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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 독박육아 가정주부 ‘은주’의 아파트 집값 영끌 방어기

『새들의 집』 현이랑 작가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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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부를 하다 보니 새들도 종마다 생김새가 다르고 특성이 다르듯 사람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새처럼 종종거리며 끊임없이 자리를 옮기는 사람, 매처럼 높이 날며 사냥의 기회를 노리는 사람, 비둘기처럼 땅 위를 걸어 다니며 먹이를 찾는 사람 등등이요. (2024.05.08)

현이랑 작가의 신작 부동산 스릴러 『새들의 집』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작가의 전작 『레모네이드 할머니』는 치매 노인을 탐정으로 내세워 요양 병원의 비밀을 파헤치는 독특한 컨셉으로 출간 즉시 영상화 판권이 팔렸으며, 인도네시아·태국 등에 번역 출간되었다. 이번 신작은 부동산을 둘러싼 욕망과 그에 빠져 자신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절규를 그려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레모네이드 할머니』 이후로 오랜만에 장편소설로 돌아오셨습니다. 출간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작가 현이랑입니다.  『레모네이드 할머니』 이후 3년만이군요. 시간이 참 빠르네요. 작년에 단편 「독」이 포함된 앤솔러지 『곶자왈에서』로 인사를 드렸지만 장편은 3년만이라 감회가 새로워요.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출간하는데 함께 고생해주신 정미리 편집자님과 황금가지 출판사, 브릿G팀 여러분께도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에 출간하신 『새들의 집』은 ‘부동산 스릴러’라고 한 단어로 정리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부동산이라는 소재와 스릴러 장르를 결합할 생각을 하신 계기는 무엇일까요?

원래도 스릴러 장르를 쓰고 있었지만 언젠가 한국의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번 스릴러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어요.  한국에서 아파트라는 공간이 주는 의미가 워낙 특별하잖아요.

누구는 똑같은 틀로 찍어낸 감옥이라고 하고, 누구는 사기만 하면 오르는 화폐라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어떤 면에서는 누가 어느 아파트에 산다고 하면서 계급의 상징 같이 쓰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살았던 고향이고요. 그렇게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는 점이 제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러다 이번 아파트 폭등장을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손에 닿을 수도 없이 날아가는 가격과 투자열풍에 휩싸여 영끌을 외치는 분위기가 무섭게 느껴지더라고요. 이게 어쩌면 진짜 공포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새들의 집』 제목은 무슨 의미일까요? 제목을 왜 이렇게 지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매일 집주변을 산책하는 습관이 있는데요. 예전에는 도시에는 비둘기나 참새만 있고 자연에만 다양한 새들이 많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아파트에도 박새, 직박구리, 까치, 까마귀, 물까치 등 새들이 참 많이 살고 있더라고요. 여담이지만 저는 물까치를 가장 좋아한답니다. 겨울에는 많이 보였는데 요즘은 다시 산으로 돌아가 버렸는지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워요.

그렇게 새들을 관찰하다보니 거의 아파트 창문과 눈이 마주칠 법한 높이에 지어진 까치집이 보이더라고요. 그걸 보니 새들은 천적을 피해 나무 위 높은 곳에 둥지를 짓는데 대체 우리는 무슨 새길래 이렇게 아파트라는 높은 집에 사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부동산 공부를 하다 보니 새들도 종마다 생김새가 다르고 특성이 다르듯 사람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새처럼 종종거리며 끊임없이 자리를 옮기는 사람, 매처럼 높이 날며 사냥의 기회를 노리는 사람, 비둘기처럼 땅 위를 걸어 다니며 먹이를 찾는 사람 등등이요. 그래서 사람도 새랑 비슷하다는 생각에 『새들의 집』이라는 제목을 짓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부동산 투자에 대해 많이 공부하셨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부동산’이라는 소재를 자연스럽게 녹여내기 위한 자료 조사는 어떻게 하셨을까요?

칭찬 감사합니다. 하하, 쑥스럽네요.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갈피를 잡아야 할지 몰라 아파트에 관한 학문적인 책도 보고 투자서, 에세이도 보고 부동산 시장에 관한 다큐도 보고 하면서 천천히 감을 익혔어요. 그렇게 공부하다보니 잘 정리된 책도 봐야하지만 현실에 발을 맞추어야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실제로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의 임장 후기나 부동산 투자 커뮤니티의 게시글들도 보고 부동산 유튜브도 구독하며 댓글 반응도 하나하나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원고를 쓸 당시에 부동산 상승기였고 살아야 할 집을 찾으러 부동산도 들락날락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실감나게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투신을 암시하는 첫 챕터의 마지막 장면부터 매 챕터의 마지막 장면들이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긴장감을 계속해서 심어주면서 다음 챕터를 더욱 기대하게 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가장 심혈을 기울이신 챕터 마지막 장면은 무엇일까요?

