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책 人터뷰 ] 『천년의 금서』 저자 김진명 - 대韓민국의 뿌리를 찾고 싶었다
지난달 27일, 예스24와 롯데시네마가 함께 준비한 김진명 작가 강연회에 다녀왔다. 교과서가 들려주는 역사에 익숙한 나에게 김진명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신선한 충격이었기에 최신작 『천년의 금서』와 이번 강연회에 대한 기대 역시 컸다.
200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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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경기가 있는 날에는 평소보다 집에 일찍 들어오거나 근처 호프집으로 향한다. 축구 시합의 룰은 자세히 모르지만 사람들과 어울려 경기를 보며 응원하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선수가 있어도 응원은 무조건 박자에 맞춰 “대~한민국!”이다. 나와 옆 사람을 순식간에 하나로 만드는 마법과 같은 말. 우리가 목이 터져라 외치는 대한민국의 ‘한’은 도대체 어디서 왔을까? 김진명 작가의 이 단순한 의문에서 출발한 『천년의 금서』는 대한민국의 기원과 유래를 추적한다.
“대한민국의 한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면 삼한이라고 대답하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이 삼한이 어디서 왔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나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국호인 한이 어디서 왔을까 하는 의문에 사로잡혀 한이라는 글자를 담고 있는 이 세상의 갖가지 오래된 기록들을 찾아 헤매왔다.”(p.4)
지난달 27일, 예스24와 롯데시네마가 함께 준비한 김진명 작가 강연회에 다녀왔다. 교과서가 들려주는 역사에 익숙한 나에게 김진명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신선한 충격이었기에 최신작 『천년의 금서』와 이번 강연회에 대한 기대 역시 컸다.
젊음은 불안하다
차가 밀려 조금 늦게 도착한 그는 “화장실부터 갔어야 했는데, 늦어서 죄송합니다.” 하며 나직이 말을 이어갔다. 강연장을 꽉 메운 사람들을 둘러본 그는 우리나라의 미래인 젊은 사람들을 무척 만나고 싶었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젊음이란 ‘불안’입니다. 불안정하고, 이것이 옳은지 아닌지, 삶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단계입니다. 저도 그런 시절을 겪었고, 불안해하고 방황했었습니다. 젊음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는 쉽지 않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민할 것입니다. 지혜를 알려주는 사람은 한없이 많지만 막상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거든요. 젊은 여러분들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고, 새로 나온 『천년의 금서』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김진명 작가는 이 세상에는 두 가지 힘, 즉 내적인 힘과 외적인 힘이 있다고 했다. 외적인 힘은 지식, 사회적 지위, 재산, 외모, 인간관계, 학력, 집안 등이다. 우리는 외면의 힘을 얻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있지만, 그는 “이것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내면의 힘으로는 검소함, 진지함, 착함, 효도, 희생, 성실함, 정의감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위대하게 만들고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든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면적으로 강한 사람이 되지 못한 것을 후회했습니다.” 그러면서 외면의 힘이 사람을 힘들고 어렵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큰 원칙에 기대어 살아라
“저는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이 세상에 인간이 쓴 책이라면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모두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책 읽기를 시작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면의 힘을 얻는 곳으로 향하지 못하고 외면의 힘을 얻는 곳으로 늘 향했습니다. 독서는 내면의 양식이라고 이야기들 하지만, 진정 독서를 자신의 내면의 힘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각과 사색이 필요합니다.” 그는 간단한 예로 대학교 2학년 때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어느 날 『타임』 지에 아프리카에서 뺱어 죽는 흑인 어머니와 그 어머니 젖을 빠는 어린아이의 사진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이들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배가 고파 굶어 죽고 있는데 나만 배불리 먹어서는 안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하루 한 끼 정도는 굶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목이 잠길 정도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은 아직도 참으로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어느 날 학교 식당에서 학생들이 밥을 조금만 먹고 가는 모습을 보았다. 특히 여학생들이 밥을 많이 남기는 모습을 보고 ‘내가 밥을 굶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구나.’라고 생각했고, 그 이후로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학생들이 남긴 밥을 먹기 시작했다. 숟가락만 들고 다니기가 우스워보여 맨몸으로 식당에 가서 학생들이 쓰던 수저로 남긴 밥을 먹었다. “남이 쓰던 수저로 남이 남긴 밥을 먹다보니 학교에서 저는 ‘이상한 놈’으로 소문이 났습니다. 게다가 여학생들이 남긴 밥을 주로 먹다보니 변태라고 소문이 났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굶어 죽고 있는 아이들 생각을 하니 주체할 수 없는 힘이 내면에서 나와 외대 여학생들이 남긴 밥을 거의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습관이 남아서 지금도 식당에 가면 옆 테이블에서 남긴 음식을 종종 끌어다 먹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큰 원칙에 기대어 살아야 합니다. 그 원칙은 내면의 힘에 있습니다. 삶이 당당하면 거칠 것이 없습니다. 여학생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세상에 굶어 죽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위라고 생각을 하니 전혀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정의가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의를 실현해보는 것과 하지 않은 것의 차이가 크다고 강조한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원칙을 삼고 정의를 실현해보세요. 특히 젊었을 때 정의와 만나기 바랍니다.”
