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 한국형 판타지 『우투리 하나린』 완결 편!
『우투리 하나린』 작가 문경민 서면 인터뷰
날개 달린 아기 장수 우투리 설화를 바탕으로 현대적이면서 장대한 세계관을 만든 이 시리즈는 초등 6학년이었던 하나린이 수많은 시련과 고통을 이겨 내며 당당하게 영웅으로 우뚝 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23.12.04)
최근 혼불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소설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문경민 작가가 어린이 장편 판타지 동화 『우투리 하나린』 시리즈(전 9권)를 완간하였다. 날개 달린 아기 장수 우투리 설화를 바탕으로 현대적이면서 장대한 세계관을 만든 이 시리즈는 초등 6학년이었던 하나린이 수많은 시련과 고통을 이겨 내며 당당하게 영웅으로 우뚝 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먼저 제13회 혼불문학상 수상하신 것을 뒤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문경민 작가는 매우 독특한 이력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어린이 소설과 청소년 소설, 성인 대상의 소설까지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러한 점이 어렵지는 않으신지요?
올해로 소설가 7년 차인데요, 그때그때 상황이 있어서 세 영역을 오가는 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세 영역을 소화하는 데 딱히 어려움은 없었어요. 어린이가 주인공인 소설, 청소년이 주인공인 소설을 쓰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문장과 어휘 등은 조절할 필요가 있었습니다만 대상 독자층을 떠올리면서 쓰다 보면 그와 같은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됐어요.
세 영역을 아우르게 된 게 장점인지 단점인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2016년에 소설을 시작했고 여러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서 이런 모습이 되어 버렸습니다. ‘되어 버렸다.’ 라고 썼지만 나쁜 의미는 아니에요. 어떤 면에서는 마음에 들기도 하고요. 다음 작품을 잘 써야겠다, 하고 생각하고 그 정도 마음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어린이 대상의 『우투리 하나린』이 완간되었습니다. 9권이나 되는 보기 드문 긴 장편 판타지 동화인데요. 그만큼 장대한 세계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쓰시면서 힘드셨던 부분이 있을까요?
정말 힘들었던 작업이었어요. 지금까지 여러 이야기들을 완성해왔지만 이만큼 큰 규모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던 적은 없었습니다. 완성된 이야기를 출판사에 투고한 것도 아니었어요. 1권이 출간된 상황에서 다음 작품을 써나가는 식으로 작업했죠. 처음에는 세 권으로 마무리하려고 했던 이야기가 6권이 되었고, 나중에는 시즌 1,2,3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9권으로 완결되었습니다. 한 권 한 권 쓸 때마다 고비를 넘는 시기가 여러 차례 찾아오곤 했는데, 시즌 3에 이르러서는 그 고비가 쓰는 기간 내내 제 앞에 놓여 있는 듯 했습니다.
아홉 권의 이야기가 하나의 세계관으로 엮인 작품입니다. 1권의 주인공이 9권까지 자기 자리를 지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과 세상의 구원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저는 깊이 있는 판타지 작품을 완성하고 싶었어요. 격동적인 서사만 가득한 이야기가 아닌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서사와 배경, 사건 등은 제법 강렬합니다. 주인공은 청소년이지만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상황은 그야말로 지독해요. 주인공의 적대자도 어마어마하게 강력하고요. 이야기가 무너질까봐 걱정되는 순간들이 많았는데요, 완결하고난 지금은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은가.’ 하고 생각합니다.
『우투리 하나린』의 경우에는 주인공 하나린과 주노가 권을 거듭하면서 계속 성장을 해 나갑니다. 처음에는 초등 6학년이었다가 마지막 권인 9권에서는 중학교 3학년의 나이로 나오게 되는데, 이렇게 긴 시간의 흐름을 이야기에 넣은 이유가 있을까요?
길 수밖에 없었어요. 방대한 규모의 이야기였으니까요. 저는 개연성이 탄탄한 판타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1권에서 주인공 나린이는 하늘을 잘 날지 못합니다. 하늘을 나는 사람의 이야기인데 하늘을 제대로 날지 못하는 거예요. 나린이와 주노가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르는 장면은 3권에 가서야 등장해요. 누군가가 하늘을 나는 법을 가르쳐주었기 때문이죠.
우투리 하나린은 일반적인 영웅 서사의 흐름을 따라갑니다. 자신의 능력을 자각하고, 자신의 정체성과 소명을 확인하고, 역경을 딛고 일어서서 자신의 사명을 이루어 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의 실패와 좌절, 도전과 승리의 과정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우투리 하나린에는 어느 날 뚝딱 이루어지는 비약이 없습니다.
『우투리 하나린』에는 하나린과 주노 같은 주인공 외에도 많은 인물들이 나옵니다. 선과 악의 대결처럼 보이지만 수많은 갈등과 성장통이 보이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아픈 손가락 같은 캐릭터는 누구일까요?
