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솔저 이루마’ vs ‘작곡가 이루마’, 그는 지금 행복하다
과감하게 서른이라는 늦은 나이에 군대에 자원입대한 이루마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자 잠시 틀 밖으로 나왔다. 그 누구보다도 행복함에 들뜬 이루마를 삼청동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그의 집에서 만났다.
200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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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일병 이루마를 만났다. 2년 만의 만남인데, 필자는 그대로 기자였고, 이루마는 음악인에서 군인으로 약간 신분이 바뀌었다. 약간 그은 듯한 구릿빛 얼굴에, 울퉁불퉁 튀어나온 핏줄이 선명한 손을 보면서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모습은 선뜻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반갑게 인사하며 환한 웃음을 보이는 그의 목소리에서 필자는 2년 전 만났던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모습을 조금씩 찾을 수가 있었다.
과감하게 서른이라는 늦은 나이에 군대에 자원입대한 이루마. 절대 쉽지 않은 선택이어서일까? 그는 현재 그 어느 군인보다 열심히 군 복무하고 있다는 소식이 국방부 소식지나 몇몇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런 이루마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자 잠시 틀 밖으로 나왔다. 탤런트 손태영의 언니로 더욱 잘 알려진 미스코리아 출신 손혜임 씨와의 결혼식을 이틀 앞두고서 말이다. 그 누구보다도 행복함에 들뜬 이루마를 삼청동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그의 집에서 만났다.
입대 1년간의 생활, 그리고 결혼을 앞둔 심정,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음악 세계 등에 대해 한 시간 넘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신부와 보낼 시간도 빠듯했을 텐데, 특별히 예스24 회원들을 위해 인터뷰에 응해준 이루마 일병에게 큰 감사를 전하며, 그와의 즐거웠던 대화를 글로 풀어본다.
“정말 오랜만이에요. 우선 결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번 인터뷰가 결혼식 전에 있는 유일한 인터뷰라고 들었거든요. 예스24 회원들은 아마도 그런 부분에서 축복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 저 역시 영광이고요. 정말 며칠 안 남았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보잘것없는 군인에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혼이요… 정말 아직은 모르겠어요. 조마조마하고,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내가 과연 정말 결혼을 하는 것인지 안 믿어지는 상황이에요. 현실이 아닌 것 같은, 마치 꿈같다는 것이 가장 크게 느껴지네요. 아마 식장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현실이구나’를 느낄 것 같아요. 가끔 ‘결혼하네’ 하며 설레다가 자고 일어나면 아무 생각이 안 나요. 왠지 다른 사람 결혼식에 가는 것 같고요. 처음이라서 그런가.(웃음)”
“결혼 준비는 많이 하셨어요? 아마도 신부인 손혜임 씨가 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맞아요. 얼마 전에 꿈까지 꿨다니까요. 결혼식 당일이었는데, 저는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여자친구가 ‘넌 왜 아무것도 준비 안 해? 빨리 준비해, 준비해’ 하는데, 그래도 저는 가만히 앉아있기만 했어요. 꿈속에서조차 현실의 제 모습이 반영된 거죠. 정말 여자친구한테 미안해요. 제가 밖에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 결혼 준비를 혼자서 다했거든요. 제가 더 많이 챙겨줘야 하는 건데, 그러지를 못해서….”
“원래 평소에는 잘 챙겨주시는 스타일인가 봐요.”
“잘 챙기는 편이에요. 저는 100일, 200일 같은 것 꼬박꼬박 챙기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런데 여자친구도 저를 잘 챙겨줍니다. 군에 있다 보니 먹을거리 같은 것 많이 보내주거든요. 받을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하도 많이 뺏어들 가서요.(웃음) 그래서 요새는 노하우가 생겼어요. 소포 받자마자 숨겨놓고, 기분 좋을 때만 나눠줍니다.”
“결혼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새신랑이라서 그런지 말끝마다 신부 자랑이세요.(웃음) 손혜임 씨의 어떤 점이 좋으셨어요?”