‘韓의 기원은?’ 단순한 의문에서 시작하다
『천년의 금서』는 매우 단순한 의문에서 출발한 책이다. 우리가 목이 터져라 외치는 대한민국. 그 대한민국의 ‘한’이 어디에서 왔을까 생각했다. “‘한’이 어디서 왔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을 줄여서 한국,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 외국에 가면 우리를 한인이라고 부릅니다. 왜 우리를 한인이라고 부를까요? 책을 많이 찾아보았지만 그 누구도 확실하게 ‘한’의 기원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모두 국호의 유래가 있는데 한국만 그것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왜 중국을 끌어다 국호로 쓰는 걸까? 중국의 후예인가?’ 하는 생각으로 대한민국 ‘한’의 유래, 한 씨(氏)의 ‘한’을 추적하며 ‘한’이라는 가장 오래된 기록부터 찾았다고.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국호인 ‘한(韓)’이 어디서 왔을까 궁금했지만 어떤 자료를 찾아봐도 그와 관련된 내용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기원전 9세기경 쓰인 『시경(詩經)』에서 흥미로운 자료를 발견했다. “한후(韓侯)라는 왕이 중국 주나라를 방문한 기록이었습니다. 중국 후한의 대학자 왕부가 이 한후를 동쪽 나라의 왕, 즉 우리 조상이라고 쓴 저작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천년의 금서』는 한 물리학자가 친구의 갑작스러운 사망 사건을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 고대사의 비밀과 대한민국 국호의 연원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그의 소설은 나올 때마다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최근 작품은 한반도에 세워진 최초의 국가가 고조선이 아닌 기원전 9세기 무렵 존재한 ‘한’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이 책이 역사학계에 몰고 올 파장은 엄청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논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천년의 금서』와 김 작가에 관한 Q & A
책의 제목을 언제 정하시는지?
책을 쓰고 나서 결정을 합니다. 저의 모든 소설이 그렇습니다.
추후의 작품은 블로그에 연재할 계획이 있으신지?
출판사 쪽에서 연재를 하자고 많은 유혹을 합니다. 많은 이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연재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저는 글을 쓸 때 머리를 써서 생각을 하거나 쓴 글을 다시 읽어보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쓴 후에 일단 출판사에 넘깁니다. 그리고 출판사로부터 인쇄 직전에 연락을 받으면 제 작품을 다시 읽어 봅니다. 글을 읽으면서 ‘이건 글이 아니구나.’ 하고 중지시킵니다. 서너 번 중지를 요청하면 출판사에서는 이를 갈죠.(웃음) 이번에도 출판사에 전화해서 일단 중지시켰고, 내용의 반 이상을 바꿨습니다.
개연성과 허구성 중에서 어느 부분에 더 중점을 두시는지?
문학이라는 요소는 글의 문체에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소설은 작가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허용해 준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에는 개인의 내면적 경험이나 의식의 변화를 글로 쓰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정신과 역사의 맥을 잡아내기 위해 글을 쓰려고 합니다. 주로 우리 사회를 규정하는 팩트의 본질, 그 너머의 진실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개연성과 허구성 중에서는 소설 자체는 허구이지만, 이야기의 뿌리는 사실성에 근거하여 쓰려고 합니다.
박 교수의 ‘오성취루’는 문제가 있다고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 부분을 알고 계신지요?
