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속 사랑받는 캐릭터의 근원을 찾아서
『스토리텔링, 오리진과 변주들』 장상용 저자 인터뷰
『스토리텔링, 오리진과 변주들』은 유명 이야기의 족보이자 사랑받는 캐릭터 창조를 위한 입문서인 셈이다. 이를 참고해 사람들에게 영원히 회자되는 이야기의 특징과 당신만의 캐릭터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2023.01.09)
러시아 문학과 문화콘텐츠학을 공부하고, 이야기를 창작하고 재구성하는 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저자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야기의 오리진과 그 변주들을 추적해 <기획회의>에 연재했던 것을 책으로 엮었다. 책에서는 희곡 『햄릿』, 소설 『오즈의 마법사』, 영화 〈스파이더맨〉과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 작품들을 추적하며 인기 있는 이야기나 캐릭터는 깊이 뿌리내리는 방식이 아닌, 넓게 퍼져나가는 방식으로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스토리텔링, 오리진과 변주들』은 유명 이야기의 족보이자 사랑받는 캐릭터 창조를 위한 입문서인 셈이다. 이를 참고해 사람들에게 영원히 회자되는 이야기의 특징과 당신만의 캐릭터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유명한 이야기 대부분이 오리진을 가진 변주라고 하셨는데,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문학에서 가장 유명한 명작 『햄릿』과 『돈키호테』조차 앞선 시대의 오리진을 재창조한 변주 중 하나라고 봅니다. 기차역으로 치면 종점이 아니라, 중간의 여러 역 중 하나인 셈이죠.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는 표류기의 원조 격으로 알려졌지만, 디포가 무인도에서 4년 4개월을 견딘 스코틀랜드 선원 셀커크의 표류 수기를 구입해 이 작품을 썼기 때문에 오리진으로 보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유명 이야기의 스토리텔링과 캐릭터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주되며 살아남는다고 하셨는데요. 왜 이런 변주된 이야기들은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회자될까요?
솔직하게, 인간은 욕망덩어리 아닐까요? 내면의 욕망을 건드려주는 이야기에 솔깃할 수밖에요. 그런 이야기들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시대가 바뀌어도 영원히 변주되며 살아남을 것 같습니다.
오리진이 되는 이야기에는 신화나 고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은 변주를 만들어낸 작품이 있다면요?
'신데렐라'류의 이야기들이라 생각합니다. 단순하면서도 가장 극적인 구조니까요. 권선징악의 메시지와 신분 상승의 이야기 구조, 최고 아닌가요? 문화나 취향의 차이를 떠나 지구에 살았던 모든 고대인이나 중세인이 듣고 싶었던 이야기였을 겁니다. 세계 각국이 '신데렐라'와 비슷한 이야기를 제각각 가진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만화 『캔디 캔디』, 영화 <귀여운 여인> 등 신데렐라 스토리는 시대, 국가, 인종을 초월해 전 세계에서 무수히 변주된 스토리인 것 같아요. 그런데 신데렐라의 오리진이 되는 이야기는 따로 있다고요?
신데렐라의 기원은 기원전 이집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가장 오래된 신데렐라는 '로도피스'라는 이집트 소녀입니다. 나일강에서 목욕하던 로도피스의 신발을 독수리가 채가는데, 그 신발은 멤피스 왕에게 전해집니다. 그다음은 어떻게 될지 상상이 되지 않나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같은 데스게임 장르는 기존에도 많았습니다. 특히, 일본 만화 『도박묵시록 카이지』, 『배틀로얄』이 대표적이고, 서구 판타지로 등장한 소설 『헝거게임』도 있는데요. 그중에서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참신하지 않은 소재를 참신한 방식으로 풀어갔다고나 할까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오징어 게임' 같은 놀이를 데스게임의 룰에 사용했으니까요.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저는 <오징어 게임> 속 한국인만의 감성에 주목합니다. 순수하고, 따뜻한 감성이 살벌한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인류에게 어필할 수 있는 휴머니즘이자 희망일 겁니다.
중세 덴마크 왕국을 배경으로 한 『햄릿』, 프랑스 루이 16세의 아내 마리 앙투아네트,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등 역사물에서 특정 캐릭터는 다양하게 변주되는 것 같아요. 역사물에서 사랑받는 캐릭터들의 특징이 있을까요?
그들의 고민이 좀 더 구체적으로 다가옵니다. 우리도 매일 고민의 연속이잖아요? 그 고귀한 인물들조차 고민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그게 바로 모든 인간의 굴레이기 때문이겠죠.
『스토리텔링, 오리진과 변주들』을 통해 나만의 이야기를 창작하고 싶은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인간의 욕망에 집중하라. 나와 타인을 직시하자. 이 두 가지입니다.
*장상용 러시아 문학 석사, 문화 콘텐츠학 박사(스토리텔링 전공) 학위를 받았고, 대한출판문화협회 장서가상을 수상했다. 만화 전문 기자, 만화 스토리 작가, 만화 연구가이며, 한양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에서 강의했다. 초이락컨텐츠컴퍼니 웹툰사업팀장, 전 부천국제만화축제 사무국장, 시 잡지 <포엠포엠> 기획 위원 등 콘텐츠를 다루는 창의적인 일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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