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방에 울려퍼졌던 청춘의 노래
2011년 지금의 젊음은 인디 여성 듀오 ‘옥상달빛’의 「없는 게 메리트」를 들으며 한줌의 위안과 용기를 얻는다. 우리의 청년들 대부분이 ‘이태백’, ‘88만원세대’ 같은 잔인한 낙인에 찍혀...
201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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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진 게 없어 손해 볼게 없다네 난
정말 괜찮아요 그리 슬프진 않아요
주머니 속에 용기를 꺼내보고 오늘도 웃는다 그래
2011년 지금의 젊음은 인디 여성 듀오 ‘옥상달빛’의 「없는 게 메리트」를 들으며 한줌의 위안과 용기를 얻는다. 우리의 청년들 대부분이 ‘이태백’, ‘88만원세대’ 같은 잔인한 낙인에 찍혀 불안한 내일을 향해 달리고 있다. 돌이켜보면 청춘은 성장통 같은 것. 어느 시대 젊은이들도 마음 앓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마냥 어리광을 부릴 수도, 쉽게 순응하지도 못하는 경계인들이 아니었던가. 한 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시리고 아름다운 계절. 음악 속에 박제시킨 ‘청춘’의 찬가를 꺼내본다.
최희준 - 「맨발의 청춘」(1964)
신성일, 엄앵란 그리고 트위스트김이 열연한 당대 특급흥행 영화의 주제가에, 5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어도 조금의 변함이 없는 청춘의 좌절, 고통 그러나 패배를 거부하는 강인한 되튀어 오름, 목숨을 건 사랑도박 등 젊음의 정서일반이 압축된다. 극중 연인은 이루지 못할 사랑에 자살로 끝맺음할지라도 충혈과 질주라는 청춘 파워코드는 고스란히 살아 있다. ‘눈물도 한숨도 나 혼자 씹어 삼키며/ 밤거리의 뒷골목을 누비고 다녀도/ 사랑만은 단 하나의 목숨을 걸었다/ 거리의 자식이라 욕하지 말라…’
청춘의 현실은 예나 지금이나 분명 어두운 백스트리트, 가물가물한 비주류이지만 여기에 20대의 명석한 체념, 젊은 빈자들의 슬픈 신음 그리고 예비 사회인의 숨 가쁜 스펙 축적은 끼어들 틈이 없다. 이지러진 청춘의 어지러운 포효! 거리의 자식이라 욕하지 말라는 클라이맥스 대목에서 줄곧 저음으로 인내하던 최희준은 마침내 통렬하게 폭발한다.
글 / 임진모(jjinmoo@izm.co.kr)
활주로(Runway) - 「세상모르고 살았노라」(1978)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을/ 철없던 시절에 들었노라/ 만수산을 떠나간 그 내 님을/ 오늘 날 만날 수 있다면/ 고락에 겨운 내 입술로/ 모든 얘기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나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고어의 느낌 속에서도 시적 터치가 완연한 것은 원전이 실제로 소월(素月)의 시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내의(內意)는 지나간 시절에 대한 회환과 탄식 나아가 자학일 테지만 배철수의 ‘활주로’에 와서는 왠지 모를 청춘의 대 세상관(觀)으로 오버랩 된다. ‘없는 게 메리트’인 동시에 ‘모르는 게 약’은 성숙과정의 역설적 미학. 배철수도 모름과 철없음이 청년시대의 특전이라고 말했다. 젊음의 도약판이 된 1978년 1회 TBC <해변가요제> 인기상 수상.
글 / 임진모(jjinmoo@izm.co.kr)
블랙 테트라(Black Tetra) - 「구름과 나」(1978)
배철수는 <해변가요제> 출전 당시 2차 예선 때 애써 찾아가 ‘블랙 테트라’가 연주하는 광경을 목격할 만큼 블랙 테트라의 짜임새 있는 연주에 반하고 놀란다. 구창모의 노래, 김정선의 기타연주 말고도 곡에 실린 작렬하는 젊음의 메시지도 그를 사로잡은 요소였다. 그는 결국 수년 뒤 자신의 팀 활주로와 합쳐 증폭을 꾀한 ‘송골매’의 꿈을 품기에 이른다.
구름아 너는 어디로 가느냐/ 나는 달린다 하얀 고향으로/ 처음 외쳤던 그곳 그곳에, 내가 있단다/ 젊음이여 푸르름이여/ 젊음이여 뜨거움이여/ 달려간다!’
가늘면서도 강하게 치솟는 구창모의 보컬은 젊음의 대담무쌍에 대한 믿음, 쾌속의 아름다움, 공격적 타격 그리고 타오르는 순수를 연쇄 전달한다. 우수상에 머문 이 곡이 왜 대회의 그랑프리가 아니었는지 지금도 의문이다.
글 / 임진모(jjinmoo@izm.co.kr)
로커스트(Locust) - 「하늘색 꿈」 (1980)
1980년 대한민국은 암울했다. 광주의 비극은 사람들의 꿈을 빼앗아갔다. 청춘들도 어찌할 수 없는 현실에 좌절했다. 순수의 시절을 평생 간직하고 싶었지만, 세상은 그렇게 놔두질 않았다.
