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룬 파이브(Maroon 5) < V >
V는 '숫자'를 뜻하기도 하지만 '승리'의 오랜 상징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인기의 정점을 찍고 있는 밴드에게 이만큼 잘 어울리는 기호가 있을까.
그들의 노래는 '칵테일'처럼 여러 장르가 섞여, 화려하고 새로운 맛을 낸다. 그 맛은 대부분 달콤하거나 톡 쏘는 기분 좋은 맛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록, 펑크(funk), 일렉트로닉의 어색한 접붙이기가 아니라 성분을 완전히 쉐이킹해 완전히 다른 물질로 - 그것도 상당히 안정적으로 - 한 컵에 담아낸다.
지난 앨범에 활동하지 않았던 키보디스트 제시 카마이클(Jesse Carmichael)까지 합류해 매끄러운 멜로디가 전면으로 나섰고 기타 사운드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후퇴했다. 부피가 커진 베이스와 비트는 '탱탱볼'같은 그루브를 만들며 앨범전체를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여기에 애덤 리바인(Adam Levine)의 매력적인 가성은 롤러코스터를 탄듯 아찔하게 정신을 빼앗는다.
앨범 후반부에 이르면 폭넓은 장르를 넘나들며 밴드의 다재다능을 뽐내기도 한다. 그웬 스테파니(Gwen Stefani)와 함께한 「My heart is open」에선 소울이 넘치고 「Sex and candy」는 끈적끈적한 블루스와 함께 춤추며 「Lost stars」의 진폭을 넓혀가며 마음을 뒤흔든다.
그들은 데뷔 이후 조금씩 음악적 방향을 바꿔오고 있지만 차트나 평가에 있어서 연타로 히트를 날리고 있다. 이는 대중의 취향을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능동적인 '체질변화' 덕분일 것이다. 이들은 일찍이부터 자신의 틀을 깨고 싶다며 LA에서 뉴욕으로 건너와 흑인음악을 배우지 않았던가. < Overexposed >가 마룬5의 큰 전환의 '과정'이었다면 이번 앨범 < V >는 성공을 완성시키는 날카롭고도 아름다운 '조각'이다.
글/ 김반야(10_b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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