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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오빠 검거 대작전!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염기원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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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남매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듯, 독자 여러분도 그렇기를 바랍니다. 화해가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먼저 손을 내밀고, 상처 입은 사람이 있으면 따뜻한 말을 먼저 건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23.02.21)

염기원 작가

염기원 작가는 지난 2년 동안 오로지 장편 집필에만 전념했고, 그 고된 시간을 스스로 '창작의 행군'이라 부른다. 행군 기간에 쓴 소설 중 가장 최근에 집필한 작품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를 세상에 먼저 내보냈다. 저자는 창작의 행군을 시작하며 초고를 마칠 때까지 예외 없이, 매일 글을 썼다. 호수 공원을 달리다가, 윗몸 일으키기를 하던 중에, 샤워하다 말고, 섬광 같은 것이 머릿속에 번뜩였다. 빨리 쓰고 싶다는 욕구가 퇴고의 고통을 압도했다. 퇴고를 마치면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는 우연히 내뱉은 한 문장에서 시작됐다. 어느 일요일 저녁, 함께 영화를 보던 동생 얼굴이 저자의 눈에 새삼스러웠고, 순간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라는 문장이 저자의 입 밖으로 불쑥 튀어나왔다. 저자는 곧바로 몇 분 만에 세운 이야기 뼈대를 네 줄짜리 메모로 정리해서 휴대폰에 저장했다.



2년 동안 무려 8편의 장편 소설을 집필하셨다는데, 한국 문단에서 유례가 없는 일 같습니다. 창작의 행군 동안 어떻게 생활하셨나요?

IT 업계에는 '크런치 모드'라는 용어가 있는데요. 제품 출시를 앞두고 강도 높게 근무하는 행태를 뜻합니다. 창작의 행군을 거치는 동안 크런치 모드를 잇달아 반복했습니다. 40일에 하나 꼴로 초고를 썼고, 다음 작품을 쓰기 전까지는 퇴고에 매달렸어요. 글 쓰거나 고치는 일에 하루 대부분을 썼고, 나머지 시간은 달리기와 근력 운동, 피아노로 이루어진 루틴을 매일 반복했습니다. 대신 주말과 휴일에는 가족과 함께 보내며 푹 쉬었습니다. 단순하고 담백하게 살았죠.

창작의 행군을 마치고 요즘에는 어떻게 지내시나요?

창작의 행군을 마치면 마음껏 여행을 다니며 글감을 얻겠다고 다짐했는데 아직 한 곳도 못 갔어요. 출간 얘기가 오갈 때쯤에는 일산에서 김포로 이사 오느라 한동안 정신이 없었고요. 일산 호수 공원 못지않은 산책로와 수변 공원이 있더라고요. 요즘도 루틴을 지키며 출간 준비로 분주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장편 소재 중 차기작으로 점찍은 소재가 있는데, 신경을 쓰다 보면 별안간 또 행군을 시작할까 봐 일부러 외면하고 있습니다. 마감이 다가오는 일이 있어서인데요. 앤솔러지에 실을 단편을 준비해야 합니다.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는 어떻게 집필하기 시작하셨나요?

전작의 경우는 엄마였고, 이번 작품의 경우는 동생이 집필 동기가 되었는데요. 이곳저곳에서 강의를 하고 스타트업 시장에서 플레이어와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던 시절에 저를 계속 사로잡던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그걸 언젠가는 써야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었죠. 작가의 말에서 언급했듯이 어느 날 동생 얼굴이 새삼스럽게 느껴졌고, 제목이 튀어나왔습니다. 남매가 풀어내는 사기꾼 이야기를 몇 줄짜리 메모로 남겼어요. 그러고 잠시 잊고 있다가 태백 여행을 가면서 살이 붙었고, 일산으로 돌아와서 예전에 가졌던 문제의식을 접목시키며 곧장 시놉시스 작업을 했습니다.

오빠가 사기꾼이 되었다고 생각한 하나가 오빠를 잡으러 서울로 올라가는 이야기이고, 부제 역시 '사기꾼들 전성시대'인 만큼 사기에 대한 이야기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사기를 소재로 한 작품을 쓰신 이유가 있나요?