“굉장히 여성스러워요. 그러면서도 호탕한 부분도 있고, 잘 웃고, 일반적인 여자들처럼 샘도 많이 내고, 그런 부분이 어떻게 보면 저한테도 굉장히 좋더라고요. 샘도 안 내고 그러면 진정한 여자가 아니잖아요. 아, ‘그만큼 나를 좋아해주는구나’를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이 좋더라고요.”
“그럼 손혜임 씨는 이루마 씨의 어떤 점이 매력 있다고 그러세요?”
“글쎄요. 그냥 제가 음악인 같지 않았대요. 예민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예민해 보이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동갑이다 보니 제가 편하게 느껴지나 봐요. 그런 면에서 이야기도 통하는 것이 많고, 같이 만화 주제가를 따라 부르고, 둘 다 또 신승훈 씨의 열성팬이거든요. 가끔 제가 신승훈 씨 노래 연주하고, 여자친구가 따라 부르고 그러면서 더 친해지고, 공감대 형성이 잘된 것 같아요. 친구 같다는 것, 바로 그 점이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결혼’이란 것이 이루마 씨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삶 자체가 강물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결혼이란 것이 어찌 보면 삶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될 수 있잖아요. 특히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결혼을 통해서 사람,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 느끼는 것을 음악으로 표현해 내게 될 텐데요. 제가 결혼 전까지 보여드렸던 음악이 풋풋하고 첫사랑 같은 감수성을 풍부하게 느끼게 했던 것이라면, 이제는 좀 더 깊은 음악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결혼이 제 음악 세계에 큰 전환점을 만들어준 셈이죠.”
“그럼 ‘사랑’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무언가 얻으려고 사랑을 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도 한 말이었는데, ‘사랑은 이기적이다. 사랑을 받으려고 사랑을 준다.’ 저에게 사랑은 그런 느낌이거든요. 아마 제 여자친구도 마찬가지로 생각할 테고요. 그래서 같이 만나서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살다 보면 알겠지만 더 알아야 할 것이 무척 많아서, 느낌이나 깊은 감정을 알려고 사랑을 하는 것 같아요.”
“결혼 이야기도 많이 궁금했지만, 아무래도 이루마 씨의 군대 생활은 어떤지 기대가 되는데요. 아무리 자원입대라고 하지만 군에 들어가기 전과 후,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을 텐데요.”
“군 생활이 힘들긴 힘들어요. 제가 지금 해군 홍보단에 있는데요. 아무래도 전방에 있는 분들에 비해서는 턱도 없이 편하게 지내는 것이 맞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힘든 부분이 있어요. 저희는 행사 부대라서 행사를 제대로 잘 치르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순간순간 바뀌어요. 그래서 그런 것에 대처하면서 순발력이나 인내심이 많이 길러지는 것 같아요. 한마디로 배우고 얻는 게 인내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아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같이 생활하는 게 쉽게 겪을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게다가 나중에 제가 도움을 받고, 또 줄 수도 있는 상황이 분명히 있을 텐데, 그런 면에서도 생각되는 것이 많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것이 결국 저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는 데서도 감성을 굉장히 풍부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곡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이루마 씨의 팬들은 ‘힘든 군 생활에 손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란 걱정을 많이 하는데요.”
“아직 일병이라 ‘병’들이 해야 할 것이나 청소 등을 많이 하죠. 또 두려운 겨울에는 제설작업도 거의 매일 하고요. 사실 손을 몇 번 다치기는 했어요. 게다가 저희가 행사부대라 짐 옮기는 일이 많거든요. 하지만 조심해서 하면 되니까 괜찮아요. 선임병들이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을 자주 해줬는데, 처음에 들었을 때는, 그 말이 그렇게 싫었는데, 이제 서서히 이해가 가요. 저도 다음 달이면 상병이 되고, 또 제 후임병으로 마술사 이은결 씨가 들어오는 등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 같아요.”
“군 생활을 하면서 ‘오히려 감성이 풍부해진다’라고 하셨는데요. 그럼 지금 흘러가는 이 시간이 자신의 음악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나요?”
