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것은 종종 산을 오르거나 바다를 건너는 일로 비유되어 왔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관념적인 이야기였다. 그러나 『인생의 지도』는 실제로 산길을 걷고 배를 타고 다른 대륙으로 이동하는 여정을 통해 ‘삶’을 보여준다. 시각적으로 재구성 된 그 세계 안에서 산다는 건 더 이상 일직선의 시간 위에서만 진행되지 않는다. 순간순간 마주하게 되는 감정과 선택, 그 모두가 하나의 공간이 된다. ‘그림 그리는 건축가’ 오영욱이 들려주는 이 새로운 해석은, 낯선 만큼 반갑고 흥미롭다.
『인생의 지도』는 ‘니히르반’이라는 가상의 대륙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그곳에는 태극 문양을 연상시키는 두 개의 마주보는 대륙이 있고, 그 사이를 흐르는 바다가 있다. 여정은 ‘탄생’ 이라 이름 붙여진 지역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끝에 이르기 전까지는 종착지를 알 수 없다. 니히르반 안에는 수많은 길들과 그것들이 교차하는 지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야 한다는 정답 따위는 없다. 숨어있는 지름길도, 단 하나의 목적지도 없다. 서로 다른 선택이 서로 다른 루트를 만들어낸다. ‘죽음의 길목’ 앞에서 ‘두려움’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고 ‘자유’의 길을 택할 수도 있다. ‘관계의 사거리’에서는 ‘배신’과 ‘신뢰’ ‘욕심’의 길이 교차한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다음 행선지를 정하고 표시된 페이지를 따라 책장을 넘기면 된다. 길을 찾는 과정은 전국도로지도를 볼 때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니히르반에서만큼은 마음껏 길을 잃을 자유가 허용된다는 것이다.
『그리스인 조르바』 이야기를 이미지로 만들고 싶었다
작가 오영욱은 니히르반 대륙을 108개의 지역으로 나누고, 그 위에 자신의 인생을 괴롭게 혹은 유지하게 하는 키워드를 배열했다. 총 147장의 지도 안에 담아낸 이야기는 가로 3미터 세로 2미터의 큰 그림이 되었다. 이 거대하고도 세밀한 작업은 『그리스인 조르바』 속의 문장-“두 갈래의 똑같이 험하고 가파른 길이 같은 봉우리에 이를 수도 있었다.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듯이 사는 거나, 금방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사는 것은 어쩌면 똑같은 것인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해왔다.”에서 시작되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다가 ‘원래 삶이란 건 정답에 의해서 살 수 없는 것이고, 계속되는 실패와 우여곡절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야기를 이미지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스케치를 해 나가기 시작했고요. 그때 이미 갈림길이나 목적지 아닌 목적지, 그리고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지는 지도에 대해서 생각했죠.”
『인생의 지도』는 삶에 대한 은유를 곳곳에 감추어 두었다. 한 지점에서 다른 한 지점으로 이동할 때마다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되며, 때로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한다. 의도와는 상관없이 빨려 들어가게 되는 터널이 있는가 하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난 누군가로부터 인생의 비밀을 전해 듣기도 한다.
“‘니히르반’이라는 이름은 열반, 염세주의, 기찻길의 세 단어를 조합해서 만들었어요. 진리를 추구하고 싶은 마음, 세상의 원칙을 알고 싶은 마음은 열반이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염세주의는 내 인생에서 모든 걸 해결하지 말자는 약간의 냉소라고 할 수 있는데, 보기에 따라서 하나의 세상도 아무것도 아닌 것일 수 있다는 거죠. 우리가 고통스러워하고 분노하는 것들도 다 지나갈 거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가야한다는 의미에서 기찻길이라는 단어도 함께 조합했어요.”
오영욱 작가는 자신이 건축을 하고, 여행을 떠나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모든 것이 ‘살아가는 일’로 설명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렇기에 그 모든 여정이 기록된 니히르반 대륙의 지도에 ‘인생’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었고, 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불행의 미학과 치유의 여정’이라 쓴 팻말을 꽂아둘 수 있었다.
“『인생의 지도』에 담긴 인생의 키워드는 가끔씩 저를 괴롭히는 키워드인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그것들은 피할 수 없는, 인생에서 겪어야 되는 요소들이라고 인정하게 됐어요. 어쩌면 삶의 본모습일지도 모르잖아요. 그렇다면 그 불행 혹은 고통을 삶의 아름다움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결국은 불행을 아름답게 인식하는 일 자체가 치유가 될 수도 있잖아요.”
