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에 관심이 있다면 꼭 봐야할 만화 - 『바질리스크 코우가인법첩』
2005.03.28


물론 닌자의 존재가 왜곡될 수 있는 역사적인 이유도 있다. 닌자는 어둠 속에서 활동하는 존재다. 닌자의 임무는 정보수집과 암살, 후방의 혼란 등인 것이다. 전쟁이 벌어지면 앞에서 싸우는 영웅이 아니라, 적의 근거지에 침입하여 정보를 빼내오는 스파이. 혹 정체가 탄로나거나 죽임을 당해도, 역사는 그를 기억하지 않는다. 게다가 암살이라는 행위는 어쨌거나 비겁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뒤에서, 어둠 속에서 기습하여 상대를 죽이는 행위를 찬양하기는 힘드니까. 게다가 전국시대의 군웅들은 저마다 닌자를 활용하면서도, 그들을 신뢰하지 않았다.


17세기의 일본. 토쿠카와 이에야스는 후계자를 정한다는 명목으로 천년간 대립해온 코우가와 이가, 인법의 2대 종가를 싸우게 한다. 두 집안이 서로 싸워서는 안된다는 부전약정을 풀어버리고, 서로 10명의 닌자가 맞서 싸우게 하여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가문의 보호자가 3대 쇼군이 된다는 것이다. 서로를 죽일 듯이 미워하지만, 부전약정 때문에 공격할 수 없었던 이가와 코우가는 자신들의 능력을 총동원하여 격렬하게 싸운다. 『바질리스크 코우가인법첩』의 재미는, 그 기묘한 능력을 가진 닌자들의 대결을 보는 것이다. 코우가와 이가의 닌자들은, 서로의 능력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상대방 닌자를 잡았을 때, 항상 물어보는 것은 그것이다. 다른 닌자들의 능력이 무엇이냐는 것. 그것을 알지 못하면, 결코 승리할 수 없다. 가장 불리한 상황에서도 멋지게 상황을 돌파해나가는 것이 닌자들의 기술이기 때문에.
이런 기괴한 싸움이 펼쳐지는 『바질리스크 코우가인법첩』를 관통하는 것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다. 코우가의 켄노스케와 이가의 오보로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고, 곧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원수 집안이었지만, 양 가문의 후계자인 그들의 결혼은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었다. 그런데 쇼군의 칙명 하나로, 그들은 서로를 죽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들의 사랑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사실 보지 않아도 대충은 알 것 같다. 그들의 사랑이 어떻게 마감될 것인지는. 하지만 그 절절한 사랑과 범인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닌자들의 기묘한 술법이 맞부딪치는 대결은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게다가 박력넘치는 그림이 야마다 후타로의 원작의 긴장을 더욱 생생하게 부활시키고 있다. 닌자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봐야할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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