“아무래도 밖에 있을 때는 솔직히 다양한 것을 접할 수 있잖아요. 시각적인 면이 주는 음악에 필요한 자료가 많이 모자란다는 점에서는 좀 아쉬워요. 그래서 그런 점을 보완하려고 상상을 많이 해요. 제 연습실은 창문이 없어요. 아무도 없는 막힌 방 안에 사진이나 편지, 엽서를 붙여놓고, 그걸 통해서 저만의 상상력을 키워나가면서 음악을 써요. 그러다 보니 음악이 좀 더 커지고 오히려 광범위해지는 것 같아요. 심플하게 ‘콜라구나’ 하고 마시는 것보다 ‘콜라의 맛은 어떨까’ 하면서 마시는 상상을 하면 그 느낌이 광범위해지잖아요. 그래서 나중에 제대하고서 쓰게 될 음악은 규모가 조금 더 커질 것 같아요. 그냥 피아노 음악이 아닌 관악기 쪽이 가미된 음악이나 밴드 음악 등을 할 욕심도 있어요. 확실한 건 오케스트레이션이 보강이 될 것이라는 거고요. 이제 영화나 드라마 음악을 통해 제 음악을 많이 알리게 될 것 같아요.”
“영화나 드라마 음악 쪽 일을 많이 할 것 같다고 했는데, 굳이 영화음악을 하고 싶은 이유라도 있나요?”
“항상 ‘내 음악에 영상이 있다면 어떨까, 더 좋을 텐데’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시각적인 면, 음악과 영상이 잘 어울려지면 그만큼 완벽한 예술은 없다고 보거든요. 단편영화를 직접 만들어 보고도 싶고, 영화음악을 직접 쓰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영화는 장르에 따라 다양한 음악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실험적인 또는 대중적인 음악을 만들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실험성이 있는 음악에 더 치중해서 영화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참, 얼마 전에 국악기를 다루는 풍물단을 접하면서 우리 국악에 관심을 더 두게 됐는데요. 국악기를 더욱더 트렌디하게 다루고 싶어요. 국악 고유의 소리를 살려 영화음악을 쓰고 싶어요. 현대 배경의 영화인데, 그 속에 국악이 들어간 독특하고 세련된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다만 국악기랑 서양악기랑 섞을 생각을 절대 없어요.”
“그럼 해보고 싶거나 선호하는 장르가 있나요?”
“멜로는 꼭 들어가야 해요. 그리고 약간 독특했으면 좋겠어요. 이야기 자체가 많이 생각하게 하는 그런 영화였으면 좋겠고요. 퍼즐이 많이 들어가면서 멜로인 영화였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왜 꼭 ‘멜로’는 포함되어야 하나요?”
“사랑이 빠지면 영화는 재미가 없어요. 애틋한 사랑이 느껴져야 영화가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랑이거든요. 아무리 액션물이라 해도 사랑 없이는 이야기가 안 돼요. 지금까지 썼던 음악이 사랑에 관한 것이었고, 모든 음악은 사랑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영화음악상을 받아 레드카펫을 꼭 밟아보고 싶다’라고 했었는데요.”
“맞아요. 그래서 ‘혹시 레드카펫을 못 밟게 된다면 집을 레드카펫으로 깔겠다’라고까지 했었죠.(웃음) 사실 상은 못 받아도 상관없으니 시상식에 초대만이라도 받았으면 좋겠어요. 심지어 군대 오기 전에는 시상식장에서 인사하고, 표정관리 하는 걸 연습까지 했었다니까요. 정말 언젠가는 꼭 이루고 싶습니다.”
“‘외로움에 빠져야 음악이 잘 나온다. 나는 슬픔이 많은 사람이다’라는 말을 했던 인터뷰가 생각나는데요. 너무 자기 자신을 외로움으로 감싸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외로움을 즐기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도 드는데요.”