예스24 블로그를 보면, 스무 개 정도의 질문을 하신 분이 계십니다. 그것에 대해 답을 해드렸습니다. 그 질문과 대답을 보시면 될 것 같고, 그중 한 가지에 대해 답을 드리겠습니다. 제 주장은 매우 단순합니다. 한후는 기원전 9세기에 나오고, 왕부가 우리의 조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조선 이전에 ‘한’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주장했을 때 모두가 그것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보통 반대 주장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뒤이은 독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그는 프로였다. 질문을 한 독자에게 감사를 표한 뒤 조리 있게 대답하는 모습에서 연륜이 묻어나왔다. 냉철하고 예리한 질문에도 당황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가장 열정을 쏟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책을 빌려주어 우리의 뿌리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대한민국의 한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면 삼한이라고 대답하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이 삼한이 어디서 왔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나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국호인 한이 어디서 왔을까 하는 의문에 사로잡혀 한이라는 글자를 담고 있는 이 세상의 갖가지 오래된 기록들을 찾아 헤매왔다.”(p.4)
지난달 27일, 예스24와 롯데시네마가 함께 준비한 김진명 작가 강연회에 다녀왔다. 교과서가 들려주는 역사에 익숙한 나에게 김진명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신선한 충격이었기에 최신작 『천년의 금서』와 이번 강연회에 대한 기대 역시 컸다.
젊음은 불안하다
차가 밀려 조금 늦게 도착한 그는 “화장실부터 갔어야 했는데, 늦어서 죄송합니다.” 하며 나직이 말을 이어갔다. 강연장을 꽉 메운 사람들을 둘러본 그는 우리나라의 미래인 젊은 사람들을 무척 만나고 싶었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젊음이란 ‘불안’입니다. 불안정하고, 이것이 옳은지 아닌지, 삶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단계입니다. 저도 그런 시절을 겪었고, 불안해하고 방황했었습니다. 젊음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는 쉽지 않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민할 것입니다. 지혜를 알려주는 사람은 한없이 많지만 막상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거든요. 젊은 여러분들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고, 새로 나온 『천년의 금서』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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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작가는 이 세상에는 두 가지 힘, 즉 내적인 힘과 외적인 힘이 있다고 했다. 외적인 힘은 지식, 사회적 지위, 재산, 외모, 인간관계, 학력, 집안 등이다. 우리는 외면의 힘을 얻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있지만, 그는 “이것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내면의 힘으로는 검소함, 진지함, 착함, 효도, 희생, 성실함, 정의감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위대하게 만들고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든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면적으로 강한 사람이 되지 못한 것을 후회했습니다.” 그러면서 외면의 힘이 사람을 힘들고 어렵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큰 원칙에 기대어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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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이 세상에 인간이 쓴 책이라면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모두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책 읽기를 시작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면의 힘을 얻는 곳으로 향하지 못하고 외면의 힘을 얻는 곳으로 늘 향했습니다. 독서는 내면의 양식이라고 이야기들 하지만, 진정 독서를 자신의 내면의 힘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각과 사색이 필요합니다.” 그는 간단한 예로 대학교 2학년 때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어느 날 『타임』 지에 아프리카에서 뺱어 죽는 흑인 어머니와 그 어머니 젖을 빠는 어린아이의 사진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이들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배가 고파 굶어 죽고 있는데 나만 배불리 먹어서는 안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하루 한 끼 정도는 굶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목이 잠길 정도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은 아직도 참으로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어느 날 학교 식당에서 학생들이 밥을 조금만 먹고 가는 모습을 보았다. 특히 여학생들이 밥을 많이 남기는 모습을 보고 ‘내가 밥을 굶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구나.’라고 생각했고, 그 이후로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학생들이 남긴 밥을 먹기 시작했다. 숟가락만 들고 다니기가 우스워보여 맨몸으로 식당에 가서 학생들이 쓰던 수저로 남긴 밥을 먹었다. “남이 쓰던 수저로 남이 남긴 밥을 먹다보니 학교에서 저는 ‘이상한 놈’으로 소문이 났습니다. 게다가 여학생들이 남긴 밥을 주로 먹다보니 변태라고 소문이 났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굶어 죽고 있는 아이들 생각을 하니 주체할 수 없는 힘이 내면에서 나와 외대 여학생들이 남긴 밥을 거의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습관이 남아서 지금도 식당에 가면 옆 테이블에서 남긴 음식을 종종 끌어다 먹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큰 원칙에 기대어 살아야 합니다. 그 원칙은 내면의 힘에 있습니다. 삶이 당당하면 거칠 것이 없습니다. 여학생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세상에 굶어 죽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위라고 생각을 하니 전혀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정의가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의를 실현해보는 것과 하지 않은 것의 차이가 크다고 강조한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원칙을 삼고 정의를 실현해보세요. 특히 젊었을 때 정의와 만나기 바랍니다.”
