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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니야 “오늘 하루도 아무 일 없이 흘러가서 다행이야.”

『무탈한 하루에 안도하게 됐어』라비니야 작가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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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노곤한 일상에 달콤한 사탕이 되어주기를. 그러다 보면 긴 하루의 끝자락에서 ‘무탈한 하루에 안도하게 됐어.’라고 말하며 미소 짓는 날이 더 많아질 테니까. (2024.02.15)


안부를 묻는 지인의 연락에 ‘잘 지내고 있어.’라고 답할 수 있는 하루, 그 자체로 안도감을 느끼는 건 안정감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 아닐까. 사회 초년병 시절 꿈같은 삶을 기대했지만,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으로 불안을 느꼈던 저자는 저마다의 일상을 일궈가는 평범한 사람들로부터 위로받으며 그들의 모습을 글로 옮겼다.

『무탈한 하루에 안도하게 됐어』에 등장하는 은실, 성은, 은주 세 명은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회사 동료, 자주 연락하지 못한 동생, 출퇴근길에 자주 마주치는 헤드폰 차림의 여성 등 시시할 정도로 별것 없는 모습들이 누군가에게는 민낯을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저자는 별 탈 없이 지낸 하루가 우리를 지금보다 더 나은 곳으로 데려다 줄 거라 굳게 믿고 있다.

                              


첫 번째 소설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에세이 작가로서 활동하셨는데 소설을 집필하신 특별한 동기가 있으신가요? 

막연하게 작가의 꿈을 꿨을 땐 첫 책이 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에세이를 냈던 일이 계기가 되어 그쪽 분야의 글을 쓰게 됐어요. 물론 에세이를 쓰면서도 틈틈이 소설을 습작했어요. 최종적으로는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서서 독자들이 읽었을 때 공감할 만한 매력적인 인물을 만드는 지점까지 나아가고 싶은 욕심이 있었죠. 에세이는 편안한 어투로 풀어쓸 수 있다는 점이 좋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사적인 경험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에세이든 소설이든 쓰는 사람은 전하고자 하는 바는 달라지지 않지만, 형식에 변화를 주고 싶어서 소설을 쓰게 되었습니다.

『무탈한 하루에 안도하게 됐어』에는 출판사, 학원, 서점이 배경으로 소개되는데요. 이것은 상상의 공간인가요 아니면 작가님의 경험과 관련이 있는 장소인가요?    

이십 대 후반에 출판사와 학원에서 근무했던 적이 있어요. 책을 좋아하다 보니 서점을 다니는 게 일상이기도 하고요. 되돌아보니 이번 작품의 배경은 대부분 제가 이십 대를 거쳐 오면서 자주 다녔던 곳을 고스란히 담아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소설의 형식을 빌려 이야기를 썼지만 이번 책에서도 저의 경험이 묻어나는 부분이 많아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세 명의 여성 중에서 실제로 작가님과 가장 많이 닮은 인물은 누구인가요?   

은실, 은주, 성은은 저의 기질과 심적 고민 등을 조금씩 반영하는 인물들이에요. 거쳐 온 시간을 되돌아봤을 때 이십 대 후반의 저는 은주와 닮은 점이 있습니다. 가까운 이들에게 의지하며 홀로서기에 서툰 모습과 미숙했던 시기의 저와 가장 유사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안정적인 생활에 목말라 있는 은실과 닮은 부분이 많다고 느껴요. 일과 생활, 미래의 불안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으려고 애쓰는 은실처럼 저 또한 적절한 지점을 찾아가는 과도기에 놓여 있어요.

평소 ‘무탈한 하루’를 위한 작가님만의 특별한 습관이나 행동이 있을까요? 