“지금은 안 그래요. 정말 좋아요. 누군가가 내 옆에 항상 있다는 생각이 있어요. 똑같은 하늘을 예전에 봤던 하늘과 비교해 봐도 지금 하늘이 정말 평화롭고 좋게 보여요. 부대 안에 있어도 제가 제대할 것이란 기약이 없다면 슬프고 허망할 테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전역을 하고, 다른 신혼처럼 똑같이 좋은 생활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다는 게 저를 긍정적으로 만드네요. 또 군대라는 생활이 나중에 분명히 디딤돌 역할을 해줄 거라는 믿음이 저를 좋게 만들고요.”
“프로필을 조사하다 보니 여러 가수의 앨범에 참여했더라고요. 더 필름, 스퀘어, 김연우, 테이부터 홍콩가수 진추하까지 참 많은 뮤지션이 이루마 씨와의 작업을 원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제의가 너무 많으면 힘들지 않나요?”
“워낙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그런지 힘든 것은 없어요. 게다가 전 다양한 음악을 작곡하는 ‘멀티 작곡가 이루마’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나중에 가요앨범에 직접 참여하고도 싶고, 곡도 쓰고 싶습니다.”
“자신이 어떤 말로 불렸으면 좋겠어요? 음유시인, 한국이 낳은 대표적인 뉴에이지 아티스트 등 언론에서 붙인 닉네임이 몇 개 있는데요.”
“‘작곡가 이루마’가 좋아요. 연주를 잘하는 분은 정말 많잖아요. 그래서 저는 피아니스트가 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어요. 작곡가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컸었죠. 사실 무대 공포증도 굉장히 심했었거든요. 지금은 좀 나아졌죠. 물론 무대에 오르면 당연히 긴장은 하지만 요새 제가 저를 봐도 능숙하고 능글맞아졌어요. 연주는 계속하겠지만 작곡가 쪽으로 조금 더 범위를 넓히고 싶습니다. 앞으로 연주는 예전보다는 덜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사실 어느 이름으로 불려도 상관은 없어요. 그냥 ‘음악인 이루마’로만 남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제 음악이 많은 사람에게 삶의 배경음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의 삶이 영화라고 봤을 때, 제 음악이 영화배경음악으로 쓰였으면 해요.”
“그러고 보니 제가 얼마 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여름’이라는 카페에 갔는데요, 한 노신사가 피아노 앞에 앉아 ‘Maybe’를 연주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감동했어요.”
“제가 원했던 것이 그것이에요. 악보집에 그런 이야기를 썼었습니다. ‘내 손에서 당신의 손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어떻게 보면 정통 클래식 음악은, 작곡가는 죽어도 음악으로 계속 팬에게는 살아있잖아요. 저도 그러고 싶어요. 조금이라도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잘 못 치더라도 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보고 싶어요. 틀리더라도 그때는 연주하는 사람의 음악이거든요. 그 음악은 제 음악이 아니에요. 저는 가이드만 해줬을 뿐이지 그 음악은 자기만의 음악이죠. 바로 그것이 진정한 음악이고, 그런 것을 볼 때면 음악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앨범 소식은 언제쯤 들을 수 있나요?”
“입대 전에 앨범 2장을 녹음해놓고 갔어요. 한 앨범은 벌써 나왔죠. 5집 『His monologue』. 다른 앨범은 올해 안에 소개할 것입니다. 6집은 5집과 극과 극일 거예요. 악기도 많이 들어가고, 좀 더 영화음악 같은 분위기일 것입니다. 5집이 약간 인디적인 음악이라면, 6집은 정말 멜로물 같은 영화음악 분위기가 될 거예요. 2집의 느낌에 좀 더 깊고 광범위해지고 커진 앨범입니다. 퍼커션을 안 써도 움직임이 있고, 드라마틱한 요소가 있어 흥미로울 거예요. 예전에는 편한 것이 최고라고 해서 편한 음악을 주로 했는데, 이번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듣고 싶은 음악으로 채웠어요. 이번에는 제가 직접 시나리오를 쓴 뮤직비디오도 만들고 싶어요. 이번 6집이 지금까지 만들었던 앨범 중에 가장 아끼고 소중한 앨범이 될 것 같습니다. 앨범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음악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지난 앨범에서 들려줬던 ‘프리페어드 기법’ 같은 색다른 방식의 연주 혹은 작곡 등이 계속 되나요?”