세상사에 시달려가듯 자꾸 흐려지는 내 눈을 보며 / 이미 지나버린 나의 어린 시절 꿈이 생각나 / 난 어른이 되어도 하늘빛 고운 눈망울 / 간직 하리라던 나의 꿈 어린 꿈이 생각나네
로커스트는 연세대, 고려대, 덕성여대 학생들로 이뤄진 5인조 혼성 그룹. TBC 주최 < 제3회 젊은이의 가요제 >에서 이 곡으로 대상과 가창상을 수상했다. 다이내믹한 김태민의 보컬이 순백의 꿈과 현실에서 치열하게 고민한다. 1997년 당시 여고생이었던 박지윤이 리메이크해 데뷔곡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글 / 안재필 (rocksacrifice@gmail.com)
김수철 - 「젊은 그대」 (1984)
사회 격동기의 중심에 있었던 옛 세대도, 자본주의 체제에 떠밀려 취업만을 고민하는 요즘 세대도 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지축을 박차던 때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오랜 시기와 사람들을 아우르며 젊음이라는 가치를 피력하는 곡이 또 있을까 싶다. 실제로 곡을 쓴 김수철도 극작가 안양자에게 ‘젊은이를 대변할 수 있는 좋은 노랫말’을 주문했다. (모든 곡을 직접 작사 작곡한 김수철에 따르면 자신 곡 가운데 이 곡과 「모두 다 사랑하리」 딱 2곡만이 남이 쓴 가사라고 한다)
거칠은 벌판으로 달려가자 / 젊음의 태양을 마시자 / 보석보다 찬란한 무지개가 살고 있는 저 언덕 너머 / 내일의 태양이 우리를 부른다/ 젊은 그대 잠깨어오라
안정된 삶을 동경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현 시대에게도 무리 없이 어필하는 메시지의 영향력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의문스러운 이들은 이 곡을 다시 한 번 들어보라. 김수철은 특유의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목소리로 이렇게 우리들을 정의한다. “사랑스런 젊은 그대!”
글 /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들국화 - 「행진」 (1985)
1985년, 지하 골방에서 숨죽이고 있던 청년들은 밖으로 나섰다. 전인권의 날카롭고 독특한 음색은 세상 눈치 보느라 여력이 없었던 청년들의 심장에 날카로운 작살이 되어 꽂혔다. ‘나의 미래는 항상 밝을 수는 없겠지 / 나의 미래는 때로는 힘이 들겠지 / 그러나 비가 내리면 그 비를 맞으며 / 눈이 내리면 두 팔을 벌릴 거야… / 행진, 행진 하는 거야’
과격하지만 희망을 걸게 하는 가사는 군사정권 아래 유약한 발라드에만 고개를 묻어야했던 청춘에 뜨거운 입김이 되었다. 살아 꿈틀대는 진짜 행진을 일궈낸 곡.
글 / 조아름(curtzzo@naver.com)
유미리 - 「젊음의 노트」 (1986)
젊음 그 자체는 아름답고 숭고하다. 꾸미거나 치장하지 않아도 빛이 나지만 그만큼 빈틈도 많다. 1986년도 강변가요제 대상곡인 유미리의 ‘젊음의 노트’는 바로 그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청춘의 고민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그려야 할까.
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써야만 하나.
하지만 1절 가사인 ‘안개 속을 걸어 봐도 채워지지 않는 나의 빈 가슴. 잡으려면 어느새 사라지는 젊음의 무개지여. 커피를 마셔 봐도 느낄 수가 없는 나의 빈 가슴. 까만 밤을 이렇게 지새우는 젊음의 고독이여.’는 군부독재 시대에 억눌린 젊은이들의 심정도 은유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건전가요처럼 계몽적인 노랫말과 뉴웨이브 댄스의 멜로디의 조합은 억눌린 시대를 살아야했던 청춘들의 복합적인 심정을 영민하게 담아냈다.
글 / 소승근 (gicsucks@hanmail.net)
이선희 - 「한바탕 웃음으로」 (1989)
젊음은 희망과 기대를 품게 하지만 사실 이 시기에는 좌절과 고통이 더 빈번하게 찾아온다. 1980년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송시현이 만든 이 노래는 긍정적인 제목과 다르게 인간의 만병통치약인 웃음만으로는 젊은 날의 상처를 치유할 수 없다고 한다.
한바탕 웃음으로 모른 체 하기엔 이 세상의 젊은 한숨이 너무나 깊어.
한바탕 눈물로 잊어버리기엔 이 세상 젊은 상처가 너무나 커
그리고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며 조심스레 피터팬 콤플렉스도 드러낸다.
난 다시 잠들고만 싶어.
어린 시절 꿈속으로 난 다시 꿈꾸고만 싶어.
