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STORY] 해외가 주목한 ‘한국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페이스갤러리 뉴욕 | 유영국 《Mountain Within》
아름다운 색채와 대담한 추상 형태로 한국의 자연을 빚어낸 유영국은 한국 근대미술계에서 추상미술의 영역을 개척한 선구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유영국 화업의 미술사적 가치에 대한 국제적 재평가를 위해 뉴욕 페이스갤러리 전시를 시작으로 유영국의 해외 진출은 지속됩니다. (2024.01.11)
YES24의 새로운 아트 커뮤니티 ARTiPIO가 들려주는 ART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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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사랑한 한국 최초의 추상화가 유영국(Yoo Youngkuk, b.1916 - 2002)의 개인전 《Mountain Within》이 페이스 갤러리 본점인 뉴욕에서 11월 10일부터 12월 22일까지 진행됩니다. 이번 전시는 1965년부터 1995년 사이 제작된 총 17점의 회화를 선보입니다.
아름다운 색채와 대담한 추상 형태로 한국의 자연을 빚어낸 유영국은 한국 근대미술계에서 추상미술의 영역을 개척한 선구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그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지 못한 유영국 화백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널리 알리고자, 사후 처음으로 해외에서 선보이는 개인전인 만큼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1960년대의 작품은 기하학적인 공간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자연적 색채와 서정적이고 미묘한 형태의 조합을 이끌어 냈다면, 이어 1980-90년대의 작품은 비교적 후기 스타일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오랜 투병생활 속에서도 이전 작품과 비교했을 때 뒤쳐짐 없는 역동적인 색감과 신선함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작품을 총망라해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영국의 첫 해외 개인전이 진행되는 페이스갤러리(Pace Gallery)는 파블로 피카소, 마크 로스코, 알렉산더 칼더, 데이비드 호크니 등 블루칩 작가들이 대거 소속되어 있으며, 한국 작가로는 이우환, 이건용을 전속 작가로 두고 있으며, 올해 3월에는 한국의 3번째 전속 작가로서 유영국을 선택했습니다.
페이스는 전시뿐만 아니라, 공공 설치, 기관 협력, 연구 및 저술 등 각종 글로벌 프로그램과 미술 서적 발간에도 힘을 쏟으며, 예술가 간 긴밀한 협업으로 500여 권의 서적을 출판하기도 했는데요.
미술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페이스 갤러리는 가고시안, 하우저 앤 워스, 데이비즈 즈워너, 화이트 큐브와 함께 세계 5대 갤러리 중 하나로서 뉴욕, 런던, 홍콩, 제네바, 로스엔젤레스, 도쿄와 서울 등 전 세계 8곳의 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베이징(2008년), 홍콩(2014년)에 이어 아시아의 3번째 지점으로 2017년 서울에 자리를 잡았는데요. 이렇듯 아시아 미술시장까지 큰 관심을 갖고 있는 페이스 갤러리가 선택한 작가인 만큼, 작고 이후 열리는 그의 첫 해외 개인전도 새로운 출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영국은 1935년에 도쿄 문화학원(文化學院)에서 미술 공부를 시작하며, 김환기, 장욱진, 이중섭 등 국내 주요 미술 인사들과 교류하며, 당시 가장 전위적인 미술 운동이었던 ‘추상’을 시도했습니다. 한국전쟁이 종료된 이후 1955년 서울에서 본격적인 미술 활동을 재개하고, 각종 전위적인 미술 단체를 이끌며 ‘한국 추상 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았습니다.
이후 1960년대 현대미술가연합 대표를 맡으며, 현대 미술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한국 화단의 추상과 전위를 표방한 젊은 화가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존재로 떠오른 유영국은 1964년 그룹 활동을 끝내며, 첫 개인전을 신문회관에서 개최합니다.
거대 산수를 *부감법의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을 시작으로 1970-90년대까지 전업 작가로 활동하며 기본적인 조형 요소가 완숙기에 도달하면서 그만의 작품 세계가 완성 됩니다. 그는 예순이 될 때까지 조형 실험을 지속하며 생애 끝까지 자연의 장엄함을 작품 속에 담아냈습니다.
“산을 그리다 보면 그 속에 굽이굽이 길이 있고,
그것이 인생인 것 같아서 내 그림의 산 속에는 여러 모양의 인생이 숨어 있다. “
- 유영국 -
그의 작품에서는 주요 소재인 ‘자연’ 중에서도 그가 어릴 때부터 보았던 ‘산’ 이 주로 등장합니다. 산과 더불어 고향인 경북 울진의 깊은 바다, 장엄한 산맥, 맑은 계곡, 붉은 태양 등은 유영국만의 시각 언어로 재해석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점, 선, 면, 형, 색 등 기본적인 조형 요소가 잘 어우러져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삼각형의 산과 직선으로 표현한 골짜기는 기하학적인 구성을 보여주며, 유럽 모더니즘을 선도한 몬드리안을 떠오르게 합니다. 형태의 단순화와 빨강, 노랑, 파랑 등의 삼원색을 기반으로 보라, 초록 등의 유영국 특유의 색감이 추가되어 자연의 숭고미가 전해집니다.
“색채란 써보면 참 재밌는 거요. 옆에 어떤 색을 가져와야 이 색도 살고, 또 이 색도 살고…
또 그림이란 게 그래요. 음악의 경우에 심포니 같은 걸 들으면,
멜로디가 흐르다가 갑자기 ‘자자자 잔-‘ 하지요.
그림도 이렇게 보는 사람에게 자극을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 유영국 -
유영국의 작품을 관리하는 유영국미술문화재단은 PKM갤러리로 전속을 옮기며,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해외 마케팅을 추진해 왔습니다.
PKM갤러리의 박경미 대표는 올해 11월 유영국의 개인전을 앞두고 “한국 최초의 추상화가 유영국의 위대한 예술 세계를 세계 미술사적 관점에서 재평가하고, 그가 이룩한 고유한 미학적 성과를 전 세계 미술계에 알리는 이번 페이스 갤러리 뉴욕 전시는 한국 미술계의 대표 작가가 세계 미술계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하며, 앞으로도 그의 명성을 해외로 알리기 위해 앞으로도 힘쓸 것이라고 합니다.
올해 뉴욕 페이스 갤러리를 시작으로 유영국의 해외 진출은 지속됩니다. 유영국 화업의 미술사적가치에 대한 국제적 재평가를 위해 노력하는 유영국미술문화재단은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기간에 맞춰 4월 17일부터 11월 24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의 케리니 스탐팔리아 재단(Fondazione Querini Stampalia)에서 유영국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인데요.
이처럼 앞으로 그의 작품이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미술계에도 유의미한 기록을 남기며, 그의 생애를 다시 조명하는 기회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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