“아이디어는 무척 많아요. ‘프리페어드’ 기법을 사용해서 앨범을 더 만들어 보고도 싶고, 대중성을 띤 앨범도 만들고 싶어요. 음악은 대중성을 띠어야 하니까요. 예술인으로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고, 좀 더 많은 시도를 해보고도 싶어요. 국악도 더 많이 배워서 외국 사람들에게 ‘이것이 우리나라 소리다’라는 것도 알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많이 하고 싶은데요. 이런 제 모습을 보고 어떤 분이 그러더라고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다’라고요. 그분 말씀처럼 앞으로 저는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 될 것 같은데요. 우선 40대 되기 전까지 하나의 목표로 세운 작은 음악 학교를 짓는 것을 이루고자 노력할 겁니다.”
과감하게 서른이라는 늦은 나이에 군대에 자원입대한 이루마. 절대 쉽지 않은 선택이어서일까? 그는 현재 그 어느 군인보다 열심히 군 복무하고 있다는 소식이 국방부 소식지나 몇몇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런 이루마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자 잠시 틀 밖으로 나왔다. 탤런트 손태영의 언니로 더욱 잘 알려진 미스코리아 출신 손혜임 씨와의 결혼식을 이틀 앞두고서 말이다. 그 누구보다도 행복함에 들뜬 이루마를 삼청동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그의 집에서 만났다.
입대 1년간의 생활, 그리고 결혼을 앞둔 심정,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음악 세계 등에 대해 한 시간 넘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신부와 보낼 시간도 빠듯했을 텐데, 특별히 예스24 회원들을 위해 인터뷰에 응해준 이루마 일병에게 큰 감사를 전하며, 그와의 즐거웠던 대화를 글로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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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이에요. 우선 결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번 인터뷰가 결혼식 전에 있는 유일한 인터뷰라고 들었거든요. 예스24 회원들은 아마도 그런 부분에서 축복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 저 역시 영광이고요. 정말 며칠 안 남았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보잘것없는 군인에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혼이요… 정말 아직은 모르겠어요. 조마조마하고,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내가 과연 정말 결혼을 하는 것인지 안 믿어지는 상황이에요. 현실이 아닌 것 같은, 마치 꿈같다는 것이 가장 크게 느껴지네요. 아마 식장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현실이구나’를 느낄 것 같아요. 가끔 ‘결혼하네’ 하며 설레다가 자고 일어나면 아무 생각이 안 나요. 왠지 다른 사람 결혼식에 가는 것 같고요. 처음이라서 그런가.(웃음)”
“결혼 준비는 많이 하셨어요? 아마도 신부인 손혜임 씨가 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맞아요. 얼마 전에 꿈까지 꿨다니까요. 결혼식 당일이었는데, 저는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여자친구가 ‘넌 왜 아무것도 준비 안 해? 빨리 준비해, 준비해’ 하는데, 그래도 저는 가만히 앉아있기만 했어요. 꿈속에서조차 현실의 제 모습이 반영된 거죠. 정말 여자친구한테 미안해요. 제가 밖에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 결혼 준비를 혼자서 다했거든요. 제가 더 많이 챙겨줘야 하는 건데, 그러지를 못해서….”
“원래 평소에는 잘 챙겨주시는 스타일인가 봐요.”
“잘 챙기는 편이에요. 저는 100일, 200일 같은 것 꼬박꼬박 챙기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런데 여자친구도 저를 잘 챙겨줍니다. 군에 있다 보니 먹을거리 같은 것 많이 보내주거든요. 받을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하도 많이 뺏어들 가서요.(웃음) 그래서 요새는 노하우가 생겼어요. 소포 받자마자 숨겨놓고, 기분 좋을 때만 나눠줍니다.”
“결혼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새신랑이라서 그런지 말끝마다 신부 자랑이세요.(웃음) 손혜임 씨의 어떤 점이 좋으셨어요?”
