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윤한 가세 <우리 결혼했어요>, 인기 회복할까
연예인들의 가상 결혼은 매력적인 소재다. 이미 시청자가 그 연예인에 대해 알고 있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만난 둘은 어색해 보인다. 마치 시청자가 친구 둘을 소개해 준 주선자가 된 기분이다. 그런 둘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호감을 느끼고 싸우면서 다시 좋아지기를 반복하는 모습은 우리 주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프로그램을 통해 나오는 모습들이 실제 모습처럼 비쳐지다 보니 시청자들과 허물없이 다가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1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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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는 본능적으로 프로그램 속 인물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한다. 제작진은 이 감정이입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고 또 감정이입 되었을 때 시청자들이 원하는 환상을 충족시켜줘야 한다. 이런 부분에 정형화된 형식이 바로 드라마인데, 이미 드라마는 그 수가 너무 많고 허구라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더 이상 시청자들은 예전에 비해 드라마 속 인물에 공감하고, 이로써 자신의 판타지를 충족하는 경우가 적어졌다. 틈새를 노린 것이 바로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포맷으로 연예인들의 가상 결혼을 다룬 <우리 결혼했어요>다.
<우리 결혼했어요>가 진화하고 있다. 5년 동안 방송되면서 벌써 시즌4가 되었고 그동안 30여 커플이 넘게 출연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방송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결혼에 이른 커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은 시청자의 환상을 더 이상 커지지 못하게 막는다.
연예인들의 가상 결혼은 매력적인 소재다. 이미 시청자가 그 연예인에 대해 알고 있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만난 둘은 어색해 보인다. 마치 시청자가 친구 둘을 소개해 준 주선자가 된 기분이다. 그런 둘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호감을 느끼고 싸우면서 다시 좋아지기를 반복하는 모습은 우리 주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프로그램을 통해 나오는 모습들이 실제 모습처럼 비쳐지다 보니 시청자들과 허물없이 다가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인지도가 적은 연예인의 경우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인기가 높아진 경우도 많다.
허나 5년이라는 시간이 계속되면서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프로그램의 재미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편이기는 하나 가상 결혼인 이상 포맷이 주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제작진도 이를 신경 쓰고 있는지 새로운 커플인 이소연-윤한을 보면 그동안의 커플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지금까지는 커플들의 알콩달콩한 연예초기 모습과 결혼 초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서로 정이 들 무렵 높아진 인기 덕분에 프로그램을 떠나고 새 커플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소연-윤한 커플은 다르다. 처음부터 진도가 빠르다. 이소연은 소극적이기는 하나 처음부터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고 윤한도 겉으로 표현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마치 실제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둘 다 30대 초반의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마치 이번이 마지막인 것 같은 둘의 모습은 새롭다. 브라이덜 샤워를 통해 실제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친동생과 만나는 모습들은 마치 진짜인 것 같은 시청자의 환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시청자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소연과 윤한이 실제로 연결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는 것은 아니다. 둘 중에 누가 더 아깝다든지 아니면 자신의 파트너로 이소연과 윤한을 대입해보기도 하면서 시청자와의 거리를 좁혀나가게 된다. 특히 인지도가 적은 윤한의 경우는 이 프로그램의 덕을 많이 본다. 그런 면에서 윤한은 초기의 알렉스를 떠올리게 만든다. <우리 결혼했어요>를 정착시키는데 알렉스의 역할이 가장 컸을 것이다. 신애의 발을 씻겨주는 장면은 로맨틱의 한 전형이 되어 버렸다. 윤한의 투입은 초기의 인기를 되찾고 싶은 제작진의 노림수일 수도 있다. 지금은 둘이 뭔가 수상하다는 환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지만 계속 그렇게 몰고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아이돌의 사랑 방식이 변했다는 것이다. 아이돌 초기만 하더라도 아이돌의 연애는 금기였다. 실제 연애는 물론이거니와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소문만 들리더라도 다음날 바로 눈이 파진 사진이 소포로 배달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프로그램 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애정 표현을 숨기지 않는다. 아이돌이 저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주변의 어린 친구들의 사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킨십을 하고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서로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모습이 참 새로우면서도 예쁘다. 이것은 팬들의 정서가 바뀌었다는 반증이다. 예전에는 우리 오빠의 옆에는 나 외에는 어떤 여자도 있을 수 없다는 정서였다면 이제는 옆에 있는 여자 연예인에 자신의 모습을 대입하는 것이다. 마치 자신과 연애하고 있다는 환상을 자극하는 것이다.