‘韓의 기원은?’ 단순한 의문에서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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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는 매우 단순한 의문에서 출발한 책이다. 우리가 목이 터져라 외치는 대한민국. 그 대한민국의 ‘한’이 어디에서 왔을까 생각했다. “‘한’이 어디서 왔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을 줄여서 한국,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 외국에 가면 우리를 한인이라고 부릅니다. 왜 우리를 한인이라고 부를까요? 책을 많이 찾아보았지만 그 누구도 확실하게 ‘한’의 기원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모두 국호의 유래가 있는데 한국만 그것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왜 중국을 끌어다 국호로 쓰는 걸까? 중국의 후예인가?’ 하는 생각으로 대한민국 ‘한’의 유래, 한 씨(氏)의 ‘한’을 추적하며 ‘한’이라는 가장 오래된 기록부터 찾았다고.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국호인 ‘한(韓)’이 어디서 왔을까 궁금했지만 어떤 자료를 찾아봐도 그와 관련된 내용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기원전 9세기경 쓰인 『시경(詩經)』에서 흥미로운 자료를 발견했다. “한후(韓侯)라는 왕이 중국 주나라를 방문한 기록이었습니다. 중국 후한의 대학자 왕부가 이 한후를 동쪽 나라의 왕, 즉 우리 조상이라고 쓴 저작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천년의 금서』는 한 물리학자가 친구의 갑작스러운 사망 사건을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 고대사의 비밀과 대한민국 국호의 연원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그의 소설은 나올 때마다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최근 작품은 한반도에 세워진 최초의 국가가 고조선이 아닌 기원전 9세기 무렵 존재한 ‘한’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이 책이 역사학계에 몰고 올 파장은 엄청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논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천년의 금서』와 김 작가에 관한 Q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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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언제 정하시는지?
책을 쓰고 나서 결정을 합니다. 저의 모든 소설이 그렇습니다.
추후의 작품은 블로그에 연재할 계획이 있으신지?
출판사 쪽에서 연재를 하자고 많은 유혹을 합니다. 많은 이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연재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저는 글을 쓸 때 머리를 써서 생각을 하거나 쓴 글을 다시 읽어보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쓴 후에 일단 출판사에 넘깁니다. 그리고 출판사로부터 인쇄 직전에 연락을 받으면 제 작품을 다시 읽어 봅니다. 글을 읽으면서 ‘이건 글이 아니구나.’ 하고 중지시킵니다. 서너 번 중지를 요청하면 출판사에서는 이를 갈죠.(웃음) 이번에도 출판사에 전화해서 일단 중지시켰고, 내용의 반 이상을 바꿨습니다.
개연성과 허구성 중에서 어느 부분에 더 중점을 두시는지?
문학이라는 요소는 글의 문체에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소설은 작가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허용해 준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에는 개인의 내면적 경험이나 의식의 변화를 글로 쓰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정신과 역사의 맥을 잡아내기 위해 글을 쓰려고 합니다. 주로 우리 사회를 규정하는 팩트의 본질, 그 너머의 진실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개연성과 허구성 중에서는 소설 자체는 허구이지만, 이야기의 뿌리는 사실성에 근거하여 쓰려고 합니다.
박 교수의 ‘오성취루’는 문제가 있다고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 부분을 알고 계신지요?
예스24 블로그를 보면, 스무 개 정도의 질문을 하신 분이 계십니다. 그것에 대해 답을 해드렸습니다. 그 질문과 대답을 보시면 될 것 같고, 그중 한 가지에 대해 답을 드리겠습니다. 제 주장은 매우 단순합니다. 한후는 기원전 9세기에 나오고, 왕부가 우리의 조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조선 이전에 ‘한’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주장했을 때 모두가 그것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보통 반대 주장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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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은 독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그는 프로였다. 질문을 한 독자에게 감사를 표한 뒤 조리 있게 대답하는 모습에서 연륜이 묻어나왔다. 냉철하고 예리한 질문에도 당황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가장 열정을 쏟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책을 빌려주어 우리의 뿌리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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