첫 챕터의 마지막 장면 아닐까 싶어요. 지안이의 종이비행기와 윗층 남성의 추락이 중첩되는 장면인데요.

지안이의 종이비행기로 상징되는 순수함과 무리하게 아파트를 매수하던 윗층 남성의 추락이 겹치면서 이후 주인공인 은주씨가 겪어야하는 고난과 작품 전반에 퍼져있는 공포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답니다.

첫 번째 챕터의 마지막 장면이기 때문에 독자들이 뒤에 나올 내용들을 궁금해 할 수 있도록 긴장감을 주고 싶었고요. 작품을 처음 구상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주요 장면들 중 하나라 꼭 넣고 싶었어요.

주인공과 주인공의 아파트를 둘러싼 사건들은 수상한 검은 우비 남자, 회색 귀신 그리고 7동 토막살인 사건 총 세 가지인데요. 결말부에 이르러서 검은 우비 남자와 회색 귀신의 정체는 모두 풀리지만 7층 토막살인 사건만은 미제로 남아있습니다. 소설의 말미에 다시 한 번 언급되면서 독자들을 아차 싶게 만드는데요, 이 사건의 범인은 누굴까요, 속편을 생각하고 계신 걸까요?

일단 독자들에게 사건이 해결되는 듯하다 열린 결말로 마지막에 긴장감을 한 번 더 주면서 마무리 하고 싶었어요.

어쩌면 이 부분은 한국의 부동산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은 점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범인은 ‘집을 12채를 가지고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라고 그를 비난하던 임차인일수도 있고 12채를 무리하게 장만하는 동안 쫓아오던 빚쟁이가 있었을 수도 있겠죠. 아니면 자신의 보증금을 돌려달라는 임차인에게 대낮의 길거리에서 뻔뻔하게 면박을 줄 정도의 성격을 가진 사람이니 다른 어딘가에서 원한을 샀을 수도 있고요. 어쩌면 해바라기 할머니들이 말하던 공작성운 아파트에 떠도는 소문 속 저승사자의 짓일지도 모르겠네요.

속편을 생각하고 쓴 것은 아니지만 독자 분들을 찾아뵐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가 생긴다면 좋겠네요.

매번 흥미로운 소재의 소설들로 독자 분들을 찾아오시고 계신데, 혹시 생각하고 계신 차기 작품이 있으실까요?

다음 작품으로는 ‘죽음’에 관한 작품을 작업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죽음이 있기에 삶을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아직 죽음에 대해 터부시하는 분위기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누군가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하면 마치 당장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인 줄 알고 젊으면 젊은 대로 아직 젊은데 뭐 하러 그런 얘길 하냐, 늙으면 늙은 대로 아직 정정하신데 그런 말씀 마셔라 하고 서로의 입을 막죠. 타인이 죽음에 대해서 얘기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 막연히 두려움을 느끼게 되서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요.

앞으로 초고령화시대에 접어들면서 더더욱 주변에서 죽음을 접할 일이 많을 텐데 이 작품으로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서로 이야기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이랑

역시 최고의 음료는 레모네이드라고 생각하지만 작업할 때는 커피를 달고 사는 작가. 자기가 보고 싶은 걸 쓰지만 남들도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는 욕심쟁이. 여성 서사, 한국 신화에 관심이 많으며 주로 웹소설, 장르문학 등의 소설을 쓰고 있다. 출간한 책으로 한국 신화 로맨스 판타지 『신바리전』, 용생구자 설화 바탕 로맨스 판타지 『좋아하는 용이 생겼어』, 현대 로맨스 『앙심』이 있으며 『레모네이드 할머니』가 2019 브릿G 올해의 작품 일반 부문에 선정되었다.

가진 집이라고는 매일 아침 머리 위에 짓는 까치집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집이 가지고 싶은 작가. 황금가지에서 장편소설 『레모네이드 할머니』를 출간하였고, 단편집 『곶자왈에서』에 「독」을 수록하였다.


새들의 집
새들의 집
현이랑 저
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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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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