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그룹이 일궈낸 80년대의 현대적 사운드 - 토토(Toto) < Toto Ⅳ > (1982)
무더위가 계속되며 몸도 마음도 지치는 요즘입니다. 다행히 대한민국 선수단의 올림픽 선전 소식 덕분에 체감 온도를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는 것 같네요. 오늘은 조금이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게 할 음반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바로 전 멤버 모두 연주의 최고 기량을 뽐내는 토토의 4집인데요. 수록곡 중 「Africa」는 요즘처럼 무더운 날 더 찾게 되는 음악이기도 합니다.
201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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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계속되며 몸도 마음도 지치는 요즘입니다. 다행히 대한민국 선수단의 올림픽 선전 소식 덕분에 체감 온도를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는 것 같네요. 오늘은 조금이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게 할 음반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바로 전 멤버 모두 연주의 최고 기량을 뽐내는 토토의 4집인데요. 수록곡 중 「Africa」는 요즘처럼 무더운 날 더 찾게 되는 음악이기도 합니다. 여름날의 오후를 선선하게 보내고 싶으시다면 토토의 앨범과 함께 하세요. 분명 그럴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 Toto Ⅳ > 中 「Africa」
이 음반은 전적으로 가수 아닌 연주인이 거둔 쾌거였다. 그룹 토토(Toto)는 이 음반의 놀라운 성공으로 연주자들로 하여금 그룹을 결성해 시장에 도전하는 것을 하나의 유행처럼 만들었다.
토토 구성원들의 연주경력은 화려하다. 6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는 이들은 멤버 전원이 레코딩 스튜디오 세션 맨 출신으로 다양한 연주 테크닉과 말로 표현키 어려울 정도의 고(高)난도 연주를 들려주는 천재 테크니션들이다. 그리하여 연주 측면에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실력을 구사한다. 평자들은 나아가 이들이 한가지 색깔의 음악보다 여러 형태의 다양한 음악을 혼합해 ‘록 음악의 스펙트럼’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그룹이라는 최상급의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이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만 하더라도 많은 음악관계자들은 이들의 그룹 결성을 매우 무모한 사실로 받아들였다. 세션 맨 출신의 그룹이 그때까지 팝계에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세션 맨들은 악기연주 테크닉은 매우 뛰어나긴 해도 독창성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매일 다른 가수의 악보만 보고 연주를 하다가 정작 자신의 곡을 만들었을 때 아무래도 창의성이나 아이디어가 부족한 면을 노출시키기 때문에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실제로 음악계에 속설처럼 퍼져 있다.
하지만 그룹 토토는 이 같은 예측을 깨고 음악적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과시하는 동시에 대중적으로도 크게 히트하는 ‘이중적 성공’을 거두었다. 1982년에 발표된 토토의 4번째 앨범 < Toto Ⅳ >는 이들이 자신들의 초기 음반에서 보여주었던 거칠고 딱딱한 스타일에서 벗어나 매우 정리가 잘된 하나의 완벽한 크로스오버(crossover)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앨범이 나왔을 때 연주자들은 시대를 초월한 연주기법을 동원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음악성을 구사한 이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 앨범에는 토토의 고정 멤버 여섯 외에도 여러 게스트 뮤지션이 참여하고 있다. 우선 드럼과 키보드를 맡고 있는 제프 포카로(Jeff Pocaro)와 스티브 포카로(Steve Pocaro) 가(家)의 아버지 조와 두 형제의 동생 마크가 연주를 도와주었다.
유명한 색소폰 주자 톰 스코트(Tom Scott)를 비롯해서 그룹 시카고(Chicago)의 트럼본 주자인 지미 펜코우(Jimmy Penkow)와 이글스의 베이스 주자였던 티모시 비 슈미트(Timothy B Schumit)도 백업 보컬로 가세했다. 또 제임스 뉴턴이 지휘하는 마틴 포트 오케스트라가 사운드의 화려함을 획득하는데 기여해 앨범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웅장하면서도 한 치의 실수가 없는 신(神)적 경지의 연주로 ‘세계 팝 음악의 집대성’이라는 격찬을 받은 이 앨범에서는 무려 다섯 곡이 차트를 장식했다. 그 중에서도 빌보드 싱글 차트 2위에 오르면서 당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Rosanna」와 대망의 첫 넘버원 히트곡인 「Africa」는 지금도 팝 팬들의 사랑을 받는 팝의 명곡이 됐다.
이밖에 잔잔한 피아노 반주로 시작되는 발라드 「I won't hold you back」가 차트 10위, 이어서 「Make believe」가 30위, 「Waiting for your love」가 73위에 각각 올랐다.
이 음반은 앨범 차트에 82주간 머무르면서 30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상복도 터졌다. 이듬해 거행된 제 25회 그래미상에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등 7개 부문의 상을 휩쓴 것이다. 그래미의 일곱 트로피를 석권한 것은 곧 바로 등장한 마이클 잭슨에 의해 깨져 빛이 바랬지만 이 순간까지는 그래미 수상 신기록이었다.
앨범이 이렇듯 큰 성공을 거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상기한 대로 음악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보유한 그룹 토토의 빼어난 음악적 재능을 들 수 있다. 다음으로 스티브 루카서(Steve Lukather)라는 초일류 기타리스트의 연주 테크닉에 데이비드 패이치(David Paich)의 은은한 키보드와 데이빗 헝게이트(David Hungate)의 화려하진 않지만 탄탄하게 연주된 베이스 그리고 바비 킴블(Bobby Kimbell)의 보컬 등이 혼연일체가 되어 하나 하나 연주 아닌 ‘곡의 미학’을 완성해 낸 데 있다.
