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만 하면 뭘 해, 장을 봐야 시장이지
제주도만큼 장보기 좋은 곳도 없다. 차로 섬을 돌면 좋은 점이 식재료를 사서 일단 차에 실어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때깔이 좋은 재료가 있으면 그녀와 함께 살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산다.
2009.06.19
시장에선 인색해지지 말자. 말자.
돈을 쓰자. 그래야 지역이 발전한다.
아낌없이 돈을 쓰자.
그래 봤자, 천 원짜리 몇 장이다.
어렸을 적 어려웠던 형편 덕에 지금도 돈을 아껴 쓰는 편이다. 하지만, 그녀와 함께하는 순간에도 돈을 아끼는 습관이 막무가내로 튀어나오면 솔직히 나 자신한테 짜증이 난다. 돈을 아끼고 후회한 적도 많다. 어차피 돌고 도는 돈, 어느 순간에 그만큼의 돈을 아낀다고 해서 크게 부자가 되거나 통장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오늘 역시 난 돈을 아껴 쓴다. 아니, 눈치를 보면서 쓴다. 지갑 눈치.
유일하게 지갑이 열리는 순간은 시골이다. 특히, 시골 시장. 정겨운 삶의 냄새를 맡아가면서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시골 시장은 백화점 명품관보다 훨씬 값지고 배울 점이 많다. 시장의 상인은 콘서트를 준비해 온 가수와 같다. 좋은 식재료를 골라서 준비해놓은 무대 위에서 준비된 기량으로 물건을 판다. 그들을 보면 삶의 의욕이 생긴다. 그들에게서 에너지를 얻는다.
시골의 식재료를 보면 그 동네 사람들이 먹고사는 밥상이 떠오른다. 좋은 재료로 맛있게 먹고사는지, 바빠서 대충 먹고사는지, 장을 보지 않고 사보는지. 시장을 한 바퀴 돌면 여행지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지역경제의 돈이 돌고 있는가, 인심은 어떤가, 먹고 살 만한가. 시장에 모든 것이 다 있다. 많이 다니면 보인다. 그게 재미있어서 꼭 시장에 간다. 시골에 가도, 외국에 가도 난 꼭 시장에 들른다.
그녀를 만난 후에는 둘이 함께 들른다. 그녀도 시장을 매우 좋아한다. 물론, 서로 목적은 다르다. 그녀는 시장에 공부하러 간다. 시장에 가득 나와 있는 식재료를 직접 만져 보고 먹어 보고 산다. 그리고 고민하고 요리한다. 아, 그녀의 직업은 요리사다. 나는 식재료를 사서 그냥 먹는다. 순전히, 난 비즈니스와 상관없는 백 퍼센트 식탐가이다.
제주도만큼 장보기 좋은 곳도 없다. 차로 섬을 돌면 좋은 점이 식재료를 사서 일단 차에 실어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때깔이 좋은 재료가 있으면 그녀와 함께 살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산다. 난 시장에서 돈을 잘 쓰는 편이다. 서울 커피 값이면 양손에 커다란 봉지가 하나씩이다.
그래서 요리를 잘하는 그녀를 데리고 제주에 오면, 내 입은 행복해진다. 제주도 곳곳에 숨어 있는 좋은 식재료들이 맛있는 한 끼로 즉각 돌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와 나는 취사 가능한 콘도를 더 선호하는 걸까?(생각해보면 그녀는 호텔에 묵으면서 쉬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제주도의 모든 식재료가 이곳으로 몰려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동문시장’은 그녀의 눈에, 나의 입에 그저 천국과 같다. 그래서 늘 제주시에 오면 습관적으로 들른다.
동문시장의 입구에는 주차장이 있다. 그곳에 차를 주차했다.
