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이 뭐길래, 지금도 ‘최고 드라마작가’
1980년 12월 1일, 대한민국은 세계 81번째로 컬러TV 방송시대를 열었다. 화려한 무대를 배경으로 한 쇼 프로그램이 생겨났고 야외 촬영 분량이 늘어나면서 드라마의 장르는 확대됐다. 80년대 가장 인기 있었던 여배우는 원미경, 이미숙, 황신혜, 최명길, 장미희 등. 지금도 부동의 인기 작가 김수현의 작품은 80년대에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2013.02.28
작게
크게
공유
1980년 서울의 봄과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시작하여, 1987년 6.29 선언을 거치는 가운데 한국프로야구가 출범되고 출판, 대중음악, 영화, 방송 등 대중문화가 양적으로 팽창하던 그 시절. 부동산 투기 열풍과 본격적 강남 개발로 사회 양극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1980년대는 그야말로 사회 모든 분야갸 격하게 요동치던 시대였습니다. <채널예스>는 1990년대를 탐험하는 기획을 거쳐 이제는 1980년대를 호출해봅니다. 그 시대가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 있다면, 이제는 마음껏 누려볼 수 있을까요? |
||
80년대 드라마는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홈 드라마와 함께 사극, 현대물 등이 고루고루 인기를 얻었다. 88년도 한 일간지에서 집계한 시청률 조사에 의하면, 80년대에 방송된 드라마 중 가장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은 KBS1 일일극 <보통사람들>이 63%로 1위를 차지했고, <수사반장>, <달동네>, <사랑과 진실>이 그 뒤를 이었다. 또 외화
80년대 대표 드라마작가 '김수현' vs 2010년대 대표 드라마작가 '노희경'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존재감 있는 드라마작가 김수현
72년 <무지개>로 TV드라마에 데뷔한 김수현 작가는 70년대를 시작으로 80년대, 지금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가장 영향력 있는 독보적인 작가다. 특히 80년, 90년은 김수현 작품을 논하지 않고는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를 논할 수 없다. 김수현의 작품은 많은 감독을 통해 리메이크됐다. 78년 작 <청춘의 덫>은 99년에 리메이크되었고, 87년 작 <사랑과 야망>은 2006년 SBS를 통해 새롭게 방송됐다. 지난해는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언어의 마술사,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작가 김수현의 작품은 한국인의 정서와 삶을 극으로 녹이며, 특유의 맛깔스러운 대사와 섬세한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 인간성에 대한 깊은 성찰로 대중성과 함께 문학성에서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87년은 여성작가들이 안방극장을 휩쓸었는데, 김수현을 비롯해 김정수, 나연숙, 홍승연 작가 등이 우먼 파워를 과시했다. 시청률 78%를 기록했던 <사랑과 야망>이 막을 내린 뒤, 김수현의 몸값은 더욱 뛰었다. 방송사들은 김수현을 붙잡기 위해 파격 대우를 했다. 당시 원고료는 60분짜리 주간극(주 2회 방송)의 경우 약 3백50만 원을 지급하게 되어있었지만, 김수현 작가는 기본 고료 외에 1억 2천여 만원을 받아 당시 칙사 대접을 받았다. 88년 작 <모래성>은 남편의 외도, 이혼 등을 정면으로 다루며 거칠고 순화되지 않은 대사, 파격적인 결말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88년 방송작가협회 회장을 역임한 김수현은 1년 만에 협회를 궤도에 올리고 고질적인 재방송료를 해결하는 등 사회적인 역량도 드러냈다.
