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껴안은 남자의 목덜미를 문 여인 - 에드바르 뭉크 <흡혈귀>
그림 속의 ‘드라큘라 여인’은 자신의 먹이를 껴안고 있으며, 그녀의 핏빛 머리카락이 체념의 자세를 하고 있는 희생자를 덮고 있다. 희생자의 창백한 피부는 피 냄새와 생명의 냄새를 풍기는 흡혈귀 여인의 핑크빛 살색과 강렬한 대조를 이룬다. 뭉크의 주요 작품이자, 1890~1900년에 걸친 유럽 상징주의의 아이콘이 된 이 그림은…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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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
에드바르 뭉크 Edvard Munch(1863~1944)

# 1894년, 캔버스에 유채, 100.1 x 110㎝
# 경매일 : 2008년 11월 3일
# 경매가 : 38,162,500달러(한화 약 43,154,000,000원)

오호라! 독약과 비수가
나를 경멸하며 말했다.
“넌 그 저주받은 노예 상태에서
건져 낼 가치가 없는 놈이야.
어리석기 짝이 없는 놈! 우리가 아무리 애써서
너를 흡혈귀의 제국에서 건져 낸다 한들
넌 다시 입맞춤으로 흡혈귀의 시체를
부활시키고 말겠지!”

-샤를 보들레르, <흡혈귀>, 『악의 꽃』(1857)


“사랑과 질투, 죽음, 슬픔을 그리는 난해한 화가”라고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August Strindberg가 지적했듯이, 에드바르 뭉크는 작품 중심에 욕망과 죽음의 양면성을 구현하는 ‘팜 파탈femme fatale’이라는 주제를 놓고 있다. 상징주의자들의 여주인공은 에로스Eros와 타나토스Thanatos 사이를 오가는 여성들, 즉 살로메이거나 유디트인데, 여기서는 흡혈귀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치명적인 유혹을 하는 그녀들은 연인들의 목을 자르거나 생명을 빨아들이는데 이것은 명백하게 ‘거세’를 상징한다.

그림 속의 ‘드라큘라 여인’(브람 스토커Bram Stoker의 1897년 소설 『드라큘라』는 전 유럽에 큰 반향을 일으키는 성공을 거두었다)은 자신의 먹이를 껴안고 있으며, 그녀의 핏빛 머리카락이 체념의 자세를 하고 있는 희생자를 덮고 있다. 희생자의 창백한 피부는 피 냄새와 생명의 냄새를 풍기는 흡혈귀 여인의 핑크빛 살색과 강렬한 대조를 이룬다.

뭉크의 주요 작품이자, 1890~1900년에 걸친 유럽 상징주의의 아이콘이 된 이 그림은 충동의 세계를 폭로한다. 당시에 유럽은 실패와 죽음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세계, 곧 무의식의 세계를 막 발견했다. 뭉크가 보여 주는 것은 인상주의와는 전혀 다르게, 내적인 풍경이자 영혼에 대한 것이다. 뭉크는 이렇게 썼다. “천국이나 지옥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 또 모를까, 그것이 아니라면 사진기는 결코 붓, 팔레트와 경쟁할 수 없다.”

뭉크는 <절규Skrik>와 거의 비슷한 명성을 누리고 있는 <흡혈귀>를, <절규>처럼 1893~1894년에 4점이나 그렸다. 3점은 예테보리 미술관Goteborgs Konstmuseum과 오슬로 국립미술관Nasjonalmuseet, Oslo에 있다.

<흡혈귀> 연작 중에서 개인이 마지막까지 소장하고 있던 작품으로, 4점의 그림 중 완성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되는 이 그림은 1934년에 팔렸다가 2008년에 경매장에 나올 때까지 줄곧 한 사람이 소유하고 있었다. 지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위탁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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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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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

2013.03.20

뭉크네요~ 역시 오묘한 매력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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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nta

2013.02.27

이 그림 정말 강렬하네요. 그림에는 문외한인데 이렇게 하나하나 보여주시니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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즌이

2013.01.06

뭉크의 그림은 상당히 일관된 풍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아요. 다만 일반적으로 뭉크하면 절규 밖에 생각나지 않는 다는 점이 아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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