“굉장히 여성스러워요. 그러면서도 호탕한 부분도 있고, 잘 웃고, 일반적인 여자들처럼 샘도 많이 내고, 그런 부분이 어떻게 보면 저한테도 굉장히 좋더라고요. 샘도 안 내고 그러면 진정한 여자가 아니잖아요. 아, ‘그만큼 나를 좋아해주는구나’를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이 좋더라고요.”
“그럼 손혜임 씨는 이루마 씨의 어떤 점이 매력 있다고 그러세요?”
“글쎄요. 그냥 제가 음악인 같지 않았대요. 예민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예민해 보이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동갑이다 보니 제가 편하게 느껴지나 봐요. 그런 면에서 이야기도 통하는 것이 많고, 같이 만화 주제가를 따라 부르고, 둘 다 또 신승훈 씨의 열성팬이거든요. 가끔 제가 신승훈 씨 노래 연주하고, 여자친구가 따라 부르고 그러면서 더 친해지고, 공감대 형성이 잘된 것 같아요. 친구 같다는 것, 바로 그 점이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결혼’이란 것이 이루마 씨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삶 자체가 강물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결혼이란 것이 어찌 보면 삶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될 수 있잖아요. 특히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결혼을 통해서 사람,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 느끼는 것을 음악으로 표현해 내게 될 텐데요. 제가 결혼 전까지 보여드렸던 음악이 풋풋하고 첫사랑 같은 감수성을 풍부하게 느끼게 했던 것이라면, 이제는 좀 더 깊은 음악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결혼이 제 음악 세계에 큰 전환점을 만들어준 셈이죠.”
“그럼 ‘사랑’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무언가 얻으려고 사랑을 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도 한 말이었는데, ‘사랑은 이기적이다. 사랑을 받으려고 사랑을 준다.’ 저에게 사랑은 그런 느낌이거든요. 아마 제 여자친구도 마찬가지로 생각할 테고요. 그래서 같이 만나서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살다 보면 알겠지만 더 알아야 할 것이 무척 많아서, 느낌이나 깊은 감정을 알려고 사랑을 하는 것 같아요.”
“결혼 이야기도 많이 궁금했지만, 아무래도 이루마 씨의 군대 생활은 어떤지 기대가 되는데요. 아무리 자원입대라고 하지만 군에 들어가기 전과 후,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을 텐데요.”
“군 생활이 힘들긴 힘들어요. 제가 지금 해군 홍보단에 있는데요. 아무래도 전방에 있는 분들에 비해서는 턱도 없이 편하게 지내는 것이 맞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힘든 부분이 있어요. 저희는 행사 부대라서 행사를 제대로 잘 치르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순간순간 바뀌어요. 그래서 그런 것에 대처하면서 순발력이나 인내심이 많이 길러지는 것 같아요. 한마디로 배우고 얻는 게 인내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아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같이 생활하는 게 쉽게 겪을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게다가 나중에 제가 도움을 받고, 또 줄 수도 있는 상황이 분명히 있을 텐데, 그런 면에서도 생각되는 것이 많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것이 결국 저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는 데서도 감성을 굉장히 풍부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곡도 많이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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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마 씨의 팬들은 ‘힘든 군 생활에 손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란 걱정을 많이 하는데요.”
“아직 일병이라 ‘병’들이 해야 할 것이나 청소 등을 많이 하죠. 또 두려운 겨울에는 제설작업도 거의 매일 하고요. 사실 손을 몇 번 다치기는 했어요. 게다가 저희가 행사부대라 짐 옮기는 일이 많거든요. 하지만 조심해서 하면 되니까 괜찮아요. 선임병들이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을 자주 해줬는데, 처음에 들었을 때는, 그 말이 그렇게 싫었는데, 이제 서서히 이해가 가요. 저도 다음 달이면 상병이 되고, 또 제 후임병으로 마술사 이은결 씨가 들어오는 등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 같아요.”
