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라면 누구나 ‘교육 바코드’가 찍혀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교육과 입시라는 건 그 형식이 같다고 똑같은 게 아니다. 교육과정이 달라지면 교육내용, 다시 말해 교과서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을 대다수 부모들이 놓치고 있다.”
글ㆍ사진 김소희
2013.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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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사는 아이들은 모두 든든한 부모의 지원을 받으며 무리 없이 교육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상담을 하다 보면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고충이 많다. 엄마는 아이가 제대로 공부하는 건지, 왜 아이의 성적이 노력만큼 안 나오는지 걱정이 태산이고 아이는 어릴 때부터 쉼 없이 받아온 사교육에 지칠 대로 지쳐 있는 상황이다.

아이들의 교육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를 상대로 상담하다 보면 특히 아버지들의 질문은 한결같다. 어릴 때부터 모든 관심을 쏟았고, 쉬지 않고 많은 것들을 시켰는데 왜 아이들의 실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느냐는 것이다. 자신들은 고등학교 시절에 접어들어 뒤늦게나마 마음먹고 공부했음에도 괜찮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고, 현재는 번듯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데 자신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최선을 다해 지원했음에도 딱히 비전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그 이유는 너무 뻔하다. 부모님이 공부하던 시절과 현재 아이들이 처한 상황, 교육과정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대학 입시를 치르던 시절에도 내신 등급이 있었다. 전국의 수험생들이 학력고사라는 입학시험을 치르고 그 점수와 내신 등급 두 가지를 가지고 합격이 결정되던 시절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교육과 입시라는 건 그 형 식이 같다고 똑같은 게 아니다. 교육과정이 달라지면 교육내용, 다시 말해 교과서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을 대다수 부모들이 놓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학년마다 배우는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매번 달라진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엄마가 읽어야 할 내 아이의 ‘교육 바코드’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각자의 교육 바코드에 따라 9년간의 교육과정을 마친 후 입시를 거쳐 대학생이 된다. 하지만 자신의 아이가 정부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만든 교육 바코드 계획을 바탕으로 교육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드물다.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도 알아서 아이들을 잘 교육시키고 있으니 학부모님들은 그저 믿고 따라와 달라고만 이야기한다.

학년 초에 개최되는 학부모 총회에 참석하면 1년간의 교육계획에 대해 정리된 자료집을 바탕으로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1년간의 교육계획 내용을 정확히 꿰뚫고 있으면 아이가 수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만큼 꼭 참석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많지 않다. 이 기회를 놓쳐도 각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교육과정 코너가 학년별로 잘 정리되어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 아이가 다음 학기, 다음 학년 때 어떤 내용을 공부하게 되는지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해보는 부모도 극소수이다.

이와 같은 부모들의 교육과정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함 때문에 아이들은 공부의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게 되고 결국 사교육의 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초ㆍ중ㆍ고등학교별 교육과정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9년의 교육과정을 통해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현재 고3은 10년간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다. 교육과정에 따라 교육의 목표와 교육내용에는 변화가 있다. 교과서도 교육과정에 따라 바뀌게 된다. 고3은 10년간 배웠으니 단순하게 얘기해 초 ? 중학생 동생들보다 좀 더 천천히 진도가 나간 셈이라 할 수 있다. 배울 내용은 매년 더 늘어나는데 배우는 기간이 짧아졌다는 것은 빡빡한 교육 스케줄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현재 고3이 아니라면 교육과정에서 무엇이 더해지고 빠졌는지 알아보아야 하며 우리 아이가 잘 따라가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2013년부터 시행되는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1장에서 간단하게 정리를 하였으나 다시 기억을 더듬어보며 아이들의 교육과정에 대해 정리해보겠다.