시작은 늘 수산 시장부터다. 수족관에서 넘쳐난 물과 상인들의 장화에서 묻어난 물기로 동문시장의 바닥은 항상 젖어 있다. 시장이 익숙하지 않은 도시인들은 여기서 당황한다. 하지만 그것만 참아내면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제주의 사면은 바다. 그냥 손으로 집어서 입에 넣고 싶은 수산물들이 상마다 가득했다. 어디 보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성게알. 서울에서는 백화점에 가야 2만 원 이상 줘도 싱싱한 채로 먹기 어려운 성게 알. 성게 알이 친절하게 손질되어 바가지에 담겨 있었다. 여쭤보니 한 바가지에 5천 원에서 만원. 햐! 아름다운 가격이었다. 일단, 5천 원어치만 사고 패스.
아직 이른 저녁, 식사 시간 전이다.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미! 그녀가 예전에 한번 만들어 주었던 특급 레시피는 ‘밥에 비빈 성게알과 맨 김!’ 별다른 반찬 없이 그것만으로 제주 바다를 입속에서 느꼈었다. 성게알 앞에서 서 있는 나를 보니 그녀도 내 의중을 알아챈 듯했다. 기분이 점점 업 됐다. 시장은 역시 좋아.
몇 발자국 옮기니 문어, 갈치, 각종 생선, 해초류 등 온통 맛깔나고 몸에 좋은 것 천지였다. 수산 시장에서 이어지는 농산물 시장의 한편에서는 갓 삶아낸 돼지 머리를 아주머니가 연방 썰어내고 있었다. 그 옆에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 제주산 족발 ‘아강발’. 투수 출전을 눈앞에 둔 야구장 불펜처럼 분주하고 긴장된 팽팽한 느낌이 좋다. 어느새 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배가 고파졌다. 벌써 허기를 느낄 정도는 아닌데, 아니다. 늘 시장에 오면 방금 밥을 먹고 왔어도 허기를 느낀다. 어디 보자. 빙떡 먹을 데라도 없나.
다시 수산 시장으로 올라가 일단 수족관에 가득 담긴 횟감들을 보고 한 집을 골라 자리를 잡았다. 때마침 벵에돔의 제철이다. 벵에돔과 한라산 한 잔을 했다.
그녀가 요리 ‘해주고 싶은’ 재료와 내가 요리 ‘해줬으면’ 하는 재료가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횟감에서 한 까다로움 하는 내 입맛 탓에 생선 종류에서 종종 의견이 엇갈린다. 처음 같이 동해 바닷가에 갔을 때 ‘줄 친 생선’ 돌돔을 호기롭게 사주었는데 그 이후 그녀는 돌돔을 최고의 생선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가벼운 나의 주머니 사정을 아는 그녀는 싸고 쫄깃한 횟감을 주로 즐긴다. 그녀가 즐기는 생선은 숭어나 방어. 하지만 나는 역시 입에 짝짝 붙는 도미류가 좋다. 물론 비싸서 자주는 못 먹지만.
제주의 횟집은 가짓수만 채우는 기본 메뉴를 거의 주지 않는 편이다. 그게 맞다. 사실 신선한 회를 먹기 전에 다른 반찬을 먹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생선회를 먹으러 와서 평소에 먹지 않는 자잘한 칸 채우기를 먹는 사람은 ‘회’ 초보자다.
그래서 동문시장에서는 생선을 정하고 회를 뜨기 시작하면 회를 써는 동안 개불이나 소라 등 곁다리로 안주 삼을 것들을 조금 추가한다. 인심 좋은 사장님을 만나면 보너스로 주실 때도 있다. 동문시장 내 횟집에서 회를 먹을 때, 만 원 정도만 추가하면 한치회를 즉석에서 떠 주신다. 입에 달라붙는 단맛이 끝내준다.
오늘도 역시 “한치가 숙취에 좋대.”라고 으스대면서 나는 또 한라산 한 병을 ‘깠다’.
