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계절에 나는 제철 과일이 있는 것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어울리는 음악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하는 봄에 어울리는 과일은 아마 레몬이나 딸기가 아닐까요? 그래서 18번째 플레이리스트에서는 레몬이나 딸기처럼 상큼하고 밝은 노래들을 준비해 봤습니다.
1. ABBA - Dancing queen
수록앨범 : < The Best Of ABBA >
얼마 전에 개봉한 엄정화, 황정민 주연의 영화 < 댄싱퀸 >은 바로 이 노래 제목에서 따온 타이틀이죠. 1977년에 빌보드 싱글차트 정상을 차지한 이 곡은 1975년에 「Boogaloo」라는 제목으로 탄생했습니다. 도입부의 경쾌한 피아노 연주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Dancing queen」은 라디오 프로그램의 오프닝 노래로 안성맞춤입니다.
2. A-Teens - Upside down
수록앨범 : < Greatest Hits >
에이 틴스는 모든 것을 아바를 따라한 아이돌 그룹이었습니다. 스웨덴 출신으로 남자 둘, 여자 둘로 구성된 이들의 이름이 ABBA-Teens의 준말이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겠죠. 그래서 에이 틴스는 의도적으로 아바의 노래들을 많이 리메이크 했지만 「Upside down」은 2000년에 발표해서 영국과 유럽에서 큰 인기를 누린 그들의 노래입니다.
3. S Club 7 - Bring it all back
수록앨범 : < Best - The Greatest Hits Of S Club 7 >
영국 출신의 6인조 혼성 댄스 팝 그룹 에스 클럽 세븐이 1999년에 공개한 데뷔앨범 수록곡입니다. 영국 차트 정상에 오른 이 노래는 우리나라 텔레비전 프로그램 < 미녀들의 수다 >의 오프닝 곡으로 쓰여서 널리 알려졌죠.
4. Maroon 5 - Sunday morning
수록앨범 : < Songs About Jane >
현재 가장 트렌디한 그룹으로 인정받는 마룬 5가 2003년에 발표한 앨범 < Songs About Jane >에서 네 번째로 커트된 싱글입니다. 인기 차트에서는 31위까지 밖에 오르지 못했지만 영화 < 러브 액츄얼리 >에 삽입되어 유명해졌죠. 최근에는 국내 자동차 광고에 쓰여 많은 사람들에게 일요일, 외출의 유혹을 느끼게 했습니다.
5. Jason Mraz - I'm yours
수록앨범 : < We Sing. We Dance. We Steal Things >
이 노래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통기타로 연주된 메이저 코드 노래가 대세를 이루기 시작하죠. 그만큼 이 곡은 외국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레게 리듬을 살포시 뿌린 「I'm yours」는 전미 차트 5위까지 올랐고, 무려 76주 동안 싱글차트 100위 안에 머물러 팝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머문 노래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6. 박혜경 - Lemon tree
수록앨범 : < Lemon Tree >
1990년대 더 더(The The)라는 모던 록 밴드에서 보컬리스트로 활동했던 박혜경이 2008년에 발표한 노래입니다. 원래는 독일 그룹 풀스 가든(Fool's Garden)가 1995년에 부른 원곡을 박혜경이 레몬처럼 상쾌하고 맑은 음색으로 번안해 불렀죠.
7. Sixpence None The Richer - Kiss me
수록앨범 : < Sixpence None The Richer >
이정현이 조성모에게 하는 말, “잘 자. 내 꿈꿔.” 이 멘트만 들어도 멜로디가 생각나는 이 노래는 1992년, 미국 텍사스에서 결성된 팝 그룹 식스센스 넌 더 리처가 1997년에 발표한 4집 수록곡입니다. 1998년 말에 2위를 기록한 「Kiss me」의 매력은 노래를 부르는 리 내시(Leigh Nash)의 수줍지만 청량감 있는 음색이라고 할 수 있죠.
8. Natalie Imbruglia - Torn
수록앨범 : < Singles : 1997 - 2007 >
식스펜스 넌 더 리처의 리 내시 만큼 소녀의 음색을 가지고 있는 호주 여가수 나탈리 임브룰리아가 1997년에 발표한 노래입니다. 많은 분들이 그녀의 원곡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에드나스왑(Ednaswap)이라는 혼성 5인조 고스 록 밴드가 1995년에 부른 곡입니다. 오리지널은 어둡고 을씨년스런 겨울이지만 나탈리의 버전은 해맑은 봄이죠.
9. Nicole Kidman & Robbie Williams - Somethin' stupid
수록앨범 : < In And Out Of Consciousness : Greatest Hits 1990-2010 >
테이크 댓(Take That)의 미운오리새끼였던 로비 윌리암스가 배우 니콜 키드만을 초대해서 취입한 이 노래 역시 많은 분들이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와 딸 낸시 시나트라(Nancy Sinatra)의 듀엣이 오리지널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카슨 & 게일(Carson & Gaile)이라는 부부가 1960년대 중반에 부른 노래가 원본이랍니다.
10. Hugh Grant & Haley Bennett - Way back into love
수록앨범 : < Music And Lyrics OST >
휴 그랜트와 드루 배리모어가 주연한 <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에 삽입된 곡으로 팝 펑크 밴드 파운틴스 오브 웨인(Fountains Of Wayne)의 리더 아담 슐레징어(Adam Schlesinger)가 작곡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종욱과 솔비가 그대에게 바래요라는 타이틀로 번안해 인기를 얻었죠.