초등학교에서는 3가지의 교육과정이 공존하고 있다. 초등학교 1, 2학년과 3, 4학년, 5, 6학년은 각기 다른 교육과정에 따라 교육받고 있는 셈이다. 교육과정이 바뀌면 교과서 내용 또한 바뀌기에 선배로부터 받은 교재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나기도 한다. 현재 중2 학생들은 6학년 사회 시간에 역사를 배우지 못한 채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5학년 1년 동안 집중적으로 역사 교육을 진행하도록 설립된 교육과정이 적용되었기에 아쉽게도 6학년 교과서에서는 역사 과정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중학교에서도 3가지 교육과정이 공존하고 있다. 중1, 2, 3학년은 집중이수제 수업을 진행하는 교육과정이다. 중2는 중1 때부터 절대평가가 실시되었고 중3은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세대이다. 중2들은 중1 때부터 창의재량활동 수업을 통해 진로진학 관련 교육을 받았다. 중1은 과학과목의 내용이 기존 교육과정과는 달리 반복을 줄이고 영역별로 나누어 심층 수업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2014년부터 중학교는 STEAM(융합교육) 수업이 중1부터 실시된다. 고등학교에서는 고1부터 고3까지 집중이수제 과목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학생이 전학을 가려고 해도 전학 갈 학교의 교육과정에서 못 들은 것이 없는지 체크하고 학교를 정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예를 들어, 이사를 가게 되어 고1 2학기에 다른 지역 학교로 전학가려고 하는데 가고 싶은 학교는 화학1을 고1 때 1년 과정으로 지정한 학교라고 가정해보자.

우리 아이가 다니던 학교는 고1 1학기에 생명과학1을 집중이수제로 들었다. 우리 아이는 전학을 갈 학교에서 화학1의 2학기 수업을 들으며 시험을 쳐야 하지만 화학1의 1학기 성적 산출은 어떻게 해야 하나 상황이 복잡해진다. 물론 학교마다 성적 산출 기준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아이가 이과를 진학할 예정이라면 1년을 배우고 시험을 치르는 아이들과 경쟁해서 손해 보지는 않을지 걱정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따라서 아이의 교육과정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전학을 결정하면 아이가 시간이 맞지 않아 인근 학교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참고로 서울지역 고교는 3월부터 인근 학교와 연합수업이 가능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과목 중 국어는 여러 종류의 검정인교과서들 중에서 학교가 선택한 출판사의 교과서로 수업하게 되었다. 출판사별 교과서는 국가에서 지정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교과서에서 다루는 내용이 통일된 것은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최초로 국어 검정인교과서로 공부한 고3이 치르는 올해 수능에서는 국어교과서에서 시험이 출제된다. 기존 수능은 국정교과서를 공부하지만 수능에서 교과서 지문이 나오지 않기에 폭넓은 언어영역 공부를 해야 했다. 심지어 국어는 타고난 자질을 가진 아이들이 수능 언어영역에서 100점을 맞는다는 말까지 도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 수능부터 언어영역이 아닌 국어시험이 되었다. 범위가 교과서로 좁혀진 셈이다. 하지만 교과서 내용 간 통일성이 없는 상태여서 시험 준비를 해야 하는 고3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혼란스럽다.

이런 학부모의 무지함은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기보다는 학교와 교육 당국이 충분한 홍보를 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다. 여러 가지 교육과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또 수시로 변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학부모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정보에 집중해야 제대로 아이들을 교육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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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엄마의 정보력 김소희 저 | 북라이프
《강남엄마의 정보력》은 매년 바뀌는 교과과정과 차고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 아이의 성향에 맞는 정보를 찾아내는 방법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교육계획을 세워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려주는 책이다. ‘강남엄마’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최고의 에듀 서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김소희 저자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성적과 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또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데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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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엄마 #교육 바코드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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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2013.04.30

저도 교육바코드에 이해는 되지만, 실제로 할려면 정말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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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강남엄마’라는 브랜드를 지닌 최고의 에듀 서포터. 성균관대 생물학과와 사회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청소년개발원 연구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후 1994년 미디어서비스코리아의 연구원으로 들어가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MBC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담당 연구원으로 커리어우먼의 길을 걷던 그녀는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아이의 교육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다. 이후 함께 공부하는 엄마이자, 교육 상담가로서의 길을 선택했으며 그 결과 전국 엄마들과 교사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교육 컨설턴트로 손꼽히고 있다. 도서관, 관공서, 기업체, 교육기관 등의 요청으로 다양한 강연을 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아이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강남엄마》, 《강남엄마의 영어 교육 바이블》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