제주에 처음 와서 횟집에 앉아 먹지 않고 ‘테이크아웃’ 했을 때의 일이다. 동문시장에서 나와 바닷가 쪽으로 슬슬 걷다 보니 바람이 적당히 불어 기분이 상승했다. 나만 그런가 해서 그녀를 옆 눈으로 힐끔거리자니, 마찬가지로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동문 시장을 나와 길을 건너거나, 맞은편에 있는 산지천을 따라 내려가면 금방 바다 냄새가 난다. 그 냄새를 따라 걷다 옷가게가 몰려 있는 칠성동을 지나면 아담한 유원지가 나오는데, 알록달록한 탈 것들, 알전구 등으로 눈이 갑자기 환해진다.
유원지 뒤로는 ‘화이트 비치호텔’이라는 하얀 건물의 호텔이 있는데 그녀는 그 호텔을 지날 때마다 언젠가 꼭 한번 묵어보고 싶다고 한다.
화이트 비치호텔을 지나자마자 바다가 보였다. 정말 탁 트인 바다가 눈앞에 갑자기 나타났다. 낚시꾼들이 루어를 던져 넣고 앉아 맥주나 소주를 홀짝거리는 모습을 TV에서 본 일이 있어서, 나는 “우리 아까 회 뜬 거 그냥 여기서 먹고 갈래?” 하며 제안을 했다. 공공장소에서 민폐 끼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녀가 웬일인지 ‘오케이’ 사인을 주었다. 두리번거리다가 방파제 옆 매점에서 소주 한 병을 사왔다.
적당한 오후에 방파제에 대충 걸터앉아 회 접시를 무릎에 올려 두고 먹는 그 맛. 이제껏 우리 둘이 함께 먹은 요리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맛으로 남았다.
동문시장
- 제주 시내 중앙로를 따라 바다 쪽으로 내려오면 동문시장과 만난다.
- 밤에는 산지천과 동문시장 구석구석에 포장마차가 선다. 제주에 숙소를 정했다면 한번쯤 가볼 만하다.
- 보리빵삼형제의 도넛을 맛보자. 시장 입구에 있다. 일본 관광객이 동문시장에 오면 꼭 방문하는 곳이다.
- 아주반점과 해바라기분식집은 동문시장에서 탑동 방향으로 길을 건너 커피전문점 이디아 골목에 있다.
돈을 쓰자. 그래야 지역이 발전한다.
아낌없이 돈을 쓰자.
그래 봤자, 천 원짜리 몇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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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어려웠던 형편 덕에 지금도 돈을 아껴 쓰는 편이다. 하지만, 그녀와 함께하는 순간에도 돈을 아끼는 습관이 막무가내로 튀어나오면 솔직히 나 자신한테 짜증이 난다. 돈을 아끼고 후회한 적도 많다. 어차피 돌고 도는 돈, 어느 순간에 그만큼의 돈을 아낀다고 해서 크게 부자가 되거나 통장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오늘 역시 난 돈을 아껴 쓴다. 아니, 눈치를 보면서 쓴다. 지갑 눈치.
유일하게 지갑이 열리는 순간은 시골이다. 특히, 시골 시장. 정겨운 삶의 냄새를 맡아가면서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시골 시장은 백화점 명품관보다 훨씬 값지고 배울 점이 많다. 시장의 상인은 콘서트를 준비해 온 가수와 같다. 좋은 식재료를 골라서 준비해놓은 무대 위에서 준비된 기량으로 물건을 판다. 그들을 보면 삶의 의욕이 생긴다. 그들에게서 에너지를 얻는다.
시골의 식재료를 보면 그 동네 사람들이 먹고사는 밥상이 떠오른다. 좋은 재료로 맛있게 먹고사는지, 바빠서 대충 먹고사는지, 장을 보지 않고 사보는지. 시장을 한 바퀴 돌면 여행지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지역경제의 돈이 돌고 있는가, 인심은 어떤가, 먹고 살 만한가. 시장에 모든 것이 다 있다. 많이 다니면 보인다. 그게 재미있어서 꼭 시장에 간다. 시골에 가도, 외국에 가도 난 꼭 시장에 들른다.