니히르반 대륙의 이야기가 시작되기에 앞서 작가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해둔다. “이 책에서는 인생의 목적을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정한다”는 것.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행복하라는 한 가지 뿐’이라는 말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인생을 말하기에 앞서 행복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의도는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행복을 추구하지 않는 삶은 없는 까닭이다. 다만 그곳까지 이르는 길이 저마다 다를 뿐인데, 작가는 사랑하는 이들의 행복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이루는 방법을 선택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일이 결국은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고 생각했어요. 그 전제 하에서 나머지 것들을 생각하니까 세상이 꽤 근사해지더라고요. 이건 아주 이상적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런 마음으로 살 수 있다면 지금까지 수많은 운동가들 사상가들 철학가들이 만들고자 했던 사회에 근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경쟁하면서 아등바등 살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잖아요. 이따금씩 ‘내가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럴 때 ‘내가 지금 고통스러움을 견디는 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야’라는 대답을 찾게 되면 힘들어도 버텨야 할 일들과 미련 없이 버려야 하는 일들이 선명해지는 것 같아요.”
결혼은 허약한 남자와 자존적인 여자의 만남
『인생의 지도』가 독자들의 시선을 훔치는 첫 번째 방법이 새로운 시각과 흥미로운 상상이라면, 두 번째 방법은 하나하나 손으로 그려나간 지도라고 할 수 있다. 섬세함과 정성으로 놀라움을 자아내는 이 그림들은 옛 지도를 연상시킨다.
“옛날 사람들은 지구와 땅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발로 뛰어다니면서 실제와 비슷한 모양의 땅을 그렸는지 신기하죠. 더불어서 옛 지도는 너무 아름다워요. 왜 아름다운지 설명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웬만한 명화들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아름답고 감동을 주는 지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모방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요. 그림과 기호가 뒤섞여 있다는 점에서도 옛날 방식의 지도를 그리고 싶었어요. 『인생의 지도』는 가상의 땅을 그린 거잖아요. 그렇지만 실제로 어딘가를 가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입체와 평면, 위에서 본 모습과 옆에서 본 모습을 섞어 놓았죠.”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인생의 지도』에서도 오영욱 작가의 그림은 무심한 듯 친절하다. 대상을 단순화시켜 매우 담백하게 그려낸 듯 하면서도 특징과 상징은 놓치지 않았다. 특유의 유머러스함 역시 살아있다.
“‘종교’라 이름붙인 지역에는 아주 큰 호수가 있어요.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수평선을 보면서 호수를 바다라고 생각하죠. 전체 지도에서 보면 사실은 바다가 아니라 호수라는 걸 알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재미’의 땅에는 ‘웃음보가 터지는 원형극장’이라는 이름의 두 개의 극장을 그렸어요. 그곳의 무대는 항상 비어있어서 관객들은 맞은편의 사람들을 바라보게 되어 있는데요. 세상에서 가장 웃긴 희극은 한 사람의 인생이라는 관점에서 그린 그림이에요.”
『인생의 지도』는 책장을 넘기는 손길을 붙잡아 두는 힘이 있다. 앞서 이야기한 신선한 상상력, 세밀한 그림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짧지만 강렬한’ 글귀들 때문이다. “대체로 불공평한 이 세상에서 그나마 공평한 점이 있다면 같은 조건에선 인내한 만큼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나를 아는 한 사람 앞에서는 버리고 나를 모르는 여러 사람 앞에서는 지켜야 하는 것이 자존심이다” “열등감을 숨기면 질투가 되고 열등감을 과장하면 집착이 된다” “파멸 직전의 인간관계에서는 분노를 가장 많이 표출한 사람이 지고 말을 제일 조금 하는 사람이 이긴다” 와 같이 본질을 꿰뚫는 이야기들이 숨 고를 틈 없이 이어진다.
물론 날카로움에서 비켜 선, 잔잔하고 미소를 짓게 하는 이야기들도 함께한다. 작가는 “좋은 친구란 서로에게 바랐던 게 아무것도 없었음에도 고마운 일이 계속 생겨가는 사이다”라는 말로 친구를 정의하고 “결혼 제도는 인류의 문명이 허약한 남자들과 자존적인 여자들에게 선사한 선물이다”라고 결혼을 말한다.
“결혼을 해보니까 연인이 가족이 되면서 친구처럼 되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이라는 키워드의 텍스트는 약간 냉소적이죠(웃음)? 지금의 결혼이 과도기적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쓴 거예요. 옛날에는 가장 건강한 수컷이 많은 암컷을 거느렸잖아요. 그러다가 인간이 문명과 제도를 만들어서 ‘무조건 일대일로 결혼해야 된다’고 명시한 순간부터 정글 어디에선가 혼자 굶어 죽었어야 될 남자들이 수많은 암컷 무리에 끼고 싶지 않았던 여자들과 결혼을 할 수 있게 된 거죠(웃음).”
