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자리 사회복지관을 아십니까?
주차를 한 후 준비해 온 책 박스를 내리고 있는데 검소하면서도 단아한 차림의 중년 부인이 환하게 반겨주고 있다. 작은 자리 사회복지관의 관장이자 고(故) 제정구 의원의 미망인 신명자 여사다.
200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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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을 찾아가는 길
그곳을 찾아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여의도에서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시흥 쪽으로 빠진 후 굴다리를 몇 개 지났던가. 그곳에서 일러준 방법대로 가니 마치 지방 군소도시의 읍내 같은 시흥시로 진입할 수 있었다. 우회전 좌회전을 몇 번하고 길가에 위치한 소규모 공장 가게를 몇 개 지나자 유리 외장 때문에 유독 눈에 띄는 건물이 있다. 이 곳이 그곳이 맞는지 건물 앞을 지나던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았다.
"저 건물이 작은자리 복지관 맞아요?"
"예, 맞아요. 얼마 전에 개장했지요."
주차를 한 후 준비해 온 책 박스를 내리고 있는데 검소하면서도 단아한 차림의 중년 부인이 환하게 반겨주고 있다. 작은 자리 사회복지관의 관장이자 고(故) 제정구 의원의 부인 신명자 여사다.
작은자리 사회 복지관을 아십니까?
경기도 시흥시 신천동에 위치한 작은자리 사회 복지관(정식 명칭 : 작은자리 종합 사회 복지관)은 1977년 만들어진 철거민 자립 주거지 복음자리 마을과 그 정신을 같이 한다.
복음자리 마을은 우리나라 빈민 운동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고(故) 제정구 의원이 1977년 4월 서울 양평동 철거민 170 가구와 함께 시흥으로 집단 이주하여 만든 마을. 주민들이 직접 땅을 일궈 집터를 만들고 손수 벽돌을 찍어 집을 지었다. 그렇게 당장 잘 곳이 마련되고 생활이 조금씩 안정되면서 주민들을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 어차피 혼자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서로 섬기고 나누며 살아보자는 정신이 녹아있는 마을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공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드디어 1984년 '작은자리 회관'을 건립하여 10여 년 동안 주민들의 문화적 공간과 경제적 자립 향상의 기초 제공 등 생활공간이 되어주는 동시에 지역을 묶어 주는 공동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 후 주민복지센터 '작은 자리 회관'은 외국인 노동자, 맞벌이 부부의 아이들, 노인, 장애인 등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좀 더 제대로 봉사하기 위해서 1996년 사회복지법인으로서 '작은자리 사회복지관'으로 등록했고, 지금의 '작은자리 종합사회복지관'으로 계속 그 역할을 발전시켜나갔고, 드디어 그토록 원하던 숙원사업의 하나였던 복지관 개장을 하였다. 모두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봉사와 관심에 의해 가능할 수 있었다는 신명자 관장의 이야기. 작은자리 사회복지관이 시흥에서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공간인지 짐작할 수 있겠다.
책 200권이 만드는 커다란 기쁨
작은자리 사회복지관으로 들어가니 오른편으로 작은 도서관이 있다. 원목 마룻바닥과 사방에 둘러 쌓인 원목 책장이 쾌적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고 있지만, 아직 채 채워지지 않은 책장이 많다. 신명자 관장은 아직 들여오지 않은 책장이 몇 개 더 있는데 어떻게 책을 구할지 걱정이다.
"복지관 예산이라는 것이 뻔해서 책 구입 용도로 별도로 예산 책정하는 것이 힘들어요. 그래서 더더욱 이번에 기증하신 도서 200권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들은 지역 주민들이 모두 관리한다. 일일이 도서마다 스티커를 붙이고 분류 별로 서가에 정리하는 무보수 사서 역할을 스스로 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함께 만들고 운영해가고 있는 이 곳에서 <시흥 동화 읽는 어른>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으며, 동화 구연회 같은 특별 이벤트도 한다고.
대학 시절, 야학에서 고(故) 제정구 의원을 만나 평생의 동반자로 함께 한 수십 년. 고인의 뜻을 이어 받아 작은자리 사회복지관을 맡은 후 해를 거듭할수록 나눔과 섬김의 가치 실현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신명자 관장은 이번 복지관 개장에서 가장 신경 쓴 곳이 바로 식당이였다며 웃는다. 예전에 쓰던 금속 재질의 회색의 딱딱한 식탁에서 식사하는 어른신들을 보며 늘 마음이 불편했는데. 이제는 한 끼라도 제대로된 밥상을 차려드릴 수 있게 된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단다. 책 한 권이 주는 기쁨, 밥 한 끼의 소중함을 잘 아는 작은자리 사회복지관. 이 복지관에서 나누고자 하는 그 가치가 보다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되었음 하는 마음이다.
그곳을 찾아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여의도에서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시흥 쪽으로 빠진 후 굴다리를 몇 개 지났던가. 그곳에서 일러준 방법대로 가니 마치 지방 군소도시의 읍내 같은 시흥시로 진입할 수 있었다. 우회전 좌회전을 몇 번하고 길가에 위치한 소규모 공장 가게를 몇 개 지나자 유리 외장 때문에 유독 눈에 띄는 건물이 있다. 이 곳이 그곳이 맞는지 건물 앞을 지나던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았다.
"저 건물이 작은자리 복지관 맞아요?"
