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진 소설가는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치킨 런」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 장편 소설 「중앙역」으로 제5회 중앙장편문학상을, 2018년 장편 소설 『딸에 대하여』 로 신동엽문학상을 받았다. 작품으로는 소설집 『어비』 , 장편 소설 『중앙역』 , 『딸에 대하여』 등이 있다. 최근작 『9번의 일』 을 통해서는, 평온한 삶의 근간을 갉아가는 ‘일’의 실체를 집요하게 들여다보았다.
책의 재미를 느꼈던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제가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에 동네에 처음으로 큰 도서관이 들어왔어요. 5층짜리 건물이었는데 당시 저에겐 그곳이 커다란 놀이터처럼 느껴졌습니다. 그곳엔 책도 있지만, 영화를 볼 수 있는 시청각실도 있고, 군것질을 할 수 있는 식당도 있고, 도서관 주변에 큰 공원도 있었으니까요. 친구들과 어울려서 자주 도서관을 오가다 보니 책을 친근하게 느끼게 된 것 같고,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책 읽는 시간은 작가님께 왜 소중한가요?
독서는 단순히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을 넘어서, 나 자신의 모르는 부분들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영향력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깊고 길고 강력하다는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독서에는 즐거움과 괴로움 모두 있는 셈이고, 그러므로 지속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작가님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요즘엔 도시에 관심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서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이곳이 너무 급격하게 바뀌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지금은 『도시의 건축』 이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최근작 『9번의 일』과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9번의 일』은 일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고, 또 일 자체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독자분들도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일을 충실히 하고 계시겠지만, 일이 삶 전체가 되지 않도록 거리 조절을 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명사의 추천
|
땅의 혜택
크누트 함순 저 / 안미란 역 | 문학동네
땅을 일구고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 읽다 보면 그 심플한 서사 안에 한 문장으로는 요약할 수 없는 인간과 세계, 문명에 대한 고민과 통찰이 느껴진다.
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저 / 박경희 역 | 문학동네
한 사람의 삶을 하루로 압축한다면 아침과 저녁 그 사이를 채우는 것은 무엇일까. 욘 포세가 들려주는 답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자주 잊게 되는 작고 사소한 것들이어서 감동적이다.
대머리 여가수
외젠 이오네스코 저 / 오세곤 역 | 민음사
어떻게 이처럼 부조리한 상황을 이토록 자연스럽게 그려낼 수 있을까. 책에 빠져드는 건 한순간이지만 씁쓸한 여운은 오래 남는다.
물 위에 씌어진
최승자 저 | 천년의 시작
짧은 시 한 편 속에 무엇이 얼마만큼 담길 수 있을까. 최승자의 시는 늘 예상을 뛰어넘는 지점에서 시작하고 끝이 나며 그것이 늘 큰 울림을 준다.
|
맹신자들
에릭 호퍼 저 / 이민아 역 | 궁리출판
평생 부두 노동자로 일하며 조그마한 메모지에 자신의 생각을 기록했던 한 철학자의 모습을 떠올리면, 호퍼가 쓴 문장 하나하나가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