마냥 웃던 어린 시절
「한바탕 웃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결국 젊은이들의 고민이 없어지고 상처가 치유 되어야만 가능하다는 대표적인 청춘 예찬 곡이다. 이선희의 이 호탕한 웃음은 젊은 날의 초상을 반추하는 자조 섞인 웃음이다.
글 / 소승근 (gicsucks@hanmail.net)
이후종 - 「내일은 사랑」 (1992)
훗날 사계절 시리즈를 완성한 윤석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이병헌과 박소현이 주인공으로 열연한 청춘 드라마 <내일은 사랑 >. < 우리들의 천국 >의 아류라는 편견을 딛고 이병헌을 스타로 발돋움하게 만든 작품에선 이후종의 동명 타이틀곡과 신인수가 부른 장미의 미소 등 두 곡이 동반 히트를 기록했다.
장미의 미소가 전형적인 한국형 발라드였다면, 내일은 사랑은 당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세련된 곡이었다. 뉴 잭 스윙의 리듬을 바탕으로 이후종의 풋풋한 보컬은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인기를 얻었다. 「아껴둔 사랑을 위하여(< 우리들의 천국 > 주제가)」와는 뚜렷한 스타일을 차이를 보이며, 드라마의 인지도 상승해 기여했다. 그 당시 청춘을 보냈던 이들에게 젊음의 한 조각을 선사하는 곡.
글 / 성원호 (dereksungh@gmail.com)
이상은 - 「언젠가는」 (1993)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개인적으로 아직 가사를 이해할만한 나이가 아닌지라 최소한의 공감만 할 수 있는 것 같다. 언젠가 나도 삶에 관조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온다면, 이 노래를 듣고 피부에 와 닿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
그래서 다짐한다. ?중에라도 이 곡이 절절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젊음을 살겠다고. 청춘답게 열정을 다해 살고, 더 열심히 사랑하며 살겠노라고.
글 / 여인협(lunarianih@naver.com)
김광석 - 「일어나」 (1994)
지난 1월, 사망 15주기를 맞았다. 인터넷 전역에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전하는 추모 글들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어린 시절, 친척집에 갔을 때도 갓 스무 살을 넘긴 대학생 언니의 방 한 켠에 김광석의 카세트테이프가 꽂혀있었다.
검은 밤의 가운데 서있어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 봐도 소용없었지
인생이란 강물 위를 끝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숫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가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구슬픈 하모니카, 심금을 울리던 기타 소리. 펜을 들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끼적거린 것이 아니라, 몇 번이고 쓰고 다듬기를 반복해 완성한 낱말들. 한국 포크 음악의 우상이 남긴 유품은 청춘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며, 다음 세대에게 전수되고 있다. 언니의 방 안에 울려 퍼졌던 그 음악. 이제는 내 책상위의 스피커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글 / 박봄(myyellowpencil@gmail.com)
서태지와 아이들 - 「Come back home」 (1995)
난 지금 무엇을 찾으려고 애를 쓰는 걸까, 난 지금 어디로 쉬지 않고 흘러가는가…(중략) 아직 우린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자 이제 그 차가운 눈물을 닦고 Come back home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나락으로 떨어지는 어린 영혼들에게 한 줄의 실이 내려왔다. 미래를 ‘미지의 불안’이 아닌 ‘가치 있는 도전’으로 그려냄으로써 위험한 발걸음을 되돌리게 한,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 서태지 버전. 청(소)년들이 사회에서 느꼈을 배신감과 두려움 등을 진실된 이해라는 뿌리로부터 풀어낸 가사는 강력한 주문으로 힘을 펼쳤다. 「Come back home」으로 추락을 멈추고 앞을 보기 시작한 세대들은 서태지에게 문화 대통령의 자리를 만들어주기에 이른다.
글 / 조아름(curtzzo@naver.com)
넥스트(N.EX.T) - 「해에게서 소년에게」 (1997)
최남선의 「해(海)에게서 소년에게」는 신문명에 대한 동경과 민족의 희망찬 미래(소년)를 예찬한 시다. 비록 표현하는 접근이 다르긴 하지만 넥스트의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가진 주제도 이와 통한다.
그 때는 알아채기 힘들지만 젊음이란 순간은 은밀하면서도 치열하게 흘러간다. 시간이 너무 느리게 흘러 이대로 성장이 멈춰버리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공상이었음을 깨달을 무렵 우린 기성세대가 된다. 어린 눈으로 바라본 그들은 때론 넘을 수 없는 벽, 다독거리는 스승이며 영원할 것 같던 지배자다. 신해철은 이런 부조리함 속에서 고민하는 소년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
소년아, 저 모든 별들은 너보다 먼저 떠난
사람들이 흘린 눈물 이란다 세상을 알게 된 두려움에
흘린 저 눈물쳀 이다음에 올 사람들을 인도하고 있는 것이지
그래도 살아야 한다. 무언가를 변화시킬 힘을 가질 때까지는. 그리고 고민하는 청춘이 많아진다면 세상은 분명 변할 것이다.
