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 거장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노래들 - 한대수 < 상처 >(2004)
지난 해 한대수는 바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사진 에세이집『뚜껑 열린 한 대수』출간, 세시봉 전국투어 공연, CBS 라디오 <손숙, 한 대수의 행복의 나라로> 진행 등 다방면에서 맹활약을 펼쳤는데요.
201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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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한대수는 바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사진 에세이집 『뚜껑 열린 한 대수』 출간, 세시봉 전국투어 공연, CBS 라디오 <손숙, 한 대수의 행복의 나라로> 진행 등 다방면에서 맹활약을 펼쳤는데요. 올 한해도 왕성한 활동 기대해봅니다. 이번 주는 한대수의 2004년 열 번째 앨범 < 상처 >를 소개합니다.
한대수 < 상처 >(2004)
이 땅에 저항 포크의 새싹을 틔웠던 선구자 한대수의 10번째 앨범이다. 인터뷰 등에서 공언한 바대로 리메이크 곡들을 주로 수록, 한대수 세계의 이면에 자리한 음악적 비의(秘意)를 드러내고 있다.
아침 이슬의 영롱함을 거친 록의 숨결로 대체한 김민기의 「아침이슬」을 비롯해 아일랜드가 지닌 슬픔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는 아일랜드식 아리랑을 게스트 보컬 린다(Lynda)와 함께 노래하는 「Black is the Color」, 미국 개척자 시대의 민요를 무반주로 노래하며 원전의 분위기를 충실히 살린 「Oh, Shenanadoah」, 1967년에 그룹 영블러즈(The Youngbloods)가 히트시킨 히피들의 주제가 「Get Together」 등이 이를 잘 말해준다.
또한 예전 자신의 곡들을 재해석해 다시 수록한 「바람과 나」, 「행복의 나라」, 「If You Want Me To」 등도 새로운 느낌의 감수성을 들려주며 그 중에서도 이우창이 재즈풍으로 갈무리한 「바람과 나」는 단연 본 레코드의 돋을새김을 형성하고 있다.
만 55세의 음악 노장이 여전히 창작의 항로에 머물러 있음을 대변해주는 앨범. 그러나 곳곳에서 느껴지는 아픈 개인적 소사는 음반이 마지막 결과물이 될 수도 있음을 슬며시 암시한다. 사진 속 다친 다리를 통해 한대수는 그 동안 내면에서 곪아왔던 상처가 치유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렸음을 은밀히 고백한다. 바로 신곡 「상처」를 스타트 지점으로 정한 까닭이다.
속지의 마지막 ‘Thank To’란에서 알 수 있듯, 한대수는 지금도 특유의 호탕함과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여러분, 즐기슈!’라며 영원한 히피임을 자부하고 전쟁의 포화로 얼룩진 세상에 통렬한 고발장을 내던지며 불멸의 로큰롤러임을 웅변한다. 그러나 한대수가 이 땅에서 굴삭해온 치열한 장인 정신에 대한 대중들의 빈(貧)했던 답례를 생각해본다면, 겉으로 보이는 낙천주의는 오히려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음반에 대한 미약하기 짝이 없는 현재의 피드백 때문에라도 더욱 그러하다.
이제는 영미 록의 감수성을 뿌리로 하면서도 모국 문화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았던 이 '문화적 경계인'에게 제대로 된 대접을 해줘야 할 때가 왔다. 낯선 눈초리는 그만 거두자.
한대수 < 상처 >(2004)
이 땅에 저항 포크의 새싹을 틔웠던 선구자 한대수의 10번째 앨범이다. 인터뷰 등에서 공언한 바대로 리메이크 곡들을 주로 수록, 한대수 세계의 이면에 자리한 음악적 비의(秘意)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예전 자신의 곡들을 재해석해 다시 수록한 「바람과 나」, 「행복의 나라」, 「If You Want Me To」 등도 새로운 느낌의 감수성을 들려주며 그 중에서도 이우창이 재즈풍으로 갈무리한 「바람과 나」는 단연 본 레코드의 돋을새김을 형성하고 있다.
만 55세의 음악 노장이 여전히 창작의 항로에 머물러 있음을 대변해주는 앨범. 그러나 곳곳에서 느껴지는 아픈 개인적 소사는 음반이 마지막 결과물이 될 수도 있음을 슬며시 암시한다. 사진 속 다친 다리를 통해 한대수는 그 동안 내면에서 곪아왔던 상처가 치유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렸음을 은밀히 고백한다. 바로 신곡 「상처」를 스타트 지점으로 정한 까닭이다.
속지의 마지막 ‘Thank To’란에서 알 수 있듯, 한대수는 지금도 특유의 호탕함과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여러분, 즐기슈!’라며 영원한 히피임을 자부하고 전쟁의 포화로 얼룩진 세상에 통렬한 고발장을 내던지며 불멸의 로큰롤러임을 웅변한다. 그러나 한대수가 이 땅에서 굴삭해온 치열한 장인 정신에 대한 대중들의 빈(貧)했던 답례를 생각해본다면, 겉으로 보이는 낙천주의는 오히려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음반에 대한 미약하기 짝이 없는 현재의 피드백 때문에라도 더욱 그러하다.
이제는 영미 록의 감수성을 뿌리로 하면서도 모국 문화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았던 이 '문화적 경계인'에게 제대로 된 대접을 해줘야 할 때가 왔다. 낯선 눈초리는 그만 거두자.
글 / 배순탁(greattak@izm.co.kr)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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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앙ㅋ
2012.03.07
천사
2012.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