그녀를 만난 후에는 둘이 함께 들른다. 그녀도 시장을 매우 좋아한다. 물론, 서로 목적은 다르다. 그녀는 시장에 공부하러 간다. 시장에 가득 나와 있는 식재료를 직접 만져 보고 먹어 보고 산다. 그리고 고민하고 요리한다. 아, 그녀의 직업은 요리사다. 나는 식재료를 사서 그냥 먹는다. 순전히, 난 비즈니스와 상관없는 백 퍼센트 식탐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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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만큼 장보기 좋은 곳도 없다. 차로 섬을 돌면 좋은 점이 식재료를 사서 일단 차에 실어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때깔이 좋은 재료가 있으면 그녀와 함께 살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산다. 난 시장에서 돈을 잘 쓰는 편이다. 서울 커피 값이면 양손에 커다란 봉지가 하나씩이다.
그래서 요리를 잘하는 그녀를 데리고 제주에 오면, 내 입은 행복해진다. 제주도 곳곳에 숨어 있는 좋은 식재료들이 맛있는 한 끼로 즉각 돌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와 나는 취사 가능한 콘도를 더 선호하는 걸까?(생각해보면 그녀는 호텔에 묵으면서 쉬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제주도의 모든 식재료가 이곳으로 몰려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동문시장’은 그녀의 눈에, 나의 입에 그저 천국과 같다. 그래서 늘 제주시에 오면 습관적으로 들른다.
동문시장의 입구에는 주차장이 있다. 그곳에 차를 주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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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늘 수산 시장부터다. 수족관에서 넘쳐난 물과 상인들의 장화에서 묻어난 물기로 동문시장의 바닥은 항상 젖어 있다. 시장이 익숙하지 않은 도시인들은 여기서 당황한다. 하지만 그것만 참아내면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제주의 사면은 바다. 그냥 손으로 집어서 입에 넣고 싶은 수산물들이 상마다 가득했다. 어디 보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성게알. 서울에서는 백화점에 가야 2만 원 이상 줘도 싱싱한 채로 먹기 어려운 성게 알. 성게 알이 친절하게 손질되어 바가지에 담겨 있었다. 여쭤보니 한 바가지에 5천 원에서 만원. 햐! 아름다운 가격이었다. 일단, 5천 원어치만 사고 패스.
아직 이른 저녁, 식사 시간 전이다.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미! 그녀가 예전에 한번 만들어 주었던 특급 레시피는 ‘밥에 비빈 성게알과 맨 김!’ 별다른 반찬 없이 그것만으로 제주 바다를 입속에서 느꼈었다. 성게알 앞에서 서 있는 나를 보니 그녀도 내 의중을 알아챈 듯했다. 기분이 점점 업 됐다. 시장은 역시 좋아.
몇 발자국 옮기니 문어, 갈치, 각종 생선, 해초류 등 온통 맛깔나고 몸에 좋은 것 천지였다. 수산 시장에서 이어지는 농산물 시장의 한편에서는 갓 삶아낸 돼지 머리를 아주머니가 연방 썰어내고 있었다. 그 옆에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 제주산 족발 ‘아강발’. 투수 출전을 눈앞에 둔 야구장 불펜처럼 분주하고 긴장된 팽팽한 느낌이 좋다. 어느새 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배가 고파졌다. 벌써 허기를 느낄 정도는 아닌데, 아니다. 늘 시장에 오면 방금 밥을 먹고 왔어도 허기를 느낀다. 어디 보자. 빙떡 먹을 데라도 없나.