“군 생활을 하면서 ‘오히려 감성이 풍부해진다’라고 하셨는데요. 그럼 지금 흘러가는 이 시간이 자신의 음악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나요?”
“아무래도 밖에 있을 때는 솔직히 다양한 것을 접할 수 있잖아요. 시각적인 면이 주는 음악에 필요한 자료가 많이 모자란다는 점에서는 좀 아쉬워요. 그래서 그런 점을 보완하려고 상상을 많이 해요. 제 연습실은 창문이 없어요. 아무도 없는 막힌 방 안에 사진이나 편지, 엽서를 붙여놓고, 그걸 통해서 저만의 상상력을 키워나가면서 음악을 써요. 그러다 보니 음악이 좀 더 커지고 오히려 광범위해지는 것 같아요. 심플하게 ‘콜라구나’ 하고 마시는 것보다 ‘콜라의 맛은 어떨까’ 하면서 마시는 상상을 하면 그 느낌이 광범위해지잖아요. 그래서 나중에 제대하고서 쓰게 될 음악은 규모가 조금 더 커질 것 같아요. 그냥 피아노 음악이 아닌 관악기 쪽이 가미된 음악이나 밴드 음악 등을 할 욕심도 있어요. 확실한 건 오케스트레이션이 보강이 될 것이라는 거고요. 이제 영화나 드라마 음악을 통해 제 음악을 많이 알리게 될 것 같아요.”
“영화나 드라마 음악 쪽 일을 많이 할 것 같다고 했는데, 굳이 영화음악을 하고 싶은 이유라도 있나요?”
“항상 ‘내 음악에 영상이 있다면 어떨까, 더 좋을 텐데’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시각적인 면, 음악과 영상이 잘 어울려지면 그만큼 완벽한 예술은 없다고 보거든요. 단편영화를 직접 만들어 보고도 싶고, 영화음악을 직접 쓰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영화는 장르에 따라 다양한 음악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실험적인 또는 대중적인 음악을 만들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실험성이 있는 음악에 더 치중해서 영화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참, 얼마 전에 국악기를 다루는 풍물단을 접하면서 우리 국악에 관심을 더 두게 됐는데요. 국악기를 더욱더 트렌디하게 다루고 싶어요. 국악 고유의 소리를 살려 영화음악을 쓰고 싶어요. 현대 배경의 영화인데, 그 속에 국악이 들어간 독특하고 세련된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다만 국악기랑 서양악기랑 섞을 생각을 절대 없어요.”
“그럼 해보고 싶거나 선호하는 장르가 있나요?”
“멜로는 꼭 들어가야 해요. 그리고 약간 독특했으면 좋겠어요. 이야기 자체가 많이 생각하게 하는 그런 영화였으면 좋겠고요. 퍼즐이 많이 들어가면서 멜로인 영화였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왜 꼭 ‘멜로’는 포함되어야 하나요?”
“사랑이 빠지면 영화는 재미가 없어요. 애틋한 사랑이 느껴져야 영화가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랑이거든요. 아무리 액션물이라 해도 사랑 없이는 이야기가 안 돼요. 지금까지 썼던 음악이 사랑에 관한 것이었고, 모든 음악은 사랑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영화음악상을 받아 레드카펫을 꼭 밟아보고 싶다’라고 했었는데요.”
“맞아요. 그래서 ‘혹시 레드카펫을 못 밟게 된다면 집을 레드카펫으로 깔겠다’라고까지 했었죠.(웃음) 사실 상은 못 받아도 상관없으니 시상식에 초대만이라도 받았으면 좋겠어요. 심지어 군대 오기 전에는 시상식장에서 인사하고, 표정관리 하는 걸 연습까지 했었다니까요. 정말 언젠가는 꼭 이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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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에 빠져야 음악이 잘 나온다. 나는 슬픔이 많은 사람이다’라는 말을 했던 인터뷰가 생각나는데요. 너무 자기 자신을 외로움으로 감싸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외로움을 즐기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도 드는데요.”