가족드라마 김수현 VS 감성멜로 노희경
김수현과 비견할 수 있는 2010년대 작가는 누구일까. 40, 50대 시청자들이 김수현 작품에 열광한다면 20, 30대 시청자들은 노희경 작품에 환호한다. 두 작가는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언어적 감각, 천재적 필력, 인생을 보는 깊이 있는 시선을 가졌지만 극의 색깔에 있어서는 판이하다. 노희경 작가가 ‘감성적 멜로’에 중점을 둔다면 김수현은 ‘현 세대’에 집중한다. 김수현이 가족, 관계, 세대를 주로 소재로 다룬다면 노희경은 개인, 인간의 내면, 캐릭터에 몰입하는 작품을 주로 썼다. 하지만 극중 인물의 대사에 문학적 표현들이 가미되는 것은 두 작가의 공통점이다. 또 두 사람에게는 가족 같은 배우, 연출자 그룹이 있다. 바로 ‘김수현 사단’과 ‘노희경 사단’. 김수현은 <무자식 상팔자>, <천일의 약속>, <인생은 아름다워> 등을 함께한 정을영 감독을 비롯해 이순재, 윤여정, 유동근, 김해숙, 김희애 등의 배우들이 꾸준히 작업을 같이하고, 노희경 작가는 <그들이 사는 세상>, <거짓말>을 함께한 표민수 감독, 배종옥, 김태우, 송혜교, 나문희 등과 여러 작품을 했다. 김수현은 배우들에게 쓴 소리를 잘하기로 유명하다. 신인들은 물론이고 중견배우도 그의 대사를 틀리면 바로 지적 받는다. 노희경은 반대다. 칭찬에 후하다. 송혜교, 한지민을 두고 “작가가 별로 해줄 게 없는 배우”라고 평했고, 정우성 연기를 보고 “편견이 깨졌다. 나 스스로 반성했다”고 극찬했다. 김수현은 99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노희경은 대단히 좋은 작가다. 데뷔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보고 작가가 누군지 알아볼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노희경은 “제2의 김수현 이라는 찬사는 과분하다. 존경하는 선배 중의 한 분”이라고 김수현 작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컬러TV 등장하고 외화, 수사 드라마 인기
80년대 드라마는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홈 드라마와 함께 사극, 현대물 등이 고루고루 인기를 얻었다. 88년도 한 일간지에서 집계한 시청률 조사에 의하면, 80년대에 방송된 드라마 중 가장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은 KBS1 일일극 <보통사람들>이 63%로 1위를 차지했고, <수사반장>, <달동네>, <사랑과 진실>이 그 뒤를 이었다. 또 외화
윈미경, 이미숙, 장미희는 지금의 ‘김태희, 송혜교’ 인기
80년대는 각 방송사들의 탤런트 스카우트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86년, MBC는 정애리, 이미숙, 원미경을 KBS로부터 스카우트하며 시청률 경쟁에 돌입했고 KBS는 박근형, 김영애 등을 MBC로부터 빼왔다. 당시에는 자유출연제, 즉 작품당계약제가 있었는데 연기자가 특정 방송사에 묶여있지 않고 드라마에 따라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어 출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생겼다. 종래에는 탤런트들이 방송사를 옮길 경우, 먼저 있던 방송사에서는 배역을 주지 않는 것이 관례였으나 자유출연제가 도입된 후 실력 있는 탤런트들의 역량이 십분 발휘됐다. 79년 <청춘의 덫>으로 대종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배우 원미경이 80년대에도 <너는 내 운명>, <밤의 찬가>, <빙점> 등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누렸고, 78년 TBC 탤런트로 데뷔한 이미숙도 <달동네>, <안녕하세요>, <물보라> 등에 출연하며 사랑을 받았다. 황신혜는 <첫사랑>, <행복한 여자> 등으로 80년대 후반 최고의 스타 반열에 올랐고 장미희 역시 <길>, <타인>, <역사는 흐른다> 등에서 열연했다. 이보희, 이혜숙, 최명길, 정애리 등도 빠질 수 없는 80년대 스타다. 남자 배우로는 이덕화가 <사랑과 진실>, <사랑과 야망>에서 열연하며 연기대상을 수상하는 등 가장 큰 활약을 했다. 80년대 후반에는 김주승, 유인촌, 강석우 등이 여성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80년대 인기 있었던 TV드라마 BEST10
달동네(1980년 10월~1981년 9월)
|
전원일기(1980년 10월~2002년 12월)
|
암행어사(1981년 1월~1984년 6월)
|
보통 사람들(1982년 9월~1984년 5월)
|
조선왕조 500년 설중매(1984년 1월~1985년 2월)
|
사랑과 진실(1984년 4월~1985년 4월)
|
한지붕 세가족(1986년 11월~1994년 11월)
|
사랑과 야망(1987년 1월~12월)
|
애정의 조건(1987년 3월~8월)
|
인간시장(1988년 5월~6월)
|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60개의 댓글
필자
엄지혜
eumji01@naver.com
inee78
2013.06.25
이은쿠키
2013.03.31
그린현이
2013.03.31
왠지 지금보면 조금은 촌스럽기도 하고, 어설픈 느낌이 있기도 하지만, 아직도 어딘가 모르게 공감대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명드라마들!! 추억과 새로움을 동시에 안겨주는 80년대 드라마였습니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