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ff Beck Is Back!
제프 벡은 확실하고 분명한 자신만의 기타 색깔을 소유하고 있다. 제프 벡은 모든 기타리스트의 꿈을 이룬 것이다. 이렇듯 제프 벡은 수많은 뮤지션들과 가수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헌정의 대상이다.
글ㆍ사진 이즘
201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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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0일에 첫 내한 공연을 가진 제프 벡(Jeff Beck)은 ‘에릭 클랩튼’(Eric Clapton) ‘지미 페이지’(Jimmy Page)와 함께 ‘세계 3대 기타 명인’으로 불리는 전설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이 세 명의 위대한 기타 신들은 전설적인 블루스 하드록 밴드 ‘야드버즈’(Yardbirds)에서 번갈아 활동하며 같은 출발선상에 있었지만 야드버즈를 떠난 이들이 선택한 운명은 달랐다.

야드버즈의 첫 번째 기타리스트였던 에릭 클랩튼은 하드록과 정통 블루스, 컨트리 그리고 팝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낚았고 세 번째로 ‘야드버즈’의 기타리스트가 된 지미 페이지는 ‘거대 전함’ 레드 제플린(Led Zeppelin) 호의 선장으로 하드록과 헤비메탈의 길을 닦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음악팬들은 에릭 클랩튼과 지미 페이지의 활동상을 잘 알지만 야드버즈의 두 번째 기타 주자였던 제프 벡의 궤적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는 에릭 클랩튼처럼 싱글 히트곡을 배출하거나 지미 페이지처럼 선 굵은 활동을 보여 주지 않았지만 블루스, 록, 재즈 등 여러 스타일의 음악을 시도하며 자신의 의지대로 음악관을 펼쳤고 그것을 고집했다. 병균은 보이지 않지만 그 증세는 보이는 것처럼 제프 벡의 음악은 인기 차트에서 자주 볼 순 없었지만 여러 동료, 후배들에게 전염성을 퍼뜨렸고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제프 벡을 패배자로 보지 않는다. 제프 벡은 스튜디오에서 자신만의 세계에 몰입하면서 순수하게 음악으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래서 제프 벡의 음악에는 장인 정신이 깃들어 있다. 마치 소심하고 예민한 소년이 무엇 하나에 몰두하듯 정해진 공간에 틀어박혀 기타를 통해 호흡했고 기타와 함께 삶을 공유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의 업적을 더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에릭 클랩튼이 녹음실에서 실연하는 연주자라면 지미 페이지는 앨범 전체를 진두지휘하는 프로듀서, 제프 벡은 정교한 음을 탐구하며 각 파트별 사운드의 조율을 담당하는 엔지니어와 같다. 그만큼 제프 벡은 각각의 음에 공을 들였다.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가 작곡해 준 곡으로 블루스 기타리스트인 로이 부캐넌(Roy Buchanan)에게 바치는 「Cause we've ended as lovers」에서 그 특유의 벤딩 주법으로 풀어낸 정제된 소리는 그가 얼마나 기타 톤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를 알려 주는 넘버다. 오버하지 않으면서 절제된 사운드는 에로틱하지만 퇴폐적이지 않다. 동양화처럼 여백의 미를 살린 이 곡은 제프 벡의 시그니처 곡이다.


1960년대 후반에 제프 벡 그룹(Jeff Beck Group)에서 노래를 불렀던 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와 오랜만에 재회해서 1985년에 발표한 「People get ready」 역시 제프 벡의 미덕이 드러나는 곡. 그는 여기서 재즈의 여유로움과 록의 날카로움을 완벽하게 미세 조정했다. 「People get ready」의 오리지널 가수인 소울 싱어 커티스 메이필드(Curtis Mayfield)도 제프 벡과 로드 스튜어트의 리메이크를 듣고 감탄할 정도의 감동을 우려낸다.

가수이자 디제이로 활동하는 한동준은 “제프 벡은 자신만의 톤을 가지고 있으면서 기능적인 면과 감성적인 면 모두를 가지고 있는 천재”라 언급했고 ‘비갠후’의 기타리스트 유병렬은 산타나(Santana)나 유투(U2)의 엣지(Edge)처럼 제프 벡이 기타로 한 음만 튀겨도 그의 사운드임을 알 수 있다고 했을 정도로 제프 벡은 확실하고 분명한 자신만의 기타 색깔을 소유하고 있다. 제프 벡은 모든 기타리스트의 꿈을 이룬 것이다. 이렇듯 제프 벡은 수많은 뮤지션들과 가수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헌정의 대상이다.

추천 앨범

(1968) (1973)
(1975) (1985)

추천 곡

「Superstition」
「She's a woman」
「Cause we've ended as lovers」
「People get ready」

- 글 / 소승근(gicsucks@hanmail.net)

#Jeff Beck
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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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2012.03.31

제프 백은 제게는 좀 낯선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많은 이들에게 아직도 그 이름이 불리워지고 있는 것을 보면 제프 백의 영향력과 그 솜씨는 알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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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도키

2010.03.25

제프 백 형은 어찌나 그렇게 세련되신 것인지!ㅜㅜ 제 손가락이 간질간질 할 정도로 섬세하게, 그리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그 손가락, (아직도 눈앞에 어른거려요.) 음을 거둬올리는 그 손맛!ㅜㅜ 세분 명인 어르신들 중에 저 역시 '정말이지 제프 벡'에 홀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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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당퐁당

2010.03.24

지난 주말에, 제프 벡과 에릭 클랩튼의 음악을 비교하며 듣는 멋진 경험을 했었드랬지요- 에릭 클랩튼이 그 시절에만 들려줄 수 있는... 그리고 보컬과 조화를 이룬, 참으로 센세이셔널한 음악을 했다면, 제프 벡 또한 그 만의 유니크한 연주실력으로, 시대를 초월한 아주아주 세련된 음악을 들려주는. 그래서 저같이 어린 세대에게도 찌르르 짜르르 한 경험을 선물해주었다는 사실에 감탄과 감사를 한답니다. 제프 벡 내한 공연에 '실제로' 다녀온 분의 후기를 들으며 침을 꼴깍꼴깍 삼키기도 했던 기타의 한 주가 흘러가는 군요. 풍부하지만 정제된. 확실히 세련된 제프 벡 연주는 정말이지 제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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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