글 / 이건수(Buythewayman@hanmail.net)
벅(Buck) - 「맨발의 청춘」 (1997)
근거 없는 자신감이야 말로 이 곡의 힘이다. “이렇다 할 백도 비전도 지금 당장은 없고 / 젊은 것 빼면 시체지만 난 꿈이 있어”란 노랫말은 다소 무모하지만 패기 넘치는 젊은이의 열정을 대변한다.
‘조급해하지 않고 때를 기다린다’가 곡의 키워드로 버티는 자가 살아남는 요즘 시대에 어필하는 바가 크다. 댄스란 장르적 편견을 메시지의 힘으로 이겨낸 곡. 꿈을 이루기 위해 한 없이 질주하고 노력해가는 청춘을 그린 곡으로 의지박약한 자에게 특효약인 1997년산 자양강장제!
글 / 성원호 (dereksungh@gmail.com)
크라잉넛(Crying Nut) - 「말달리자」 (1998)
IMF 한파에 치를 떨던 시절. 대한민국 청년들이 선택한 답은 펑크(Punk)였다. 기성세대에 대한 분노는 그대로 목구멍으로 넘어와 직격탄처럼 쏟아졌다. 자동차도 달리기 좁은 땅덩어리에서 휘달리는 말은 묘한 해방감을 준다. 결국 “닥쳐”라는 ‘말’은 천리까지 뻗어나가 인디밴드로는 최초로 10만 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 노래는 드러머 이상혁이 여자 친구와 헤어진 뒤 5분 만에 만들었다고 한다. ‘달리라’고 했다가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이해불능의 가사와 충동을 부채질하는 멜로디는 이런 ‘욱’한 탄생비화와도 뗄 수 없다. 이성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광분’ 상태. 그 어느 시절 영국의 노동자들만큼이나 불거진 분노를 타고 펑크는 그렇게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글 / 김반야(10_ban@naver.com)
노브레인(Nobrain) - 「청년폭도 맹진가」 (2000)
‘청년폭도 맹진가’, ‘청춘 98’, ‘성난 젊음’, ‘그것이 젊음’, ‘불타는 젊음’
이들만큼 핏대를 세우고 청춘을 부르짖었던 가수가 있을까? 그 중에서도 정규앨범 1집의 ‘청년폭도 맹진가’는 단연 발군이다.
우리는 자랑스런 대한국의 청년폭도
힘차게 맹진하며 골로 가는 청춘이다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피를 흘리게 하라
성난 이빨을 드러내어라 피를 흘리게 하라
브라스로 비장하게 시작하는 맹진가는 혈기를 시험하는 선동가다. 청춘의 이름으로 거칠 것도 두려울 것도 없었던 날의 찬란한 기록이다. 지금은 철들어버린 노브레인의 골 때리는 역사의 한 페이지기도 하다.
글 / 김반야(10_ban@naver.com)
토이(Toy) - 스무 살 너의 이야기 (2001)
암울하다. 스무 살의 이야기는 더 이상 총천연색으로 빛나지 않는다. 답이 없다는 말이 적확할지도 모르겠다. 꿈 하나만을 바라보며 살기 힘든 세상이라는 사실은 이미 조숙한 10대에 알아버렸다. 짐작만 해왔던 현실의 벽이 지근거리에서 버티고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어디하나 하소연할 손길도 없다. 현실은 막막하여 아프다고 소꺸치고 싶지만 이는 곧 자신의 나약함을 공개 선언하는 것과 다름 아니므로 막연한 장밋빛 희망으로 자위하고 만다.
유희열이 직접 스무 살의 청춘들에게 바치는 헌정가는 특유의 감성적인 문체로 서로의 상처를 확인하는 순간을 제공한다.
힘없이 무너지지마 너의 웃음 보여줘
항상 지금까지 간직해 왔던 너의 꿈을 생각해
하지만 동병상련의 미덕은 궁극적컀 치유가 될 수 없다. 밝게 웃으며 다시 일어나라는 독려는 잠깐의 위로일 뿐. 아수라장과 다를 바 없는 이곳에서 약 15년 전의 낭만적인 필체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스스로를 위로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써내려간 과거의 일기장을 쓱쓱 지운다.
글 / 홍혁의 (hyukeui1@nate.com)
리쌍 (feat. 정인) - 「Rush」 (2002)
힘들게 들어갔던 대학을 포기한 채 마이크를 잡은 지 벌써 6년 째
(이 작은 마이크 하나로)세상을 살수는 없지만
(이 작은 마이크 하나로)이 작은 마이크 하나로
리쌍의 가사는 구석진 골방에서 끼적인 곰팡내가 묻어있다. 「Rush」는 이제는 촌스러운 단어가 되어버린 헝그리 정신을 새삼 되새기게 하며 리쌍의 초기 이미지를 구축한 결정적인 곡이다. 이 곡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치기 어린 청춘을 옹호하면서, 당시 허니 패밀리(Honey Family)에서 독립하여 또 다른 라운드를 준비하는 두 남자의 야심찬 출사표였다. 지금은 무대보다 브라운관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무한하게 달리고 있지만, 가진 것 없는 젊음을 찬미하던 따뜻한 가슴이 여기에 있다.