보통 아침에 일어나면 해야 할 일을 다이어리에 정리한 뒤에 활력 넘치는 오전에 중요한 일을 하는 편이에요. 컨디션 유지를 위해 운동도 꾸준히 하는데 만 보 이상 걷는 습관을 3년째 지키고 있어요.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건 식사 시간이에요. 하루의 쉼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이 시간에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려고 노력해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서 신선한 야채와 계란, 과일 등을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도전해보고 있어요. 이렇게 직접 한 끼를 정성들여 만든 뒤로 단조로운 일상에서 활력을 느끼게 됐어요.

『무탈한 하루에 안도하게 됐어』에서 성은이라는 인물을 통해 다양한 음악이 소개되고 있는데요. 이 소설에서 음악을 통해 작가님이 표현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음악 듣는 걸 좋아하지만 그와 관련해서 깊은 지식을 갖고 있진 않아요. 다만 음악을 좋아하는 지인에게서 들었던 말이 인상 깊게 남아있어요. 그의 말에 따르면, 음악을 좋아하면, 어떤 시간과 풍경을 그때 들었던 곡의 가사나 선율과 연관 지어 기억한다고 하더군요. 마치 카메라로 찰나의 풍경을 담아내듯 선율과 가사로 그 시기의 바람과 햇살, 나눴던 대화와 손의 온기 등을 저장해둔다는 점이 낭만적으로 다가왔어요.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은 책을 좋아하는 이들과는 또 다른 결을 가진 듯한데, 내면 활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령 무라카미 하루키의 경우 좋은 곡을 들었을 때 살아있어서 다행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산문집에서 언급한 적이 있어요. 삶의 안도감을 느낄 만큼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은 일상에 대한 몰입력 또한 상당한 것 같아요. 은실이나 은주가 갖지 못한 성은의 몰입력-무언가를 마냥 좋아할 수 있는 애정은, 시시한 일상도 특별하게 만들죠. 또한 음악에 대한 성은의 애정은 어린 시절 아빠로부터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어요. 많은 대화가 오가지 않는 부녀 사이에서도 음악이라는 통로로 이어진 연결점이 있으며 내색하지 않더라도 오가는 애정의 깊이가 남다르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도서에 나오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성격을 MBTI로 표현한다면 어떤 유형에 해당할까요?

MBTI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세 사람 모두 I 성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은실이 인턴으로 입사한 성은을 보며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대목이 책에 나왔듯 두 사람은 같은 유형의 MBTI일 것으로 예상되네요. 은주의 경우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짙고, 어떤 문제를 관조적이고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부분이 있어서 F 성향이 강한 은실, 성은과 달리 T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설에서 상징적 의미로 우산으로 선택하신 이유와 그것의 숨은 의미는 무엇인가요?

세 사람이 서점에서 우산을 빌린 상황은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요. 이들이 원한 건 우산 하나처럼, 최소한의 배려와 사소한 관심이었거든요. 단지 몸이 흠뻑 젖지 않도록 막아주는 최소한의 가림막 정도면 충분했던 거예요. 살다 보면 갑작스러운 소낙비처럼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지만, 피할 수 있는 길은 있기 마련이에요. 비 오는 상황과 우연히 들른 서점, 그곳에서 빌린 우산을 통해 이들에게 필요한 건 최소한의 일상이 보장되는 삶이며, 갑작스레 쏟아지는 소낙비로 낭패인 상황에서도 어떤 우연은 행복의 형태를 띠고 다가오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라비니야

주로 쓰는 일에 몰두한다. 바지런히 기록할 때 가장 나다운 내가 된다고 느낀다. 누군가에게 소소한 감동과 의욕을 건넬 수 있는 글을 쓰며 살고 싶다. 저서로는 《내향적이지만 집순이는 아닙니다》, 《인생은 애매해도 빵은 맛있으니까》, 《나는 나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어》, 《<나를 만든 건 내가 사랑한 단어였다> 등이 있다.

Instagram - @rabiniya_cally
Brunch - brunch.co.kr/@dbs1260023


무탈한 하루에 안도하게 됐어
무탈한 하루에 안도하게 됐어
라비니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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