사전에서는 사기를 '나쁜 꾀로 남을 속이는 행위'라고 정의하는데요. 우리가 '사기'라는 말을 쓸 때는 보통 민형사상의 범죄를 뜻하죠. 대한민국의 고소 사건 중 가장 큰 비중이 사기인데요. 그만큼 거래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입니다. 중고 거래 게시판을 생각하면 쉽죠. '택배 박스를 열었더니 벽돌이 있더라' 같은 이야기도 그렇고요. 굵직한 사기꾼을 모티브로 한 소설과 영화도 많습니다.

사기를 소재로 삼은 건 범죄까지는 아니더라도 제 눈에 사기로 보이는 게 점점 더 많아져서입니다.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거나 정보 비대칭으로 장난치는 TV 광고와 건강 프로그램, 실체 없는 신기술 같은 것들 말이죠. 주식과 부동산, 보험을 가지고 기만하는 일부 재테크 정보도 그렇고, 양극화를 부추기고 혐오를 유발하는 시스템도 그래요. 가뜩이나 살기 힘든 사람들을 자꾸만 옹졸하게 만듭니다.



작가님께서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 구절, 장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하나가 인간은 무엇으로 사느냐고 묻자 강천이 "손을 맞잡고 한 발짝씩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산다"고 답한 부분을 좋아합니다. 자신의 신념을 고백하는 문장이죠. 이어서 "사랑에는 힘이 있다"라고 하는 부분도 마음에 들어요. 서로 다른 해석을 두고 살던 남매가 화해하는 대목이고, 그 말이 하나의 오랜 상처를 치유해주거든요. 구절을 꼽자면 소설 말미에서 미주가 하나에게 보낸 문자 중 첫 두 단어인데요. 내내 고운 단어만 쓰던 그녀가 처음으로 거친 욕을 합니다. 다급한 진심이 느껴지죠. 아직 끝까지 읽지 않은 분을 위해 스포일러는 하지 않겠습니다

마음에 드는 장면은 하나와 미주 남매가 회룡포에서 용궁역까지 걸어갈 때입니다. 두 번째 노상 방뇨할 때 미주의 달덩이 같은 엉덩이를 보고 민망해하던 하나가 북두칠성을 발견하고 탄성을 지르는 부분이죠. 작은 것에 경탄하는 것이 예술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나가 좋은 소설가가 될 거라 믿습니다.

작품 속 질문이죠. 인간은 무엇으로 산다고 생각하시나요?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 제목이기도 한데,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그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강천의 대답과도 같습니다. 인간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풍성하게 해야 하며, 그러기에 사랑과 믿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오직 나만 소중하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옳다고 인정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우리의 지경을 좁게 만들고, 이 행성을 파괴하고, 인간 멸종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다른 생명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어졌어요.

이 시대는 우리가 품어야 할 사랑과 믿음을 점점 무가치한 것으로 만들려 합니다. 지구와 달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를 놓지 않고 있죠. 그 초라한 달이 지구의 생물을 풍성하게 지켜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놀랍습니다. 뜨거운 만큼 쉬 식기도 하는, 연인 사이의 감정적 사랑을 뛰어넘어 모든 생명을 품는 지성적이고 우주적인 사랑, 서로를 놓지 않는 믿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독자분들께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즐거운 독서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소설 속 현실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위험하고, 때론 음험합니다. 하지만 네 남매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듯, 독자 여러분도 그렇기를 바랍니다. 화해가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먼저 손을 내밀고, 상처 입은 사람이 있으면 따뜻한 말을 먼저 건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염기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입학 후 벤처기업 세 개를 연달아 창업하고 공중파에도 출연하며 주목을 받다가 글을 쓰겠다며 돌연 전국 일주를 떠났다. 대학 졸업 후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뒤에는 포털 회사와 미디어 랩사를 거치며 IT 노동자로 살다가 소설을 쓰기 위해 스타트업을 정리했다. 그해 제1회 융합스토리 단편 소설 공모전에서 「15 minutes」로 최우수상을, 이듬해에는 계간 <문학의봄> 신인상 공모에 단편 소설 「지옥에 사는 남자」로 당선되며 등단했다. 2019년 제5회 황산벌청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 소설 『구디 얀다르크』, 『인생 마치 비트코인』을 썼으며 <월급사실주의> 동인이다.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염기원 저
문학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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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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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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