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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은 비평가들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목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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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은 비평가들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목소리입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영화를 봐도 다른 생각을 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 정리하고 싶다면 꼭 서평을 써 보세요!


한 권의 책을 가장 제대로 소화하는 방법, 독서의 깊이를 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서평 쓰기’입니다. 하지만 많은 독자들이 서평 쓰기를 어려워하고, 때로는 두려워하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써도 괜찮을까?” 하는 자기의심과 검열은 단지 글쓰기 스킬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지만, 서평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데서 기인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겁니다. 『서평 쓰기, 저만 어려운가요?』는 이러한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서평 쓰기 전문가들이 쓴 책입니다.

서평을 가르치게 된 계기부터, 가장 쓰기 어려웠던 서평, 그리고 유튜브 시대의 서평 트렌드까지. 이번 인터뷰에서는 책에서 미처 다 담지 못한 두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와 통찰을 들어 보았습니다.

먼저,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있으신가요?

김민영: 출판 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서평 쓰는 방법을 익혔어요. 기자들에게 빨리 쉽게 쓰는 비결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독후감보다 서평이 더 간결하고, 객관적인 글쓰기임을 배우고 쓰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특히 전작 『서평 글쓰기 특강』에서 미처 다 말하지 못했던 실제적인 방법을 이번 책에는 꾹꾹 눌러 담았어요. 이 책을 펴놓고 따라가면, 서평 한 편은 뚝딱 쓸 수 있어요.

류경희: 글쓰기는 생각 정리라고 하잖아요. 제가 하는 서평 강의를 정리한 실용서가 있다면 수업을 듣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물론 이 책을 쓰면서 가장 큰 수혜자는 저였습니다. 책을 쓰는 과정에서 이미 좀 더 면밀하게 정리가 되었지요. 책을 다 쓰고 난 후 좀 더 단단한 서평 강의를 할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제가 이렇게 도움을 받았듯이 서평 쓰기를 어려워하는 독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언급된 것처럼 두 분 모두 서평 쓰기 관련 강의를 오랫동안 해오고 계신데요, 어떻게 서평 강의를 시작하게 된 건지 그 계기도 궁금해요.

김민영: 저는 전작인 『서평 글쓰기 특강』을 내기 전부터 공공도서관 사서들에게 서평 쓰는 방법을 강의했어요. 쉽고 간결하게 읽히는 서평을 쓰고 싶은데 어렵다는 고민을 자주 접했습니다. 서평을 처음 쓰는 사람이든 꽤 많이 써 본 사람이든 늘 마감과 첨삭에 목말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지금은 한겨레교육에서 ‘균형 잡힌 서평 쓰기’ 숭례문학당에서 ‘서평 쓰기 집중과정’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류경희: 학교나 공공도서관에 강의를 가면 책 모임에 참여하는 분 중 다수가 글쓰기를 하고 싶어 합니다. 글쓰기는 인간의 본능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서일까요. 많은 분들이 책 읽기에서 쓰기로 발돋움 하고 싶어 합니다. 감상에 머무르는 읽기에서 좀 더 나아가 객관적이면서 깊이 있는 읽기를 하고 싶어 하지요. 이처럼 책을 읽고 기록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있기에 서평 쓰기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고요. 무엇보다 제가 서평을 쓰면서 서평이야말로 책을 깊고 다양한 관점으로 읽는 방법 중 하나이며 탄탄한 글쓰기의 기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서평 쓰기 강의를 계속해 오고 있어요.

그렇다면 두 분이 생각하시는 서평 교육의 중요성 또는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김민영: '재미있다', '감동적이다', '별로다'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습관을 기르는 방법이 서평 쓰기입니다. 수강생들의 글을 살펴보면 학생들은 단답형, 어른들은 구구절절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들은 짧고, 어른들은 횡설수설 장황해요. 듣고 읽는 사람이 잘 알아듣게 정리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사고력이 발달하니 서평 쓰기는 반드시 해야 하는 독후 활동이죠.

류경희: 주례사 서평은 피해야 해요. 영혼 없는 서평은 독자를 지루하고 피곤하게 만들어요. 서평의 기본, 즉 책 소개에 충실하면서도 서평자만의 색깔, 관점이 드러나야 해요, 이때 독자가 그건 네 생각이고, 라고 하는 서평이라면 곤란해요.

아무래도 실제 서평 쓰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수강생들을 다양하게 접하실 텐데요, 서평 쓰기 전문가이신 두 분에게조차 서평 쓰기 가장 어렵고 까다로웠던 책은 무엇일까요?

류경희: 이성복 시인의 시집 『남해 금산』이었어요. 저는 시 읽기를 좋아해요. 시 읽는 기쁨이 있거든요. 그런데 시를 분석하면서 읽지는 않아요. 느껴지는 대로 읽어요. 그래서 시 읽는 즐거움에 빠지기도 하는 것 같고요. 그런데도 『남해 금산』을 읽고 서평을 쓰기 힘들었던 것은 제가 시를 대하는 태도였던 것 같아요. 시집에 실린 시 한 수 한 수를 분석하려고 했으니까요.

