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어린왕자, 이승환 Fall To Fly 前
가요계 내로라하는 거장들의 컴백 속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는 뮤지션들 중 하나인 이승환입니다. 올곧은 개성으로 쌓은 연륜이 트랜드에 접목되었습니다. 건재하다 못해 기운이 넘치는 어린왕자가 돌아왔습니다.
글ㆍ사진 이즘
201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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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 Fall To Fly 前 >

조용필을 시작으로 아이돌 바이러스에 저항하는 중견 가수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 Dreamizer >(2010)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이승환도 우연히 이 흐름에 합류하게 됐고, 그의 열한 번째 정규앨범은 노래꾼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결과물로 돌아왔다.



'전자 댄스 음악'이 대명사로 굳어진 십 대들만의 K-Pop에서 < Fall To Fly 前 >은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K-Pop의 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이건 갑자기 만들어지거나, 또 다른 형태의 장르가 탄생한 것이 아니다. 데뷔작 < B.C 603 >(1989)부터 꾸준히 쌓아올린 집념의 결과다. 파격적 변신을 시도하지 않았음에도, 본인이 해냈던 음악 스타일을 발전시켜 나간 습관이 세월과 함께 더욱 빛나고 있는 것이다. 댄스와 뽕짝 사이에서 잃어버린, 1990년대 즐겨들었던 K-Pop이 2010년대 트렌드에 맞춰 견고하게 재해석됐다.


10곡의 노래를 빛내는 결정타는 보컬이다. 가끔 예능에서 아이돌 가수들이 흉내 내는 그의 창법은 이승환을 알리는 상징임과 동시에 예전이나 지금이나 촌스럽게 들리지 않는다. 이승철, 신승훈 등과 함께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살아남는 결정적 비결이다. 목소리는 오랜만에 찾은 팬들에겐 익숙함을, 티비를 통해 알게 된 어린 친구들에겐 낯설지 않은 인사를 건넨다.

신보는 역대 정규 앨범 중 외부 작곡가의 비율이 가장 적은 앨범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물론 노래의 완성도는 불혹을 넘어 반백 살을 맞이한 그가 아직도 현역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감각을 펼쳐 낸다. 웅장한 시작을 알리는 「Fall to fly」, 데뷔 이후 최초로 밝은 타이틀곡 「너에게만 반응해」, 신파 같으면서도 신파 같지 않은 「내게만 일어나는 일」, 이승환식 뮤지컬 「STAR WARS」 등 앨범엔 일상에 지친 성인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듣고 즐길 노래가 꽉 차있다.

물론 신보가 전 세대를 아울러 무언가를 남겨야 하는 부분에서 마무리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이승환은 10년이 넘도록 히트곡을 제조하지 못했고, 덕분에 공연장엔 어린 세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니까.
< Fall To Fly 前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이 없고, 「내게」도 없으며, 「다만」도 없다.

그럼에도 이번 앨범에 감동할 수밖에 없는 건, 지칠 대로 지친 프로 가수가 다시 음악 마니아가 되어 최정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반에 구성된 노래들은 이승환의 역량과 자세가 현재진행형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후 나올
< Fall To Fly 後 >는 거친 음악들을 담아낼 계획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 Serious Day >(2002) 되든, < Egg  Over Easy >(2001) 되든 앨범의 가치 자체가 하락한 현 상황에서 방향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그 앨범을 듣게 해줄 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폼이 올라온 공격수에게 더 필요한 게 무엇이란 말인가. 그를 돕는 동료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글/ 이종민(1stplane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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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Fall To Fly 前
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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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557

2014.06.06

명반과 평반의 차이는 두고두고 많이많이 오래오래 들었을 때 드러나게 되지요.
이번 앨범 역시~ 좋아요!!! 화양연화~Sorry~ 넘 좋아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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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이

2014.04.12

라이브 공연 가면 정말 신난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실제로 본 적 있는데 너무 착해 보이고 인상 좋았는데 그게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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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daler

2014.04.12

요즘같은 음반 시장에서도 가운데서도 앨범을 꼬박꼬박 내주는 이승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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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