오영욱 작가는 지난 5월, 배우 엄지원을 아내로 맞았다. 『인생의 지도』는 결혼 후 첫 번째로 출간한 책이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느낀 바를 이미지로 표현해 보겠다는 남편의 아이디어에 아내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돌아온 대답은 무척 간결했다. ‘그래’라는 응원의 한 마디였던 것.
“책을 쓰면서 생기는 고민들에 대해서는 이야기한 적 없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 해결할 문제였으니까요. 아내는 존재 자체로 도움이 되었죠.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서 괴로울 때, 조금 있으면 볼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는 건 괜찮은 일인 것 같아요.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소재를 발견하기도 했고요. 누군가와 같이 산다는 게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았던 일인데, 그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얻게 된 것 같아요.”
그는 아내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의 세상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즐거움의 세상에 눈뜨게 됐다.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을 통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던 것. 상황이 여의치 않아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젊은 친구들과 오영욱 작가가 함께 배낭여행을 떠나는 ‘우연한 배낭여행’ 프로젝트는 아내 엄지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여행을 같이 떠날 이들을 찾는 글을 올렸고, 총 네 명의 청춘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올해는 정말 행복한 것 같아요. 결혼을 하고 아내와 즐겁게 살아온 것도 너무 행복한데 ‘우연한 배낭여행’ 프로젝트를 통해서 또 다른 차원의 행복을 경험하게 됐어요. 함께 여행할 친구들이 회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건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기쁨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아프리카나 아시아 지역의 아이들에게 기부를 하기도 했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아이템인 여행을 가지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거잖아요.”
작가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네 명의 청춘들과 함께 내년 1월, 인도로 떠날 예정이다. 『인생의 지도』의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우연한 배낭여행’ 프로젝트에 기부할 계획 역시 가지고 있다.
『인생의 지도』 인식의 캔버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인생의 지도』 안에서 ‘그림 그리는 건축가’ 오영욱은 ‘철학을 말하는 건축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이야기는 결코 무겁지 않다.
“처음에 생각했던 책 제목은 ‘개똥철학’이었어요. 제가 그렇게 깊이가 있는 사람도 아니고 무게를 잡는 것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가볍게 ‘찌질한 한 남자의 개똥철학’ 정도로 보여지면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대신 독자들이 저를 매개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어요.”
작가는 『인생의 지도』에 담긴 자신의 생각이 독자들에게 촉매제 혹은 매개체로써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도 있겠지만, 공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자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다.
“『인생의 지도』가 수많은 개인들의 의식 혹은 인식의 캔버스가 되면 좋겠어요. 제가 생각하는 행복의 방법들을 정리해 놓은 것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맞지 않는 이야기일 수도 있거든요. 그럴 때 저는 독자들을 향해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세요?’라고 묻는 것이고 독자들은 ‘나는 이렇게 정의할래’라고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거죠. 그러다 보면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니히르반 대륙에서 독자들은 작가가 지나간 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그가 가본 적 없는 길로 들어서기도 한다. 작가는 그 과정을 롤플레잉 게임을 하듯 즐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과는 다른 길을 택할 때, 그 새로운 시각들을 여백의 공간에 채워 넣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인생의 지도』라는 캔버스를 마치 낙서장처럼 대하면서 생각의 조각들을 적어 나가라는 것.
“『인생의 지도』에 실린 조각조각의 지도들을 여행하신 후에 전체 지도를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큰 그림을 펼쳐놓고 자신이 지나간 길을 표시해 보면, 108개의 땅 중에서 자신이 밟은 땅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걸 아시게 될 거예요. 각각의 사람들마다 그 여정이 다르다는 것도요. 그렇게 한 개인이 만들어 낸 선이 넓은 세상의 일부만 거쳐 왔다는 모습을 경험하면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때로 선택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 『인생의 지도』에서 나만의 길을 걸으면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결국 자신의 본모습이다. 내가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며, 무엇을 손쉽게 생각하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그렇게 오영욱 작가는 ‘삶’ 뿐만 아니라 그 ‘주체’까지도 시각화해냈다.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인생을 꿈꾸는가. 그것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은 ‘행복에 이르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저마다 다른 루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각자가 선택한 ‘행복에 이르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인생의 지도』를 ‘지금 행복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봐달라는 작가의 말은 니히르반 대륙을 탐험하며 잊지 말아야 할 하나의 지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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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지도오영욱 저 | 페이퍼스토리
오영욱 지도그림책 〈인생의 지도〉(El Mapa de La Vida)는 탄생에서부터 영원에 이르는 인생의 여정 속에서 우리가 마주하거나 견뎌낼 수밖에 없는 삶의 유의미한 관문들을 108개의 키워드로 뽑아, 이를 이정표 삼아 그린 147개의 모자이크 지도를 이어 붙여 완성한 상상의 인생 전도(全圖)이다. 인생의 지도’ 원본을 펼쳐놓으면 약 가로 3미터에 세로 2미터가 넘는 큰 그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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