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여자를 사랑하는 잘 생긴 남자 외계인
극장에서 요즘 가장 뜨거운 소비층은 10대다. 직접 산업 활동에 뛰어들지 않은 연령이기에, 실상 경제 위기나 기타 사회 전반에 대한 두려움이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201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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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요즘 가장 뜨거운 소비층은 10대다. 직접 산업 활동에 뛰어들지 않은 연령이기에, 실상 경제 위기나 기타 사회 전반에 대한 두려움이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부모의 입장에서 스스로의 것들을 챙기지 못해도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려 하기에 단순히 영화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소비 시장에서 10대의 힘을 무시할 수가 없다.
몇 년 전부터 이어져온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흥행은 이 같은 트랜드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증거다.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물론 미국에서는 원작의 힘을 입어 얼마든지 흥행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가진 작품이었다. 속칭 트왈러라고 불리는 <트와일라잇> 팬들은 언론보다 발 빠르게 영화의 정보를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에 퍼다 날랐다.
미국에서 촉발된 이 같은 분위기는 한국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게 되었고, 결국 첫 <트와일라잇>이 100만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의 신호탄을 대한민국에 쏘아 올리게 되었다. 이어진 시리즈는 차례로 150만, 200만을 동원하며 초특급 흥행작이 되었고, 올 연말 개봉될 4편에 대한 관심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흥행은 비슷한 콘셉트의 영화들을 양산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아이 엠 넘버 포>를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이 작품 역시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특별한 능력을 가진 고교생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라는 구도에서 <트와일라잇>을 떠오르게 한다.
물론 이번에 뱀파이어나 늑대인간이 아닌 ‘외계인’이라는 점이 조금 다르다. 전체적인 구성을 보면 오히려 <트와일라잇>보다 한 수 위다. <트와일라잇>의 감독이 신인이나 다름 없었던 여류 감독이었던 것에 반해 <아이 엠 넘버 포>는 <디스터비아>로 흥행작을 이미 생산한 바 있는 DJ카루소의 연출로 탄생했다. 제작비 역시 6,000만 불, 우리 돈으로 700억이 넘는 물량을 투입해, <트와일라잇>의 2배 가까이 들었다. 미국의 배급사 역시 <트와일라잇>은 SUMMIT이라는 중견 배급사였던 것에 반해 <아이 엠 넘버 포>는 브에나비스타(디즈니)에서 맡았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마이클 베이가 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니, 영화의 사이즈가 어느 정도 되는지는 대충 감이 오지 않을까 한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야기의 흐름도 <트와일라잇>과 비슷하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전학생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는 점. 그리고 그 남자가 외계인이라는 점 정도를 들 수 있겠다. 이 남자 외계인은 일생 동안 단 한 여자만을 사랑할 수 있으며, 그 남자의 사랑을 받는 여고생은 평범하기 짝이 없다. 아니, 그녀를 사랑하는 미식축구부 주장이라는 또 다른 남자가 있으니, 삼각 구도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사랑은 언제나 강한 자의 차지가 되고, 나머지는 들러리가 되는 이야기의 보편성은 이 영화에서도 유효하다. 2편을 기대하게 하는 엔딩도 마찬가지다.
<트와일라잇>으로 스타덤에 오른 로버트 패틴슨의 아성에 도전할 <아이 엠 넘버 포>의 주인공은 알렉스 페티퍼라는 신인이다. 버버리가 사랑한 남자라는 수식어처럼,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다부진 얼굴이 인상적인 이 남자는 영국에서 날아온 풋풋한 새내기다.
물론 로버트 패틴슨이 그랬던 것처럼 알렉스 페티퍼에게도 <스톰브레이커>라는 아역시절 영화가 있긴 하다. 조금 다른 면이 있다면 창백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로버트 패틴슨과는 다르게 알렉스에게서는 짐승의 냄새가 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헝클어진 머리와 다부진 입매 때문일 수도 있고, 군살 없는 단단한 몸에서 느껴지는 남성미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튼 그는 <아이 엠 넘버 포>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비스틀리>라는 또 다른 작품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훔칠 준비를 하고 있다.
3월 4일 미국에서 개봉되는 <비스틀리>는 그의 인기를 반영하듯 한국에도 수입되어 미국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개봉을 준비 중에 있다. <아이 엠 넘버 포>에서 외계인 이었던 그는 이번 <비스틀리>에서는 야수가 될 전망이다.
10대 시장을 노리는 탓에 방학시즌을 놓칠 수 없었던 국내 배급사는 서둘러 영화를 국내에 소개했고 역시나 개봉 첫날 외화 가운데 박스오피스 1위, 개봉작 가운데 1위 등 화려한 타이틀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극장의 분위기 역시 ‘잘 생긴 남자’가 나오는 SF 로맨스라는 입소문을 타고, 10대를 중심으로 한 여성 관객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첫주 관객수 30만 명은 너끈히 끌어 모으고도 남을 분위기다.