글 / 홍혁의 (hyukeui1@nate.com)
자우림 - 「청춘예찬」 (2005)
라라라라라 일월의 태양처럼
무기력한 내 청춘이여.
라라라라라 닿을 수 없는
먼 곳의 별을 늘 나는 갈망한다.
어르신들은 청춘을 더러 뭐든지 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한다. ‘좋을 때다’라고 부럽다는 뉘앙스로 말을 하는 분들도 여럿 있다. 그러나 부딪치는 건 많아도, 경험이 부족한 이십대가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과연 몇이나 있던가.
청춘예찬은 그런 젊은이의 한계를 노래하며 무력감을 이야기한다. 지금 시대에 청춘을 살고 있다는 것이 남몰래 슬퍼질 때마다 위로받을 수 있는 노래 중 하나.
글 / 여인협(lunarianih@naver.com)
에픽 하이(Epic High) - 「Fly」 (2005)
많은 힙합 아티스트들이 개인적인 가치와 소신만을 고집스럽게 내세우고 있을 때, 그들은 방황하는 10, 20대들의 이야기를 듣고 힘을 북돋아줄 무대를 자청해 마련했다. 이렇게 오갈 데 없는 이들의 갈증을 해소시키며 시대를 대표하는 뮤지션으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혀갔다.
힘들죠 오늘도 잔인한 세상은 너를 비웃고 거울 앞에서도 기죽고 또 홀로 술잔을 비우고 /……천천히 가 왜 꿈을 쉽게 버리나 / 어두운 밤일 수록 밝은 별은 더 빛나
무조건적인 희망을 이야기했다면 쉽게 외면 받았을 지도 모른다. 이 곡은 도전에 대한 두려움, 실패 그리고 그 아픔에 좀 더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한 과정이 바로 우리를 지탱하는데 가장 중요한 꿈, 그리고 이에 대한 열정을 키워가는 가장 올바른 계단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렇게 그들은 ‘언더 힙합 뮤지션’의 이미지 대신 대중을 보듬어주는 ‘음악 카운슬러’의 칭호를 얻었다. 실제로 청춘을 후회 없이 누리고 있던 이들이기에 그 설득력은 더욱 빛므 발했다.
글 / 황선업 (sunup.and.down16@gmail.com)
YB - 「나는 나비」 (2006)
청춘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앞길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 불확실성이 바로 젊음의 힘이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으로 세상과 부딪친다. YB의 2006년 노래 「나는 나비」는 애벌레의 허물을 벗고 세상과 조우하는 청춘들의 모습을 나비에 빗대어 표현했다. 윤도현의 시원한 보컬과 호쾌한 록 사운드가 청춘들을 응원한다. 젊음아, 훨훨 날아라!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앞길도 보이지 않아 / 나는 아주 작은 애벌레 살이 터져 허물벗어…(중략) 봄바람이 불어오면 / 이젠 나의 꿈을 찾아 날아 날개를 활짝 펴고 / 세상을 자유롭게 날꺼야
글 / 안재필 (rocksacrifice@gmail.com)
하우스 룰즈(House Rulez) - 「꿈이라는 이름의 별」 (feat. 에즈원) (2008)
외로움만이 밤의 걱정거리는 아니다. 청춘이 가진 젊음과 패기도 저녁만 되면 유난히 의기소침하다. 노래는 이런 순간을 위해, 반짝이는 네온사인을 연상하듯 현란한 전자음악 소리로 마음을 위로해주며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오늘 너의 눈이 슬프다 해도 / 울고 있는 니 모습 어둠보다 더 익숙해져도 / 그런 시간들도 존재했다고 말할 수 있는 / 그런 날들이 찾아올 거야”
맞다. 기나긴 터널처럼 보이지만 지금의 고통과 좌절은 아주 잠시 머무는, 꿈을 찾아 사회와 악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겪는 성장통일 뿐이다. 움츠러들 필요 있겠는가. 신나는 박자와 함께 잃어버렸던 용기를 다시 찾으면 된다.
글 / 이종민(1stplanet@gmail.com)
제공: IZM
(www.izm.co.kr/)
정말 괜찮아요 그리 슬프진 않아요
주머니 속에 용기를 꺼내보고 오늘도 웃는다 그래
2011년 지금의 젊음은 인디 여성 듀오 ‘옥상달빛’의 「없는 게 메리트」를 들으며 한줌의 위안과 용기를 얻는다. 우리의 청년들 대부분이 ‘이태백’, ‘88만원세대’ 같은 잔인한 낙인에 찍혀 불안한 내일을 향해 달리고 있다. 돌이켜보면 청춘은 성장통 같은 것. 어느 시대 젊은이들도 마음 앓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마냥 어리광을 부릴 수도, 쉽게 순응하지도 못하는 경계인들이 아니었던가. 한 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시리고 아름다운 계절. 음악 속에 박제시킨 ‘청춘’의 찬가를 꺼내본다.
