래핑과 귀에 잘 들리는 스카일라 그레이(Skylar Grey)의 후렴이 대중성을 높인 「Bed of lies」는 앨범을 유연하게 만든다. 지혜로운 게스트 섭외로 앨범은 다채로움이란 장점을 더 거머쥐었다.

 

대중의 시선을 끄는 신인에서 신속하게 스타로 위치를 이동한 니키 미나즈는 대담한 선택을 했다. 「The night is still young」으로 일렉트로닉 댄스음악에 대한 선호를 돌려 말하긴 하지만 지금 트렌드에 맞고 히트에 수월한 댄스 팝과 작별하고 힙합에 몰두했다. 본인의 지향과 실력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불가능한 결단이다. 이는 유려한 래핑, 섬세하면서도 원기를 보유한 가창, 탄탄한 구성의 곡으로 뒷받침된다. 걸출한 기본기와 견고한 음악이 바탕이 되기에 장르의 탈태는 조금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The Pinkprint >는 니키 미나즈가 대단한 멀티플레이 음악인임을 확실히 증명한다.

 

 

 

 

 

 

 

2015/01 한동윤(bionic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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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미나즈
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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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5.01.15

요즘 히트에 수월한 댄스 팝과 작별하고 힙합에 몰두했다니 대범한 선택이네요. 표지속 퍼플색이 매력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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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dleie

2015.01.09

앨범사진 지문인가요? 처음 기사 클릭하기 전에는 인물 사진이 있었는데, 내용엔 없네요. 니키 미나즈 덕분에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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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kem

2015.01.09

니키 미나즈는 모르는 가수인데요, 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 앨범 표지가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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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