지금도 가장 <우결>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커플은 정유미-정준영 커플이다.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또 쟤네는 어떻게 사귀게 된 건지 의심스러운 우리 주변 커플과 닮은 모습이기도 하다. 가장 연예인다운(?) 정준영과 여배우 같은 정유미가 만나 밀당을 하는 모습이 귀엽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매려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감추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지 상대방을 굴복시키려는 모습이 요즘의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주춤했던 <우리 결혼했어요>의 인기가 새 커플의 투입으로 다시 상승선을 그리고 있지만 뭔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한 예전의 영광을 다시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계속 보게 되는 것 또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가진 환상의 힘 때문일 것이다.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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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얼 버라이어티의 정석 - tvN <꽃보다 할배>
<우리 결혼했어요>가 진화하고 있다. 5년 동안 방송되면서 벌써 시즌4가 되었고 그동안 30여 커플이 넘게 출연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방송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결혼에 이른 커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은 시청자의 환상을 더 이상 커지지 못하게 막는다.
연예인들의 가상 결혼은 매력적인 소재다. 이미 시청자가 그 연예인에 대해 알고 있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만난 둘은 어색해 보인다. 마치 시청자가 친구 둘을 소개해 준 주선자가 된 기분이다. 그런 둘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호감을 느끼고 싸우면서 다시 좋아지기를 반복하는 모습은 우리 주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프로그램을 통해 나오는 모습들이 실제 모습처럼 비쳐지다 보니 시청자들과 허물없이 다가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인지도가 적은 연예인의 경우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인기가 높아진 경우도 많다.
허나 5년이라는 시간이 계속되면서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프로그램의 재미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편이기는 하나 가상 결혼인 이상 포맷이 주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제작진도 이를 신경 쓰고 있는지 새로운 커플인 이소연-윤한을 보면 그동안의 커플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지금까지는 커플들의 알콩달콩한 연예초기 모습과 결혼 초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서로 정이 들 무렵 높아진 인기 덕분에 프로그램을 떠나고 새 커플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소연-윤한 커플은 다르다. 처음부터 진도가 빠르다. 이소연은 소극적이기는 하나 처음부터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고 윤한도 겉으로 표현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마치 실제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둘 다 30대 초반의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마치 이번이 마지막인 것 같은 둘의 모습은 새롭다. 브라이덜 샤워를 통해 실제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친동생과 만나는 모습들은 마치 진짜인 것 같은 시청자의 환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시청자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소연과 윤한이 실제로 연결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는 것은 아니다. 둘 중에 누가 더 아깝다든지 아니면 자신의 파트너로 이소연과 윤한을 대입해보기도 하면서 시청자와의 거리를 좁혀나가게 된다. 특히 인지도가 적은 윤한의 경우는 이 프로그램의 덕을 많이 본다. 그런 면에서 윤한은 초기의 알렉스를 떠올리게 만든다. <우리 결혼했어요>를 정착시키는데 알렉스의 역할이 가장 컸을 것이다. 신애의 발을 씻겨주는 장면은 로맨틱의 한 전형이 되어 버렸다. 윤한의 투입은 초기의 인기를 되찾고 싶은 제작진의 노림수일 수도 있다. 지금은 둘이 뭔가 수상하다는 환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지만 계속 그렇게 몰고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아이돌의 사랑 방식이 변했다는 것이다. 아이돌 초기만 하더라도 아이돌의 연애는 금기였다. 실제 연애는 물론이거니와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소문만 들리더라도 다음날 바로 눈이 파진 사진이 소포로 배달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프로그램 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애정 표현을 숨기지 않는다. 아이돌이 저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주변의 어린 친구들의 사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킨십을 하고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서로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모습이 참 새로우면서도 예쁘다. 이것은 팬들의 정서가 바뀌었다는 반증이다. 예전에는 우리 오빠의 옆에는 나 외에는 어떤 여자도 있을 수 없다는 정서였다면 이제는 옆에 있는 여자 연예인에 자신의 모습을 대입하는 것이다. 마치 자신과 연애하고 있다는 환상을 자극하는 것이다.
지금도 가장 <우결>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커플은 정유미-정준영 커플이다.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또 쟤네는 어떻게 사귀게 된 건지 의심스러운 우리 주변 커플과 닮은 모습이기도 하다. 가장 연예인다운(?) 정준영과 여배우 같은 정유미가 만나 밀당을 하는 모습이 귀엽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매려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감추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지 상대방을 굴복시키려는 모습이 요즘의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주춤했던 <우리 결혼했어요>의 인기가 새 커플의 투입으로 다시 상승선을 그리고 있지만 뭔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한 예전의 영광을 다시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계속 보게 되는 것 또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가진 환상의 힘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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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최창순
이제 막 세상에 발을 내딛은 신입기자. 한 후배는 한 번도 먹어 보지 않은 젤리 같은 사람이라고 평했다. 공연과 영화, 전시회를 보고 누리꾼들과 소통하는 지식소매상. 내가 쓴 글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 대신 그래도 세상은 움직이고 있다는 희망의 증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