최희준 - 「맨발의 청춘」(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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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진모(jjinmoo@izm.co.kr)
활주로(Runway) - 「세상모르고 살았노라」(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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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의 느낌 속에서도 시적 터치가 완연한 것은 원전이 실제로 소월(素月)의 시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내의(內意)는 지나간 시절에 대한 회환과 탄식 나아가 자학일 테지만 배철수의 ‘활주로’에 와서는 왠지 모를 청춘의 대 세상관(觀)으로 오버랩 된다. ‘없는 게 메리트’인 동시에 ‘모르는 게 약’은 성숙과정의 역설적 미학. 배철수도 모름과 철없음이 청년시대의 특전이라고 말했다. 젊음의 도약판이 된 1978년 1회 TBC <해변가요제> 인기상 수상.
글 / 임진모(jjinmoo@izm.co.kr)
블랙 테트라(Black Tetra) - 「구름과 나」(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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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아 너는 어디로 가느냐/ 나는 달린다 하얀 고향으로/ 처음 외쳤던 그곳 그곳에, 내가 있단다/ 젊음이여 푸르름이여/ 젊음이여 뜨거움이여/ 달려간다!’
가늘면서도 강하게 치솟는 구창모의 보컬은 젊음의 대담무쌍에 대한 믿음, 쾌속의 아름다움, 공격적 타격 그리고 타오르는 순수를 연쇄 전달한다. 우수상에 머문 이 곡이 왜 대회의 그랑프리가 아니었는지 지금도 의문이다.
글 / 임진모(jjinmoo@izm.co.kr)
로커스트(Locust) - 「하늘색 꿈」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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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에 시달려가듯 자꾸 흐려지는 내 눈을 보며 / 이미 지나버린 나의 어린 시절 꿈이 생각나 / 난 어른이 되어도 하늘빛 고운 눈망울 / 간직 하리라던 나의 꿈 어린 꿈이 생각나네
로커스트는 연세대, 고려대, 덕성여대 학생들로 이뤄진 5인조 혼성 그룹. TBC 주최 < 제3회 젊은이의 가요제 >에서 이 곡으로 대상과 가창상을 수상했다. 다이내믹한 김태민의 보컬이 순백의 꿈과 현실에서 치열하게 고민한다. 1997년 당시 여고생이었던 박지윤이 리메이크해 데뷔곡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글 / 안재필 (rocksacrifice@gmail.com)
김수철 - 「젊은 그대」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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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은 벌판으로 달려가자 / 젊음의 태양을 마시자 / 보석보다 찬란한 무지개가 살고 있는 저 언덕 너머 / 내일의 태양이 우리를 부른다/ 젊은 그대 잠깨어오라
안정된 삶을 동경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현 시대에게도 무리 없이 어필하는 메시지의 영향력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의문스러운 이들은 이 곡을 다시 한 번 들어보라. 김수철은 특유의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목소리로 이렇게 우리들을 정의한다. “사랑스런 젊은 그대!”
글 /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들국화 - 「행진」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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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하지만 희망을 걸게 하는 가사는 군사정권 아래 유약한 발라드에만 고개를 묻어야했던 청춘에 뜨거운 입김이 되었다. 살아 꿈틀대는 진짜 행진을 일궈낸 곡.
글 / 조아름(curtzzo@naver.com)
유미리 - 「젊음의 노트」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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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그려야 할까.
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써야만 하나.
하지만 1절 가사인 ‘안개 속을 걸어 봐도 채워지지 않는 나의 빈 가슴. 잡으려면 어느새 사라지는 젊음의 무개지여. 커피를 마셔 봐도 느낄 수가 없는 나의 빈 가슴. 까만 밤을 이렇게 지새우는 젊음의 고독이여.’는 군부독재 시대에 억눌린 젊은이들의 심정도 은유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건전가요처럼 계몽적인 노랫말과 뉴웨이브 댄스의 멜로디의 조합은 억눌린 시대를 살아야했던 청춘들의 복합적인 심정을 영민하게 담아냈다.
글 / 소승근 (gicsucks@hanmail.net)
이선희 - 「한바탕 웃음으로」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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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웃음으로 모른 체 하기엔 이 세상의 젊은 한숨이 너무나 깊어.
한바탕 눈물로 잊어버리기엔 이 세상 젊은 상처가 너무나 커
그리고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며 조심스레 피터팬 콤플렉스도 드러낸다.
난 다시 잠들고만 싶어.
어린 시절 꿈속으로 난 다시 꿈꾸고만 싶어.
마냥 웃던 어린 시절
「한바탕 웃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결국 젊은이들의 고민이 없어지고 상처가 치유 되어야만 가능하다는 대표적인 청춘 예찬 곡이다. 이선희의 이 호탕한 웃음은 젊은 날의 초상을 반추하는 자조 섞인 웃음이다.
