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에게 이과 마인드를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 작가 김진명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1993년) 450만 부,『가즈오의 나라』(1995년) 55만 부, 『하늘이여 땅이여』(1998년) 90만 부... 작가 김진명을 말하기 위해 그의 경이로운 작품 판매량을 언급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매우 당연한 일이다.
200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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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1993년) 450만 부, 『가즈오의 나라』 (1995년) 55만 부, 『하늘이여 땅이여』 (1998년) 90만 부... 작가 김진명을 말하기 위해 그의 경이로운 작품 판매량을 언급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매우 당연한 일이다. 독자들은 그의 작품을 좋아하고 때론 열광하지만, 평론가들은 혹평하거나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는 아이러니. 김진명 씨는 자신의 이러한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그다지 만족해 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책을 낼 때마다 판매가 많이 되는 것이 작가에게 좋은 것은 아니에요. 자기를 좋아해주는 조금의 사람들이 있고, 세상에 별로 알려지지 않게 책을 내고, 그들 정도만 사보고... 그것이 작가로서는 안온한 삶이죠. 작품이 더욱 안정되어 가고 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그러한 그가 얼마 전 펴낸 책 『바이 코리아』. 대중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잡아내는 탁월한 기획력으로 완성해낸 그의 일곱 번째 소설이다. 이번 책 역시 각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김진명'이라는 이름은 역시 흥행보증수표라는 것을 입증했다.
“이 소설로 젊은이에게 이과(理科) 마인드를 심어주고 싶었거든요. 학생들에게 무엇을 심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 영웅을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삼성반도체의 신화를 일궈낸 진대제 사장을 생각했어요. 그 분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어요. 만나서 그 분이 살아온 과정을 듣고 이 사람을 소설의 모델로 하면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진 사장도 흔쾌히 수락을 하고 자료들도 보내왔어요.”
이 작품의 주제라 할 수 있는 과학 기술의 중요성은 작가가 한창 독서에 몰입하던 20대 초반 때부터 생각해 온 것이라 한다. 다지고 다져온 작가의 오래된 생각인 것.
“한국은 국토가 좁고, 부존 자원이 없는 대신 사람들의 질이 상당히 높아요. 사람들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과학 기술과 굉장히 가까울 수 있거든요. 그런데 사농공상의 오랜 역사적 풍토 때문에 똑똑한 사람들이 직접 가치를 창출해내는 일을 잘 안 해요. 그것을 깨지 않으면 한국에 좋은 미래가 있기는 힘들다고 생각했지요.”
이어 작가는 그의 소설을 일관되게 아우르는 `민족주의', 즉 너무 배타적인 것은 아니냐는 주변의 의견을 의식하는 듯 덧붙여 말했다.
“한국인은 실제로 우수하고, 우수하지 않아도 우수하다고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일본, 미국 같은 세계 4강에 둘러싸여 있고, 그들과의 관계에 의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자본이나 힘에서 많이 뒤쳐져 있기 때문에 우수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깨져요. 한국인은 역사도 깊고 우수한 민족이며 잠재력이 있다,라는 내면적인 결속을 하지 못하면 세계 4강의 논리에 그냥 휘둘리게 되어 있어요.”
작가에게는 “내 나라가 다시는 그런 식으로 일본에게 밟히지 않았으면, 중국에게 수모를 겪지 않았으면, 미국의 똘마니처럼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단다. 작가의 독자 역시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책이 한 권씩 한 권씩 더해지면서, 작가와 독자 사이에는 “정치, 경제, 역사, 문화 등에 대하여 우리는 생각을 함께 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곱슬머리가 인상적인 이 작가는 독자 중에는 “김진명, 정신 차려라. 이렇게 나가다간 다음 작품은 정말 엉망되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임은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애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에게 약이 되리라 생각한다.
작가는 이 세상의 작가를 “글 재주가 있는 작가” “글 재주는 없지만 토해낼 거리가 있는 작가”로 분류한다면 자신은 후자에 속한다고 말한다. 작가에 대한 꿈은 없었지만 단지 “종교 지도자들이 대통령을 위해 조찬기도회를 열고” “북한을 폭격해야 한다는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이 “한심하고 웃기는 이상한 나라”에 대한 작가의 안타까움에서 시작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성공. 그 뒤로도 습작을 한 번도 하지 않았지만 작품을 계속 쓸 수 있었던 “행운”. 어찌됐건 우리 나라는 그가 토해낼 거리를 계속 제공해주었으며, 그는 우리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외부의 힘을 추적해가는 거시적인 안목으로 일곱 개의 음모와 의혹을 독자에게 말해주었다. 그렇게 십년이 흐른 지금, 그는 “조금 불안하다”고 말한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쓸 때엔 처음이었지만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겁낼 것이 뭐 있겠어요. 아무도 안 읽으면 쓰레기통에 넣으면 되고. 지금은... 조금 불안해요. 내가 앞으로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러한 불안함을 가슴 한켠에 두고, 작가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는 다른 작품을 써보기 위해 여러 가지를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나 같은 사람은 많은 사람이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내용 외에 판매부수로도 평가 받게끔 되어 있거든요. 이젠 거기에서 벗어나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탈피하려면 내 소설의 소재나 주제가 다 달라져야 해요. 그래서 아예 김진명이라는 이름을 숨기고 다른 이름으로 글을 써볼까 그런 생각을 해보기도 해요.”