김민영: 저는 딱 한 권을 뽑기보다는 의외로 ‘베스트셀러’라고 말하고 싶어요. 대부분의 베스트셀러는 대중들의 지지를 받는다고 본다면, 저는 그 대중들의 편이 아닌 경우가 종종 있어서요. 인기 비결을 읽어 내긴 어렵지 않지만, 제가 추천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때 구구절절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니까요.

 새 책은 계속해서 나오지만 책을 읽는 사람은 점점 줄어든다. 출판 업계에서 늘 떠도는 말들 중에 하나인데요. 책 대신 유튜브를 보는 사람들이 더 많은 지금 서평의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다고 느끼시는지, 그리고 변화의 와중에도 여전한 서평의 역할과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어요.

김민영: 인스타그램이 현재 가장 대중적인 SNS이지만 여전히 블로거들의 필력은 무시 못 할 영향력이라고 봅니다. 이젠 사진과 영상을 동반한 릴스형, 즉 인스타형 서평과 필력으로 승부하는 블로그형 서평으로 서평의 형태가 크게 나뉘지 않을까요.

류경희: 그리고 그처럼 온라인 플랫폼에 적확한 글쓰기, 서평을 쓰다 보니 서평 에세이에 좀 더 가까운 서평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책 속으로 깊게 들어가서 이 책의 가치, 비평 등에 좀 더 집중하기보다는 책의 감상을 자기 삶에 더 적용하는 서평 문화로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

김민영: 책을 소개하는 다양한 문이 서평입니다. 짧은 작가 소개, 책 문구, 밑줄 몇 개만으로도 책을 소개할 수 있어요. 꼭 하나의 완벽한 글의 형태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형식으로든 책을 알리는 데에 서평의 제일 첫 번째 목적이 있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책을 알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 출판사라면, 신뢰받는 온라인 서평가들과 교류하는 것도 꼭 고려하라고 당부하고 싶어요.

류경희: 책을 굳이 읽지 않더라도 정말 볼 것들이 많은 시대예요. 많은 것들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이고 책도 독서 방식도 변화하고 있지요. SNS를 통한 서평 또한 낯설지 않고요. 하지만 서평의 기본 골격, 역할은 변화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서평의 1차적 목적이 책 소개이니만큼 책 읽기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어야 하고, 책에 대한 정보, 작가(저자) 소개, 사회적 맥락, 책의 핵심 메시지, 서평자의 평가 등 균형 있는 정보를 담아야겠지요. 책 읽는 인구가 갈수록 줄어든다고 해도, 여전히 책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출간이 되고 있고, 우리 곁에는 늘 읽어야 할 또 다른 책이 있다는 사실이지요. 서평은 쏟아지는 책의 바다에서 진주를 알아보는 작업이라고 하면 “서평을 왜 써야 하는가”의 질문에 앞서 “서평을 왜 쓰지 않는가”라는 질문이 먼저이지 않을까요.

뭐니뭐니 해도 서평 쓰기의 첫 단계는 책을 읽는 것일 텐데요. 다만 늘 읽고 쓰는 삶을 산다는 게 무조건 행복하거나 낭만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타 삶의 방식과 마찬가지로 예기치 못한 굴곡을 피할 수 없겠지요. 독서가 글쓰기를 하실 때에 분명 슬럼프를 겪으실 텐데, 그럴 때 어떻게 극복하곤 하시나요?

김민영: 언제나 책 모임, 글쓰기 모임입니다. 혼자 읽기, 혼자 쓰기는 어렵거나 중단되지만 함께 읽기와 함께 쓰기는 계속됩니다. 설령 결석률이 높더라도 참여하는 사람이 최소 한 명은 있기 마련이니, 그 분과 함께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언제나 책 모임, 글쓰기 모임을 하고 있어요. 365일요. 글을 써서 제출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는 모임을 포함해서요.

류경희: 마감에 묶이는 방법을 선택해요. 다시 말해, 책 모임이나 글 모임에 들어가 자발적 수인이 되는 거예요. 마감은 책을 읽게 하고 글을 쓰게 하거든요. 또 함께하는 이들의 다양한 의견은 책 읽기를 흥미롭게 하지요. 내 글을 읽고 글동무가 전하는 폭풍 칭찬 한마디가 슬럼프를 극복하게 합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라는 말이 떠오르는 두 분의 답변입니다. 덧붙여 함께 가면 오래 갈 수 있다라고도 해야겠네요.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을 전해 듣고 마치려 합니다.

김민영: 서평 쓰기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비평은 비평가들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목소리입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영화를 봐도 다른 생각을 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 정리하고 싶다면 꼭 서평을 써 보세요!

류경희: 『서평 쓰기, 저만 어려운가요?』라는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누구나 서평 쓰기를 어려워한답니다. 나만 어려운 게 아니라는 거지요. 서평은 책 정보, 요약, 인용, 비평 등 균형적인 글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어떤 한 부분을 주목해서 읽기보다는 천천히도 괜찮으니 모든 장을 고르게 읽기를 권합니다. 이 책 한 권 읽고 나면 서평 쓰기가 조금 만만해지지 않을까요. 서평 쓰기의 두려움을 버리고 자, 이제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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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기, 저만 어려운가요?

<김민영>,<류경희> 저14,250원(5%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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