“지금은 안 그래요. 정말 좋아요. 누군가가 내 옆에 항상 있다는 생각이 있어요. 똑같은 하늘을 예전에 봤던 하늘과 비교해 봐도 지금 하늘이 정말 평화롭고 좋게 보여요. 부대 안에 있어도 제가 제대할 것이란 기약이 없다면 슬프고 허망할 테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전역을 하고, 다른 신혼처럼 똑같이 좋은 생활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다는 게 저를 긍정적으로 만드네요. 또 군대라는 생활이 나중에 분명히 디딤돌 역할을 해줄 거라는 믿음이 저를 좋게 만들고요.”
“프로필을 조사하다 보니 여러 가수의 앨범에 참여했더라고요. 더 필름, 스퀘어, 김연우, 테이부터 홍콩가수 진추하까지 참 많은 뮤지션이 이루마 씨와의 작업을 원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제의가 너무 많으면 힘들지 않나요?”
“워낙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그런지 힘든 것은 없어요. 게다가 전 다양한 음악을 작곡하는 ‘멀티 작곡가 이루마’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나중에 가요앨범에 직접 참여하고도 싶고, 곡도 쓰고 싶습니다.”
“자신이 어떤 말로 불렸으면 좋겠어요? 음유시인, 한국이 낳은 대표적인 뉴에이지 아티스트 등 언론에서 붙인 닉네임이 몇 개 있는데요.”
“‘작곡가 이루마’가 좋아요. 연주를 잘하는 분은 정말 많잖아요. 그래서 저는 피아니스트가 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어요. 작곡가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컸었죠. 사실 무대 공포증도 굉장히 심했었거든요. 지금은 좀 나아졌죠. 물론 무대에 오르면 당연히 긴장은 하지만 요새 제가 저를 봐도 능숙하고 능글맞아졌어요. 연주는 계속하겠지만 작곡가 쪽으로 조금 더 범위를 넓히고 싶습니다. 앞으로 연주는 예전보다는 덜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사실 어느 이름으로 불려도 상관은 없어요. 그냥 ‘음악인 이루마’로만 남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제 음악이 많은 사람에게 삶의 배경음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의 삶이 영화라고 봤을 때, 제 음악이 영화배경음악으로 쓰였으면 해요.”
“그러고 보니 제가 얼마 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여름’이라는 카페에 갔는데요, 한 노신사가 피아노 앞에 앉아 ‘Maybe’를 연주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감동했어요.”
“제가 원했던 것이 그것이에요. 악보집에 그런 이야기를 썼었습니다. ‘내 손에서 당신의 손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어떻게 보면 정통 클래식 음악은, 작곡가는 죽어도 음악으로 계속 팬에게는 살아있잖아요. 저도 그러고 싶어요. 조금이라도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잘 못 치더라도 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보고 싶어요. 틀리더라도 그때는 연주하는 사람의 음악이거든요. 그 음악은 제 음악이 아니에요. 저는 가이드만 해줬을 뿐이지 그 음악은 자기만의 음악이죠. 바로 그것이 진정한 음악이고, 그런 것을 볼 때면 음악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앨범 소식은 언제쯤 들을 수 있나요?”
“앞으로의 음악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지난 앨범에서 들려줬던 ‘프리페어드 기법’ 같은 색다른 방식의 연주 혹은 작곡 등이 계속 되나요?”
“아이디어는 무척 많아요. ‘프리페어드’ 기법을 사용해서 앨범을 더 만들어 보고도 싶고, 대중성을 띤 앨범도 만들고 싶어요. 음악은 대중성을 띠어야 하니까요. 예술인으로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고, 좀 더 많은 시도를 해보고도 싶어요. 국악도 더 많이 배워서 외국 사람들에게 ‘이것이 우리나라 소리다’라는 것도 알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많이 하고 싶은데요. 이런 제 모습을 보고 어떤 분이 그러더라고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다’라고요. 그분 말씀처럼 앞으로 저는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 될 것 같은데요. 우선 40대 되기 전까지 하나의 목표로 세운 작은 음악 학교를 짓는 것을 이루고자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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