9권 책 표지가 좋았어요. 앞표지에는 9권의 주요 등장인물이, 뒤표지에는 9권에 이르는 동안 먼저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에 가버린 사람들이 그려져 있더라고요. 뒤표지를 보는데 애잔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들이 하나하나 세상을 떠날 때마다 마음 아팠던 기억이 선명히 떠올랐거든요.
가장 아픈 손가락은 휼이지만 창룡과 대봉에게도 마음이 많이 갔어요. 특히 2권인 ‘멈춘 시간에 갇힌 몸’ 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창룡이라는 등장인물이 마음에 남아요. 이 이야기가 시즌 1,2,3으로 구성되는 데는 창룡의 역할이 컸어요. 많은 아이디어를 불러온 등장인물이었죠. 창룡의 이야기를 풀어가다가 문득 창룡이 죽는 장면이 떠올랐고, 그 장면을 완성시키기 위해 시즌 1,2를 만들어 냈던 거 같아요.
대봉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등장인물입니다. 『훌훌』에도 주봉이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그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했어요. 대봉이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장면을 쓰면서 많이 슬펐습니다.
이야기에는 우투리와 용마를 비롯해서 수많은 액션이 묘사되어 있는데, 많은 독자들이 글만 읽어도 생생하게 영화를 보는 듯하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혹시 글을 쓰시면서 중점에 두신 부분이 있을까요?
정말 있는 듯한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과감한 이야기, 이건 좀 다른 작품이다, 싶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판타지이지만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죠. 소설에 등장하는 자잘한 설정들도 실제 역사적 배경에서 가져온 것이 대부분입니다. 시리아와 쿠르드족, 튀르키예 관련 정보와 IS 군대의 행태 등도 전부 현대의 실제 사건과 결부시켰습니다. 쿠르드족 설정을 넣고 싶어서 시리아에서 선교 활동하는 분을 만나 오랜 시간 인터뷰하기도 했어요. 현실에 발을 디딘 탄탄한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고 그 점에서는 만족하는 편입니다.
이와 함께 세계관을 구현하는 데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 ‘에아’, ‘사하크’, ‘시간의 아버지’ 같은 요소로 ‘이신론’의 세계관을 구현하고자 했어요. 이 세계관이 이 방대한 이야기의 결말에 꽂힐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세계관과 관련된 여러 요소들과 흐름을 이해했다면 9권의 결말 또한 잘 받아들일 거라 생각합니다.
『우투리 하나린』의 세계관을 생각하면 긴 시간과 수많은 장소가 등장합니다. 혹시 더 보충해서 쓰고 싶었던 부분이 있을까요? 외전을 쓴다면 어느 시대나 누구를 중심으로 쓰고 싶으신가요?
현재 이야기에서는 이준의 과거에 관한 부분이 빠져 있습니다. 이준이 어떻게 해서 여러 우투리들의 능력을 얻었는지, 그 과정에서 어쩌다가 사하크가 자신에게 스며들도록 허용했는지, 그리고 어떤 마음이었기에 우금치 전투에서 아호와 나린이 할머니와 창룡 등을 끝장내지 않고 방랑길에 올라랐는지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외전을 쓰게 된다면 이준이 중심에 서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작품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내년 봄에 청소년 소설이 한 권 더 나옵니다. 『복어』라는 가제가 붙은 작품이고 특성화 고등학교가 배경인 이야기여요. 교정 작업 중입니다. 요즘은 내년 여름에 나올 소설을 준비하고 있어요. 『쉘터』라는 소설입니다. 거의 마무리 되어가요. 그리고 청소년 소설을 한 권 더 써야 합니다.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어요. 시놉시스만 있는 상태라서요.
그 작품이 끝나면 소설을 쓰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소설들처럼 사람의 영혼에 울림을 주는 소설을 완성해 보고 싶습니다.
올해 『지켜야 할 세계』도 출간했고 『우투리 하나린』 시리즈도 끝났습니다. 소설가로서 7년 간 살아오면서 오랫동안 품고 있던 숙제를 마무리한 거죠. 마음이 여러모로 복잡한데 후련한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매일매일 조금씩, 벽돌 하나 쌓고 집에 돌아가는 기분으로 소설을 써보려 합니다.
저는 탄탄한 설정을 부드럽게 구현해 낸 판타지 작품을 완성하고 싶었고, 약 5년의 세월 동안 아홉 권의 책으로 그 세계를 완성했습니다. 부디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야기로 자리매김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투리 하나린』 사랑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문경민 제17회 중앙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곰씨의 동굴」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제2회 다새쓰 방정환 문학 공모전에서 『우투리 하나린』으로 대상을, 장편소설 『훌훌』로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과 제14회 권정생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화이트 타운』으로 2021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다. 2023년 제13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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