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섭 “트렌드 분석의 비밀은 ‘다양한 잡지의 지속적 탐색’”
Trend Insight & Business Creativity를 연구하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김용섭. 그는 트렌드 연구자이면서 경영전략컨설턴트, 콘텐츠 디렉터, 비즈니스 창의력 연구자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고 있다. 그에게는 트렌드가 늘 관심사이지만 최신 트렌드 책을 읽지 않는다. 일종의 정보 간섭 현상이나 남의 분석을 맹목적으로 따라갈 소지를 막기 위해서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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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집에 책이 많았어요. 두껍고 어려운 책이라도 우선 뒤적거리길 좋아했지요. 제가 초등학생일 때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나 고전들을 읽으면 중학생이던 누나가 용돈을 준 적이 있어요. 그 일로, 가뜩이나 책과 신문 읽기를 좋아하던 아이가 책에 더더욱 탐닉하게 된 것 같아요. 한 권 읽으면 천 원을 줬는데, 실제론 몇 번 못 받았어요(웃음). 하지만 용돈을 받지 못해도 계속 책을 읽었죠. 활자중독자라 할 만큼 지금도 읽는 걸 좋아합니다.”

“도서관도 굉장히 좋아해요. 수많은 책들이 압도하는 그 공간의 느낌도 좋지만 오래된 책 냄새가 참 좋아요. 그 책들 사이에 걸터앉아서 읽는 것도 즐겁고요. 한때는 도서관 대출카드를 빼곡히 채우는 재미에 빠지기도 했어요. 지금은 서대문 이진아기념도서관과 종로의 정독도서관이 제가 사랑하는 단골(?) 도서관입니다. 제겐 책 읽고, 책 쓰는 게 가장 즐거운 일입니다. 제가 책에 빠진 건 한때가 아니라 언제나 늘, 항상이에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저는 쓰고 읽으면서 즐거워할 테니까요.”




트렌드 분석의 비밀, 다양한 잡지의 지속적 탐색

Trend Insight & Business Creativity를 연구하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김용섭. 그는 트렌드 연구자이면서 경영전략컨설턴트, 콘텐츠 디렉터, 비즈니스 창의력 연구자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고 있다. 그에게는 트렌드가 늘 관심사이지만 최신 트렌드 책을 읽지 않는다. 일종의 정보 간섭 현상이나 남의 분석을 맹목적으로 따라갈 소지를 막기 위해서다. 물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정독한다.

“대신 잡지를 많이 봅니다. 분야를 가리지 않아요. 잡지는 그 분야의 가장 심도 있으면서 시의성 있는 이야기를 늘 다루기 때문에 새로운 흐름과 그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파악하기에 가장 좋거든요. 패션, 자동차, 경제, 과학 분야 잡지를 비롯해 미술, 건축, 원예, 음악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잡지를 보다 보면 서로 연결된 숨은 고리도 찾을 수 있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 트렌드 분석의 비밀은 다양한 잡지의 지속적 탐색인 셈입니다. 전 잡지애호가이자 잡지예찬론자입니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잡지 속에도 놀라운 길이 많지요. 우연인지 운명인지, 제 아내는 잡지 편집장이고요(웃음).”

최근 김용섭은 2014년 한국인의 트렌드를 다룬 『라이프 트렌드 2014 : 그녀의 작은 사치』와 싱글 트렌드를 다룬 『완벽한 싱글』을 연이어 출간했다. 트렌드만큼 요즘 사회와 비즈니스를 잘 설명해주는 것도 없기 때문. 또한 독자들의 트렌드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김용섭은 “매해 연말연초에만 트렌드 책에 관심을 기울이는 문화가 아쉽다”고 말한다.

“트렌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트렌드 정보를 사시사철 가까이 하시길 권합니다. 꼭 트렌드라는 글자가 제목에 들어가있지 않더라도 트렌드를 보여주는 책도 많습니다. 제목에 트렌드가 들어가는 책들은 대개 경제와 소비 중심의 트렌드를 다루는데, 실제로 사회, 문화, 정치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트렌드는 늘 만들어지거든요. 그러니 사회과학에 대한 탐구, 세상의 흐름, 사람들의 욕구의 흐름에 늘 관심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세상의 흐름을 바꾸는 건 우리 자신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도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김용섭의 서재는 날카로운 상상력

칼럼니스트 김용섭의 서재는 ‘날카로운 상상력’이다. 날카롭다는 것은 분석적인 것이고, 상상력은 자유롭게 사고한다는 의미. 이 둘을 합쳐서 수많은 정보를 치밀하고 날카롭게 분석하는 동시에,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상상력에서 나온 해석으로 인사이트를 찾는 것이 ‘날카로운 상상력’의 본질이다.