11. Carpenters - Sing
수록앨범 : < The Ultimate Collection >
팝 역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색 중 한 명이었던 카렌 카펜터(Karen Carpenter)가 노래를 부르자고 하는데 안 부를 사람이 있을까요? 미국의 어린이 프로그램 < Sesame Street >에 삽입돼서 인기를 얻은 이 노래는 원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가 1972년에 불렀습니다. 카펜터스의 리메이크 버전은 1973년에 3위를 차지하면서 그들의 노래가 됐죠.
12. Olivia Newton John - Have you never been mellow
수록앨범 : < Back To Basics >
유방암을 극복해서 많은 여성들에게 용기를 준 올리비아 뉴튼 존이 1975년에 발표한 넘버원 싱글 「Have you never been mellow」는 그야말로 꾀꼬리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죠. 하지만 1970년대 후반에 갑자기 섹시 컨셉으로 변화를 주며 음악 스타일도 댄서블한 팝으로 선회하게 됩니다.
13. Stereophonics - Have a nice day
수록앨범 : < Just Enough Education To Perform >
1992년 영국 웨일즈에서 결성된 4인조 모던 록 밴드 스테레오포닉스가 2001년에 발표한 노래인데요. 단순한 멜로디와 밝은 분위기 때문에 텔레비전 배경음악으로 정말 많이 쓰였죠. 영국차트 5위에 랭크됐던 이 곡은 국내 컴필레이션 앨범의 단골 수록곡이었습니다.
14. Sugar Ray - Every morning
수록앨범 : < 14:59 >
1980년대 후반, 켈리포니아에서 결성된 슈가 레이는 원래 펑크를 바탕으로 한 강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밴드였지만 1997년에 발표한 경쾌한 「Fly」의 히트 이후엔 많이 말랑말랑해졌습니다. 이들의 3집 앨범 < 14:59 >에 수록된 「Every morning」은 3위까지 오른 슈가 레이의 가장 큰 히트곡이죠. 매일 아침, 힘들게 일어나는 분들에게 알람용으로 권해드리는 노래입니다.
15. 브라운 아이즈 - With coffee
수록앨범 : < The Very Best Of Brown Eyes : Take A Favorite
>
나얼과 윤건으로 구성된 브라운 아이즈는 2000년에 결성됐는데요. 그 다음 해인 2001년에 데뷔앨범을 발표해서 「벌써 일 년」과 「With coffee」로 업템포 알앤비 발라드의 시작을 알리죠. 이 노래는 당시 신인이었던 신민아가 출연한 뮤직비디오가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16. 98 Degrees - Because of you
수록앨범 : < 98 Degrees & Rising >
1996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결성된 백인 남성 4인조 보컬 그룹 98 디그리스는 흑인 음악의 메카 모타운을 통해서 음반을 발표해 화제가 된 팀이죠. 1998년에 3위까지 오른 이 노래는 이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는 당신 때문이라는 다소 손발이 오그라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7. Tracy Chapman - Fast car
수록앨범 : < Tracy Chapman >
트레이시 채프만이 1988년에 발표한 데뷔곡 「Fast car」를 듣고 흑인 여성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겁니다. 명징한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로크와 관조적인 음색으로 채색된 이 낭랑한 노래는 그러나 1980년대 후반 당시, 사회적 불평등을 고발한 이 곡으로 그래미 신인상과 최우수 여성 팝 보컬 부문을 수상합니다.
18. Jewel - You were meant for me
수록앨범 : < Pieces Of You >
1974년 알라스카에서 태어난 싱어 송라이터 쥬얼이 1995년에 공개한 데뷔앨범 < Pieces Of You >의 두 번째 싱글로 1997년에 싱글차트 2위까지 오른 밀리언셀러입니다. 빌보드 인기차트에 65주 동안 머물러 제이슨 므라즈의 「I'm yours」, 리앤 라임스(LeAnn Rimes)의 「How do I live」에 이어 싱글차트에 가장 오래 머문 노래에서 세 번째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19. Lisa Loeb & Nine Stories - Stay (I missed you)
수록앨범 : < Tails >
에단 호크와 위노나 라이더가 주연한 청춘 영화 < Reality Bites >에 삽입돼서 싱글차트 정상을 차지한 이 노래를 부른 Lisa Loeb은 에단 호크와 같은 동네에 살면서 맺은 인연으로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에 참여하게 됐죠. 원래 제목은 그냥 「Stay」였지만 유투(U2)의 「Stay」와 혼동되지 않게 「I missed you」라는 부제를 달았습니다.
20. 러브홀릭 - 놀러와
수록앨범 : < F.L.O.R.I.S.T. >
일기예보 출신의 싱어 송라이터 강현민과 나중에 영화 < 미녀는 괴로워 >의 사운드트랙을 맡게 되는 이재학 그리고 오디션을 통과한 여성 보컬리스트 지선으로 구성된 러브홀릭은 2003년에 첫 앨범을 발표해 「Loveholic」과 「놀러와」를 히트시켰죠. 놀러와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놀러와의 타이틀로 쓰였구요. 우리나라 영화 < 싱글스 >에 삽입되기도 했습니다.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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