글 / 소승근 (gicsucks@hanmail.net)
이후종 - 「내일은 사랑」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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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미소가 전형적인 한국형 발라드였다면, 내일은 사랑은 당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세련된 곡이었다. 뉴 잭 스윙의 리듬을 바탕으로 이후종의 풋풋한 보컬은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인기를 얻었다. 「아껴둔 사랑을 위하여(< 우리들의 천국 > 주제가)」와는 뚜렷한 스타일을 차이를 보이며, 드라마의 인지도 상승해 기여했다. 그 당시 청춘을 보냈던 이들에게 젊음의 한 조각을 선사하는 곡.
글 / 성원호 (dereksungh@gmail.com)
이상은 - 「언젠가는」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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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개인적으로 아직 가사를 이해할만한 나이가 아닌지라 최소한의 공감만 할 수 있는 것 같다. 언젠가 나도 삶에 관조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온다면, 이 노래를 듣고 피부에 와 닿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
그래서 다짐한다. ?중에라도 이 곡이 절절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젊음을 살겠다고. 청춘답게 열정을 다해 살고, 더 열심히 사랑하며 살겠노라고.
글 / 여인협(lunarianih@naver.com)
김광석 - 「일어나」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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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밤의 가운데 서있어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 봐도 소용없었지
인생이란 강물 위를 끝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숫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가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구슬픈 하모니카, 심금을 울리던 기타 소리. 펜을 들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끼적거린 것이 아니라, 몇 번이고 쓰고 다듬기를 반복해 완성한 낱말들. 한국 포크 음악의 우상이 남긴 유품은 청춘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며, 다음 세대에게 전수되고 있다. 언니의 방 안에 울려 퍼졌던 그 음악. 이제는 내 책상위의 스피커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글 / 박봄(myyellowpencil@gmail.com)
서태지와 아이들 - 「Come back home」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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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나락으로 떨어지는 어린 영혼들에게 한 줄의 실이 내려왔다. 미래를 ‘미지의 불안’이 아닌 ‘가치 있는 도전’으로 그려냄으로써 위험한 발걸음을 되돌리게 한,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 서태지 버전. 청(소)년들이 사회에서 느꼈을 배신감과 두려움 등을 진실된 이해라는 뿌리로부터 풀어낸 가사는 강력한 주문으로 힘을 펼쳤다. 「Come back home」으로 추락을 멈추고 앞을 보기 시작한 세대들은 서태지에게 문화 대통령의 자리를 만들어주기에 이른다.
글 / 조아름(curtzzo@naver.com)
넥스트(N.EX.T) - 「해에게서 소년에게」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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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알아채기 힘들지만 젊음이란 순간은 은밀하면서도 치열하게 흘러간다. 시간이 너무 느리게 흘러 이대로 성장이 멈춰버리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공상이었음을 깨달을 무렵 우린 기성세대가 된다. 어린 눈으로 바라본 그들은 때론 넘을 수 없는 벽, 다독거리는 스승이며 영원할 것 같던 지배자다. 신해철은 이런 부조리함 속에서 고민하는 소년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
소년아, 저 모든 별들은 너보다 먼저 떠난
사람들이 흘린 눈물 이란다 세상을 알게 된 두려움에
흘린 저 눈물쳀 이다음에 올 사람들을 인도하고 있는 것이지
그래도 살아야 한다. 무언가를 변화시킬 힘을 가질 때까지는. 그리고 고민하는 청춘이 많아진다면 세상은 분명 변할 것이다.
글 / 이건수(Buythewayman@hanmail.net)
벅(Buck) - 「맨발의 청춘」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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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해하지 않고 때를 기다린다’가 곡의 키워드로 버티는 자가 살아남는 요즘 시대에 어필하는 바가 크다. 댄스란 장르적 편견을 메시지의 힘으로 이겨낸 곡. 꿈을 이루기 위해 한 없이 질주하고 노력해가는 청춘을 그린 곡으로 의지박약한 자에게 특효약인 1997년산 자양강장제!
글 / 성원호 (dereksungh@gmail.com)
크라잉넛(Crying Nut) - 「말달리자」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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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드러머 이상혁이 여자 친구와 헤어진 뒤 5분 만에 만들었다고 한다. ‘달리라’고 했다가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이해불능의 가사와 충동을 부채질하는 멜로디는 이런 ‘욱’한 탄생비화와도 뗄 수 없다. 이성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광분’ 상태. 그 어느 시절 영국의 노동자들만큼이나 불거진 분노를 타고 펑크는 그렇게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글 / 김반야(10_ban@naver.com)
노브레인(Nobrain) - 「청년폭도 맹진가」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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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만큼 핏대를 세우고 청춘을 부르짖었던 가수가 있을까? 그 중에서도 정규앨범 1집의 ‘청년폭도 맹진가’는 단연 발군이다.
우리는 자랑스런 대한국의 청년폭도
힘차게 맹진하며 골로 가는 청춘이다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피를 흘리게 하라
성난 이빨을 드러내어라 피를 흘리게 하라
브라스로 비장하게 시작하는 맹진가는 혈기를 시험하는 선동가다. 청춘의 이름으로 거칠 것도 두려울 것도 없었던 날의 찬란한 기록이다. 지금은 철들어버린 노브레인의 골 때리는 역사의 한 페이지기도 하다.