“제 서재에는 책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물건과 이야깃거리가 넘칩니다. 그리고 넓은 창 밖으론 덕수궁과 서울시청을 비롯해 광화문이 한눈에 보이지요. 창 밖의 공간까지 모두 서재에 흡수하는 셈입니다. 책에 매몰되지 않고 세상 속으로 늘 확장하면서 날카롭고도 자유로운 상상과 인사이트를 쏟아내고 싶은 게 제 목표이자 지향점입니다.”



명사의 추천


밀리언달러 티켓

리처드 파크 코독 저/김명철 역/공병호 해제 | 마젤란

리처드 파크 코독의 『밀리언 달러 티켓』은 저도 그런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 인상 깊게 남아 있는 책입니다. 예전에 이 책을 보면서 저도 언젠가 옆자리의 낯선 누군가와 인생을 바꾸는 얘길 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올해 실제로 그런 일을 겪었습니다. 책에서는 비행기였지만 저는 KTX였고, 책에선 백만장자와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저의 경우엔 CEO들에게 강연하러 가던 제가 풍부한 경험을 가진 연륜 깊은 노인이었어요. 세대를 초월한 두 남자의 짧지만 깊이 있는 대화였고, 나이와 무관하게 우정이 만들어졌지요. 이때 경험을 얘기하면 다들 놀랍니다. 전혀 현실적이지 않고, 주고받은 얘기도 철학적인 선문답이면서 놀랍게도 현실적인 얘기들을 무슨 대본 써 놓고 토크쇼 진행하듯 체계적으로 풀어냈거든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 얘길 책으로 옮겨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연필 깎기의 정석

데이비드 리스 저/정은주 역 | 프로파간다

최근에 읽은 데이비드 리스의 『연필깎기의 정석: 장인의 혼이 담긴 연필 깍기의 이론과 실제』도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사실 연필애호가입니다. 연필을 수집하고, 연필로 쓰는 것도 연필을 깎는 것도 좋아하죠. 이 책을 보고선 연필 깎는 얘길 책 한 권 분량만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놀랐어요. 어떤 것이든 깊이 파고들면 정말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는 걸 실감하게 해준 책입니다.






1984

조지 오웰 저/정회성 역 | 민음사

조지 오웰의 『1984』를 초등학교 때 읽었어요. 책장에 꽂혀 있던 책을 보자마자 1984년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것 같았거든요. 지금도 그때 느낌이 생생할 정도로 어린 저에겐 무서운 미래상이었어요. 그런 영향인지 지금도 미래에 대해선 디스토피아적 시각이 강해요. 지금 하고 있는 트렌드 분석과 미래 연구도 『1984』의 영향이 일부 작용했을 듯합니다.






제3의 물결

앨빈 토플러 저/원창엽 역 | 홍신문화사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은 스무 살 때 처음 읽고 서른 살쯤 되어서 또 읽었어요. 그리고 마흔이 되어서도 읽었죠. 미래를 바라보는 그의 식견이 읽는 저의 나이에 따라 달리 소화하더군요. 앨빈 토플러도 제 직업에 영향을 준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의 책은 늘 관심을 두고 읽습니다.







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 저/노정태 역/최인철 감수 | 김영사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 『블링크』 『티핑 포인트』도 내 인생의 책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은 읽고 또 읽어도 흥미롭죠. 근거가 담긴 분석과 그로부터 나오는 주장이 치밀하게 연결되어서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고, 그의 글쓰기 방식을 좋아해요. 일상의 단서에서 시작해서 연결되는 다양한 정보를 분석하고 이면의 인사이트를 끄집어내는 건 일종의 추리 같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제 글쓰기도 그의 글쓰기 방식에 영향을 받고 있는 듯합니다. 원래 좋아하는 건 자꾸 닮아가는 거니까요.




셜록 BBC

폴 맥기건/베네딕트 컴버배치/마틴 프리먼/루퍼트 그레이브스

영화는 아니지만 영국 드라마 <셜록(Sherlock)> 시리즈도 단연 꼽고 싶어요. 어릴 적부터 셜록 홈즈의 탁월한 관찰력과 분석력을 좋아했던 지라, 런던의 베이커가 221번지를 실제로 찾아가기도 했어요. 셜록 홈즈를 다룬 영화는 다 좋아하는데 그중 <셜록> 시리즈는 압권입니다. 봐도 봐도 또 몰입하면서 봅니다. 참, 저는 좋아하는 영화는 수십 번씩도 봐요.






우디앨런: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최인호

우디 앨런의 영화는 모두가 제 인생의 특별한 영화예요. 재치 있게 일상을 그려내는 뉴요커 우디 앨런 덕분에 뉴욕을 특히 좋아하게 되었지요. 그를 다룬 다큐멘터리 <우디 앨런: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는 그의 일상과 일하는 방식을 잘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그래비티

최인호

최근에 본 영화는 <그래비티(Gravity)>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고립무원의 우주에서의 생존 분투 때문이 아니라 동료 산드라 블록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과 연결된 줄을 과감히 놓아 죽음을 선택한 조지 클루니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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