그러나 토토의 음악 역시 한 올의 티는 있었고 그들은 결국 그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것은 너무나 완벽한 음악을 추구하다 보니 다소 인간적 체취가 덜하다는 점이었다. < Toto Ⅳ >을 생산한 뒤 그들에 대한 수요자의 반응은 빠르게 식어버렸다. 역시 너무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지 못하는 걸까?
80년대 록과 팝 음악은 때로 전자 사운드와 스튜디오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을 나타내 감상자들로 하여금 호기심과 더불어 싫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토토도 싫증을 잘 느끼는 대중의 굴레를 결코 벗어나지 못했다.
< Toto Ⅳ > 中 「Africa」
이 음반은 전적으로 가수 아닌 연주인이 거둔 쾌거였다. 그룹 토토(Toto)는 이 음반의 놀라운 성공으로 연주자들로 하여금 그룹을 결성해 시장에 도전하는 것을 하나의 유행처럼 만들었다.
토토 구성원들의 연주경력은 화려하다. 6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는 이들은 멤버 전원이 레코딩 스튜디오 세션 맨 출신으로 다양한 연주 테크닉과 말로 표현키 어려울 정도의 고(高)난도 연주를 들려주는 천재 테크니션들이다. 그리하여 연주 측면에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실력을 구사한다. 평자들은 나아가 이들이 한가지 색깔의 음악보다 여러 형태의 다양한 음악을 혼합해 ‘록 음악의 스펙트럼’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그룹이라는 최상급의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이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만 하더라도 많은 음악관계자들은 이들의 그룹 결성을 매우 무모한 사실로 받아들였다. 세션 맨 출신의 그룹이 그때까지 팝계에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세션 맨들은 악기연주 테크닉은 매우 뛰어나긴 해도 독창성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매일 다른 가수의 악보만 보고 연주를 하다가 정작 자신의 곡을 만들었을 때 아무래도 창의성이나 아이디어가 부족한 면을 노출시키기 때문에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실제로 음악계에 속설처럼 퍼져 있다.
이 앨범에는 토토의 고정 멤버 여섯 외에도 여러 게스트 뮤지션이 참여하고 있다. 우선 드럼과 키보드를 맡고 있는 제프 포카로(Jeff Pocaro)와 스티브 포카로(Steve Pocaro) 가(家)의 아버지 조와 두 형제의 동생 마크가 연주를 도와주었다.
유명한 색소폰 주자 톰 스코트(Tom Scott)를 비롯해서 그룹 시카고(Chicago)의 트럼본 주자인 지미 펜코우(Jimmy Penkow)와 이글스의 베이스 주자였던 티모시 비 슈미트(Timothy B Schumit)도 백업 보컬로 가세했다. 또 제임스 뉴턴이 지휘하는 마틴 포트 오케스트라가 사운드의 화려함을 획득하는데 기여해 앨범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웅장하면서도 한 치의 실수가 없는 신(神)적 경지의 연주로 ‘세계 팝 음악의 집대성’이라는 격찬을 받은 이 앨범에서는 무려 다섯 곡이 차트를 장식했다. 그 중에서도 빌보드 싱글 차트 2위에 오르면서 당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Rosanna」와 대망의 첫 넘버원 히트곡인 「Africa」는 지금도 팝 팬들의 사랑을 받는 팝의 명곡이 됐다.
이밖에 잔잔한 피아노 반주로 시작되는 발라드 「I won't hold you back」가 차트 10위, 이어서 「Make believe」가 30위, 「Waiting for your love」가 73위에 각각 올랐다.
이 음반은 앨범 차트에 82주간 머무르면서 30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상복도 터졌다. 이듬해 거행된 제 25회 그래미상에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등 7개 부문의 상을 휩쓴 것이다. 그래미의 일곱 트로피를 석권한 것은 곧 바로 등장한 마이클 잭슨에 의해 깨져 빛이 바랬지만 이 순간까지는 그래미 수상 신기록이었다.
앨범이 이렇듯 큰 성공을 거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상기한 대로 음악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보유한 그룹 토토의 빼어난 음악적 재능을 들 수 있다. 다음으로 스티브 루카서(Steve Lukather)라는 초일류 기타리스트의 연주 테크닉에 데이비드 패이치(David Paich)의 은은한 키보드와 데이빗 헝게이트(David Hungate)의 화려하진 않지만 탄탄하게 연주된 베이스 그리고 바비 킴블(Bobby Kimbell)의 보컬 등이 혼연일체가 되어 하나 하나 연주 아닌 ‘곡의 미학’을 완성해 낸 데 있다.
그러나 토토의 음악 역시 한 올의 티는 있었고 그들은 결국 그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것은 너무나 완벽한 음악을 추구하다 보니 다소 인간적 체취가 덜하다는 점이었다. < Toto Ⅳ >을 생산한 뒤 그들에 대한 수요자의 반응은 빠르게 식어버렸다. 역시 너무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지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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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록과 팝 음악은 때로 전자 사운드와 스튜디오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을 나타내 감상자들로 하여금 호기심과 더불어 싫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토토도 싫증을 잘 느끼는 대중의 굴레를 결코 벗어나지 못했다.
글 / 임진모(jjinmoo@izm.co.kr)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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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꾸꾸다스
2012.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