글 / 김반야(10_ban@naver.com)
토이(Toy) - 스무 살 너의 이야기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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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이 직접 스무 살의 청춘들에게 바치는 헌정가는 특유의 감성적인 문체로 서로의 상처를 확인하는 순간을 제공한다.
힘없이 무너지지마 너의 웃음 보여줘
항상 지금까지 간직해 왔던 너의 꿈을 생각해
하지만 동병상련의 미덕은 궁극적컀 치유가 될 수 없다. 밝게 웃으며 다시 일어나라는 독려는 잠깐의 위로일 뿐. 아수라장과 다를 바 없는 이곳에서 약 15년 전의 낭만적인 필체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스스로를 위로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써내려간 과거의 일기장을 쓱쓱 지운다.
글 / 홍혁의 (hyukeui1@nate.com)
리쌍 (feat. 정인) - 「Rush」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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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마이크 하나로)세상을 살수는 없지만
(이 작은 마이크 하나로)이 작은 마이크 하나로
리쌍의 가사는 구석진 골방에서 끼적인 곰팡내가 묻어있다. 「Rush」는 이제는 촌스러운 단어가 되어버린 헝그리 정신을 새삼 되새기게 하며 리쌍의 초기 이미지를 구축한 결정적인 곡이다. 이 곡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치기 어린 청춘을 옹호하면서, 당시 허니 패밀리(Honey Family)에서 독립하여 또 다른 라운드를 준비하는 두 남자의 야심찬 출사표였다. 지금은 무대보다 브라운관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무한하게 달리고 있지만, 가진 것 없는 젊음을 찬미하던 따뜻한 가슴이 여기에 있다.
글 / 홍혁의 (hyukeui1@nate.com)
자우림 - 「청춘예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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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한 내 청춘이여.
라라라라라 닿을 수 없는
먼 곳의 별을 늘 나는 갈망한다.
어르신들은 청춘을 더러 뭐든지 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한다. ‘좋을 때다’라고 부럽다는 뉘앙스로 말을 하는 분들도 여럿 있다. 그러나 부딪치는 건 많아도, 경험이 부족한 이십대가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과연 몇이나 있던가.
청춘예찬은 그런 젊은이의 한계를 노래하며 무력감을 이야기한다. 지금 시대에 청춘을 살고 있다는 것이 남몰래 슬퍼질 때마다 위로받을 수 있는 노래 중 하나.
글 / 여인협(lunarianih@naver.com)
에픽 하이(Epic High) - 「Fly」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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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죠 오늘도 잔인한 세상은 너를 비웃고 거울 앞에서도 기죽고 또 홀로 술잔을 비우고 /……천천히 가 왜 꿈을 쉽게 버리나 / 어두운 밤일 수록 밝은 별은 더 빛나
무조건적인 희망을 이야기했다면 쉽게 외면 받았을 지도 모른다. 이 곡은 도전에 대한 두려움, 실패 그리고 그 아픔에 좀 더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한 과정이 바로 우리를 지탱하는데 가장 중요한 꿈, 그리고 이에 대한 열정을 키워가는 가장 올바른 계단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렇게 그들은 ‘언더 힙합 뮤지션’의 이미지 대신 대중을 보듬어주는 ‘음악 카운슬러’의 칭호를 얻었다. 실제로 청춘을 후회 없이 누리고 있던 이들이기에 그 설득력은 더욱 빛므 발했다.
글 / 황선업 (sunup.and.down16@gmail.com)
YB - 「나는 나비」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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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앞길도 보이지 않아 / 나는 아주 작은 애벌레 살이 터져 허물벗어…(중략) 봄바람이 불어오면 / 이젠 나의 꿈을 찾아 날아 날개를 활짝 펴고 / 세상을 자유롭게 날꺼야
글 / 안재필 (rocksacrifice@gmail.com)
하우스 룰즈(House Rulez) - 「꿈이라는 이름의 별」 (feat. 에즈원)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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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기나긴 터널처럼 보이지만 지금의 고통과 좌절은 아주 잠시 머무는, 꿈을 찾아 사회와 악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겪는 성장통일 뿐이다. 움츠러들 필요 있겠는가. 신나는 박자와 함께 잃어버렸던 용기를 다시 찾으면 된다.
글 / 이종민(1stplanet@gmail.com)
제공: IZM
(www.izm.co.kr/)
2개의 댓글
필자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hs63095
2011.06.24
지금의 신세대들보다도 더욱 가슴아리며.깊고짙은 색으로 와닿는것은 나도 그시대사람으로 억누르며 격동의시대에 함께살아온 탓일까요.
유미리.젊음의노트처럼.무엇으로도 채워지지않고.
이선희.한바탕웃음으로 모른체하기엔 젊은 한숨이너무깊고,잊기에 너무큰 상처들.
다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고픈 까닭은 그때그시절 젊은 청춘을 노래하며 함께했던 스타들이 더욱 그리움. 때문일까요 .언제까지 변하지 않는 가끔 볼수있는 모습으로 우리곁에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천사
2011.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