"예, 맞아요. 얼마 전에 개장했지요."
주차를 한 후 준비해 온 책 박스를 내리고 있는데 검소하면서도 단아한 차림의 중년 부인이 환하게 반겨주고 있다. 작은 자리 사회복지관의 관장이자 고(故) 제정구 의원의 부인 신명자 여사다.
작은자리 사회 복지관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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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자리 마을은 우리나라 빈민 운동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고(故) 제정구 의원이 1977년 4월 서울 양평동 철거민 170 가구와 함께 시흥으로 집단 이주하여 만든 마을. 주민들이 직접 땅을 일궈 집터를 만들고 손수 벽돌을 찍어 집을 지었다. 그렇게 당장 잘 곳이 마련되고 생활이 조금씩 안정되면서 주민들을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 어차피 혼자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서로 섬기고 나누며 살아보자는 정신이 녹아있는 마을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공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드디어 1984년 '작은자리 회관'을 건립하여 10여 년 동안 주민들의 문화적 공간과 경제적 자립 향상의 기초 제공 등 생활공간이 되어주는 동시에 지역을 묶어 주는 공동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 후 주민복지센터 '작은 자리 회관'은 외국인 노동자, 맞벌이 부부의 아이들, 노인, 장애인 등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좀 더 제대로 봉사하기 위해서 1996년 사회복지법인으로서 '작은자리 사회복지관'으로 등록했고, 지금의 '작은자리 종합사회복지관'으로 계속 그 역할을 발전시켜나갔고, 드디어 그토록 원하던 숙원사업의 하나였던 복지관 개장을 하였다. 모두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봉사와 관심에 의해 가능할 수 있었다는 신명자 관장의 이야기. 작은자리 사회복지관이 시흥에서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공간인지 짐작할 수 있겠다.
책 200권이 만드는 커다란 기쁨
작은자리 사회복지관으로 들어가니 오른편으로 작은 도서관이 있다. 원목 마룻바닥과 사방에 둘러 쌓인 원목 책장이 쾌적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고 있지만, 아직 채 채워지지 않은 책장이 많다. 신명자 관장은 아직 들여오지 않은 책장이 몇 개 더 있는데 어떻게 책을 구할지 걱정이다.
"복지관 예산이라는 것이 뻔해서 책 구입 용도로 별도로 예산 책정하는 것이 힘들어요. 그래서 더더욱 이번에 기증하신 도서 200권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들은 지역 주민들이 모두 관리한다. 일일이 도서마다 스티커를 붙이고 분류 별로 서가에 정리하는 무보수 사서 역할을 스스로 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함께 만들고 운영해가고 있는 이 곳에서 <시흥 동화 읽는 어른>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으며, 동화 구연회 같은 특별 이벤트도 한다고.
대학 시절, 야학에서 고(故) 제정구 의원을 만나 평생의 동반자로 함께 한 수십 년. 고인의 뜻을 이어 받아 작은자리 사회복지관을 맡은 후 해를 거듭할수록 나눔과 섬김의 가치 실현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신명자 관장은 이번 복지관 개장에서 가장 신경 쓴 곳이 바로 식당이였다며 웃는다. 예전에 쓰던 금속 재질의 회색의 딱딱한 식탁에서 식사하는 어른신들을 보며 늘 마음이 불편했는데. 이제는 한 끼라도 제대로된 밥상을 차려드릴 수 있게 된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단다. 책 한 권이 주는 기쁨, 밥 한 끼의 소중함을 잘 아는 작은자리 사회복지관. 이 복지관에서 나누고자 하는 그 가치가 보다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되었음 하는 마음이다.
책 나누는 기쁨이 있는 작은자리 사회복지관
생전의 제정구 의원 모습. 신명자 관장은 "제의원은 참선과 자기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은 구도자에 가까웠다"고 회상했다.
기꺼이 사진 모델이 되어준 작은자리 사회복지관 자원봉사자
신명자 관장. 대학시절 야학 교사 활동을 하던 중 제정구 의원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단다.
YES24 기증도서를 들여다보고 있는 복지사들. 기쁜 표정이다.
다함께 찍은 사진.
작은자리 사회복지관 이모저모
바깥에서 바라본 작은자리 사회복지관 모습
작은자리 사회복지관 입구에 있는 제정구 의원 흉상. 시흥시 주민들은 제정구 의원을 여전히 정신적 지주로 삼고 있다고 한다.
작은자리 사회복지관 로비에선 의류 바자회가 한창이다. 이렇게 작은자리 사회 복지관에서 주민 자치로 이루어지는 크고 작은 행사가 계속 있다고 한다.
치매 중품 노인주간보호 센터. 작은누리 사회복지관은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치매 노인, 자페아, 맞벌이 부부 아이들 등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모든 취약 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쉼터에 설치한 씽크대. 쉬면서 간단한 음식을 해먹을 수 있도록 신명자 관장이 특별히 신경 쓴 곳이라 한다.
체력 단련실. 노인들이 많이 이용한다.
대강당
구내식당. 밥 한끼 사먹을 돈이 궁색한 사람들을 위해 무료 점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정갈한 식탁이 눈에 띄는데 일반 가정에서와 같은 식탁에서 식사를 대접하는 것이 신명자 관장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고 한다.
3개의 댓글
필자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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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2008.08.27
문고인
2006.11.08
200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