여기서 궁금한 것. 과연 이 같은 시장이 얼마나 계속 유지가 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10대를 타겟으로 하는 영화들을 계속해서 기획, 생산해 내고 있고, 이러한 작품들은 대부분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분위기가 분명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 쳐본다.
그리고, 분명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한 영화들이 분명히 한국에서도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영화는 판타지이고, 그 판타지를 소구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라면,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되지 않을까.
몇 년 전부터 이어져온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흥행은 이 같은 트랜드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증거다.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물론 미국에서는 원작의 힘을 입어 얼마든지 흥행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가진 작품이었다. 속칭 트왈러라고 불리는 <트와일라잇> 팬들은 언론보다 발 빠르게 영화의 정보를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에 퍼다 날랐다.
미국에서 촉발된 이 같은 분위기는 한국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게 되었고, 결국 첫 <트와일라잇>이 100만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의 신호탄을 대한민국에 쏘아 올리게 되었다. 이어진 시리즈는 차례로 150만, 200만을 동원하며 초특급 흥행작이 되었고, 올 연말 개봉될 4편에 대한 관심도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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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번에 뱀파이어나 늑대인간이 아닌 ‘외계인’이라는 점이 조금 다르다. 전체적인 구성을 보면 오히려 <트와일라잇>보다 한 수 위다. <트와일라잇>의 감독이 신인이나 다름 없었던 여류 감독이었던 것에 반해 <아이 엠 넘버 포>는 <디스터비아>로 흥행작을 이미 생산한 바 있는 DJ카루소의 연출로 탄생했다. 제작비 역시 6,000만 불, 우리 돈으로 700억이 넘는 물량을 투입해, <트와일라잇>의 2배 가까이 들었다. 미국의 배급사 역시 <트와일라잇>은 SUMMIT이라는 중견 배급사였던 것에 반해 <아이 엠 넘버 포>는 브에나비스타(디즈니)에서 맡았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마이클 베이가 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니, 영화의 사이즈가 어느 정도 되는지는 대충 감이 오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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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야기의 흐름도 <트와일라잇>과 비슷하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전학생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는 점. 그리고 그 남자가 외계인이라는 점 정도를 들 수 있겠다. 이 남자 외계인은 일생 동안 단 한 여자만을 사랑할 수 있으며, 그 남자의 사랑을 받는 여고생은 평범하기 짝이 없다. 아니, 그녀를 사랑하는 미식축구부 주장이라는 또 다른 남자가 있으니, 삼각 구도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사랑은 언제나 강한 자의 차지가 되고, 나머지는 들러리가 되는 이야기의 보편성은 이 영화에서도 유효하다. 2편을 기대하게 하는 엔딩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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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으로 스타덤에 오른 로버트 패틴슨의 아성에 도전할 <아이 엠 넘버 포>의 주인공은 알렉스 페티퍼라는 신인이다. 버버리가 사랑한 남자라는 수식어처럼,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다부진 얼굴이 인상적인 이 남자는 영국에서 날아온 풋풋한 새내기다.
물론 로버트 패틴슨이 그랬던 것처럼 알렉스 페티퍼에게도 <스톰브레이커>라는 아역시절 영화가 있긴 하다. 조금 다른 면이 있다면 창백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로버트 패틴슨과는 다르게 알렉스에게서는 짐승의 냄새가 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헝클어진 머리와 다부진 입매 때문일 수도 있고, 군살 없는 단단한 몸에서 느껴지는 남성미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튼 그는 <아이 엠 넘버 포>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비스틀리>라는 또 다른 작품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훔칠 준비를 하고 있다.
3월 4일 미국에서 개봉되는 <비스틀리>는 그의 인기를 반영하듯 한국에도 수입되어 미국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개봉을 준비 중에 있다. <아이 엠 넘버 포>에서 외계인 이었던 그는 이번 <비스틀리>에서는 야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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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시장을 노리는 탓에 방학시즌을 놓칠 수 없었던 국내 배급사는 서둘러 영화를 국내에 소개했고 역시나 개봉 첫날 외화 가운데 박스오피스 1위, 개봉작 가운데 1위 등 화려한 타이틀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극장의 분위기 역시 ‘잘 생긴 남자’가 나오는 SF 로맨스라는 입소문을 타고, 10대를 중심으로 한 여성 관객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첫주 관객수 30만 명은 너끈히 끌어 모으고도 남을 분위기다.
여기서 궁금한 것. 과연 이 같은 시장이 얼마나 계속 유지가 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10대를 타겟으로 하는 영화들을 계속해서 기획, 생산해 내고 있고, 이러한 작품들은 대부분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분위기가 분명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 쳐본다.
그리고, 분명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한 영화들이 분명히 한국에서도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영화는 판타지이고, 그 판타지를 소구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라면,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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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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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파노
2013.12.03
글 잘 읽었어요^^
큰엄마
2013.12.03
글 잘 읽고 갑니다^^
adel007
2013.11.30
외계인에 대한 지구인의 호기심을 느끼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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