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잘하는 사람이 사랑도 잘할 수 있다”
한귀은 교수는 이별을 완성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 책 읽기라고 말한다. 32편의 한국 문학 속의 사랑과 이별 장면을 통해,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어리석고 후회스러운 사랑법과 이별법이 이토록 보편적인 일이라고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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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리뷰 한귀은 저 | 이봄
그/녀를 향한 분노와 미움의 감정이 철수한 자리에 어떤 감정도 들어차지 않았기 때문에, 그 허기의 감정과 감정의 부재 때문에 외롭다고,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외로움이 아니다. 정화이다. (…) 그 자리에 이제 자기 자신을 대상화시켜 앉혀야 한다. (p.71)
『이별리뷰』의 저자 경상대학교 국어교육과 한귀은 교수는 이별을 완성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 책 읽기라고 말한다. 32편의 한국 문학 속의 사랑과 이별 장면을 통해,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어리석고 후회스러운 사랑법과 이별법이 이토록 보편적인 일이라고 일러준다.
저자는 이별을 겪은 이들은 “자신을 잘못 배달된 택배 물건처럼 방치해”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고 말한다. “혼자 해야 하지만, 혼자 하기에는 벅찬 여행.” 그래서 이 책은 그 여행에 문학 속 장소를, 문학 속 사람들을 동반케 한다. “실연을 하면 모든 것에 난독증자가 된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별 앞에서 이해할 수 없었던 나의 감정과 행동들이 그녀의 문장을 통해 해석 가능하고 납득 가능해진다.
이 책은 단순히 이별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이 아니다. 북 테라피스트인 저자가 제시하는 여러 소설의 텍스트를 통해 나를, 나의 사랑을, 과거의 상처를 적극적으로 읽어내야 하는 책이다. “나는 왜 이 소설이 재미있다고 여기는가 의심한다. 그러면서 메타적 사고를 하기 시작한다. 소설을 읽고, 그 소설을 읽고 있는 자신을 읽는, 이른 바 이중 독서다.(p.58)”
실패라고 여겼던 지난 사랑들, 혹은 미수에 그친 짝사랑들. 아직 아픔으로 남겨진 사랑의 자국이 있다면, 우리는 아픔을 읽고 해석하는 일을 통해 자국을 지울 수 있다. 잘 떠나 보내는 일도 일종의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별리뷰』는 사랑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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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귀은
경상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문학을 가르치는 그녀는, 학생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문학을 가까이 하길 바란다. 20세기에 한 시인은 “모두 병들었지만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라고 했지만, 21세기엔 “아무도 병들지 않았지만, 모두들 아프다.”라고 그녀는 진단한다. 이 환부가 없는 아픔에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치유의 시간만이 흐를 때, 문학이 삶의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 다고 그녀는 생각한다. 그리고 21세기 문학의 소명은 치유에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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