다시 수산 시장으로 올라가 일단 수족관에 가득 담긴 횟감들을 보고 한 집을 골라 자리를 잡았다. 때마침 벵에돔의 제철이다. 벵에돔과 한라산 한 잔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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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요리 ‘해주고 싶은’ 재료와 내가 요리 ‘해줬으면’ 하는 재료가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횟감에서 한 까다로움 하는 내 입맛 탓에 생선 종류에서 종종 의견이 엇갈린다. 처음 같이 동해 바닷가에 갔을 때 ‘줄 친 생선’ 돌돔을 호기롭게 사주었는데 그 이후 그녀는 돌돔을 최고의 생선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가벼운 나의 주머니 사정을 아는 그녀는 싸고 쫄깃한 횟감을 주로 즐긴다. 그녀가 즐기는 생선은 숭어나 방어. 하지만 나는 역시 입에 짝짝 붙는 도미류가 좋다. 물론 비싸서 자주는 못 먹지만.
제주의 횟집은 가짓수만 채우는 기본 메뉴를 거의 주지 않는 편이다. 그게 맞다. 사실 신선한 회를 먹기 전에 다른 반찬을 먹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생선회를 먹으러 와서 평소에 먹지 않는 자잘한 칸 채우기를 먹는 사람은 ‘회’ 초보자다.
그래서 동문시장에서는 생선을 정하고 회를 뜨기 시작하면 회를 써는 동안 개불이나 소라 등 곁다리로 안주 삼을 것들을 조금 추가한다. 인심 좋은 사장님을 만나면 보너스로 주실 때도 있다. 동문시장 내 횟집에서 회를 먹을 때, 만 원 정도만 추가하면 한치회를 즉석에서 떠 주신다. 입에 달라붙는 단맛이 끝내준다.
오늘도 역시 “한치가 숙취에 좋대.”라고 으스대면서 나는 또 한라산 한 병을 ‘깠다’.
***
|
제주에 처음 와서 횟집에 앉아 먹지 않고 ‘테이크아웃’ 했을 때의 일이다. 동문시장에서 나와 바닷가 쪽으로 슬슬 걷다 보니 바람이 적당히 불어 기분이 상승했다. 나만 그런가 해서 그녀를 옆 눈으로 힐끔거리자니, 마찬가지로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동문 시장을 나와 길을 건너거나, 맞은편에 있는 산지천을 따라 내려가면 금방 바다 냄새가 난다. 그 냄새를 따라 걷다 옷가게가 몰려 있는 칠성동을 지나면 아담한 유원지가 나오는데, 알록달록한 탈 것들, 알전구 등으로 눈이 갑자기 환해진다.
유원지 뒤로는 ‘화이트 비치호텔’이라는 하얀 건물의 호텔이 있는데 그녀는 그 호텔을 지날 때마다 언젠가 꼭 한번 묵어보고 싶다고 한다.
화이트 비치호텔을 지나자마자 바다가 보였다. 정말 탁 트인 바다가 눈앞에 갑자기 나타났다. 낚시꾼들이 루어를 던져 넣고 앉아 맥주나 소주를 홀짝거리는 모습을 TV에서 본 일이 있어서, 나는 “우리 아까 회 뜬 거 그냥 여기서 먹고 갈래?” 하며 제안을 했다. 공공장소에서 민폐 끼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녀가 웬일인지 ‘오케이’ 사인을 주었다. 두리번거리다가 방파제 옆 매점에서 소주 한 병을 사왔다.
적당한 오후에 방파제에 대충 걸터앉아 회 접시를 무릎에 올려 두고 먹는 그 맛. 이제껏 우리 둘이 함께 먹은 요리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맛으로 남았다.
동문시장
- 제주 시내 중앙로를 따라 바다 쪽으로 내려오면 동문시장과 만난다.
- 밤에는 산지천과 동문시장 구석구석에 포장마차가 선다. 제주에 숙소를 정했다면 한번쯤 가볼 만하다.
- 보리빵삼형제의 도넛을 맛보자. 시장 입구에 있다. 일본 관광객이 동문시장에 오면 꼭 방문하는 곳이다.
- 아주반점과 해바라기분식집은 동문시장에서 탑동 방향으로 길을 건너 커피전문점 이디아 골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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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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