“책을 낼 때마다 판매가 많이 되는 것이 작가에게 좋은 것은 아니에요. 자기를 좋아해주는 조금의 사람들이 있고, 세상에 별로 알려지지 않게 책을 내고, 그들 정도만 사보고... 그것이 작가로서는 안온한 삶이죠. 작품이 더욱 안정되어 가고 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그러한 그가 얼마 전 펴낸 책 『바이 코리아』. 대중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잡아내는 탁월한 기획력으로 완성해낸 그의 일곱 번째 소설이다. 이번 책 역시 각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김진명'이라는 이름은 역시 흥행보증수표라는 것을 입증했다.
“이 소설로 젊은이에게 이과(理科) 마인드를 심어주고 싶었거든요. 학생들에게 무엇을 심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 영웅을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삼성반도체의 신화를 일궈낸 진대제 사장을 생각했어요. 그 분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어요. 만나서 그 분이 살아온 과정을 듣고 이 사람을 소설의 모델로 하면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진 사장도 흔쾌히 수락을 하고 자료들도 보내왔어요.”
이 작품의 주제라 할 수 있는 과학 기술의 중요성은 작가가 한창 독서에 몰입하던 20대 초반 때부터 생각해 온 것이라 한다. 다지고 다져온 작가의 오래된 생각인 것.
“한국은 국토가 좁고, 부존 자원이 없는 대신 사람들의 질이 상당히 높아요. 사람들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과학 기술과 굉장히 가까울 수 있거든요. 그런데 사농공상의 오랜 역사적 풍토 때문에 똑똑한 사람들이 직접 가치를 창출해내는 일을 잘 안 해요. 그것을 깨지 않으면 한국에 좋은 미래가 있기는 힘들다고 생각했지요.”
이어 작가는 그의 소설을 일관되게 아우르는 `민족주의', 즉 너무 배타적인 것은 아니냐는 주변의 의견을 의식하는 듯 덧붙여 말했다.
“한국인은 실제로 우수하고, 우수하지 않아도 우수하다고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일본, 미국 같은 세계 4강에 둘러싸여 있고, 그들과의 관계에 의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자본이나 힘에서 많이 뒤쳐져 있기 때문에 우수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깨져요. 한국인은 역사도 깊고 우수한 민족이며 잠재력이 있다,라는 내면적인 결속을 하지 못하면 세계 4강의 논리에 그냥 휘둘리게 되어 있어요.”
작가에게는 “내 나라가 다시는 그런 식으로 일본에게 밟히지 않았으면, 중국에게 수모를 겪지 않았으면, 미국의 똘마니처럼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단다. 작가의 독자 역시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책이 한 권씩 한 권씩 더해지면서, 작가와 독자 사이에는 “정치, 경제, 역사, 문화 등에 대하여 우리는 생각을 함께 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곱슬머리가 인상적인 이 작가는 독자 중에는 “김진명, 정신 차려라. 이렇게 나가다간 다음 작품은 정말 엉망되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임은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애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에게 약이 되리라 생각한다.
작가는 이 세상의 작가를 “글 재주가 있는 작가” “글 재주는 없지만 토해낼 거리가 있는 작가”로 분류한다면 자신은 후자에 속한다고 말한다. 작가에 대한 꿈은 없었지만 단지 “종교 지도자들이 대통령을 위해 조찬기도회를 열고” “북한을 폭격해야 한다는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이 “한심하고 웃기는 이상한 나라”에 대한 작가의 안타까움에서 시작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성공. 그 뒤로도 습작을 한 번도 하지 않았지만 작품을 계속 쓸 수 있었던 “행운”. 어찌됐건 우리 나라는 그가 토해낼 거리를 계속 제공해주었으며, 그는 우리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외부의 힘을 추적해가는 거시적인 안목으로 일곱 개의 음모와 의혹을 독자에게 말해주었다. 그렇게 십년이 흐른 지금, 그는 “조금 불안하다”고 말한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쓸 때엔 처음이었지만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겁낼 것이 뭐 있겠어요. 아무도 안 읽으면 쓰레기통에 넣으면 되고. 지금은... 조금 불안해요. 내가 앞으로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러한 불안함을 가슴 한켠에 두고, 작가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는 다른 작품을 써보기 위해 여러 가지를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나 같은 사람은 많은 사람이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내용 외에 판매부수로도 평가 받게끔 되어 있거든요. 이젠 거기에서 벗어나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탈피하려면 내 소설의 소재나 주제가 다 달라져야 해요. 그래서 아예 김진명이라는 이름을 숨기고 다른 이름으로 글을 써볼까 그런 생각을 해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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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